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우리가 보지 못한 새로운 독서 세계
유수의 문학상을 직접 뽑는 프랑스 아이들
프랑스에서는 고등학생이 베스트셀러를 만듭니다. 어떻게 가능하냐고요? 상상도 못한 독창적인 시도를 통해 이뤄 낸 성과인데, 바로 ‘고등학생 공쿠르상’이라는 상 덕분입니다. 프랑스에는 세계 3대 문학상 중 하나인 공쿠르상뿐만 아니라, 고등학생이 직접 공쿠르상 후보작을 읽고 토론을 통해 수상작을 뽑는 ‘고등학생 공쿠르상’이 있습니다.
작가이자 번역자인 이 책의 저자 쓰지 유미는 직접 프랑스에서 발로 뛰어 고등학생 공쿠르상에 관해 알아냅니다. 어떻게 시작했고, 어떤 과정을 거치며 진행되며, 어떤 성과를 이루어 왔는지를요. 1988년부터 시작한 이 문학상은 3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며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고등학생 공쿠르상은 공쿠르상이 발표된 후 열흘 정도 뒤에 발표되는데, 두 공쿠르상이 똑같은 수상작을 내는 때도 있지만 대부분 수상작이 다릅니다. 고등학생 공쿠르상에 대한 언론과 대중의 반응은 뜨겁습니다. 공쿠르상 수상작 못지않게 고등학생 공쿠르상 수상작도 최소 20만 부 이상은 팔리며, 2012년부터 2016년까지의 평균 판매 부수를 집계하니 고등학생 공쿠르상 수상작은 44만 3000부를 기록했다고 합니다.
한국에서는 보통 문학상 수상작을 아이들에게 읽게 합니다. 그런데 프랑스에서는 아이들이 직접 수상작을 뽑도록 합니다. 이런 발상의 전환을 통해, 아이들이 책과 가까워지게 할 뿐만 아니라 수상작이 큰 주목을 받아 베스트셀러에 오르게 하는 두 가지 성과를 이룰 수 있었습니다. 『아이들은 어떻게 베스트셀러를 만들었을까』는 어디에서도 이야기된 적 없는 이러한 프랑스의 재미난 시도를 생생하게 취재합니다. 아이들이 독서의 즐거움을 깨닫도록 하는 것은 모든 나라가 직면한 과제입니다. 프랑스의 참신한 시도가 한국 독서 교육에 실마리가 될 수 있지 않을까요?
독서 문화를 심고 키워 가기 위하여
놀랍게도, ‘고등학생 공쿠르상’은 국가가 주도해서 시작한 상이 아닙니다. 한 국어교사가 개인적으로 만든 상이지요. 프랑스에서 약 350킬로미터 떨어진 렌느에서 일하는 국어교사 르 도즈 씨는 그저 아이들이 책을 읽게 만들고 싶다는 생각으로 대형서점인 프낙의 커뮤니이션 담당자와 함께 이 일을 도모합니다. 일회성 이벤트로 기획한 것이 큰 주목을 받아 제2회부터 ‘공쿠르’라는 명칭을 사용하도록 허가를 받았고, 점점 전국적인 이벤트로 확대되었습니다. 개인의 힘으로 시작했지만, 이제는 독서 교육을 위해 힘쓰는 모두가 힘을 합쳐 일합니다. 교육부가 참가 학교 신청을 받고 일정을 짜며, 렌느 시에 있는 레스토랑 라 쇼프가 최종 심사를 위한 장소를 제공하고, 프낙서점이 참가 학교에 무상으로 책을 제공하고 심사장 임대 비용, 수상작 발표 후 회식 비용 등까지 모두 부담합니다. 뿐만 아니라, 비영리재단 ‘읽는 소리’는 수상작이 발표되고 난 후 문학 워크숍 「공쿠르의 만남」을 주최하지요. 고등학생 공쿠르상을 통해 우리는 중요한 시사점을 얻을 수 있습니다. 바로 개인의 힘으로도 의미 있는 시도를 시작할 수 있다는 것. 그러나 무엇보다, 작은 씨앗을 큰 나무로 키우려면 다 같이 노력해야 한다는 것. 아이들의 독서 교육을 고민하는 선생님, 사서, 사서교사, 복지사분들에게 이 책을 함께 읽고 작은 씨앗부터 싹을 틔워 보자고 제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