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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암 어르신, 어디 가세요?

연암 박지원을 모시고 열하를 다녀온 시종 창대의 일기


  • ISBN-13
    979-11-6810-218-7 (43810)
  • 출판사 / 임프린트
    주식회사 태학사 / 주니어태학
  • 정가
    14,000 원 확정정가
  • 발행일
    2023-11-24
  • 출간상태
    출간
  • 저자
    차지애
  • 번역
    -
  • 메인주제어
    어린이, 청소년, 학습
  • 추가주제어
    역사, 고고학
  • 키워드
    #연암 #박지원 #창대 #열하일기 #창대의 일기 #청나라 #여행기 #어린이, 청소년, 학습 #역사, 고고학
  • 도서유형
    종이책, 무선제본
  • 대상연령
    모든 연령, 청소년
  • 도서상세정보
    148 * 215 mm, 212 Page

책소개

 

양반의 시각에서 벗어나, 서민의 눈으로 본 역사적 상상력

 --------------------------------------------------

‘그 유명한 《열하일기》가 한 편 더 있다고?’

박지원의 《열하일기》를 뛰어넘는,

경마잡이 창대의 생생하고 흥미진진한 

청나라 여행기 

〈2023년 우수출판콘텐츠 선정작〉

 

 

《열하일기》는 연암 박지원이 남긴 가장 뛰어난 우리 고전 가운데 한 편이다. 

이러한 고전 중의 고전을 뛰어넘는 숨은 명작이 있었으니, 《창대의 일기》가 바로 그것이다. 

《연암 어르신, 어디 가세요?》는 2081년, 연암의 청나라 여행길에 함께한 시종 창대가 한글로 쓴 《창대의 일기》라는 가상의 여행기가 발견되었다는 상상에서 시작된다. 

풍부한 도판 및 삽화를 곁들인 이 책은 1780년의 청나라 풍경과 풍속을 생생하게 그리고 있다.  

당대 조선을 살아가는 서민의 눈으로 청나라 문물을 관찰하는 섬세함, 나아가 창대나 장복이 같은 노비들의 노고가 있었기에 《열하일기》 같은 작품도 탄생할 수 있었다는, 역사의 새로운 의미까지 전해 준다. 

당돌하지만 씩씩한 창대의 말고삐를 따라 산 넘고 물 넘어 조선 후기의 청나라로 떠나 보자! 

목차

지은이의 말 06

 

프롤로그 2081년 3월 4일 우리 집에 난리가 났다! 10

 

1장 압록강을 건너 청나라로! 25

1780년 6월 24일 압록강을 건너다 27

1780년 6월 27일 책문에 도착하다 40

1780년 6월 28일 청나라의 벽돌집을 보다 50

1780년 7월 1일 투전판과 깃털 없는 닭을 구경하다 56

1780년 7월 2일 청나라에서는 동물보다 농사가 우선이다 61

1780년 7월 7일 물살 센 청나라 강을 건너다 65

 

2장 드디어 심양에 왔다! 69

1780년 7월 10일 심양에 도착하다 71

1780년 7월 12일 낙타를 구경하다 76

1780년 7월 13일 참외 할머니를 만나다 82

1780년 7월 14일 청나라 저잣거리를 구경하다 93

 

3장 심양에서 산해관으로! 101

1780년 7월 15일 청나라 시장을 구경하다 103

1780년 7월 18일 고교보에 도착하다 105

1780년 7월 22일 관제묘에 들르다 111

1780년 7월 23일 재주 부리는 여자아이들을 만나다 117

 

4장 산해관을 지나 연경으로! 121

1780년 7월 26일 산해관을 통과하다 123

1780년 7월 28일 고려보를 지나치다 133

1780년 8월 1일 연경에 도착하다 137

1780년 8월 2일 사신 일행의 선물을 구경하다 141

 

5장 열하를 향하여! 145

1780년 8월 5일 열하를 향해 길을 떠나다 147

1780년 8월 6일 백하를 건너다 158

1780년 8월 7일 만리장성을 만나다 163

1780년 8월 8일 하루 만에 연암 어른을 다시 뵙다 172

 

6장 열하가 바로 여기야! 177

1780년 8월 10일 열하에 도착하다 179

1780년 8월 11일 장터에서 술자리를 벌이다 185

1780년 8월 13일 청나라 말을 구경하다 191

 

7장 다시 연경으로! 197

1780년 8월 17일 연경으로 돌아가다 199

1780년 8월 18일 백하를 다시 건너다 202

1780년 8월 19일 청나라 감을 먹어 보다 204

1780년 8월 20일 연경에 돌아오다 206

 

에필로그 1805년 10월 20일 연암 어른께서 돌아가셨다! 210

본문인용

“기자 여러분. 여기 있는 이 《창대의 일기》는 정말 대단한 자료입니다. 우리 역사상 최초로 노비가 기록한 일기니까요. 그런 일기를 남긴 창대라는 어른은 역사에 반드시 기록해야 합니다. 그뿐이 아닙니다. 노비 출신이면서도 후대를 위해 귀한 기록을 남긴 어른의 유물을 오늘날까지 안전하게 보존해 온 김씨 가문에게도 큰 박수를 보내야 할 것입니다. 제가 보기에는 김청규 씨 가문이야말로 진정 뛰어난 가문입니다. 노비로 태어났지만, 신분의 한계를 뛰어넘어 공부하고 좋은 글을 남긴 조상을 두었으니 말입니다.”

“짝짝짝!”

한 기자가 박수를 치기 시작했다. 그러자 여기저기서 박수 소리가 이어졌고, 결국 온 집안이 박수 소리로 들썩였다.

“맞습니다. 천민으로 태어나 이 귀한 기록을 남긴 창대 어른과, 그 귀한 자료를 300년 가까이 온전히 보존해 온 김씨 가문에 감사드립니다.”

처음 박수를 치기 시작한 기자가 소리 높여 말했다.

-21~22쪽

 

오늘에야 비로소 청나라에 발을 들여놓았다. 아, 엄밀히 말하면 아직 청나라가 아니다. 우리 조선과 청나라 국경 사이에는 아무도 살지 않는 땅이 있다. 그러니 이곳은 그 어느 나라도 아닌 셈이다. 

내가 모시는 분 이름은 박지원으로, 우리는 ‘연암 어른’이라고 부른다. 이분은 벼슬아치도 아닌데, 집안이 워낙 좋다. 말 그대로 양반 가문이다. 이번에 청나라에 가는 사신을 이끄는 분은 연암 어른의 팔촌 형님인 박명원 어른이다. 연암 어른은 그 덕에 따라가게 된 것이다. 청나라에 왜 가느냐고? 청나라 황제인 건륭제의 일흔 살 생신을 축하하러 가는 거다.

-32쪽

 

하나 더 놀랄 만한 것은 청나라 집들은 대부분 벽돌로 지었다는 사실이다. 우리나라에서 벽돌은 정말 귀하다. 연암 어른 따라서 갔던 궁궐이나, 양반네 큰 집에서 가끔 보았을 뿐이다. 그 대신 우리나라 집들은 황토와 돌로 짓는 게 일반적이다. 아, 양반네 집은 좋은 나무로 짓고. 그런데 청나라 집들은 대부분 벽돌집이다. 어디서 그 많은 벽돌을 만드는지 궁금했는데, 오늘 벽돌 만드는 곳을 지나쳐 왔다. 벽돌 만드는 곳은 생각보다 넓었다. 한쪽에는 벽돌 굽는 가마가 있고, 다른 쪽에는 벽돌을 빚기 위한 흙이 산처럼 쌓여 있다. 넓은 마당에서는 수십 명이 웃통을 벗어젖힌 채 진흙을 물로 이겨 벽돌 모양으로 빚어 가지런히 놓고 있었다. 그렇게 말린 후 가마에 굽는 듯하다.

-51쪽

 

“어르신, 이곳에는 수레가 참 많습니다요. 그런데 왜 우리나라에서는 수레를 사용하지 않나요?”

장복이가 어른께 묻는다. 장복이도 나랑 같은 생각을 한 게 분명하다. 어린 녀석이 꽤나 똑똑한데.

“장복이가 중요한 사실을 깨달았구나. 맞아, 청나라에는 수레가 많은데, 우리 조선에는 수레가 별로 없지. 그러다 보니 문물을 운반하는 데도 어려움이 많지. 문물이 교류하지 않으면 지방마다 물건값도 들쑥날쑥하기 마련이다. 이곳에는 대추가 남아도는 데 비해 저곳에는 대추가 부족할 테니 말이다.

그런데 수레를 사용하려면 꼭 필요한 것이 있단다. 그게 무어라고 생각하느냐?”

당연히 수레와 수레를 끌 말이나 소가 있어야지.

“수레도 있어야 하고, 말이나 소도 있어야지요.”

나는 의기양양해서 대답했다. 이제 칭찬만 들으면 된다.

“그거야 당연하지. 그러나 더욱 중요한 것이 있단다. 바로 수레가 다닐 수 있는 길을 닦는 거야. 또 모든 수레의 너비가 똑같아야 한다.

그래야 어떤 수레건 길을 갈 수 있잖겠느냐. 그런데 우리 조선의 길은 좁은 곳도 있고 넓은 곳도 있으니 수레가 갈 수 있는 길도 있고, 갈 수 없는 길도 있다. 게다가 수레 너비가 각기 다르니, 어떤 수레는 갈 수 있다고 해도 또 다른 수레는 갈 수 없지. 그래서 수레를 사용하려면 수레 너비를 통일하고, 그런 수레가 다닐 수 있는 길을 닦아야 한다. 안타깝게도 우리 조선의 길은 수레가 다니기에 아직 불편하지. 이것이 조선에서 수레를 많이 사용하지 못하는 까닭이란다.”

-83~84쪽

 

또 한곳을 지나는데, 이 마을에서는 우리 일행을 반가이 맞는다.

‘왜 이리 우리를 반가워하는 거지?’

의문을 품었는데, 이내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이 마을은 곳곳에서 털모자를 만들고 있다. 지금까지 오면서 많이 보았던 양털을 이용해 만드는 것이다. 그런데 이 마을에서 만드는 털모자 대부분을 조선 상인들이 사 간다고 한다.

아하, 우리나라에서는 양을 키우지 않는데도 털모자가 많은 것이 이 때문이구나. 조선 상인들이 이곳에서 털모자를 사다가 우리나라에서 파는 거다.

가게마다 털모자를 수북이 쌓아 놓고 판다. 지금은 여름이 끝나 갈 무렵인데 왜 이리 털모자가 많은 거지? 옆에 있던 마두 어른이 내 마음속을 열어본 듯이 말씀하신다.

“가을에 바람이 쌀쌀해지면 털모자를 써야 하니까 지금부터 조선 상인들이 이곳을 찾지. 이곳에서 털모자를 사서 조선으로 들어가면 벌써 가을이잖아. 앞으로 이곳을 찾는 조선 상인들이 훨씬 늘어날 거야. 겨울에 우리가 쓰는 털모자는 모조리 청나라 것이지. 그러니 얼마나 많은 은전이 청나라로 가는지 모른다고. 우리도 털모자를 만들 수 있다면 은도 빼앗기지 않고 좋을 텐데.”

-114~115쪽

 

연경으로 들어오는 입구에는 강인지 바다인지 냇물인지 모를 물길이 있었다. 강이라면 물길 양편에 기슭도 있고 나무도 있고, 또 구부러지기도 할 것이다. 그런데 이 물길은 양편에 아무것도 없이 똑바르다. 게다가 나무도 없어서 꼭 길처럼 쭉 뻗은 모양이었다.

“참 이상한 물길이에요. 물길이 이처럼 똑바로 뻗다니. 우리나라에는 이런 강이나 물길이 없는데.”

그러자 이번에도 잘난 체하는 어른이 말씀하신다.

“허허, 이 녀석. 보기는 제대로 보았구나. 으흠, 이건 강이 아니고 운하라는 것이다. 알겠느냐?”

“운하요?”

난생처음 들어보는 말에 나도 모르게 물었다.

“그래, 운하. 운하란 무엇인가 하니, 배가 다닐 수 있게 길을 낸 후 그곳으로 물을 통하게 한 것이다. 그러니까 물이 흐르는 길인 셈이지.”

“그럼, 사람이 만든 강이나 마찬가지인가요?”

“어, 너 참 똑똑하구나. 맞다, 사람이 만든 강이지.”

연암 어른이 똑똑하다고 하셨으니, 나는 연암 어른보다 더 뛰어난 인물이 틀림없다. 나중에 고향에 가서 옥년이에게 이 말을 꼭 전해야지.

-137~138쪽

 

‘왜 이곳에서는 말로 짐을 나르지 않을까?’

맞다. 우리나라에서는 말을 이용해 가장 많이 하는 일이 짐을 실어 나르는 것이다. 소를 이용하기도 하지만, 힘센 말이 짐 나르기에 더 좋다. 말을 타는 사람도 있지만 그건 양반들에게나 해당한다. 양반들도 말을 타고 달리는 것이 아니라, 나 같은 경마잡이가 고삐를 잡고 천천히 걸을 뿐이다. 그러니 청나라처럼 말 타고 들판을 달리는 일은 상상하기도 힘들다.

반면에 청나라에서 말은 대부분 사람이 타는 데 사용한다. 짐은 수레를 이용해 나르는 경우가 많다. 수레는 나귀나 소가 끄는 경우가 많고 말이 끌기도 한다. 그러나 말에게 짐을 싣는 경우는 본 적이 없다.

또 이곳 말들은 우리나라 말보다 훨씬 크다. 그러니 달리기도 잘하고 힘도 셀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너무 큰 말은 양반들이 타기에 힘들다. 그래서 조랑말을 선호한다. 그러나 조랑말은 속도도 느리고 힘도 약하다. 만일 예전처럼 오랑캐들과 전쟁이라도 치른다면 조랑말 타고 싸워야 할 텐데 아무래도 이기기 힘들 듯하다. 갑자기 걱정이 밀려온다. 전쟁이 나면 오랑캐들이 조선의 예쁜 여자들을 끌고 간다는 말을 들었는데, 그럼 우리 옥년이도 끌려갈 것이다. 조선에 돌아가면 나라도 튼튼한 말을 키워서 적의 침략에 대비해야겠다.

-193~194쪽

 

우리나라에서는 말에게 여물을 먹인다. 여물은 말이나 소에게 먹이기 위해 말려서 썬 짚이나 마른 풀을 가리키는데, 대부분 이것을 익혀서 먹인다. 나는 삶은 콩이나 끓인 죽을 말에게 먹인다.

그런데 청나라에서는 말과 소들이 그냥 언덕의 풀을 뜯어 먹고산다. 우리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왜 말들에게 익힌 음식을 먹이지 않나요?”

궁금한 나는 말을 끌고 가는 사람에게 물어보았다.

“말은 익힌 음식을 좋아하지 않아. 익힌 음식을 먹고 온종일 달리면 열이 나서 병이 걸리기 쉽지. 또 한 끼만 굶어도 기운을 못 써. 또 말은 찬물을 먹여야 정강이도 튼튼해지고 발굽도 단단해지지. 말은 달리는 것이 일이니까 다리가 튼튼해야 하거든. 조선에서는 말에게 익힌 음식을 먹이나?”

“그렇습니다.”

“어허, 그럼 안 돼. 말에게는 찬 음식을 먹여야 해. 알겠어?”

-194~195쪽

 

드넓은 길이 펼쳐졌는데, 그 길이 정말 멋지다. 길 한가운데에는 말이 달릴 수 있도록 또 다른 길을 닦아 놓았다. 그러니까 길 가운데 또 다른 길이 있는 셈이다.

“이 잘 닦인 길은 뭐예요?”

내가 어른 경마잡이께 물어보았다.

“어, 이건 치도(馳道)라고 하는 거야. 예전에도 한 번 본 적이 있지. 치도는 황제가 말을 타고 달릴 때 사용하는 길인데, 황제가 가지 않을 때는 말이 달리기도 하지. 어때, 정말 멋지지 않냐?”

“정말 멋져요. 우리나라에도 이런 길을 놓으면 좋을 텐데……”

“그런 말 하지 마라. 이 길 놓으려면 얼마나 힘든 줄 아느냐? 내가 예전에 길 닦는 걸 본 적이 있는데, 수많은 장정이 나서서 흙을 깎고 다듬어 반반하게 만들더라. 그뿐이 아니야. 그렇게 다듬은 길을 맷돌로 다지고 흙손으로 발라서 단단하고 반듯하게 만든다. 그러니 이처럼 똑바른 길이 길게 이어지는 거지. 얼마나 단단히 만들었는지, 비가 와도 눈이 와도 꺼지지 않지.”

-200쪽

 

청나라를 다녀온 지 두 해가 지나 옥년이와 혼인을 한 후 순길이와 홍선이를 낳아 기르는 재미야 더할 나위 없이 컸다. 순길이가 자라면서 아버님이 그러했듯이, 나 역시 순길이가, 그 후에는 홍선이도 공부를 했으면 하고 바랐다.

그러나 세상일이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아버님 시대에도 그랬고, 내 시대에도 그랬으며, 순길이나 홍선이 시대에도 하인으로 태어난 사람이 공부하기란 쉽지 않았다.

그러나 나는 결코 포기하지 않는다. 지금은 어려울지 모르지만 순길이가 어른이 될 무렵에는 누구나 공부할 수 있을 것이다. 만일 그때도 안 된다면 순길이 자식이 태어나 자랄 때는 될 것이다. 그때도 안 되면 순길이 손주가 자랄 때는 분명 될 것이다.

많은 공부를 하지는 못했지만, 틈틈이 공부한 끝에 다음과 같이 깨달았기 때문이다.

“세상은 나날이 발전할 것이고, 발전한다는 것은 누구나 공부해서 자기가 뜻하는 바를 이룰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 사람으로 태어난 이상 누구든 공부를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

-212쪽

서평

“정말 창대라는 분이 쓴 글 맞습니까?”

어느 날 우연히 발견된 조상의 유산

 

이 책은 2081년 3월 4일, 300년 전에 쓰인 《창대의 일기》라는 책이 우연히 발견되었다는 상상에서 시작된다. 《창대의 일기》는 너무나 유명한 《열하일기》를 쓴 연암 박지원의 말고삐를 잡고 함께 청나라로 향한 시종 창대가 쓴 여행기이다. 

흔히 노비는 글을 쓸 수 없다고 생각하지만, 한글로 쓰인 이 작품은 여러모로 의심의 여지 없이 연암의 《열하일기》에 뒤지지 않는 숨은 명작이었다! 후손들은 뜻밖의 발견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기자회견장에는 기자들이 구름같이 몰려와 이 놀라운 발견에 질문 공세와 카메라 플래시 세례를 퍼붓는다. 연암의 눈이 아닌, 나이와 신분 등 어느 모로 보나 그와 너무나 다른 창대의 눈으로 본 청나라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말 아래에서 본 청나라의 생생한 풍경과 

모험담에 가까운 연암 일행의 좌충우돌 여행길

 

이 책은 《열하일기》의 여정을 그대로 따라가고 있기에, 평소 《열하일기》를 읽고 싶었지만 차마 엄두를 내지 못했던 청소년이나 어른도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알찬 ‘《열하일기》 안내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즉, 소설 형식을 빌렸지만, 《열하일기》에서 벗어나는 내용은 단 하나도 없는 철저함 위의 상상력을 펼치고 있다. 

 

연암 일행은 청나라를 여행하며 조선에서는 보지 못하는 온갖 진귀한 것들을 만난다. 

벌거벗은 닭과 낙타도 구경하고, 청나라 감을 맛보며 색다른 문화를 체험한다. 

잘 발달된 수레와 도로, 운하를 보며 청나라의 문물이 조선보다 앞선다는 사실을 깨닫기도 한다. 하지만 이 여행의 최종 목적지인 열하에 당도하는 것이 쉬운 일만은 아니었다. 자동차도 비행기도 없던 시절, 며칠이나 걸려 머나먼 중국 땅에 간다고 생각해 보라! 그래서 가는 길마다 크고 작은 사고가 끊이지 않는 이 책은 단순한 여행기가 아니라 모험담처럼 읽히기도 한다. 

이 책에는 삽화와 도판이 풍부하게 실려 있어 《열하일기》를 이해하는 데도 큰 도움을 준다. 

여러 페이지에 걸쳐 수록한 〈청명상하도〉라는 작품은 규모로 보나 역사적 가치로 보나 중국에서는 국보 1호로 취급하는 대단한 그림이다. 그만큼 당대의 중국 사회를 한눈에 볼 수 있지만 그동안 쉽게 볼 수 없었던 이 그림을 상세히 소개한 책은 이 책이 처음일 것이다! 

 

“연암 어른보다 내가 낫지!”

창대가 없었다면 《열하일기》가 있었을까?

 

이 책의 주인공은 우리가 익히 아는 연암 박지원이 아니라 그의 시종인 창대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청나라의 흥미로운 풍속뿐 아니라 노비라는 신분에도 당당함을 잃지 않는 창대의 당돌함이 눈에 띈다. 창대는 자신이 모시는 어른임에도 아니다 싶으면 연암 선생에게 거침없이 바른말을 하지를 않나, 때로는 그를 대놓고 놀리기도 한다. 

그런데 어린아이처럼 보이는 창대도 가끔 깜짝 놀랄 만한 생각을 하기도 하고, 무서움에 떠는 연암이 탄 말의 고삐를 잡은 채 유독 물살이 센 청나라의 강을 씩씩하게 건너곤 한다. 이런 창대는 그의 눈에 비친 청나라와 여행 중에 떠오른 생각을 《창대의 일기》로 남겼고, 신분이 높고 책을 여러 권 읽어야만 길이 남을 만한 글을 쓸 수 있는 것은 아님을 증명했다! 

기나긴 여정 내내 연암 선생을 위해서라면 온갖 고생을 마다하지 않은 창대의 여행기를 읽고 나면, 지금까지 전해 내려오는 《열하일기》 같은 작품도 창대나 장복이 같은 시종들의 노고가 아니었더라면 세상에 나올 수 있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저자소개

저자 : 차지애
대학에 입학한 후, 사회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관심을 가지면서부터 다양한 독서를 시작했습니다. 학교 도서관 앞 호수에서 또 다른 세상을 바라보는 상상력을 키웠고, 그 힘을 바탕으로 고전을 새롭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열하일기》를 읽다가 불현듯, 역사에서 소외된 청소년의 삶이 가슴에 박혔습니다. 《연암 어르신, 어디 가세요?》는 그런 깨달음을 이제껏 키워 온 상상력으로 표현한 작품입니다. 열심히 썼지만, 막상 2023년 우수출판콘텐츠 제작 지원 사업에 선정되었다는 소식을 듣고는 깜짝 놀란 기억이 새롭습니다. 막힘없이 상상하고 열심히 공부한 결과를 인정해 주신 듯해서 참으로 기쁘게 여기고 있습니다. 지금은 두 아이 엄마로 열심히 공부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림작가(삽화) : 송진욱
성균관대학교에서 화학을 전공하였으나 그림이 좋아서 그림을 그리며 살고 있습니다.
그린 책으로는 《열세 살의 품격》, 《SNS에서 찾은 연대 이야기》, 《법 따라 나이 따라》, 《미리 알면 든든해 만화 고전 시가》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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