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서 하는 일을 잘하기까지 해야 하나요?
모든 취미가 성과가 되는 시대,
‘그냥 좋아서 하는 사람’으로 살아가기.
완벽주의에 지친 사람들에게 건네는 유쾌한 ‘아마추어 선언’
우리는 언제부터 좋아하는 일마저 잘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되었을까? 러닝을 시작하면 기록을 단축해야 하고, 뜨개질을 배우면 그럴듯한 스웨터를 완성해야 하고, 요리를 좋아하면 멋진 플레이팅까지 잘해야 한다. 취미로 무언가를 배우면 언젠가는 전문가 수준의 결과물을 만들어내야 할 것만 같다. 소셜 미디어에는 멋진 작품과 놀라운 성취가 넘쳐나고, 평범한 취미조차 자기계발의 수단이나 부업의 기회가 되곤 한다. 못하는 채로 계속 좋아하면 안 되는 걸까? 일을 잘하는 것만으로도 모자라 노는 시간까지 생산적이어야 한다는 압박 속에서 우리는 정작 무언가를 좋아하는 마음, 그 자체의 즐거움을 잊어버린 것은 아닐까.
이 책 『아마추어의 반란』은 바로 이러한 질문에서 출발한다. 작가이자 사진작가, 강연자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해온 캐런 월런드는 무엇이든 잘해야 한다는 완벽주의와 성과 중심의 문화에 반기를 들며, 아무런 성취나 보상을 기대하지 않고 좋아하는 일을 하는 ‘아마추어 정신’을 제안한다.
저자는 이 책에서 직접 도자기를 빚어보고, 피아노를 치고, 은하수 사진 찍기에 도전하고, 서핑을 배우지만 이 책에는 놀라운 재능을 발견하거나 마침내 전문가 수준에 도달하는 감동적인 성공담 같은 건 없다. 대신 삐뚤어진 그릇과 서툰 연주, 파도에 휩쓸린 몸뚱이가 남는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모든 경험이 즐겁다. 아마추어는 전문가가 되지 못한 미숙한 사람이 아니라, 그저 무언가를 좋아해서 하는 사람이다. 잘하지 못해도, 끝까지 해내지 못해도, 다른 사람에게 인정받지 못해도 좋아하는 일을 즐길 자격은 충분하다. 『아마추어의 반란』은 끊임없이 더 나은 자신이 되라고 요구하는 세상에서 굳이 더 나아지지 않아도 괜찮다고, 때로는 서툰 채로 머무르는 시간이 우리 삶을 더욱 풍요롭게 만든다고 이야기하는 책이다.
도자기 공예부터 서핑, 피아노, 은하수 사진까지
서툰 경험이 가르쳐준 일곱 가지 즐거움
저자는 이러한 주장을 말로만 전하지 않는다. 스스로 완전한 아마추어가 되어 여러 가지 새로운 활동에 뛰어든다. 도자기 공예를 배우며 삐뚤빼뚤한 그릇을 만들고, 수영장에서는 서툰 동작으로 물살을 가르며, 오랫동안 손을 놓았던 피아노 앞에서는 예전처럼 연주하지 못하는 자신을 마주한다. 서핑을 배우다가 파도에 휩쓸리고, 처음 보트를 타보면서 두려움을 느끼며, 은하수 사진을 찍으러 나섰다가 예상치 못한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당혹감과 망연자실을 오가던 저자는 도자기 공예를 배우던 중 한 친구가 비뚤어진 그릇을 두고 ‘결점’이 아니라 ‘다름’이라고 말하는 것을 듣는다. 그렇게 조금씩 저자는 완벽하지 않은 결과물을 바라보는 시선을 바꾼다. 중요한 것은 남들이 보기에 얼마나 훌륭한 작품을 만들었는지가 아니라, 그 일을 하는 동안 자신이 무엇을 느끼고 발견했는가 하는 점이다.
책은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의도적인 아마추어 정신의 일곱 가지 속성’을 소개한다. 호기심, 마음챙김, 자기 자비, 놀이, 안전지대의 확장, 연결, 경이로움이 그것이다. 새로운 활동에 호기심을 갖고 도전하는 일은 익숙한 세계를 넓혀주고, 눈앞의 일에 몰두하는 시간은 복잡한 생각에서 벗어나 현재에 집중하도록 돕는다. 실수하거나 기대에 미치지 못했을 때 스스로에게 관대해지는 법을 배우고, 함께 취미를 즐기는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며, 평범한 일상에서 예상치 못한 경이로움을 발견하기도 한다.
저자는 자신의 경험뿐 아니라 다양한 취미를 즐기는 사람들과 전문가들의 이야기, 심리학 연구를 함께 살펴보며 아마추어 정신이 개인의 마음과 인간관계, 삶을 바라보는 태도에 어떤 변화를 가져오는지 보여준다. 책 말미에는 도자기 공예와 악기 연주부터 탐조, 정원 가꾸기, 천체 사진 촬영까지 새로운 관심사를 발견할 수 있는 200가지가 넘는 취미 활동 목록도 실었다.
전문가가 되지 않을 자유,
좋아하는 것들로 채워가는 삶
『아마추어의 반란』이 말하는 아마추어 정신은 노력하지 말자는 선언도, 전문성을 부정하는 주장도 아니다. 어떤 일은 잘하기 위해 노력할 수 있고, 또 어떤 일은 그저 좋아한다는 이유만으로 계속할 수 있다는 것이다. 모든 관심사를 하나의 목표로 수렴하거나 모든 경험을 성장의 발판으로 삼을 필요는 없다. 잠깐 배우다 그만둔 취미도, 끝내 능숙해지지 못한 활동도, 아무런 쓸모를 증명하지 못한 시간도 그 자체로 우리 삶의 일부가 된다. 오히려 그런 시간들이 쌓이면서 우리는 자신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고, 삶에 예상하지 못했던 기쁨과 여유를 들일 수 있다.
무엇보다 이 책은 취미를 잘하는 방법보다 좋아하는 마음을 잃지 않는 방법을 이야기한다. 인생을 더욱 풍요롭게 만드는 것은 대단한 성취만이 아니다. 삐뚤어진 그릇 하나, 서툰 연주 한 곡, 처음 도전한 활동에서 느낀 작은 즐거움이 때로는 우리를 더 행복하게 만든다. 좋아하는 모든 일에 전문가가 될 필요는 없다. 『아마추어의 반란』은 더 잘해야 한다는 부담을 잠시 내려놓고, 평생 아마추어로 남을 자유를 누려보라고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