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책 속에서
황제가 말하기를, 내가 듣자니 선사先師께서 마음에 간직해 두고 방책方策에는 기록하지 않은 내용이 있다고 합니다. 나는 원컨대 그것을 들어 마음에 간직해 두고 그에 따라 행하여, 위로는 백성을 다스리고 아래로는 내 몸을 다스리며, 백성이 병고가 없어지고 상하가 화친하며 덕택德澤이 아래로 흘러, 자손이 근심이 없게 하여 후세에 전하여 끝날 때가 없게 하고자 하니 들을 수 있겠습니까?
기백이 말하기를, 노하면 기가 거스르니, 심하면 피를 토하거나 먹은 음식의 기가 거슬러 위로 오르게 됩니다. 기백이 말하기를, 원대하십니다. 질문이시여. 무릇 백성 다스리기와 내 몸 다스리기, 저것 다스리기와 이것 다스리기, 작은 것 다스리기와 큰 것 다스리기, 나라 다스리기와 집안 다스리기 가운데 어느 것에서도 도를 거스르고서 잘 다스린 사람이 있지 아니합니다. 대저 오직 도를 따를[順] 뿐입니다. _82~83면
황제가 말하기를, 내가 듣건대 모든 병이 기에서 생긴다고 하니, 성나면 기가 치솟고 기쁘면 기가 느슨해지고 슬프면 기가 사그라들고 두려우면 기가 가라앉고 추우면 기가 움츠러들고 더우면 주리腠理가 열려 기가 새어 나가고 근심하면 기가 어지러워지고 수고하면 기가 소모되고 생각하면 기가 맺혀서 구기九氣가 같지 않으니 어떤 병을 생합니까?
기백이 말하기를, 노하면 기가 거스르니, 심하면 피를 토하거나 먹은 음식의 기가 거슬러 위로 오르게 됩니다.
기쁘면 기가 온화溫和하고 신지神志가 통달通達하여 영위營衛의 운행이 빠르므로 기가 느슨해집니다.
슬프면 심계心系가 오그라들며 폐가 펴지고 폐엽肺葉이 들려서 중상초가 통하지 않아 영위營衛가 흩어지지 않고 열기熱氣가 속에 있게 되므로 기가 사그라듭니다.
두려우면 정精이 물러가고, 물러가면 상초上焦가 닫히고, 닫히면 기가 되돌아오고, 되돌아오면 하초下焦가 불룩해지니, 그러므로 기가 운행하지 않습니다. _123~124면
기백이 말하기를, 사람이 태어나 10세가 되면 오장이 비로소 안정되어 혈기가 크게 통하므로 기가 아래로 향하여 달리기를 좋아합니다. 20세가 되면 혈기가 비로소 성대하고 기육이 바야흐로 자라므로 빨리 걷기를 좋아합니다. 30세가 되면 오장이 크게 안정되어 기육이 견고해지고 혈맥이 성대히 가득 차므로 걷기를 좋아합니다. 40세가 되면 오장육부와 12경맥이 모두 크게 왕성하고 크게 안정되지만 주리腠理가 비로소 성글어지므로 얼굴의 영화가 퇴락하고 머리카락이 희끗희끗해지며 크게 왕성해도 동요하지 않으므로 앉기를 좋아합니다.
50세가 되면 간기肝氣가 비로소 쇠퇴하고 간엽이 비로소 얇아져 담즙이 감소하므로 눈이 어두워지기 시작합니다. 60세가 되면 비로소 심기心氣가 쇠퇴하여 잘 우울해지고 슬퍼지며 혈기가 늘어지므로 눕기를 좋아합니다. 70세가 되면 비기脾氣가 허해지므로 피부가 시듭니다. 80세가 되면 폐기肺氣가 쇠퇴하여 백魄이 흩어지고, 백魄이 흩어지므로 말이 잘 틀립니다. 90세가 되면 신기腎氣가 타서 오장이 시들고 경맥이 공허해집니다. 100세가 되면 오장이 모두 허해져서 신기神氣가 다 떠나고 형체만 홀로 남아 끝을 맞습니다. _162~163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