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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르치아 엘리아데의 『성과 속』 읽기


  • ISBN-13
    978-89-5586-804-3 (02200)
  • 출판사 / 임프린트
    세창출판사 / 세창미디어
  • 정가
    11,000 원 확정정가
  • 발행일
    2024-03-27
  • 출간상태
    출간
  • 저자
    신호재
  • 번역
    -
  • 메인주제어
    종교: 일반
  • 추가주제어
    -
  • 키워드
    #종교: 일반
  • 도서유형
    종이책, 반양장/소프트커버
  • 대상연령
    모든 연령, 성인 일반 단행본
  • 도서상세정보
    128 * 175 mm, 260 Page

책소개

성과 속의 변증법. 『성과 속』은, 현대종교학을 대표하는 학자로 종교학뿐 아니라 철학, 문화인류학 등 다양한 분야에도 영감을 제공한 미르치아 엘리아데의 중요한 저작이다. 제목에 쓰인 성(성스러운 것)과 속(범속한 것)은 엄연히 구분되는 대극적인 개념으로, 엘리아데는 성스러운 것은 범속한 것에서 출현한다고 보았다. 

 

과학문명에 속한 현대인이 자칫 비종교적인 삶을 살아간다고 보기 쉽지만, 엘리아데에 따르면 현대인은 일상생활에서 종교적 체험을 경험하며 살아가고 있다. 저자 신호재 교수는 엘리아데의 종교학을 가리켜 종교의 본질을 성스러움에 대한 체험에서 규명하려는 종교현상학으로 간주하고, 『성과 속』을 현상학의 관점에서 해설해 나간다. 저자의 섬세한 설명과 아울러 다양한 그림자료와 도표로 『성과 속』의 핵심에 쉽게 다가갈 수 있다.

목차

차 례

 

들어가며

 

1장 엘리아데와『성과 속』에 대하여

 

2장 『성과 속』의현상학적성격

1. 현상학의 문제의식 

2. 현상학적 판단중지 

3. 현상학적 태도변경 

4. 현상학적 본질직관 

5. 초월론적 현상학적 환원 

 

3장 종교적 체험의 본질로서의 성현

1. 성과 속의 변증법 

2. 일상적인 것에서 출현하는 성스러움의 사례 

 

4장 성스러운 공간

1. 공간의 존재론적 단절 

2. 차별화된 의미로 구조화되는 공간 

3. 카오스와 코스모스 

4. 세계 창조의 근원으로서의 세계의 축 

5. 현대의 탈신성화된 공간 

 

5장 성스러운 시간

1. 시간의 존재론적 단절 

2. 마디와 리듬으로 구조화되는 시간 

3. 세계 창조의 기원으로서의 원초적 시간 

4. 신화의 재현과 모방으로서의 축제 

5. 현대의 탈신성화된 시간

 

6장 성스러운 자연

1. 하늘 

2. 땅 

3. 물 

4. 나무 

5. 달과 해 

6. 돌과 금 

7. 우주적 신비의 완전성과 통일성 

 

7장 성스러운 인간

1. 세계를 향해 열려 있는 실존 

2. 소우주로서의 살아 있는 몸 

3. 통과의례 

4. 성년식 

5. 결혼식 

6. 장례식 

 

8장 인간의 근원적 본성인종교성

1. 현대인의 삶에 드리운 종교성의 흔적 

2. 엘리아데의 『성과 속』에 대한 비판적 문제 제기 

3. 존재의 의미를 추구하는 한 인간은 본성상 ‘종교적 인간’이다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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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출처

본문인용

p. 29

그렇다면 인류 문명의 파국을 초래한 그 잘못된 길은 무엇인가? 그것은 바로 모든 학문이 수학에 기초하여 자연과학의 방법을 따라야만 한다고 강제하는 자연주의(naturalism)다. 학문

에 다양한 종류가 있는 것은, 각각의 학문이 탐구하는 사태가 다양하기 때문이다.

 

p. 63

그저 자연물에 불과한 꽃에서 돌연 아름다움의 가치와 사랑의 의미가 출현하는 것처럼, 인간은 지극히 세속적인 삶에서 문득 성스러움을 체험할 때가 있다. 이것이 가능했던 것은 우리가 명료한 의식을 통해서든 암묵적인 무의식을 통해서든 ‘비종교적 태도’에서 ‘종교적 태도’로의 전환, 다시 말해 일상적인 ‘속의 관점’에서 종교적 가치를 추구하는 ‘성의 관점’으로 관점을 선회하는 현상학적 태도변경을 수행했기 때문이다.

 

p. 80-81

이처럼 역사적·문화적·개인적 다양성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모든 종교적 체험에는 일정한 형태를 띠고 반복적으로 드러나는 본질로서의 보편적 구조가 존재하는데, 그것은 바로 성과 속의 존재론적 구분이다. 성과 속의 대립은 인간의 삶에서 하나로 통일되어 있다.

 

p. 86

그런데 흰 종이에서 갑자기 질적 특이점 하나가 출현하는 상황을 생각해 보자. 흰 바탕 위에서 갑자기 특이점 하나가 돌출하면, 그것이 출현한 위치가 하얀 평면상에서 일종의 기준이 되고 중심이 된다. 그리고 기준이 되는 중심점이 출현하는 순간 방금 전까지 그저 점들이 흩어져 있던 흰 종이의 평면은 ‘중심’과 ‘주변’이라는 차별적 의미를 지닌 ‘구조’로 재편된다. 중심점을 기준으로 한 동심원의 구조는 이를 잘 보여 준다.

 

p. 118

아무리 탈신성화되어 가는 현대 문명이라 하더라도 문자 그대로의 의미에서 완전히 탈신성화된 공간은 결코 존재할 수 없다. 비록 사원과 같이 전적으로 종교적 의미로 충만한 건축물에서 이루어지는 성스러운 체험이 아니라 하더라도, 인간은 세속의 일상적 공간에서조차 여전히 그 나름의 성과 속의 구조를 전제하면서 살아간다. 이것은 신에 의한 우주 창조를 모방하고 재현하려는 인간의 본성에 기인한다.

 

p. 150

그러나 엘리아데의 관점을 적용해 본다면, 이 공동체가 축제 기간에 행하는 괴기스러운 전통 풍습은 현실과 일상을 초월하여 성스러움을 회복하려는, 그렇게 함으로써 우주의 운행 주기에 따라 묵은 세계에 종말을 고하고 새로운 세계의 시작을 알리려는 종교 상징으로 이해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호르가 공동체에게 하지는, 그저 달력에서 매년 돌아오는 1년 365일 중의 하루가 아니라, 신을 경배하며 우주와 하나가 되는 성스러운 시간인 것이다.

 

p. 196

일상 세계를 살아가는 인간의 삶은 두 개의 차원에 걸쳐 있다. 하나는 생존으로서의 자연적 인간의 삶이며, 또 하나는 성스러운 의미로 신성화된 인간의 삶이다. 앞에서 공간·시간·자연을 고찰하면서 살펴보았지만, 종교적 인간이 일상에서 행하는 성행위·식사·노동·놀이 등의 삶의 경험은 본성상 전자를 넘어서는 후자의 측면을 가지고 있다. 반면 비종교적 인간은 종교적 본성을 지닌 인간 본연의 행위에서 성스러운 의미를 박탈한 채, 오직 전자의 관점에서만 인간을 이해한다.

 

p. 223

이렇게 뻔한 이야기를 하는 것은, 결국 부모로서 아이를 낳아 기른다는 행위가 단순히 생물학적 개체로서의 인간을 생산하는 것과 완전히 차원이 다르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아이를 낳아 기르는 것은 또 하나의 의미 세계를 창조하는 일이고, 아이의 삶을 매개 또는 연결고리로 하여 인류의 공동체적 삶의 세계를 재생산하는 데에 참여하는 일이다. 엘리아데의 표현을 빌리자면 그것은 신에 의한 우주 창조에 비견되는 것으로, 아이를 낳아 부모가 되고 아이를 기르며 부모 노릇을 하는 것은 성스러움으로 가득한 신성한 일인 것이다.

 

p. 250

엘리아데의 『성과 속』은 인간이란 존재가 무엇이며 또 어떠한 삶의 태도를 가지고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해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세속에서 일상적 삶을 살아가는 지극히 범속한 인간이라 할지라도, 그가 인간 존재의 내적 본성인 종교성을 상실하지 않았다면, 그는 일상에서 체험하는 모든 사물에서 성스러운 의미를 발견할 것이며, 그가 일상적으로 행하는 모든 행위에 성스러운 가치를 부여할 것이다. 세계에서 이러한 의미를 발견하지 못하고 자신의 행위에 아무런 가치도 부여하지 못하는 사람은 그저 감각적으로 경험하는 눈앞의 현실에만 모든 관심이 매몰된 채, 자신이 초월적인 차원을 동경하며 거기에서 진정한 의미를 발견하기를 추구하는 성스러운 존재임을 망각하는 무지를 드러낼 뿐이다.

서평

“모든 인간은 본성상 그리고 영원히 

종교적 인간(homo religious)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터키석, 이게 행운을 가져다준다는데.” 웬 미신이냐고 석연찮은 투로 대꾸하면서도 못 이기는 척 반지를 건네받았고, 그 일이 있은 지 얼마 안 되어 사고를 입는다. “이만하면 천만다행입니다.” 간신히 큰일은 면했다고 말하는 의사선생님을 보자 반지를 선물해 준 이의 얼굴과 함께 반지가 나를 구했다는 생각이 뒤미처 떠오른다. 눈앞이 흐려지며 시간이 정지되고, 공간감은 사라진다. 반지가 끼인 손가락 언저리의 통증에 그쪽으로 시선을 옮기니 반지의 터키석 부근만 깨져 있다. 돌이 깨진 자리에 성스러움이 깃들었는지 그로부터 반지를 볼 때면 숙연한 마음이다. 

우리는 어떤 때, 어디에서고 성스러움을 경험한다. 라이터가 총알을 막아 목숨을 건졌다는 베트남전 당시 모 중사의 사례까지 가지 않더라도, 생일날의 케이크나 부적처럼 지니고 다니는 볼펜, 찾을 때는 없더니 이상스레 신발 속에 들어가 있는 네잎클로버, 우연히 책을 펼치다 발견한 문장이 어떤 중요한 선택에서의 계시처럼 느껴질 때, 합리적 결정이 아님을 아는데도 뭔가 이끌리듯 행하게 되는 결정들... 이러한 경험은 예기치 않은 때 우리의 일상을 오리며 비집고 들어오고, 좀처럼 잊기 힘든 감각으로 우리에게 흔적을 남긴다.

 

성과 속의 변증법, 범속한 것에서 출현하는 성스러움

 

우리가 범속함의 세계를 살아가다 성스러움을 체험하는 것은 이러한 종교적 경험을 통해서다. 현대종교학을 대표하는 학자 미르치아 엘리아데는 『성과 속』에서 이같이 성스러움이 범속함의 세계에서 나타나게 되는 것을 성현(聖顯, hierophany)이라고 규정한다. 이전까진 의미가 분화되지 않고 균질적이었던 시공간이 차별화되어 비균질적인 것으로 탈바꿈되며 성스러움을 띠게 된다는 것이다. 저자 신호재 교수는, 엘리아데가 “현상학적 직관에 따라 종교적 체험의 본질로서의 성현이라는 사태를 구체적이고 생생하게 기술”했다고 보았다. 그런 점에서 엘리아데의 종교학을 ‘종교현상학’으로 평가해도 무리가 없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 해설서에서 『성과 속』을 현상학적인 관점으로 바라보며, 그 핵심 내용을 찬찬히 해설해 나간다. 본문에서 제시되는 섬세한 설명과 아울러 독자의 이해를 돕는 다양한 그림자료와 도표로 『성과 속』의 핵심에 쉽게 다가갈 수 있다.

 

알차고 짜임새 있는 구성, 찬찬한 설명 

『성과 속』의 복판으로 나아가다

 

1장에서는 『성과 속』의 저자 엘리아데에 대해 살피면서, 종교현상학이라고 불리는 엘리아데의 종교학에 대해 살펴본다. 간략하나마 후설의 현상학을 함께 살펴 독자가 『성과 속』을 정확하고 체계적으로 이해하는 데에 도움을 준다. 2장에서는, 엘리아데의 종교학이 지닌 현상학적 성격을 방법론의 관점에서 규명하기에 앞서, 현상학의 문제의식을 시작으로 현상학의 방법인 현상학적 판단중지, 현상학적 태도변경, 현상학적 본질직관, 초월론적 현상학적 환원에 대해 짚어 독자가 현상학적 방법으로 『성과 속』을 이해하는 발판을 마련한다. 3장에서는 현상학의 방법적 절차를 통해 엘리아데가 종교의 본질로 규명해 낸 ‘성현’의 개념을 고찰한다. 4장 성스러운 공간에서는 일상적인 삶의 공간으로부터 어떻게 성스러운 의미로 구조화된 공간이 출현하게 되는지, 5장 성스러운 시간에서는 일상적인 시간으로부터 어떻게 성스러운 시간이 나타나게 되는지 살펴본다. 6장 성스러운 자연에서는 땅·물·나무·달·해·돌 등의 자연물이 상징하는 성스러운 의미를 알아볼 것이다. 7장 성스러운 인간에서는 인간이 자기 자신을 성스러운 존재로 만들어 나가는 초월적인 존재임을 고찰한다. 8장에서는 앞의 내용을 종합하면서 성스러움을 추구하는 것은 인간 존재의 근원적 본성이라는 점을 확인한다. 

저자소개

저자 : 신호재
1979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역사교육과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인문대학 철학과에서 석사와 박사를 마쳤다. 삶에서 유리된 학문은 공허하고, 학문을 결여한 삶은 맹목이라는 생각을 품고 살아왔다. 그래서 학문이 삶에서 발원한다는 현상학의 취지를 좋아하지만, 학문과 조화된 삶이 말뿐인 이론으로써가 아니라 실제 몸으로 어떻게 사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답을 찾지 못한 것 같다. 학문과 삶 사이의 심연은 아득할 만큼 깊고, 첨예한 경계는 언제나 양자택일을 요구하는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학문을 결여한 삶이 가끔은 공허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삶과 유리된 학문이야말로 오히려 맹목적인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이러한 문제의식 속에서 전공한 현상학을 준거 삼아 다양한 학제적 연구의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으며, 교양 교육의 영역에서도 현상학이 기여할 여지를 탐색하는 중이다. 남은 삶을 가능한 한 번잡스러운 일 없이 조용한 사색으로 보내고 싶다는 바람과 사랑하는 딸에게만큼은 영원히 좋은 아빠로 기억되고 싶은 소망이 있다. 저서로 『정신과학의 철학』, 『토론 매뉴얼』 등이 있으며, 현재 아주대학교 다산학부대학에 재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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