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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

소설로 읽는 삶의 마지막 풍경


  • ISBN-13
    979-11-5854-639-7 (03300)
  • 출판사 / 임프린트
    도서출판 학이사 / 도서출판 학이사
  • 정가
    19,000 원 확정정가
  • 발행일
    2026-09-01
  • 출간상태
    출간
  • 저자
    김진국
  • 번역
    -
  • 메인주제어
    사회학: 죽음, 임종
  • 추가주제어
    서사 테마: 죽음, 상실, 비탄 , 근현대소설
  • 키워드
    #사회학: 죽음, 임종 #서사 테마: 죽음, 상실, 비탄 #근현대소설 #요양병원 #노인 #고령화사회 #입원 #임종 #의사
  • 도서유형
    종이책, 무선제본
  • 대상연령
    모든 연령, 성인 일반 단행본
  • 도서상세정보
    130 * 188 mm, 324 Page

책소개

 

요즘 우리나라 노인들의 마지막 거처에 이어 죽음의 장소로 고착되어 버린 요양병원에서 일어나는 일을 소설 형식으로 독자에게 들려주는 책이다. 그중에서도 한날한시에 삶을 마친 여든 노부부의 신비로운 죽음을 통해 지금 우리 사회에서 한없이 초라해진, 게다가 혐오의 대상으로까지 전락한 ‘늙음’과, 너무나 값싸고 가볍고, 천박해진 ‘죽음’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한다.

 

목차

 

여는 글_ 초고령 사회의 그늘진 이야기

 

 

첫 번째 이야기

현몽現夢 — 치매인가 꿈결인가

 

영감 혼자 있을 낀데

할매와 어르신

이기 사는 기가

멀쩡하던 사람이 갑자기

뜬것들

 

 

두 번째 이야기

상아喪我 — 나를 잃고 세상을 잊으니…

 

우리 아부지 치맵니꺼?

멀쩡한 사람 데려다가

지 할마이, 지 아들도 못 알아보고

디지털 시대의 정신 나간 사람들

언어착란증·착어증과 정신착란 또는 치매

우리나라 말은 멋이 없어서

K-리터러처

치매와 소진

방분放糞

 

 

세 번째 이야기

물화物化 — 님아 혼자 그 강을 건너지 마오

 

기약 없는 죽음

돌봄이 필요한 사람들

도깨비불

다시 한 지붕 밑에서

님아 그 강을 혼자 건너지 마오

 

 

네 번째 이야기

병불竝紼 — 저기라 저거, 저기 바로 극락極樂이라!

 

장례식장과 상조산업

객사와 초빈

꽃상여

연명치료와 존엄사법

완장 차는 상주들

벌초, 곧 사라질 의례

병불竝紼, 영구줄 나란히 묶고…

 

 

다섯 번째 이야기

화두話頭 — 몸뚱이를 벗어난 삶을 위하여

 

종교와 종교적 심성

베이비붐 세대, 새로운 세계의 이방인들

깨침— 돈오頓悟 또는 점수漸修

 

본문인용

 

[머리말]

 

 초고령사회로 접어들었음에도 우리는 여전히 젊음으로 온 세상이 푸르던 그 시절의 눈으로 늙음과 죽음을 바라보고 있는 것은 아닌가. 우리 사회가 시나브로 늙어가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이상 이제 늙음과 죽음을 저만치 밀쳐놓을 것이 아니라 때로는 내 문제로 받아들이며 정면으로 응시하는 용기도 필요하리라 생각하며 이 글을 쓴다.

 글을 쓰는 동안 내 자신을 괴롭혔던 것은 이 글의 형식이 무엇일까 하는 것이었다. 시작은 소설 형식으로 시작하였으나 등단한 적도 없고 문학 수업을 받은 적도 없으니 함부로 소설이라고 할 수도 없었고, 소설의 형식이라도 제대로 갖추었는지 자신이 없었다. 그렇다고 해서 수필이나 산문이라고 하기에는 주제가 너무 무거우면서도 분량이 많은 것 같고, 어떤 면에서 요양병원 현장을 취재하며 쓴 르뽀 형식의 글이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들기도 했다. 고민 끝에 이 글의 형식이나 성격을 ‘이야기’라 부르기로 했다. 시나 소설, 수필과 달리 이야기는 등단작가가 아니더라도 형식에 매이지 않고서도 찻집에서, 술집에서, 공원에서, 집 안에서, 어디서든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니까.

 이야기를 전하는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길상연이란 인물이 실지 인물인지 가상인물인지 여부는 이야기를 펼치는 데 그리 중요한 문제는 아닌 듯하다. 옛날이야기를 듣던 아이들이 옛날이야기를 해주시던 할매가 누구였는지는 중요하게 여기지 않았듯이.

 

 

[책 속 내용]

 

 “연락할 영감이라도 있는 할마씨들은 조을따. 틀니 찾으이 머 하노? 무도 문 것 같잖고, 맛도 모리겠고… 산 입이라 그냥 처넣어가 우물우물 삼키는 거지. 아새끼들 키아나 봤자 아무짝에도 소용없고, 지랄한다. 지 혼자 그러쿰 빨리 가디 거서 또 바람나가 살림 채리나? 와 날 델꼬 가지도 않노. 고마 자는 잠에 팍 죽었뿌시마 좋을따마는. 우째 이래 안 죽어지겠노… 이기 사는 기가? 하루 이틀도 아이고…”

 햇살이 비치는 창가로 느릿느릿 걷는 걸음에 고개가 툭 떨어지더니 손이 올라간다. 눈물 한 방울이 눈가에 고인 모양이다. 가을바람에 코스모스 한들거리기 시작하면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누구든 바깥바람 쏘이고 싶을 게다. 늙은이들이라고, 병든 늙은이들이라고, 낮밤 분별없는 치매 노인이라고 다를까. 치매라고 하면 정녕 꽃이 피고 지고 단풍 들고 낙엽 지는 걸 모를까.

 

-p. 54, ‘이기 사는 기가’ 중에서

 

 

 두 해 전쯤의 일이다. 병실 환자가 경련 발작을 일으키고 있는 것 같다는 간호사 연락을 받고 병실로 뛰어 올라가니 뇌경색으로 늘 누워 지내던 70대 남자 환자가 온몸을 부들부들 떨면서 쉽게 알아듣지 못할 소리를 내지르고 있었다. 간질이나 뇌질환 때문에 일어나는 발작과는 양상이 달랐고 의식이 뚜렷하게 남아 있는 걸로 보아 경련 발작은 아닌 것 같은데, 겁먹은 표정으로 한쪽을 주시하면서 쉼 없이 양팔을 허위허위 휘젓고 있는 것이 좀 독특했다. 스님 염불하듯 알아듣기 힘든 말들을 계속 중얼거리는데, 누구하고 다투기라도 하는지 “못 간다.”, “안 간다.”, “놔라 이 나쁜 놈들아.” 같은 말들이 길 과장 귀에 분명하게 들렸다.

 환자가 왜 저러는지 이해를 못 해 침상 곁에서 난감하게 쳐다보고 있는 의사와 간호사가 딱해 보였는지 옆 침상의 할배가 자기 침상에 걸터앉은 채 온화한 표정을 지으며 살짝 웃음기까지 머금고 “왔네, 왔는 모양이네.”라며 혼잣말처럼 한마디를 내던진다. 그 말을 들은 길 과장은 병실 전체를 두리번두리번 살펴본 뒤에 아무도 온 사람이 없음을 확인하고서는 “오긴 누가 왔냐?”고 노인에게 다시 물었다. 그러자 할배는 모든 상황을 꿰뚫고 있다는 듯이 빙그레 웃으면서 “뜬것들!”이라는 딱 한마디를 내뱉었다.

 

-p. 79, ‘뜬것들’ 중에서

 

 

 송 영감님은 조금 전까지 불안한 표정으로 알 수 없는 말을 중얼거리던 때와는 달리 너무나도 편안하게, 팔다리를 반듯하게 뻗친 채, 마치 깊게 잠이 든 모습으로 바뀌었다. 종신하면서 빠져나온 명주 할매의 혼이 나비처럼 훨훨 날아가는데, 송 영감님이 그 무거운 몸으로 어찌 따라가겠는가. 허위허위 숨이 차서….

 혼자 강을 건너지 말라고, 혼자 날아가지 말라고 소리소리 지르다가, 명주 할매가 더 멀리 아득하게 날아가 버리기 전에 송 영감님도 결국 종신함으로써 물화의 경지로 들어선 것이리라. 나비를 따라가는 나비가 되었거나 아니면 나비를 부르는 꽃이 되었거나.

 

-p. 217, ‘님아, 그 강을 혼자 건너지 마오’ 중에서

 

서평

 

요양병원 의사가 들려주는 늙음과 죽음, 

그리고 가족 이야기

 

우리나라는 초고령사회에 들어섰다. 치매와 간병, 돌봄과 임종까지, 이제 늙음은 어느 특별한 가족에게만 찾아오는 사건이 아니다. 모두가 언젠가 당사자가 되거나 가족으로서 마주해야 할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현대사회는 모든 게 빠르고 편리해졌다. 하지만 그 화려한 풍경 뒤편에서는 전혀 다른 시간이 흐르고 있다. 홀로 남은 노인, 자식과 떨어져 살아가는 부모, 치매를 의심받는 노인, 가족이 감당하기 어려워 요양병원과 요양원으로 향하는 사람들, 그리고 그곳에서 마지막 시간을 보내는 수많은 늙은 몸들이다.

 

늙고 병들면 요양병원이나 요양원에 들어가 그곳에서 생의 마지막을 맞는 일이 이제는 낯설지 않다. 가족이 직접 병든 부모를 돌보기 어려워졌고, 부모와 자식이 서로 다른 도시와 나라에서 살아가는 것도 자연스러운 시대가 되었다. 문제는 우리가 이러한 변화를 너무도 당연하게 받아들이기 시작했다는 데 있다. 요양병원의 노인들은 정신이 들 때마다 집에 가고 싶다고 말하지만, 그 목소리는 병원 바깥의 빠르고 분주한 세상에 좀처럼 닿지 않는다.

 

 

소설로 읽는 요양병원 풍경

 

요양병원에는 죽음을 기다리는 노인이 있고, 그들을 돌보는 사람들이 있으며, 치매와 질병을 둘러싼 가족들의 판단과 갈등이 있다. 의학적 설명만으로 그들의 삶을 정리할 수 없다. 현직 의사인 저자는 주인공 길상연의 시선을 통해 늙음과 질병 뒤에 가려진 한 사람의 생을 묘사한다. 송 영감과 명주 할매, 장씨 할매, 박 사장 등 진료실과 병실에서 만나는 노인들의 모습과 가족의 사정, 요양병원에서 벌어지는 여러 사건은 바깥에서는 그저 시설로만 보이는 요양병원 안에도 수많은 사람의 삶이 있음을 실감하게 한다.

 

저자는 요양병원이라는 공간에서 마주한 사건과 사람들을 통해 우리가 외면해 온 것에 질문을 던진다. 늙고 병든 부모를 시설에 모시는 것은 과연 불효인가. 반대로 가족에게 돌봄을 온전히 떠맡기는 것은 현실적으로 가능한 일인가. 치매는 어떤 순간부터 한 사람을 설명하는 이름이 되어 버리는가. 가족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 죽음이 좋은 죽음인가. 그리고 우리가 말하는 ‘존엄한 죽음’은 과연 무엇인가.

 

 

늙은 부모와 성공한 자식들

 

책에는 지방에 사는 늙은 부모와 그들을 떠나 서울에 정착한, 소위 말하는 성공한 두 아들의 이야기로 우리 현실을 보여 준다. 한국 사회에서 오랫동안 자식을 잘 키웠다는 말은 자식이 고향을 떠나 서울로, 더 큰 도시로, 때로는 외국으로 나아가 성공했다는 뜻이기도 했다. 그러나 자식의 성공 뒤에는 역설적인 풍경이 남는다.

 

자식을 떠나보낸 부모는 고향에서 둘만 남고, 한 사람이 먼저 세상을 떠나면 결국 혼자가 된다. 그렇게 늙은 부모와 성공한 자식 사이에는 물리적인 거리뿐 아니라 돌봄의 거리가 생긴다. 부모는 자식에게 짐이 되고 싶지 않고, 자식은 부모를 외면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 그러나 직장과 자녀,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자식들이 병든 부모를 직접 돌보기는 쉽지 않다.

 

사랑과 책임감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현실 앞에서 가족들은 갈등하고 죄책감을 느끼고 때로는 서로에게 상처를 준다. 저자는 책에서 어느 한쪽을 쉽게 비난하지 않는다. 대신 늙고 병든 부모의 마지막 길과 그 길을 배웅해야 하는 자식들의 고충과 애환을 함께 바라본다.

 

 

소설도 르포도 아닌, 우리 모두의 이야기

‘존엄한 죽음’과 ‘존엄한 삶’

 

이 책은 소설이라는 형식을 취했지만 저자는 그저 ‘이야기’라고 부른다. 한 노부부와 가족의 이야기는 어느 순간 우리 부모의 이야기가 되고, 결국 미래의 우리 자신의 이야기가 된다. 요양병원 의사인 길 과장이 본 늙음과 돌봄, 죽음의 풍경이 지금 우리 사회 곳곳에서 이미 벌어지고 있다.

 

책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죽음이다. 우리는 ‘존엄한 죽음’을 이야기한다. 그러나 저자는 정말 존엄한 죽음과 그렇지 않은 죽음이 따로 존재하는지 묻는다. 죽음 그 자체는 누구에게나 찾아온다. 부자와 가난한 사람, 성공한 사람과 실패한 사람을 가리지 않는다. 그렇다면 죽음의 가치는 죽음 그 자체보다 살아 있는 사람들이 죽음을 어떻게 대하는가에 따라 달라지는 것은 아닐까. 저자의 질문은 결국 죽음에서 삶으로 시선을 되돌리게 한다.

 

『임종』은 우리가 보고 싶지 않아 한쪽으로 밀어 놓았던 늙음의 현실을 정면으로 바라본다. 그래서 때로는 어둡고, 불편하고, 슬프다. 초고령사회의 가장 그늘진 곳으로 독자를 데려가 우리가 애써 보지 않았던 늙음과 죽음을 바라보게 한다. 저자는 이 ‘이야기’를 통해 어떻게 죽을 것인가를 고민하기 전에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고민해 보자고 권한다. 삶과 죽음이 동전의 양면이라면 존엄한 죽음을 가능하게 만드는 것은 결국 존엄한 삶이다.

 

저자소개

저자 : 김진국
지은이는 1960년, 대구에서 태어나 대구에서 초중등, 대학을 마치고 줄곧 대구에서만 살고 있는 신경과 의사로, 개인의 신체병리뿐 아니라 사회병리가 인가의 삶과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해 고민하면서 틈틈이 읽고 쓰는 작업을 하고 있다.

꽤 오랜 시간에 걸쳐 〈한겨레신문〉, 〈영남일보〉, 〈국제신문〉, 〈경산신문〉, 〈평화뉴스〉, 〈프레시안〉, 〈MBC 라디오-여론현장〉 같은 언론매체에 칼럼을 연재해 왔다.

지은 책으로는 『우리 시대의 몸 삶 죽음』, 『기억과 상식』, 『나이듦의 길』, 『기억의 병-사회문화현상으로 본 치매』, 『어리석음의 미학-도스또예프스끼의 간질병과 예술혼』, 『인공지능시대와 인문치유』, 『철학치료』 등이 있다.

지금은 장르의 경계에 얽매이지 않는 글쓰기를 시도하고 있고, 그 결과물로 이번에 소설 형식의 글을 발표하게 되었다.
1954년 대구에서 창립한 종합출판사.
문학·인문·사회·교양·아동·실용 등 모든 장르의 종이책과 전자책을 출간한다. 학이사(學而思)는 ‘배우기만 하고 생각하지 않으면 어둡고, 생각만 하고 배우지 않으면 위태롭다(學而不思則罔 思而不學則殆-《論語》)’에서 따온 이름으로, 이 말을 기업 정신으로 삼는다.
제37회 ‘한국출판학회상–기획·편집’ 부문을 수상했으며, 아동도서 브랜드 학이사어린이가 있다. 지역독서운동을 위해 학이사독서아카데미와 책으로 노는 사람들, 전국 지역출판사 책을 대상으로 하는 서평쓰기 대회 사랑모아독서대상을 운영한다.
  • (54866) 전북특별자치도 전주시 덕진구 중동로 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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