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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터슨


  • ISBN-13
    979-11-93240-33-5 (03840)
  • 출판사 / 임프린트
    읻다 / 읻다
  • 정가
    21,000 원 확정정가
  • 발행일
    2024-03-29
  • 출간상태
    출간
  • 저자
    윌리엄 칼로스 윌리엄스(William Carlos Williams)
  • 번역
    황유원
  • 메인주제어
    시: 고전, 20세기 이전
  • 추가주제어
    -
  • 키워드
    #시: 고전, 20세기 이전
  • 도서유형
    종이책, 양장
  • 대상연령
    모든 연령, 성인 일반 단행본
  • 도서상세정보
    127 * 188 mm, 344 Page

책소개

내셔널북 어워드&퓰리처상을 수상한 20세기 가장 위대한 시인!

짐 자무시 감독의 영화 〈패터슨〉이 오마주한 시집 《패터슨》

황유원 시인의 번역으로 국내 첫 완역!


 

대부분 ‘패터슨’ 하면 2017년 개봉한 짐 자무시의 영화 〈패터슨〉을 떠올릴 것이다. 그만큼 영화는 관객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고, 그 애정은 현재도 여전하다. 영화의 인기와 더불어 주인공 패터슨이 살고 있는 도시 패터슨과, 그가 읽고 있던 윌리엄 칼로스 윌리엄스의 시집에도 많은 관심이 몰렸다. 하지만 오늘날까지 시집 《패터슨》은 국내에서 완역본이 출간되지 않았고, 이에 독자들의 아쉬움은 매우 컸다. 그 기대에 맞춰 황유원 시인과 읻다 출판사가 함께 시집 《패터슨》을 완역해 출간한다.

윌리엄 칼로스 윌리엄스의 이름에는 에즈라 파운드와 앨런 긴즈버그가 연관 인물로 떠오르는데, 윌리엄스가 이미지즘의 창조자, 비트 세대 문학의 선구자라고 평해지기 때문이다. 미국 20세기 현대문학 문예사에 큰 획을 그은 만큼 《패터슨》의 시구와 시어들의 리듬과 음보는 독창적이면서도 실험적이다. 그 의미와 이미지를 훼손하지 않기 위해 원서의 구성을 최대한 살려 편집하였고, 황유원 시인은 윌리엄스만의 운율과 언어를 한국어에 맞춰 연구하고 해체해 최대한 복원하였다.

 

미국 현대사의 수로, 《패터슨》

이 웅장하고도 거대한 서사시는 퍼세이익 강과 ‘그레이트 폭포’에서 시작된다. 영화보다 다소 난해하고 해체적인 이 시집을 읽으려면 ‘패터슨’이라는 도시의 역사를 잠시 들여다보고 가는 게 좋겠다. 윌리엄스는 강물처럼 굽이 흐르고, 폭포의 낙차처럼 쏟아지는 현대 문명 속에서 도시 패터슨의 역사를 기반으로 시집 《패터슨》을 창작했다.

도시 패터슨은 “퍼세이익 폭포 아래 계곡에 누워 있다/폭포가 흘려보낸 물로 등의 윤곽을 이룬 채. 그는/오른쪽으로 누워 있다, 자신의 꿈들을 채우는/천둥 같은 물소리 곁에 머리를 두고서! 영원히 잠든 채,/그의 꿈들은 그가 익명으로 남기를 고집하는 도시 주변을/걸어 다닌다”.

시집 1권은 패터슨의 역사를 주로 서술하는데, 시에 자주 등장하는 미국 초대 재무장관이자 ‘건국의 아버지들’ 중 한 명인 알렉산더 해밀턴은 1778년 이 “폭포를 목격하며 그 당시에는 압도적인 힘이었던 그 광경에 감명을 받았다 . . . 계획된 도로를 따라 일직선으로 뉴어크로 이어지며 강을 따라 1.5킬로미터에서 3킬로미터마다 여러 공장을 위한 배출구가 있는 석조 송수로를 계획했다”. 이렇게 1792년, 도시 패터슨이 만들어졌다.

패터슨의 초기 산업은 폭포 위쪽에 댐과 수로를 만들어 그 물길로 물방아를 돌려 운영하는 면화와 철강공장들로 이뤄졌으며, ‘패터슨 콜트’ 권총이 생산된 곳으로도 유명하다. 이러한 비약적인 도시 산업의 발전으로 “공장들은 다인종으로 구성된 인구를 끌어들였다”. 인종이 다양해진 만큼 여러 차별과 억압이 발생했고, 이 문제는 갈등을 넘어선 파업과 노동 분쟁으로 촉발되었다. 윌리엄스는 이러한 급진적인 산업화 도시에서 발생하는 갈등과 문제점, 폐단을 지역 신문과 기록서의 글들을 발췌해 병치했다. 운문의 시와 함께 콜라주된 산문형의 텍스트들은 도시의 역사성과 실재성을 생동감 있게 과감히 드러냈다.

이러한 도시의 역사를 기반으로 《패터슨》이 창작되었다. 윌리엄스는 “시를 관념이 아니라 사물 그 자체로(No ideas but in things)” 표현해야 한다고 주창했는데, 그의 이런 작법은 ‘이미지즘’이라는 문예사조를 창조했다.

 

《패터슨》을 쓸 무렵 윌리엄스가 가장 중시했던 것 중 하나는 바로 ‘말하듯이’ 쓰는 것이었다. 때로는 지나치게 생략된, 그래서 한국어로 옮길 때는 어쩔 수 없이 앞뒤로 말을 보태야 했던 윌리엄스 특유의 생생한 구어체 감각. 그가 종종 편지글을 거의 원문 그대로 인용하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봐야 한다. 여러 사람의 각기 다른 ‘육성’의 삽입은 《패터슨》을 하나의 다성적인 소리 덩어리로, 살아 숨 쉬는 어떤 거대한 유기체로 보이게 만드는 데 성공한다. _‘작품 해설’ 중에서

 

 

도시의 언어와 폭포의 음보로 변주한 패터슨의 세계

“폭포는 아래의 바위에 부딪히면서 굉음을 내뿜는다. 상상 속에서 이 굉음은 말이나 목소리, 특히 말이다. 그것은 대답으로서의 시 자체이다.” 윌리엄스는 《패터슨》을 자연적 요소의 전반적인 관찰에서 시작해 자신만의 형식을 찾는다.

 

저는 저의 주인공을 패터슨 씨라고 불렀습니다. 제가 시 전체에 걸쳐서 패터슨에 대해 말할 때, 저는 패터슨이라는 남자와 도시를 동시에 말하고 있는 거예요. 8년 동안 계속해서 써나가면서 저는 각 부가 완성되는 대로 발표했습니다. 언론의 많은 관심이 있었고, 흐뭇한 말도 들려왔어요. 저는 그 모든 것에 대해 오랫동안 생각했었습니다. 저는 저에게 말하고 싶은 게 있다는 것을 알았죠. 저는 제가 그것을 저의 형식으로 말하고 싶어 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저는 그것이 완성된 형식은 아님을 알았지만, 그럼에도 그것이 무형식은 아니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저는 저의 형식을 발명해야만 했어요. 만일 그것을 형식이라고 부를 수 있다면 말이에요.

 

패터슨은 도시의 신화적 존재이자 시를 서술하는 주인공이다. 1권은 ‘거인들의 윤곽’이라는 제목 아래 도시를 이루는 자연적 요소들을 모아 패터슨의 전체 풍경을 그린다. “개별적인 것들로부터/시작할 것,/(...)/전부 그러모아 그것들을 보편화할 것”이라는 시구가 바로 이 시집의 서술 방식과 윌리엄스의 작업 스타일을 개괄한다.

2권에서 윌리엄스는 패터슨이라는 도시 공간의 의미를 확장해 문명과 사물, 인간의 여러 면모를 현대적인 언어로 재창조했다. 제목이 ‘공원에서 보내는 일요일’인 만큼 시에서는 여러 목소리가 여러 형태로 등장한다. 윌리엄스는 패터슨의 역사가 곧 미국의 역사라고 생각해 “퍼세이익 폭포의 역사, 그 너머의 작은 언덕에 있는 공원, 그곳의 초기 거주자들에 대해 읽을 수 있는 모든 것을 읽기 시작했다”. 산문과 운문, 여러 곳에서 인용된 역사적 사료를 교차 편집해 시의 생동감을 한껏 높였다.

3권 ‘도서관’에서 시인은 “찾는다, 찾는다/바람을 따라가며/우리를 지배하는 것이 바람인지/바람의 힘인지 우리가 모를 때까지”. 1902년 2월 8일에 화재로 댄포스 공립 도서관이 파괴되었고, 그해 3월에는 퍼세이익 강이 범람했으며, 그해 말에는 엄청난 토네이도가 도시를 덮쳤다. 도서관은 새로운 부지에 다시 지어졌지만, 시인은 ‘아름다운 것’들의 궁극은 결국 죽음임을 깨닫고 있다. 이어서 4권 ‘바다로의 질주’에서도 바다는 모든 강이 흘러드는 곳으로 패터슨의 도시 상황과 역사에 빗대어 현대 문명을 암울하고도 비관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그 후 1958년, 출간된 5권에서 시인은 이전의 패터슨 세계관의 통일성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했다. “패터슨의 세상을 다시/깨운다/—그곳의 바위들과 시냇물을/미약하지만/긴 겨울잠으로부터” 깨워 비극적 발놀림으로, 사티로스처럼 춤을 추듯, 패터슨의 세계를 이어간다.

《패터슨》을 읽다 보면 독자들은 짐 자무시가 수많은 시문학 작품 중 왜 하필 이 시집에 주목했는지, 그리고 영화 속에서 이 작품이 어떻게 이용되고 차용되었는지 엿볼 수 있다. 도시의 버스 운전사였던 주인공 패터슨과 소아과 의사로 환자들을 가까이서 돌보던 윌리엄스. “개별적인 것들”로부터 시작되어 “보편화된” 삶으로 나아가는, 개인의 삶과 관찰을 통해 도시 전체의 삶을 관망할 수 있던 두 사람의 시선. 그 시선들이 꽤 닮았고 맞닿아 있음을 깨닫게 된다. 이제는 윌리엄 칼로스 윌리엄스의 시집 《패터슨》으로 패터슨의 구석구석을 산책해 보자. 도시의 역사와 자연, 주민들을 누구보다도 가까이서 만나볼 차례다.

목차

《패터슨》에 대한 윌리엄 칼로스 윌리엄스의 말_1951년 5월 31일

작가의 말

1권

2권

3권

4권

5권

작품 해설

본문인용

따라서 내가 목표로 삼고 싶었던 도시는 내가 속속들이 아는 그런 곳이어야만 했다. 뉴욕은 너무 거대했고, 온 세상 측면들의 너무 큰 집합체였다. 나는 좀 더 고향에 가까운 무언가, 알기 쉬운 무언가를 원했다. 패터슨을 나의 현실로 택한 것은 의도적이었다. 내가 사는 교외 지역은 나의 목적을 이루기에는 충분히 두드러진 곳도, 충분히 다채로운 곳도 아니었다. 다른 후보지들도 있었지만 내 생각에는 패터슨이 최고였다.

-7p

 

《패터슨》은 네 권으로 이루어진 장시로, 자신이 곧 도시—모든 세세한 부분이 그의 가장 내밀한 신념들을 울려 퍼지게 할, 그 어떤 상상의 도시라도 좋다—인 한 남자가 도시의 다양한 측면들이 구현해 내는 방식들로 자신의 삶을 시작하고 추구하고 이루어내고 끝맺는 작품이다. 1권은 그 도시의 자연 요소적 특성을 소개한다. 2권은 현대의 복제품들로 이루어진다. 3권은 그 복제품들에 목소리를 부여할 언어를 모색하고, 폭포 아래서 흐르는 강으로서의 4권은 에피소드들—사람이라면 누구나 일생에서 달성할 만한 모든 에피소드—에 대한 회상이 될 것이다.

-10p

 

“엄밀한 아름다움이 탐구의 대상이다. 하지만 아름다움이 어떤 충고도 가닿지 않는 마음속에 갇혀 있을 때 그것을 무슨 수로 찾을 것인가?”

-15p

 

개별적인 것들로부터

시작할 것,

그리고 결함을 지닌 수단으로

전부 그러모아 그것들을 보편화할 것—

-15p

 

말하라! 관념이 아니라 사물을 통해서. 패터슨

씨는 떠났다, 쉬면서

글 쓰러. 버스 안에서 누군가는

그의 생각들이 앉아 있고 서 있는 것을 본다. 그의

생각들이 빛나고 흩어지는 것을—

-23p

 

외부에

나의 외부에

어떤 세계가 존재한다,

그는 우르릉거렸다, 나의 갑작스러운 등장에

—내가

구체적으로 다가가는,

(내게는) 움직이지 않는

세계—

-67p

 

시들어 땅에 떨어지고

썩어서 솟아오릅니다

다시 한 송이 꽃으로. 하지만 여러분은

절대 시들지 않습니다—다만 제 주변에 온통

꽃을 피울 뿐. 그 속에서 저는 저 자신을

영영 망각합니다—여러분의

생성과 해체 속에서

저는 발견합니다 저의 . .

절망을!

-110p

 

하지만 봄은 올 것이고 꽃도 필 것이며

인간은 자신의 파멸을 재잘거려야만 한다 . .

-113p

 

사랑은 위안거리가 아니다, 그보다는 차라리

두개골에 박힌 못

-117p

 

시의 영역은 세계이다.

태양이 떠오르면 그것은 시에서 떠오르고

태양이 지면 어둠이 내리고

시는 어두워진다 .

-140p

 

죽음을 똑바로 쳐다보는 것은 사랑밖에

없지 않은가, 사랑, 결혼을 낳는—

오명이 아니라, 죽음이 아니라

-149p

 

포기하라

시를. 포기하라 예술의 우유

부단함을.

-151p

 

하지만 당신은 죽은 이의

꿈이다

-172p

 

형편없게 쓰인 것을 그대로 남겨두는 것은 위험하다. 종이에 우연히 적힌 단어 하나가 세상을 파괴할 수도 있다. 유심히 지켜보고 지워라, 그럴 힘이 아직 네게 있을 때, 나는 나 자신에게 말한다, 왜냐하면 적힌 모든 것은, 일단 달아나고 나면, 수천 명의 마음속으로 들어가 부패하고, 그 결실은 검댕이 되어버리며, 모든 도서관은, 당연하게도, 결국 잿더미가 되어버리고 말기 때문이다.

-180p

 

과거는 상류에, 미래는 하류에

그리고 현재는 쏟아져 내린다: 굉음,

현재의 굉음, 말—

그것이, 필연적으로, 나의 유일한 관심사 .

-202p

 

분명한 문장을 죽여야 한다, 그렇게 생각하지 않나? 그리고 우리의 의미를 확장시켜야 한다—말의 연쇄로. 문장들, 하지만 문법에 맞는 문장들이 아니라: 교사들이 정한 죽은 폭포. 그것에 어떤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나? 우리를 회복시키는 데 있어서, 잠보다 나은 그 어떤 가치가?

-260p

서평

-

저자소개

저자 : 윌리엄 칼로스 윌리엄스(William Carlos Williams)
1883년 미국 뉴저지주 러더퍼드에서 태어났다. 평생 소아과 및 일반 내과 개업의로 일하며 시, 소설, 번역 등의 활동을 병행했다. 에즈라 파운드 등과의 교류를 통해 잠시 이미지즘의 영향을 거쳐 모더니즘의 길로 나아갔으나, 유럽적 세계로 회귀했다는 점에서 극히 퇴행적인 파운드나 T. S. 엘리엇에 반대해 동시대 미국의 구어로 시를 썼다. 이런 이유로 평단의 냉대를 받았지만, 말년에 뒤늦은 명성을 얻어 '20세기 최고의 미국적 시인'으로 평가받으며 앨런 긴즈버그 등의 '비트' 시인들에게 큰 영향을 끼쳤다. “관념이 아니라 사물을 통해서” 말하는 '객관주의' 혹은 '즉물주의'의 시학과 하나의 긴 행을 세 단위로 분절하는 '가변음보(variable foot)'로도 유명하다. 대표작으로 시와 산문이 뒤섞인 실험적 작품 《봄과 모든 것(Spring and All)》, 그의 사후에 퓰리처상을 안겨준 《브뤼헐의 그림들과 다른 시들(Pictures from Brueghel and Other Poems)》, 평생 지역성에 천착한 그의 시 세계와 언어적 실험정신의 결정판이라 할 수 있는 서사시 《패터슨(Paterson)》 등이 있다.
번역 : 황유원
서강대학교 종교학과와 철학과를 졸업했고, 동국대학교 대학원 인도철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2013년 《문학동네》 신인상으로 등단해 시인이자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시집으로 《하얀 사슴 연못》, 《초자연적 3D 프린팅》 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 《모비딕》, 《바닷가에서》, 《밤의 해변에서 혼자》, 《유리, 아이러니 그리고 신》 등이 있다. 김수영문학상, 현대문학상, 김현문학패 등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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