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찢어진 종잇조각의 신

듀나의 최근 SF 단편집


  • ISBN-13
    979-11-6350-119-0 (03810)
  • 출판사 / 임프린트
    도서출판 단비 / 도서출판 단비
  • 정가
    17,000 원 확정정가
  • 발행일
    2024-06-15
  • 출간상태
    출간
  • 저자
    듀나
  • 번역
    -
  • 메인주제어
    판타지
  • 추가주제어
    서사판타지/영웅판타지 , 역사판타지 , 코믹(유머)판타지 , 다크판타지 , 현대판타지 , 도시판타지
  • 키워드
    #한국 소설 #장르 문학 #SF소설 #한국 판타지 #판타지 #서사판타지/영웅판타지 #역사판타지 #코믹(유머)판타지 #다크판타지 #현대판타지 #도시판타지
  • 도서유형
    종이책, 반양장/소프트커버
  • 대상연령
    모든 연령, 성인 일반 단행본
  • 도서상세정보
    133 * 210 mm, 304 Page

책소개

듀나의 데뷔 30주년 기념 최근 SF 단편집

 

한국 장르소설의 대가, 듀나의 최신작!

SF 소설에서는 듀나 작가를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다. 타고난 이야기꾼인 듀나의 데뷔 30주년을 맞이해 최근에 발표한 단편 열두 편을 모아 펴낸다.

“나는 점점 줄어들고 있는 빙산의 꼭대기에 앉아 얼음 속에서 꺼낸 갈색 덩어리를 먹으며 이야기가 아직 끝나지 않을 희망의 가능성에 의지해 이 글을 쓴다. 내가 쓰고 있는 건 이야기의 끝이 아니다. 그러니, 이 글을 읽고 있는 게 분명한 미래의 독자여, 제발 다음 페이지를 넘기시라. 분명 지금까지 내가 썼던 것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멋진 모험담이 기다리고 있을 테니.”

〈죽은 고래에서 온 사람들〉에 나오는 한 부분이다. 이제 곧 펄펄 끓는 바닷물에 잠길지도 모르는 주인공은 죽음을 코앞에 두고도 종이와 연필이 있다는 것만으로 희망을 가지고 글을 쓴다. 이야기 속 주인공과 작가의 모습이 겹쳐지면서 이야기가 선명해진다.

지구에 남아 있는 시간은 얼마나 될까? 또 다른 우주로 갈 수 있는 가능성은? 인간과 다른 존재인 인공지능의 출현은 앞으로 어떤 세계를 만들까? 필연적인 존재의 불안함 속에서 생겨난 이야기들이다. 작가는 지구와 우주, 인간과 비인간 존재까지 품고 끊임없이 질문하며 쓰고 있다. 물론 듀나는 재미없는 이야기는 쓰지 않는다. 그러니 다음 장을 넘길 수밖에!

목차

가거라, 작은 책이여 9

화성의 칼 15

큐피드 41

도둑왕의 딸 77

대본 밖에서 101

죽은 고래에서 온 사람들 141

바쁜 꿀벌들의 나라 163

찢어진 종잇조각의 신 195

셰익스피어의 숲 233

외계 달팽이의 무덤 269

지우와 수완 277

완벽한 독자 287

작가의 말 295

본문인용

책 속에서

 

자살하기 전까지 한서율은 우리 회사 최고의 독서가였다. 톨스토이와 나보코프, 아흐마토바의 독서엔 견줄 사람이 없었고 발자크와 프루스트 독서도 인기가 있었다. 특히 발자크가 잘 나갔다. 〈인간 희극〉 전권 완주 경험을 위해 큰돈을 지불하는 사람들은 꽤 있었다.

한서율은 내 비전을 믿어 준 첫 번째 사람이었다. 사람들은 내가 미식 체험에 만족하지 못하고 예술에 손을 뻗는 걸 좋아하지 않았다. 그들은 내가 예술 체험을 통조림으로 만들어 판다고 비난했다. (가거라, 작은 책이여 11)

 

영국 침략 당시 화성인들이 지구인의 피를 빨아 양분을 섭취했다는 소문이 떠올랐다. 이들이 단순히 피만 빨아 먹었다고 말하는 것은 지나치게 단순한 분석이었지만 다들 화성인을 뱀파이어라고 생각했다. 최윤옥은 하드윅의 가설에 대해서는 몰랐지만, 화성인과 전쟁 기계가 거의 하나의 기계처럼 연결되어 있다는 것은 알았다. 만약 이 벌레 안에 배가 고픈 무언가가 숨어 있다면? 그것에게 먹이를 주면 어떻게 될까. (화성의 칼 27)

 

내 의심은 다시 민기를 향했다. 그의 태도는 결혼을 앞둔 여자친구 옆에 붙어 있는 귀신을 본 남자의 것이 아니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런 상황에 이미 익숙해 보였다. 분명 내가 모르는 무언가를 알고 있었다. 그렇다면 그 귀신은 내 지인이 아니라 민기의 지인인가? (큐피드 58)

 

네가 뭔데 꼭 그 사람들의 운명의 연인이 되어야 해? 여기가 바그너 오페라 속이니? 네가 트리스탄이야? 세상은 원래 완전하지 않아. 결혼도, 사랑도 완벽할 수 있는 게 아니야. 인생이란 게 원래 그래. 제시카 빠진 소녀시대처럼, 명왕성이 빠진 행성표처럼 부조리하고 불완전하지만, 모두가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 하는 현실인 거야. 왜 너만 거기서 예외여야 하는 건데? (큐피드 73)

 

그들은 미래의 기준으로 보더라도 하찮은 사람들이었습니다. 과거로 가면 자기도 특별한 존재가 될 수 있을 거라고 믿은 낙오자들에 불과했어요. 20세기 사람들도 많았지만 21세기 사람들이 유달리 많았습니다. 그리고 모두 남자였어요. 당연한 것이, 인류 역사에 여자들에게, 그중에서도 동아시아 여자들에게 안전한 과거는 존재하지 않았으니까요. 여자들은 과거로 오더라도 훨씬 조심스러웠습니다. (도둑왕의 딸 81)

 

“지금 여긴 드라마 안인가요?”

“‘밖’이에요. ‘뒤’라고 할 수도 있고. TvN 수목드라마 〈새벽이 끝났다〉는 4년 전 작품이에요. 이 세계는 그 뒤로 이소리 작가의 개입 없이 존재해 왔어요. 그리고 저는 이 우주에서 이걸 경험을 통해 알고 있는 유일한 사람이지요. 제 이름은 추수경이에요. 하지만 그냥 계속 차유안이라고 불러도 돼요. 헛갈리니까. 이미 이 이름에 익숙해졌고 추수경이란 이름은 이 세계에서 아무 의미가 없지요.” (대본 밖에서 119)

 

우리는 고래 위에서 생존할 수 있었다. 집을 세우고, 고래 등과 주변 바다에 농장을 만들고, 벗겨지는 등껍질을 엮어 보트를 만들 수도 있었다. 아이들을 낳고 교육하고 언젠가 다른 별과 통신할 수 있는 미래를 꿈꿀 수 있었다. 그 희망으로 우리는 3천 년을 버텼다. (죽은 고래에서 온 사람들 147)

 

“그렇다면 A.I.가 전쟁에서 이긴 거군요. 인간이 졌어요.”

“인간이 아니라 인간 순수주의자들이 진 거예요. 기계가 이기거나 그런 건 아닙니다. 우리는 조화를 이루며 공존하고 있고 지구 문명은 그 어느 때보다 번성하고 있어요.”

“당신들은 인간이 아니에요! 기계 부품이에요! 성욕도, 식욕도 다 귀찮아서 벗어던진다면 다음엔 무얼 버릴 건가요?” (바쁜 꿀벌들의 나라 189-190)

 

닛-이실인들은 자신을 이해하고 설명하기 위해 수많은 상징을 동원했다. 찢어진 종잇조각은 그 하나였다. 잘게 찢어진 종잇조각은 지금의 닛-이실인들이었다. 온전한 한 장의 종이는 그들이 도달해야 할 목표였다. 찢어진 조각이 온전한 한 장의 종이가 되는 건 결코 자연스럽지 않다. 자연스럽게 신비주의가 끼어들었다. (찢어진 종잇조각의 신 216)

 

머핀의 고향별은 이곳에서 12억 광년 떨어진 곳에 있습니다. 거미줄 우주식으로 계산하면 다섯 정거장 떨어져 있고요. 새솔 항성계의 머핀들은 대부분 새솔 항성에서 가장 가까운 새솔-1에서 살아요. 공기도 없고 엄청 뜨거운, 지구의 달보다 두 배 정도 큰 곳입니다. 지옥처럼 상상되겠지만 그렇지 않아요. 충분히 과학기술이 발전한 문명에게 골디락스 존의 온화한 기후는 큰 의미가 없습니다. 에너지와 자원이 얼마나 충분한가가 더 중요하지요. 머핀에게 통제하기 어려운 자연환경은 별다른 장점이 없습니다. 그건 과학기술을 발전시킬 만큼 진화할 때까지만 필요하지요. (셰익스피어의 숲 244)

 

지구인들은 10년 동안 서서히 외계인의 침략에 대해 알게 되었다. 달팽이들은 수줍게 자신을 은폐했기 때문에 뇌 스캔을 통하지 않고서는 감염 사실을 알아내기가 어려웠다. 달팽이들이 적극적으로 개입하면 숙주의 건강은 오히려 더 좋아졌다. 숙주의 건강을 위해서는 서식 환경의 개선이 중요했기 때문에 이들이 지구에 와서 맨 처음에 한 것은 공해와 기후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었다. 달팽이에 감염된 과학자들은 일련의 놀라운 해결책을 내놓았고 그러는 동안 누군가가 자신에게 정보를 넣어 주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리고 교통사고로 죽은 숙주를 부검하는 동안 첫 번째 달팽이의 존재가 확인되었다. (외계 달팽이의 무덤 272)

 

지우의 목표와 욕망은 더 명쾌해졌다. 더 훌륭한 피아니스트가 되는 것. 늘 조금씩 앞서가던 반짝임을 잡는 것. 그 목표가 달성된다면 그곳이 어디이건 상관없었다. 그 순간은 아무리 조작된 것이라도 진실일 것이기에. 만약 수십 년 동안 이어지는 로맨스의 주인공이라는 설정이 이를 막고 있다면 끊어야 했다.

클럽의 멤버 한 명이 해결책을 제시했다. 척 봐도 미친 과학자로 만들어진 게 뻔한 이 사람은 주인공들과 시스템을 연결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선을 발견했고 이를 끊는 방법도 알아냈다고 말했다. (지우와 수완 284)

 

그것은 강성란과는 달리 최하라는 실제로 존재한 적이 없었다는 것이다.

사정을 이야기하자면 이렇다. 인류는 25세기에 멸종했다. 21세기 중반부터 험악한 사건을 겪으며 인구의 3분의 2가 사라지긴 했지만, 멸종의 진짜 이유는 그 이후 회복기를 겪으면서 점점 발전하기 시작한 인공지능이 인간을 대체했기 때문이다. 지적 존재로서 인류는 더 이상 쓸모가 없었다. (완벽한 독자 291)

서평

출판사 책 소개


 

타고난 존재의 불안함에서 생겨난 이야기

SF 소설에서는 듀나 작가를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다. 타고난 이야기꾼인 듀나는 올해가 데뷔 30주년이다. 이야기로 존재하는 작가이기에 그는 쓰는 걸 멈추지 않는다. 2015년부터 2022년까지 문예지를 비롯해 다양한 플랫폼에 발표한 단편 열두 편을 묶었다.

책의 시작과 끝자리에 있는 〈가거라, 작은 책이여〉와 〈완벽한 독자〉는 초단편을 쓰기 위한 근육을 키우기 위해 썼던 작품으로 읽는 행위에 대한 작가의 독특한 시선이 담겨 있다.

책의 제목이기도 한 〈찢어진 종잇조각의 신〉은 온전한 하나의 세계를 꿈꾸는 존재의 불완전함과 신이 생겨날 수밖에 없는 이야기를 인간과 인간이 아닌 존재들의 목소리로 정교하게 담아냈다. 〈죽은 고래에서 온 사람들〉은 코로나로 인한 팬데믹 시대를 상징하는 은유적 이야기지만 단순히 그 은유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삶의 터전을 잃고 뗏목을 타고 떠도는 사람들에게서 난민의 모습이 보이기도 하고, 죽어가는 고래의 모습에서 지구의 미래가 겹쳐 보이기도 한다. 〈대본 밖에서〉는 대본 안, 그러니까 드라마 속 세상과 드라마 밖 세상을 촘촘하게 엮은 이야기다. 안과 밖, 가상과 현실, 과연 진짜 세계는 어디이며 그 의미는 무엇인가. 어쩌면 우리는 저마다의 우주에서 저마다의 이야기를 만들고 있는지도 모른다. 자신이 살고 있는 세상 너머에 있는 다른 세상을 꿈꾸기도 하면서. 켜켜이 쌓여 가는 수많은 이야기와 수많은 우주. 존재에 대한 이야기이며 과연 당신이 살고 있는 세계는 어떤지 묻고 있다. 그리고 작가는 말한다. 성공과 실패를 넘어서서 ‘우리 모두는 진실한 삶을 살 권리’가 있다고, ‘실패해도 우주에게 그 사실을 선언해야’ 한다고.

 

여기서 잠깐 작가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장면을 들여다보자.

“나는 점점 줄어들고 있는 빙산의 꼭대기에 앉아 얼음 속에서 꺼낸 갈색 덩어리를 먹으며 이야기가 아직 끝나지 않을 희망의 가능성에 의지해 이 글을 쓴다. 내가 쓰고 있는 건 이야기의 끝이 아니다. 그러니, 이 글을 읽고 있는 게 분명한 미래의 독자여, 제발 다음 페이지를 넘기시라. 분명 지금까지 내가 썼던 것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멋진 모험담이 기다리고 있을 테니.”

〈죽은 고래에서 온 사람들〉에 나오는 한 부분이다. 이제 곧 펄펄 끓는 바닷물에 잠길지도 모르는 주인공은 죽음을 코앞에 두고도 종이와 연필이 있다는 것만으로 희망을 가지고 글을 쓴다. 이야기 속 주인공과 작가의 모습이 겹쳐지면서 이야기가 다르게 다가오기도 한다.

지구에 남아 있는 시간은 얼마나 될까? 또 다른 우주로 갈 수 있는 가능성은? 인간과 다른 존재인 인공지능의 출현은 앞으로 어떤 세계를 만들까? 필연적인 존재의 불안함 속에서 생겨난 이야기들이다. 작가는 지구와 우주, 인간과 비인간 존재까지 품고 끊임없이 질문하고 쓰고 있다. 물론 듀나는 재미없는 이야기는 쓰지 않는다. 그러니 다음 장을 넘길 수밖에!

저자소개

저자 : 듀나
1990년대부터 SF와 영화 관련 글을 쓰고 있다. 단편집으로 《태평양 횡단 특급》 《대리전》 《용의 이》 《브로콜리 평원의 혈투》 《구부전》 《두 번째 유모》 《그 겨울, 손탁 호텔에서》를, 장편으로 《아직은 신이 아니야》 《민트의 세계》 《아르카디아에도 나는 있었다》 《우리 미나리 좀 챙겨 주세요》를 펴냈다. 《스크린 앞에서 투덜대기》 《가능한 꿈의 공간들》 《장르 세계를 떠도는 듀나의 탐사기》 《옛날 영화, 이 좋은 걸 이제 알았다니》 같은 책들도 펴냈다. 2021년에 장편소설 《평형추》로 SF어워드 장편 부문 우수상을 받았다.
데뷔 30주년을 맞아 최근에 발표한 단편들을 묶어 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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