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살고 싶은 사람은 많지만, 병든 상태로 오래 살고 싶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 책을 손에 집어 든 당신이 이미 자도 자도 피곤하고, 자다가 자꾸 깨고, 머리가 멍해지고, 다친 곳도 없는데 여기저기 쑤시고, 근력이 떨어지고, 머리가 자주 아프고, 속이 쓰리거나 더부룩하고, 복부 팽만에 시달리고, 설사나 변비가 반복되고, 신물이 올라오고, 여드름이 나고, 습진이 생기고, 체중(특히 뱃살)이 늘고, 딱히 이유 없이 우울하며 의욕이 없고, 삶이 지긋지긋하게 느껴진다면, 제2형 당뇨병, 지방간, 대사 증후군(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복부 비만 등), 자가면역 질환, 치매, 암과 같은 무서운 질병들은 남의 이야기가 아닐 수 있다. 그리고 이런 증상들의 중심에는 ‘염증’이 있다. 위에 나열한 증상 중 몇 가지가 당신에게도 해당된다면, 이미 당신의 몸은 염증으로 뒤덮여 있을 가능성이 높다. _20쪽
식용유에 탄수화물을 튀기면 맛있다. 돈까스, 치킨, 채소튀김 등은 나도 참 좋아하는 음식이다. 튀김은 매력적이다. 오죽하면 신발을 튀겨도 맛있다는 말이 있을 정도일까? 하지만 식용유에 열을 가하면 ‘지질과산화’라는 현상이 일어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지방이 지나치게 산화되면서 독성 물질이 생겨나는 현상을 의미하는데, 이때 생긴 물질들은 세포의 DNA를 손상시키고, 단백질을 변성시키며, 세포 속 에너지 공장인 미토콘드리아를 파괴한다. _40쪽
인간이 자주 먹는 식물을 통해 식물이 포식자에게 해를 끼치는 메커니즘을 자세히 이해해 보자. 채식을 하든 안 하든 인간이 가장 자주 섭취하는 식물 중 하나는 콩이다. “내가 언제 콩을 먹었지?” 싶겠지만 당신은 과자, 빵, 라면, 식용유, 레토르트 간편식, 시리얼, 그래놀라, 단백질 파우더, 샐러드 드레싱, 심지어 햄이나 소시지 같은 가공육을 먹을 때도 콩을 먹는다. 가공식품에 광범위하게 쓰이는 ‘분리대두단백’ 때문이다. 대두는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항영양소’라는 물질을 이용한다. 대표적인 항영양소는 ‘피트산’이다. 철분, 아연, 칼슘, 마그네슘과 같은 중요한 미네랄들과 결합해서 우리 몸이 흡수할 수 없도록 발을 묶는 역할을 한다. 고기와 함께 콩밥을 먹는다면 고기에 들어 있는 소중한 미네랄들이 콩 속 항영양소 때문에 제대로 흡수되지 못하고 몸 밖으로 나가는 것이다. _154쪽
당신의 몸이 절대적으로 필요로 하며 부작용을 일으키지 않고 안전하게 먹을 수 있는 단백질 급원이 있다. 바로 적색육이다. 하지만 당신은 어린 시절부터 적색육이 몸에 좋지 않다고 세뇌를 당한 통에 자기도 모르게 적색육을 꺼릴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한번 논리적으로 생각해 보자. 인류는 약 250만 년 전부터 육식을 시작했고, 200만 년 전 인류를 연구한 논문은 인류가 ‘초육식동물’이었을 것으로 추정한다. 특히 추운 지역의 수렵채집인들은 거의 동물만 먹으면서 생존해 왔다. 그들에게는 비만, 제2형 당뇨병, 지방간, 암과 같은 대사성 질환이 거의 없었다. 반면 인류가 농경을 시작해 고기 섭취는 줄고 곡물 섭취는 늘기 시작한 시기가 갑작스럽게 인간의 뇌 용량이 줄고 신장이 급격히 작아진 시기와 일치한다. 인류의 역대급 오판이었던 약 1만 년 전 농업 혁명 이후, 인류에게는 서서히 전에 없던 대사성 질환이 생기기 시작했으며, 산업 혁명 이후 매우 가파른 속도로 증가했다. 그렇다면 정말 그 원인을 단순히 고기 때문으로 돌릴 수 있을까? _190쪽
인류 조상에게 아침 식사는 흔한 일이 아니었을 것이다. 냉장고가 없었던 우리 조상들은 그날 사냥감을 잡아 그날 먹는 것이 일상이었을 테니 말이다. 하지만 우리는 어떤가? 냉장고와 팬트리에 음식이 가득하고, 별생각이 없다가도 그걸 발견하면 식욕이 동한다. 눈에 보이면 먹고 싶어지는 건 우리의 생존 메커니즘 때문이지 정말 꼭 먹어야 해서 그런 것이 아니다. 아침 공복 상태는 위험한 것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상태다. 공복이 16시간 이상 이어지면 몸에 쌓아 두었던 글리코겐을 분해하여 태우고, 시간이 더 지나면 슬슬 체지방을 태우기 시작한다. 개인적인 차이, 운동이나 에너지 상태에 따라 다르기는 하지만, 대체로 24시간이 지나면 몸이 알아서 고장 난 세포를 재활용하는 ‘자가 포식’이라는 놀라운 정화작용이 일어나기 시작한다. 이는 사냥이나 채집의 실패로 오랜 공복 시간을 버텨야 했던 인류의 진화와 적응의 산물이다. _247쪽
나는 일반적인 건강검진을 받지 않는다. 받는다고 해도 일반적인 의사에게 수치 해석을 맡기지 않는다. 오류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것이 혈당이다. 현행 공복 혈당 수치의 정상 기준은 100mg/dL인데, 만약 당신의 공복 혈당 수치가 95mg/dL가 나온다면 병원에서는 당신에게 정상이라고 말할 거라는 뜻이다. 하지만 건강검진을 받는 목적은 질병을 예방하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 만약 내가 질병과 질병이 아닌 상태 그 어디쯤에 있다면, 그 상태를 안전하고 건강한 상태라고 말할 수 있을까? 실제로 공복 혈당 수치 90mg/dL대는 완전히 건강한 상태라고 말하기가 어렵다. 혈당은 정상이지만 공복 인슐린 수치는 높은 상태라면? 과량으로 분비되는 인슐린 때문에 어찌저찌 혈당은 정상을 유지하고 있지만 이미 높아진 인슐린으로 인해 염증, 비만, 대사 증후군, 제2형 당뇨병 등은 진행 중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의사 대부분이 공복 인슐린 수치를 따로 측정하지 않고 공복 혈당 수치만으로 ‘정상’ 판정을 내려 버린다. _254쪽
‘당질 제한식Low-carb diet, LCD’은 탄수화물을 하루 50~130g 수준으로 줄이는 식단이다. 이 식단은 혈당 스파이크와 그로 인한 인슐린 부담을 줄이는 것이 주된 목표이며, 탄수화물 섭취는 줄이지만 반드시 키토시스 유도를 목표로 하지는 않는다. 그렇다 보니 처음 식단을 시작하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선택한다. 당질 제한식의 핵심 원리는 흰쌀, 밀가루, 설탕 등의 정제 탄수화물을 제거함으로써 식후 혈당 스파이크를 억제하고 인슐린의 급상승을 막아 몸이 지방을 잘 태울 수 있게 만드는 것이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식후 고혈당을 일으키는 것은 3대 다량 영양소 중 당질뿐이므로 당질만 잘 조절해도 혈당과 인슐린 부담이 크게 낮아진다. 가령 밥 한 공기(150g)에는 약 50g의 당질이 들어서 혈당을 크게 상승시키지만, 동량의 소고기 등심에는 당질이 1g도 없어 식후 고혈당이 발생하지 않는다. _277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