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말]
내 삶의 기준을 내 안에서 다시 세우는 사람만이 세상의 변화에 흔들리지 않을 뿐 아니라, 세상을 움직일 수도 있다. 맹자의 반구저기는 인공지능이 세상을 주도하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하다. 남을 바꾸기에 앞서 먼저 자신을 돌아보고 바로 세우는 일, 그것이 맹자가 말한 가장 현실적인 변화의 시작이다.
세상에 좋은 스승이 없는 것이 아니라, 내가 좋은 스승을 알아보지 못하고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나는 살아오면서 많은 스승을 만났다. 그러나 아무리 훌륭한 스승을 만나더라도 자신을 닦지 않으면 더디게 성장할 수밖에 없었다. 나는 수년 동안 「반구저기」를 주제로 칼럼을 써 왔다. 그 뜻을 알면서도 그에 걸맞은 삶을 살아내지 못했던 시간도 적지 않았다. 환갑을 넘긴 지금에서야 비로소 아는 것을 넘어 실천하려 애쓰고 있다. 요즘은 세상이 온통 나의 스승으로 가득 차 있음을 느낀다. 풀 한 포기와 바람 소리, 물 한 모금까지도 내게는 모두 배움의 대상이다. 배울 것이 너무 많기에 하루하루가 즐겁다.
[책 속 내용]
일찍이 한비자는 자신에게 엄격해야 위엄이 선다고 했다. 권위는 강요한다고 생기는 것이 아니다. 사회적으로 인정받고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위엄과 신망, 존경할 만한 위세는 사람들의 마음에 저절로 생기는 것이다. 다른 사람에게만 엄격함을 요구해서는 권위는 절대로 생길 수가 없다. 먼저 자신에게 엄격해야 한다. 사람들로부터 신망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권위는 다른 사람을 억압하거나 무엇을 강요해서 생기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마음을 얻을 수 있도록 내가 변했을 때 생기는 것이다. 이제 우리 모두 권위적 인간이 되자.
-p. 50, ‘권위적 인간이 되자’ 중에서
율곡은 『격몽요결』 「독서장」에서 이치를 연구하기 위해 먼저 독서해야 하며, 독서하되 반드시 책 한 권을 선택한 후 충분히 뜻을 헤아리며 읽어 통달한 뒤 다른 책으로 바꿔 읽어야 하며, 다독에 빠져서 쓸데없이 힘을 소모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했다.
퇴계는 한 권의 책을 다 이해할 때까지 읽고 사유하기를 반복하여 그 책이 너덜너덜하고 해어져서 다른 사람들이 도저히 읽을 수가 없었다고 한다. 퇴계가 한 권의 책을 읽는 동안 열 권을 책을 읽은 사람이 많다. 그렇다고 해서 그들이 퇴계보다 뛰어났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율곡도 그렇다. 진실로 무엇을 했다, 많이 했다는 것보다는 어떻게 했다, 제대로 했다가 중요하다. 제대로 하는 힘은 앞으로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p. 59, ‘다독多讀이 다독多毒은 되지 않아야 한다’ 중에서
『한비자』 「안위」 편에, “듣기로 편작이 질병을 치료할 때는 칼로 뼈를 찔렀고, 성인이 위태로운 나라를 구할 때는 충성스러운 말로 군주의 귀를 거슬렀다고 한다.”라는 말이 나온다. 뼈를 찔렀으므로 몸에 통증은 있었지만 오래도록 이로움이 있었고, 귀를 거스르는 말을 했으므로 반감은 있었지만 나라에는 오래도록 복이 있게 되었다는 말이다. 심한 질병을 앓는 사람은 통증을 참아 내야 이롭고, 용맹하고 강인한 군주는 귀에 거슬리는 말이 그에게 복이 된다. 통증을 참아 냈으므로 편작이 자신의 의술을 다 펼칠 수 있었고, 군주가 귀에 거슬리는 것을 참았기 때문에 오자서는 충언할 수 있었다. 이것이야말로 건강하게 오래 살고 나라가 평안해지는 방법이다. 질병이 있으면서도 고통을 참지 못한다면 편작의 의술이 효과를 잃게 될 것이고, 나라가 위태로운데도 귀에 거슬리는 소리를 피한다면 옳은 길을 잃게 될 것이다.
-p. 79, ‘비판이 즐거운 사회’ 중에서
다양한 시각으로 바라봤을 때 진실은 그 모습을 드러낸다. 시각이 단순할수록 진실은 멀어지고 진실 아닌 것이 진실이 될 가능성이 커진다. 참된 인간은 진실을 꿰뚫어 보고 합리적으로 말하고 행동한다. 합리적으로 말하고 행동하는 사람들이 많을수록 세상은 평온하고 사람과 사람 사이는 조화롭다. 주자는 책을 읽을 때는 마음을 가라앉히고 깊이 생각하여 이랬다저랬다 자꾸 고쳐 가면서 읽어야 한다고 했다. 반복은 꼭 책 읽기에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자신과 세상의 많은 일을 다양한 시각으로 바라보고 이해한다면, 우리 사회 또한 한층 더 성숙해질 것이다.
-p. 108, ‘반복이 필요한 시대’ 중에서
대화는 반드시 상대가 있기 마련이다. 따라서 대화를 할 때는 상대를 고려해야 한다. 상대를 고려하지 않는 대화는 하지 않는 것보다 못할 때가 있다.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서 발생하는 상처의 70%는 말로 인한 것이라고 했다. 똑같은 말을 하더라도 어떻게 말하느냐에 따라서 그 말을 듣는 사람의 마음은 크게 다를 수 있다. ‘홍생아사’에서 역부가 무심코 던진 말에 세 사람은 굶어 죽는 길을 택하였다.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다는 말이 있다. 천 냥 빚은 갚지 못할지라도 가능하면 상대방의 마음에 상처를 주는 말은 하지 않는 게 좋겠다.
-p. 134, ‘말이 주는 상처는 칼보다 깊다’ 중에서
『맹자』 「이루상」 편에 행하여도 얻지 못하면 자기 자신에게서 잘못을 찾을 것이니, 자기 몸이 바르면 천하가 저절로 자기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했고, 『논어』 「위령공」 편에서도 군자는 허물을 자기 자신에게서 찾고 소인은 허물을 남에게서 찾는다고 했다.
모든 일의 근원에는 나 자신이 있다. 그러므로 일이 잘못되었다면 그렇게 된 원인이 나에게 있으므로 문제 해결의 답도 나에게서 찾아야 한다. 그런데도 남 탓을 한다면 문제 해결은커녕 문제를 더 키우게 될 것이다.
-p. 175, ‘잘되면 내 탓 잘못되면 남 탓’ 중에서
노마지지, ‘늙은 말의 지혜’는 하찮아 보이는 것일지라도 장점이나 지혜가 있음을 이르는 말이다. 요즘은 ‘경험으로 축적한 지혜’라는 뜻으로도 쓰인다. 누구도 모든 지혜를 가질 수는 없다. 그러니 지혜는 나누고, 모르는 건 물어야 한다. 묻는 건 수치가 아니다. 진짜 부끄러운 건 모르는 걸 아는 척하는 거다. ‘척’ 하면 얻는 것은 적고 잃는 것은 많다.
‘뒷방 늙은이’라는 말이 있다. 주로 실권 없는 노인을 비하하는 뜻으로 사용되고 있다. 여기서 실권은 주로 경제적 능력을 의미한다. 그러나 노인에게는 경제적 능력보다 더 큰 자산이 있다. 바로 연륜이다. 연륜은 긴 시간 동안 삶을 살아오며 축적된 경험과 지혜의 산물이다. 경험이 쌓인 사람의 지혜는 돈을 주고도 살 수 없다. 그러니 헛되이 버려서는 안 된다.
-p. 205, ‘노마지지老馬之智, 연륜의 가치’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