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감보다는 자존감! _ 우리 아이의 자존감을 쑥쑥 키워 주는 그림책
세상을 똑똑하게 살아가는 데는 자신감보다는 자존감이 더 중요하다고 해요. 언뜻 두 말이 비슷하게 보이지만 자신감과 자존감은 엄연히 다르답니다. 자신감은 뭐든 잘할 수 있다는 생각이고, 자존감은 자기 자신을 사랑하고 존중하는 마음이에요. 자존감이 높으면 실수나 실패를 했을 때도 괜찮다고 스스로를 다독이고 다시 우뚝 일어서게 된다지요. 그래서 성공하는 사람들은 대개 자존감이 매우 높다고 해요.
《내가 정말 그렇게 이상한가요?》에는 제목에서도 느껴지듯이 자존감이 낮은 아이가 등장해요. 엄마를 비롯해서 세상의 모든 존재가 자신을 미워한다고 생각하거든요. 하지만 자기 자신을 탐색해 나가는 과정을 찬찬히 거치면서 스스로를 인정하고 사랑하는 마음을 지니게 되지요. 그래서 책장을 덮을 즈음에는 자존감이 부쩍 성장해 있는 아이의 모습을 만날 수 있어요.
이 책은 아이의 시선을 따라 성장 과정을 지켜보는 즐거움이 꽤나 흥미롭답니다. 우스꽝스럽고 엉뚱하고 재미난 그림과 시시때때로 바뀌어서 종잡기 어려운 아이의 감정이 맞물려 마치 신나는 모험을 하는 것 같은 착각에 빠지게 하거든요.
그 과정을 함께하다 보면, 우리 아이들이 유치원이나 학교, 또는 일상생활을 할 때 시시때때로 불거져 나오게 되는 어렵고 미묘하고 복잡한 감정들을 어떻게 해석하고 또 받아들여야 하는지 곰곰 생각해 보게 되어요. 책장을 한 장 한 장 넘기면서 주인공의 감정선을 쫓아가다 보면, 아이가 살아가면서 설명하기 힘든 감정이나 상황과 맞닥뜨렸을 때 어떻게 갈무리하는 것이 좋은지 절로 깨우치게 해 준답니다.
그럼, 다 같이 이야기 속으로 자존감 여행을 떠나 볼까요?
세상 사람들이 다 나를 미워한다고!? _ ‘나’에게로 떠나는 달콤 쌉싸름한 마음 여행
헉, 내 배꼽에서 단추처럼 생긴 것이 없어졌어요. 그래서 배 속에 뭐가 있는지 들여다볼 수 있답니다. 어둠과 배고픔, 감정이 있네요. 배고픔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어요. 배가 고플 땐 뭐라도 먹어야지요. 지금 바로 당장! 슈크림 빵과 소시지, 그리고 브로콜리…….
그런데 그때, 엄마가 불쑥 나타나 내 앞을 딱 막아섰어요. 머리카락 한 올만큼 아슬아슬한 차이로 말이에요. 슈크림 빵을 겨우 한 입 먹었을 뿐인데요.
“넌 맨날 먹을 생각밖에 안 하니? 네 머릿속엔 대체 뭐가 들어 있는 거야?”
흐, 아무래도 엄마는 내가 싫은가 봐요. 사실은 세상의 모든 것이 나를 싫어하는 것 같아요. 머릿속에서 자꾸 이런 말이 튀어나오는 거 있지요?
“왜?”
하늘에서 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것도 내가 싫어서 그런 걸까요? 음, 혹시 저 무지개색 옷을 입은 저 고양이도 나를 싫어할까요? 의사 선생님이 엉덩이에 주사를 놓아요. 따끔!!! 내가 미워서 일부러 아프게 꾹 놓는 거겠지요?
이와 같이, 아이는 한참 동안 자기 자신을 부정하는 모습을 보여요. 세상을 삐딱한 시선으로 바라보며 온통 불만에 휩싸여 있지요. 하지만 시간이 차츰차츰 흐르면서 자신의 생각을 또렷하게 말하기 시작해요. 자기 자신을 똑바로 인식하고 스스로를 삶의 중심에 오롯이 세워 나가게 된 거지요. 그렇게 한 뼘 한 뼘 마음이 자라는 과정을 보여 준답니다.
결국 《내가 정말 그렇게 이상한가요?》는 자기 자신조차 이해하기 어려운 감정에 휩싸인 아이가 여러 방향으로 자신에 대한 탐색전을 펼치는 모습을 그리고 있어요. 단지 겉으로 드러나는 것에 매몰되지 않고 똑똑하고 야무지게 자신의 감정을 조율해 자존감을 회복하는 과정을 담고 있지요. 뻔하고 구태의연한 스토리 라인을 구축하고서 교훈적인 메시지를 일방적으로 주입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안의 감정을 내밀하게 들여다보고 그것을 온전하게 받아들이는 과정을 통해 오롯이 ‘나’ 자신으로 우뚝 설 수 있도록 이끌어 준답니다.
아, 무엇보다 아이의 복잡한 속내를 낙서하듯이 자유롭게 표현한 그림이 아주 매력적이에요. 어른의 시선이 아니라 아이의 감정선을 따라 페이지마다 변화무쌍하게 바뀌는 그림을 살펴보는 재미가 아주 쏠쏠하답니다. 또, 책을 읽는 동안 아이와 많은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장치가 곳곳에 배치되어 있는 것도 큰 장점이에요. 아이와 함께 시선을 맞추고서, 모험을 떠나듯 신나고 재미있게 책 읽기를 해 보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