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와 국토의 불평등을 해결하고
지속가능한 도시를 건설하기 위한 길 제시
오늘날 우리나라의 도시는 수도권 과밀과 지역 간 불균형 심화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 책은 수도권을 제외한 다른 지역이 소멸 위기에 처한 원인을 일제강점기에 이루어진 강제적인 도시 근대화와 이후 추진된 급속한 경제개발 과정에서 찾는다. 일제강점기에 시작된 지역 간 격차가 해방 이후 더욱 심화되었고 그 결과 국토 전반의 불균형발전이 고착되었다고 이 책은 진단한다.
이 책은 대한민국의 동력을 저해하고 국민 갈등을 야기하는 심각한 국토 불균형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도시 공간의 패러다임을 획기적으로 바꾸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도시 공간을 경제 발전의 도구로 바라보는 인식에서 벗어나 도시의 정체성과 지속가능성을 중심으로 도시를 개발해야 하며, 이를 위해 정부가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한 공공을 중심으로 공간을 조성한 유럽, 일본, 미국 도시의 사례들을 통해 도시 개발의 대안을 모색하고 올바른 개발 방향을 제안한다.
공공성과 다양성 대신 사업성과 획일성이 중시되는 한국의 도시
오늘날 우리나라의 도시는 일부 세력이 개발 이익을 독점하고 투기세력이 아파트 중심의 공간을 조성하면서 인구, 기업 등 모든 자원이 수도권으로 집중되고 지방도시는 쇠락일로를 걷는 상황에 처하게 되었다. 이 책은 수도권을 제외한 다른 지역이 소멸 위기에 처하게 된 원인을 일제강점기에 수탈과 침략을 목적으로 추진된 강제적인 도시 근대화, 이후 급속도로 이루어진 효율 중심의 경제개발 과정에서 찾는다. ≪광주일보≫ 기자로 도시 및 지역 개발을 20여 년간 연구해 온 저자는 일제강점기에 시작된 지역 간 격차가 해방 이후 더욱 심화되었고 그 결과 국토 전반의 불균형발전이 고착되었다고 분석한다.
저자는 지역 차별을 조장하고 국가의 동력을 저해하는 국토 불균형과 도시 공간의 왜곡을 바로잡기 위해서는 도시 공간의 패러다임을 획기적으로 바꾸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특히 도시가 지닌 고유의 경관과 역사성, 정체성, 지속가능성을 중심으로 도시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도시 공간을 경제 발전의 도구나 효율의 상징으로 바라보는 획일적인 인식에서 벗어나 지방자치와 분권의 사고로 전환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부동산 시장이 되어버린 도시 공간의 개발 패러다임을 전환하라
해방 이후 우리나라 경제 정책에서는 효율과 성과가 무엇보다 중요했다. 따라서 일제가 특정 공간에 편중해서 구축해 놓은 철도, 항만, 도로 등의 기반시설을 더욱 고도화하는 데 집중했다. 그 결과 특정 지역만 특혜를 얻는 개발 방식이 만연해졌고, 도시는 사유화, 양극화, 분절화의 길을 걷게 되었다고 저자는 진단한다.
이 책이 특히 주목하는 것은 도시 개발에서의 정부의 역할이다. 그간 정부는 부동산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행정적·재정적 수단은 물론 세제·금융 혜택까지 동원해 왔다. 저자는 도시를 경제 성장의 수단으로 삼아온 그간의 정부 정책을 비판하면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국토 균형발전을 국정의 최우선 과제로 삼아 특정 지역에 재정을 집중하는 예산 운용 방식을 전면 혁신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국토 불균형이 해결되면 부동산 투기, 주거 양극화, 낮은 출산율 등의 문제도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한편 저자는 유럽과 미국, 일본의 도시 사례를 제시함으로써 도시 공간에 대한 계획과 개발에서 공공성을 우선시하는 것, 적절한 규제를 가하고 개발 이익을 환수하는 것, 공공공간을 확장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국토 불균형 시대에 올바른 도시 정책을 제안하는 이 책의 구성과 내용
제1장 ‘일제강점기의 근대식 도시 개발’에서는 우리나라에서 개발이라는 개념이 도입된 시기로 돌아가 개발이 어떻게 시작되었는지를 살펴본다. 이를 위해 일제강점기에 일본이 수탈과 대륙 침략을 목적으로 도시를 개조해 나간 과정을 추적하고, 일제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도입한 법과 제도가 우리나라 도시에 미친 영향을 분석한다.
제2장 ‘해방 이후의 난개발과 공급 위주의 촉진 개발’에서는 해방 이후 1960년까지 발생한 공간 문제들을 정리하고, 지방자치단체와 중앙정부가 어떻게 이들 문제에 대응했는지 살펴본다.
제3장 ‘광주를 통해 본 오늘날의 도시 개발’은 광주와 전남에서 발생한 도시 문제에 대해 저자가 20여 년간 작성한 기사를 근거로 집필한 것으로, 수도권 도시와 지방도시 간에 공공 서비스 격차가 갈수록 커지고 도시 내에서도 거주 공간의 질적 차이를 둘러싼 갈등이 점차 심해지고 있는 현실을 꼬집는다.
제4장 ‘심각한 국토 불균형,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에서는 정부의 균형발전 정책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거품, 지방 소멸, 공동체 붕괴 같은 문제들이 왜 더욱 강화되는지, 국토 균형발전을 위해 국가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인지 분석한다.
제5장 ‘유럽과 미국의 도시 개발 역사’에서는 도시문제에 직면해 서구 선진국이 채택한 운영 시스템을 분석하고, 이들 도시가 공공 개입과 공공시설 설치를 통해 도시계획의 정당성을 확보해 나간 과정을 살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