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저는 전기수가 읽어 주는 그런
재미있는 책을 읽고 싶습니다!”
“그럼 먼저 닷새 안에 언문을 깨쳐 보거라.”
연기를 섞어 맛깔나게 책을 읽어 주는 전기수의 모습에
마음을 빼앗긴 서리.
전기수만 되면 좋아하는 일을 하며
돈도 벌 수 있을 거라는 기대에
어떻게든 글을 배우려고 서당 머슴이 된다.
하지만 서리에게는 절대 들켜선 안 되는 비밀이 하나 있는데…….
'이야기'를 향해 더 간절해지는 마음과 거센 운명 앞에서
서리는 어떤 선택을 할까?
역사 기록에 남은 실존 인물들 이야기와
작가의 상상력이 만나 탄생한 생생한 역사 동화
《갓을 쓴 아이》는 역사 기록에 남아 있는 인물들 이야기에 작가의 상상력을 더해 쓴 작품이다. 이 이야기에 등장하는 조선 최고 이야기꾼 전기수, 성균관 노비 출신 훈장, 의로운 거지 왕초는 《조선왕조실록》이나 《승정원일기》 등에도 나올 만큼 실제 조선 후기에 한양을 주름잡던 인물들이다. 작가는 신분 제도가 엄격하던 시대에 신분을 초월한 행적을 남긴 사람들의 이야기를 곁들여, 자신의 운명에 도전하는 서리의 이야기에 힘을 실었다. 더불어 한양의 사대문 안팎에서 살아가는 백성들의 삶을 작품 곳곳에 세밀하게 담아내 생생한 이야기를 만들어 냈다.
신분, 성별, 재력의 한계에 굴하지 않고
진짜 좋아하는 일을 위해 달리는 단단함을 담다
서리는 진정으로 원하던 일을 이루기 위해서 끊임없이 문을 두드린다. 어렵게 찾아온 기회 앞에선 더 이상 망설이지 않는다. 그건 공부를 거듭할수록 갖게 되는 확신 덕분이다. 신분, 성별, 재력과 권력 때문에 꿈을 포기해야 한다고 말하는 내용은 서리가 배운 책 어디에도 없었기 때문이다.
오늘날 어린이 역시 꿈을 찾는 과정이 서리 못지않게 치열하다. 자신이 뭘 좋아하는지 몰라서 무작정 다른 사람의 모습을 따라 하다 실망도 하고, 새로운 일을 하다 의외의 재능을 발견하기도 한다. 그러니 꿈이 버거워 답답할 때에는 책 속에서, 스승의 말 속에서, 이웃의 사랑 속에서 용기를 찾아내는 서리의 여정을 따라가 보길 바란다.
◎ 줄거리
연기까지 섞어 맛깔스럽게 소설책을 읽어 주고 엽전까지 거두어 가는 전기수의 모습에 주인공 서리는 마음을 빼앗겨 버린다. 서리는 글도 모를 뿐만 아니라 오늘 당장 잘 곳과 먹을 것부터 걱정해야 하는 처지에 불가능한 꿈이라는 걸 알면서도 자꾸만 전기수를 꿈꾼다. 그때, 기이해 보이지만 의롭다고 소문 난 거지 왕초 달문이 성실하고 마음씨 고운 서리의 성품을 알아보고 성균관 반촌에서 가장 유명한 정학수의 서당에 서리를 소개한다. 꼬마둥이 머슴 자리지만 일도 할 수 있고 귀동냥으로 글도 배울 수 있는 너무나 귀한 자리인 것이다.
간절한 마음이 길을 여는 것일까? 정학수의 눈에 띄어 어렵게 글을 배우게 된 서리! 글을 읽고 해석하는 능력이 능숙해지자 스승 정학수는 이제 진짜 하고 싶은 일을 하라고 말한다. 하지만 서리의 앞길을 방해하는 강구와 심술궂은 김 도령, 서리를 경계하는 전기수 최칠복 때문에 전기수가 되는 길은 쉽지만은 않다. 게다가 서리에겐 절대 들켜선 안 되는 비밀이 하나 있다. 서리는 앞을 가로막는 운명과 간절한 꿈 사이에서 어떤 선택을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