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 제인 오스틴
제인 오스틴(Jane Austen)
영국 소설의 ‘위대한 전통’을 창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제인 오스틴(1775∼1817)은 ≪분별력과 감수성≫(1811), ≪오만과 편견≫(1813), ≪맨스필드 파크≫(1814), ≪에마≫(1815), ≪설득≫(1817), ≪노생거 사원≫(1817), 이 여섯 편의 소설로 200년에 가까운 세월 동안 전 세계의 독자들을 매료시키고 있는 작가다. 프랑스 혁명과 미국 독립 전쟁, 영국과 프랑스와의 빈번한 전쟁 등으로 혼란스러웠던 격변기에, 한적한 시골을 배경으로 젊은이들의 연애와 결혼을 그린 오스틴의 소설은 역사의식과 사회 인식이 결핍되어 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오스틴이 개인의 일상생활을 중심으로 한 소우주를 그려낸 것은 사실이지만, 누구보다도 세밀한 관찰력과 날카로운 비판적 시선으로 당대의 물질 지향적인 세태와 허위의식을 풍자하면서 도덕의식을 예리하게 탐구했다. 또한, 당대에 유행하던 고딕소설과 감상소설 등 대중적인 문학 장르의 관습적인 기법들을 다양하게 실험하면서 사실주의에 입각해서 정교한 작품 세계를 창조했다.
열두 살 때부터 시와 단편소설, 희곡을 쓰기 시작했고, 스무 살에 장편소설을 쓰기 시작해 1795년부터 1799년 사이에 ≪오만과 편견≫, ≪분별력과 감수성≫, ≪노생거 사원≫을 완성했다. 1800년 부친의 은퇴와 더불어 바스로 이주하고, 1805년 부친의 사망 후 셋집과 친척 집들을 전전하다가 1809년에 오빠 에드워드의 집이었던 초턴의 코티지에 정착할 때까지는 작품 활동이 그리 왕성하지 못했다. 초턴에서 생애의 마지막 8년 동안, 오스틴은 ≪맨스필드 파크≫, ≪에마≫, ≪설득≫을 완성할 수 있었고 1817년 마흔두 살의 나이에 병으로 사망했다.
오스틴 생전에 발표된 작품들은 비교적 좋은 반응을 얻었으나 사후에는 찰스 디킨스와 조지 엘리엇 등 빅토리아조의 소설가들에게 가려서 그리 인정을 받지 못했다. 그렇지만 19세기 후반부터 조지 헨리 루이스와 헨리 제임스 같은 평자들의 높은 평가에 힘입어 문학 정전의 반열에 들게 되었으며, 대중적으로도 큰 인기를 얻게 되었다. 20세기 후반에 이르러 오스틴의 작품들은 수백만의 열광적인 독자들을 확보하게 되었고 영화, 연극, 드라마 등에서 무수히 개작되면서 대중적인 문학 작품으로 자리 잡았을 뿐 아니라 영국 소설의 전통을 세운 위대한 작품으로 평가받게 되었다.
번역 : 이미애
이미애
현대 영국 소설 전공으로 서울대학교 영문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동 대학교에서 강사 및 연구원으로 활동했다. 조지프 콘래드, 존 파울즈, 제인 오스틴, 카리브 지역의 영어권 작가들에 대한 논문을 썼고, 역서로는 버지니아 울프의 《자기만의 방》, 《등대로》, 《런던 거리 헤매기》, 《지난날의 스케치》, 《올랜도》, 조지 엘리엇의 《아담 비드》, 조지프 콘래드의 《노스트로모》, 제인 오스틴의 《설득》, 《에마》, J. R. R. 톨킨의 《호빗》, 《반지의 제왕》(공역), 《위험천만 왕국 이야기》, 《톨킨의 그림들》, 토머스 모어의 서한집 《영원과 하루》, 리처드 앨틱의 《빅토리아 시대의 사람들과 사상》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