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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진 아이들의 집, 피렌체의 인노첸티 - 평면표지(2D 앞표지)
버려진 아이들의 집, 피렌체의 인노첸티 - 입체표지(3D 표지)
버려진 아이들의 집, 피렌체의 인노첸티 - 2D 뒤표지

버려진 아이들의 집, 피렌체의 인노첸티

르네상스와 함께 만개한 돌봄 혁명


  • ISBN-13
    978-89-92055-84-0 (03900)
  • 출판사 / 임프린트
    도서출판 아고라 / 도서출판 아고라
  • 정가
    22,000 원 확정정가
  • 발행일
    2026-10-20
  • 출간상태
    출간
  • 저자
    조지프 루치
  • 번역
    박희원
  • 메인주제어
    사회사, 문화사
  • 추가주제어
    역사 , 예술일반 , 유럽사: 르네상스 , 아동기
  • 키워드
    #사회사, 문화사 #역사 #예술일반 #유럽사: 르네상스 #인권 #건축사
  • 도서유형
    종이책, 무선제본
  • 대상연령
    모든 연령, 성인 일반 단행본
  • 도서상세정보
    137 * 210 mm, 320 Page

책소개

유럽 최초의 보육원, 인노첸티의 역사를 통해 본

‘아동’과 ‘돌봄’의 탄생

이탈리아 피렌체를 찾는 사람이라면 산티시마 안눈치아타 광장의 오스페달레 델리 인노첸티를 그냥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필리포 브루넬레스키가 설계한 이 건물은 르네상스 건축 양식을 구현한 최초의 건물로 일컬어진다. 완벽한 대칭을 자랑하는 질서정연한 기둥과 둥근 아치, 그 위에 장식된 강보에 싸인 아기들의 모습은 피렌체를 대표하는 풍경으로 손꼽힌다. 그리고 이 아름다운 건축물 안에는 빈곤과 강간, 노예제의 결과로 잉태되고 유기된 아이들이 있었다.

『버려진 아이들의 집, 피렌체의 인노첸티』는 유럽 최초의 보육원이었던 인노첸티의 역사를 통해 ‘아동’과 ‘돌봄’의 탄생을 추적한 논픽션이다. 저자인 조지프 루치는 이탈리아 문화와 르네상스 연구 분야의 권위자이자 단테를 전공한 문학 교수다. 학자로서의 그는 흑사병으로 인해 수많은 고아가 발생했던 14세기부터 난민 어린이들이 고통받는 오늘날까지의 이야기를 역사와 문학, 예술 영역을 넘나들며 풀어냈다. 한편 아버지로서의 그는 이 책에서 가족과 양육, 아이 키우기의 기쁨과 고통에 대해 말하고 있다. 그의 아내는 임신 8.5개월 차에 교통사고로 사망했고, 그는 제왕절개로 겨우 태어난 딸을 홀로 돌봐야 했다. 그는 이때의 경험을 토로하며 아이를 돌볼 책임을 오롯이 가족이 져야 하는지를 묻는다.

 

“아동 복지의 기원을 보여주는 창이자

르네상스 이탈리아의 다채로운 초상.”

―《퍼블리셔스 위클리》

1445년 2월 5일, 갓난아기 아가타 스메랄다가 인노첸티의 문 앞에 놓이는 것으로 이 책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당시 유럽 사회에서는 부모로부터 버려진 아이들이 거리에서 죽거나 인신매매의 대상이 되거나 짐승에게 잡아먹히는 일이 흔했다. 이 시대에 아이는 보호의 대상이라기보다는 부담으로 여겨졌으며, 일부 상류층을 제외한 어린이들은 아주 어려서는 방치된 채 살다가 열 살 남짓한 나이가 되면 생존을 위한 노동을 시작해야 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피렌체의 비단직공조합이 시민의 의무를 실천하기 위해 설립한 ‘죄 없는 아이들의 병원’, 인노첸티는 500여 년 동안 약 40만 명의 아이들을 돌보았다. 

이 책은 인노첸티를 단순한 자선 시설이 아니라, 인류가 어린이를 독립적인 인간 존재로 인식하기 시작한 결정적 전환점으로 조명한다. 인노첸티는 르네상스 건축의 정수이자, 도메니코 기를란다요, 루카 델라 로비아 같은 거장들의 작품을 품은 예술 공간이기도 했다. 그러나 저자가 주목하는 핵심은 화려한 외관이 아니라, 그 안에서 이루어진 ‘어린이에 대한 급진적인 실험’이다. 인노첸티에서 아이들은 단순히 생존만을 보장받지 않았다. 남자아이들은 라틴어와 산술뿐 아니라 미술, 문학, 음악을 포함한 교육을 받았고, 여자아이들은 직조와 비단 제조 같은 실질적인 기술을 배워 경제적 자립의 가능성을 확보했다. 나아가 인노첸티는 여자아이들이 빈곤이나 매춘으로 내몰리지 않도록 결혼을 주선하는 역할까지 담당했다. 이러한 시스템은 ‘아동기는 보호와 교육이 필요한 고유한 삶의 단계’라는 인식을 사회 전반에 확산시키고, 근대적 아동관과 교육관의 토대를 만들었다.

흥미로운 점은 이 책이 인노첸티를 이상적인 자선 기관으로 미화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르네상스 시대 피렌체의 멋진 프레스코화와 아치 기둥, 박학다식함이 돋보이는 논고” 뒤에는 “강제 노역을 하며 동산 취급을 받았던 인간의 땀과 고통”(105쪽)이 있었음을 놓치지 않고 있는 이 책은 버려진 아이들과 가난한 여성, 유모, 하층민 들의 삶을 들려주는 한편, 아이들을 보호하는 제도 내부에도 억압과 차별, 폭력이 존재했음을 지적한다. 그를 통해 이 책은 르네상스의 또 다른 얼굴을 보여준다. 인간의 아름다움과 존엄을 발견했다고 평가받는 시대가 실제로 가장 약한 사람들의 삶을 어떻게 다루었는지를 살펴보게 하는 것이다.

 

아름다움에 대한 욕망과

타인을 돌보는 인간의 본성은 어떻게 공명했는가!

인노첸티의 역사는 예술과 종교가 가장 찬란하게 꽃피었던 피렌체에서, 인도주의적 본능과 미적 열망이 결합되어 일어난 돌봄 혁명의 드라마였다. 돈이 되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팔아 엄청난 부를 이룬 상인의 죄책감, 위대한 작품을 만들기 위해 고뇌했던 천재 예술가들의 창작혼, 고아들을 시민으로 길러내야 하는 정치적 필요, 그리고 아이들을 구하려는 시민 사회의 이타심이 더해져 인노첸티가 만들어졌고, 한때 버려졌던 아이들은 그 안에서 가장 비참하지만 가장 치열한 삶을 살았다. 이 책은 르네상스의 매혹적인 예술과 다채로운 사회상을 보여주는 한편, 인간은 아름다움에 대한 욕망만큼 타인을 돌보려는 본성도 갖고 있음을 알려준다. 어린이가 언제부터 보호의 대상이 되었으며, 인간과 사회는 어떤 조건에서 약한 존재를 돌볼 수 있는지 돌아보는 이 책은 우리 사회의 아동 복지, 공교육, 돌봄 노동, 그리고 국가와 시민 사회의 책임을 다시 생각하게 한다.

목차

여는 글

한국의 독자들에게

 

1장 대부

2장 피포의 대성공

3장 천하의 천덕꾸러기

4장 빵과 아름다움

5장 르네상스형 어린이

6장 아가타 부대

7장 피노키오의 그림자

8장 지금도 어린이는 죄가 없다

 

감사의 말

옮긴이 후기

연보

용어 해설

미주

찾아보기

본문인용

“낙타가 바늘귀로 들어가는 것이 부자가 하느님의 나라에 들어가는 것보다 쉬우니라.” 걸핏하면 죄를 범했어도 신앙심은 깊었던 그는 자신의 부가 영적인 짐이 되었다고 믿었다.

이 상인은 마체이에게 걱정을 털어놓기 시작했고, 마체이의 조언은 단호했다. …… 마체이는 고뇌하는 양심을 치유하고 삿되었던 삶을 개과할 많은 길 중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방법이 있다고 다티니를 설득했다. 버려진 아이들을 돕는 것이야말로 신을 본받는 일이라고.

ㅡ48~49쪽

 

두 천재 방랑자들은 예술적 발견을 위해 남루한 행색으로 역한 냄새를 풍기며 유적을 뒤졌고 그들의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어리둥절하게 지켜보던 사람들로부터 “보물 사냥꾼”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

브루넬레스키가 스스로 선택한 망명은 한 인간의 리나시타, 재탄생으로 이어졌다. 피렌체의 식자 엘리트 사이에서, 특히 새로이 부상하던 인본주의 학자 계층에서 고대 로마의 필사본 연구는 일반적인 취미였다. 그러나 브루넬레스키처럼 필사본 못지않게 긴요한 다른 문화 양식, 고대 로마 건축도 ‘읽어내자’는 훌륭한 생각을 한 인물은 거의 없었다.

 ㅡ61쪽

 

아가타는 곧바로 세례를 받았다. 단테와 동시대 피렌체인들의 믿음에 따르면 세례받지 않고 죽은 아이의 영혼은 림보로 가기 때문이었다. 바티칸은 최근 들어서야 이 견해를 폐기했다. 많은 지타텔리, 버려진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아가타는 부모가 너무 방치한 탓에 쥐에게 살을 파먹히기까지 한 상태였다.

   ㅡ83쪽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자식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이 별로 없는 가난한 집에서는 노예보다 조금 나을까 말까 한 하인 일을 하도록 자녀를 부잣집에 파는 일이 잦았다. 피렌체에서 1427년에 실시한 카타스토, 모든 시민의 의무였던 세금 신고 기록에 따르면 이 도시의 하인 중 절반 이상은 열두 살 미만이었다. 높은 비율로 하녀는 집요하게 성적으로 접근해오는 남성 고용주에게 시달렸다.

ㅡ104쪽

 

축복받은 소수는 음악이나 가창처럼 창조성을 발휘하는 분야를 공부하고 오르간, 북, 플루트와 여타 관악기 연주를 배우는 것까지도 기대할 수 있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아이들은 삽과 풀무, 베틀 같은 실용적인 도구를 다뤘다. 일곱 살이 되면 대다수가 밭이나 상공인 조합, 공방에 견습생으로 일하러 나갔고 열세 살에는 어엿한 ‘성인’ 노동자로 여겨졌다. 보통 업둥이 남자아이는 속성으로 성장해야 했고, 노동 외에 놀이나 인격 발달에 쓸 시간은 거의 또는 아예 없었다. 남아들의 생략된 아동기에 배경으로 깔리는 소리는 감미로운 만돌린 선율이 아니라 현장 감독의 고함이었다.

ㅡ124쪽

 

기를란다요가 그린 그림의 주제에는 인노첸티가 사람들에게 전하고자 한 메시지가 핵심적으로 반영되었다. 기를란다요는 아기 예수가 자신의 탄생을 축하하러 베들레헴에 온 동방박사에게 경배와 선물 세례를 받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이는 업둥이 보호소의 아이 한 명 한 명이 피렌체의 예술가와 사상가와 지도자가 지닌 창조적 에너지와 통찰에서 혜택을 받는 것과 적어도 이론상으로는 상통했다. 마태복음 2장 11절—“〔동방박사들은〕 그 집에 들어가 어머니 마리아와 있는 아기를 보고 그에게 무릎 꿇어 경배했다. 그러고는 보물 상자를 열어 황금과 유향과 몰약을 그에게 예물로 드렸다.”—의 정신으로, 아이들은 저마다 물리적 돌봄과 영적 구원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주장함으로써 기독교적 자선을 사회적 선행으로 변모시킨 인노첸티를 기를란다요가 형상화한 것이다.

ㅡ136~137쪽

 

고아 보호소의 폐해는 당연하게도 19세기 소설 영역에 진출했다. 아마 가장 기억에 남는 형태는 영국을 통틀어 가장 유명한 작가가 쓴 소문난 애원, “원장님, 죽 좀 더 주세요”일 것이다. 찰스 디킨스의 『올리버 트위스트』에서 부모 없는 주인공이 죽을 한 그릇 더 달라고 간청하는 이 대사와 감히 그런 말을 했다고 매를 맞는 장면은 많은 사람에게 고아 생활의 비참함을 상징했다.

ㅡ224쪽

 

1860년부터 1863년까지 칼로시라는 비정통파 의사(또는 돌팔이)의 지휘 아래 인노첸티 보육원은 아기들에게 계속 염소젖을 먹였다. 살균한 병이나 유리잔 같은 도구는 사용하지 않았다. 아기는 염소 젖꼭지에 바로 입을 대고 젖을 빨아야 했으니, 이는 지금 우리만큼이나 당대 비판자들이 보기에도 몸서리쳐지는 행위였다.

ㅡ231~232쪽

 

자기 잇속만 차리는 관리자들은 원생에게는 빵과 물만 먹이면서도 값비싼 예술품에 자금을 투입해 제 명성을 높이기도 했다. 아기에게 젖을 물리고 돈을 받은 유모는 종종 아기를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해 아이를 쫄쫄 굶도록 방치하거나 아이가 학대를 받아 숨을 거둔 뒤로도 한참 동안 그 아이 이름으로 계속 보수를 챙겼다. 보르기니처럼 존재감 큰 인물조차 음역대를 높인답시고 어린 남자아이를 거세하는 등의 잔혹 행위를 승인했다. 더불어 인노첸티는 교황의 영향력에 기대고 있는 가톨릭 기관으로서 임신한 미혼 여성이 자기 신체에 대한 결정권을 행사하지 못하게 했으며 많은 경우 위험한 환경에서 출산하도록 강제했다.

ㅡ259쪽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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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저자 : 조지프 루치
조지프 루치(Joseph Luzzi)
이탈리아 문화와 르네상스 연구 분야의 권위자로, 예일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받고 지금은 바드 칼리지의 문학 교수로 일하고 있다.
학자로서의 깊이와 대중 독자를 사로잡는 서사력을 겸비한 그는 8권의 책을 펴냈다. 그중 『보티첼리의 비밀: 잃어버린 드로잉과 르네상스의 재발견Botticelli’s Secret: The Lost Drawings and the Rediscovery of the Renaissance』은 2022년 《뉴요커》의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고 랠프 월도 에머슨 상 최종 후보에 올랐으며, 『낭만적인 유럽과 이탈리아의 유령Romantic Europe and the Ghost of Italy』은 MLA(Modern Language Association)의 스칼리오네 상을 수상했고, 『어두운 숲속에서: 단테가 가르쳐준 슬픔과 치유 그리고 사랑의 신비In a Dark Wood: What Dante Taught Me about Grief, Healing, and the Mysteries of Love』는 여러 언어로 번역되었다. 또한 그는 미국 국립인문재단 대중학자상, 예일대학교 강의상, 미국 단테 학회 에세이상, 하버드대학교 이탈리아 르네상스 연구 센터 빌라 이 타티의 월리스 펠로우십, 미국 국립인문학센터와 예일대학교 휘트니 인문학 센터의 펠로우십을 받았다. 《뉴욕 타임스》,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아메리칸 스칼라》, 《런던 타임스》에도 글을 쓰며 대중들과 소통하고 있다.
번역 : 박희원
이야기를 만지며 살고 싶어 번역 세계에 뛰어들었다. 바른번역 소속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무법의 바다』, 『사물의 표면 아래』, 『나는 바보다』, 『고장 난 영혼』, 『에이스』, 『낭만적 우정과 무가치한 연애』가 있다.

출판사소개

도서출판 아고라입니다.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고, 어제를 통해 오늘과 내일을 생각하게 하며, 인간과 세상을 둘러싼 깨달음을 전하는 책들을 만들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습니다.
'아고라'는 고대 그리스 폴리스의 중심에 있던 광장으로, 정치와 사상의 토론장이자 물건을 사고파는 시장이었습니다. '아크로폴리스'가 신들과 귀족들의 무대였다면, 아고라는 평범한 시민들의 일상 생활의 중심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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