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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성이다


  • ISBN-13
    979-11-6790-379-2 (04810)
  • 출판사 / 임프린트
    현대문학 / 현대문학
  • 정가
    15,000 원 확정정가
  • 발행일
    2026-08-05
  • 출간상태
    출간
  • 저자
    장강명
  • 번역
    -
  • 메인주제어
    소설: 일반 및 문학
  • 추가주제어
    -
  • 키워드
    #핀소설 #핀시리즈 #한국소설 #한국문학 #소설: 일반 및 문학
  • 도서유형
    종이책, 양장
  • 대상연령
    모든 연령, 성인 일반 단행본
  • 도서상세정보
    104 * 182 mm, 228 Page

책소개

당대 한국 문학의 가장 현대적이면서도 첨예한 작가들과 함께하는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쉰아홉 번째 책 『서성이다』 출간!

 

 

이 책에 대하여

 

당대 한국 문학의 가장 현대적이면서도 첨예한 작가들을 선정, 신작 시와 소설을 수록하는 월간 『현대문학』의 특집 지면 〈현대문학 핀 시리즈〉의 쉰아홉 번째 소설선 장강명의 『서성이다』가 출간되었다. 2025년 7월호 『현대문학』에 발표한 소설을 퇴고해 내놓은 이번 소설은 결혼 20년 차 아내의 갑작스러운 구토와 의식장애, 그로 인한 병원 입원, 수술까지 치른 한 남자가 겪는 심리적 압박과 두려움, 동시에 그 와중에도 현실적 일들을 해나가야 하는 자신을 소시오패스라 느끼는 자기혐오, 아내에 대한 애절한 사랑에 비례한 말할 수 없는 죄책감 등, 3일간의 심리적 고투를 그린 작품이다. 

 

 

가장 사랑했던 사람을, 얼마나 알고 있었을까

모든 것이 무너진 뒤에야 비로소 시작된 사랑의 고백 

 

2011년 〈한겨레문학상〉을 수상하며 등단한 장강명은 〈수림문학상〉 〈SF어워드 장편소설부문〉 〈제주4.3평화문학상〉 〈문학동네작가상〉 〈오늘의 작가상〉 〈심훈문학상대상〉에 이르기까지 다수의 문학상을 수상하며 문학적 성과를 인정받고 있다.

 

등단작이자, 만장일치 당선작으로 뽑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의 경우 “아무런 희망이 없는 현재 한국의 젊은 세대들에겐 오직 죽음만이 희망이라는 주장을 담은 상당히 논쟁적인 작품”이며 “삶과 죽음, 현실과 상상세계, 과거와 현재, 높은 것과 낮은 것 등이 모순되지 않게 통합되는 정신적 지점이 있다고 본다”며 “당선자가 그 지점에 가장 먼저 도착하는 작가가 되길 기원한다”(황현산)는 극찬을 받기도 했다. 이 평가는 〈문학동네작가상〉(“선과 악, 가해자와 피해자, 죄의식의 경계를 독자적이고 탁월하게 표현했다”)과 〈오늘의 문학상〉(“속도감 있는 서사, 뛰어난 가독성, 사회의 문제적 징후를 포착하고 거침없이 이야기로 풀어내는 에너지”) 수상에도 이어지며, 작가의 작품세계가 일괄되게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한국 사회의 구조적 모순과 개인의 윤리적 선택을 집요하게 탐구해온 장강명은 이번 신작에서는 부부 관계와 가족의 문제로 관심사를 확장한다. 소설가이자 방송인, 칼럼니스트인 안시찬의 아내 이지수(온라인 독서 모임 플랫폼 운영자)가 어느 토요일 저녁, 갑작스럽게 쓰러지는 것으로 소설은 시작한다. 독감인 줄 알았던 아내는 검사 결과 뇌종양(신경교종)으로 밝혀지고, 중환자실에 입원한다. 이후 소설은 아내가 응급실에 실려 간 뒤 남편이 겪는 하루하루를 따라간다. 그는 하루 20분, 한 명만 허용되는 면회, 담당 교수와의 면담, 장모, 처제와의 소통을 감당하는 동시에, 이사 잔금, 대출, 아내 명의 통장의 비밀번호 알아내기라는 현실적 문제에 부딪힌다. 관련 서류를 찾던 중 아내가 묵묵히 감당해온 방대한 업무 노트와 생활 원칙을 적은 ‘지수의 만트라’를 발견하고, 자신이 아내의 삶을 제대로 알지 못한 채, 지난 몇 년간 아내를 ‘조언’이라는 이름으로 다그치고 몰아붙인 것을 뼈아프게 후회한다. 

소설 후반부에서 그는 책임감과 통제력 등, 자기 정체성이 완전히 무너지는 경험을 하고, 어머니와의 통화 끝에 신앙을 갈구하지만, 종국에는 자신이 만들어낸 고통의 신이 아내가 아닌 자신에게 임하기를 기도한다.

 

갑작스러운 아내의 뇌종양(신경교종) 발병 이후, 병원과 현실적인 문제들 사이에서 흔들리던 남편이 자신이 미처 알지 못했던 아내의 삶의 무게를 발견하고 생사의 경계에서 뒤늦게 미안하다는 고백과 절절한 사랑을 전하는 동시에 가장 사랑하는 이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지 자문하며 모든 통제가 무너진 자리에서 비로소 사랑 앞에 무릎 꿇고 다시 서는 이들을 그린 작품이다.

 

그가 그저 서성이는 데 머무를 수밖에 없다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그는 결코 자신을 속일 수 있을 정도로 󰡐진짜로󰡑 믿는 자가 될 수는 없을 것 같다. 하지만 그만큼 분명한 건 그가 이제 믿지 않는 자도 될 수 없다는 사실이다. 섣부른 기대에, 낙관에, 절망에 타협하지 않고 무한히 이어지는 이 서성임 속에서 “거대한 부조리”를 기록해내고야 말겠다는 이 소설가의 진심에 마음이 뭉클해지지 않기란 어렵다. 모쪼록 그의 간절한 기도가 모종의 응답을 얻게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안지영(문학평론가)

목차

차 례

 

토요일 11

일요일 59

월요일 165

작가의 말 226

본문인용

본문 중에서

 

* 뭐가 그렇게 웃겨? 그는 아내에게 가끔 물었다. 몰라. 웃겨. 아내가 대답했다.

뭐가 그렇게 슬퍼? 그는 아내에게 가끔 물었다. 바닷물이 밀려 들어오듯이 밀려와, 슬픔이. 아내가 대답했다.

그 문장을 곱씹을 때 그는 안개가 자욱해서 수평선이 보이지 않고 사람 하나 없어 쓸쓸한 바닷가 갯벌에 자신과 아내가 서 있는 모습을 상상했다. 그들의 네 발은 이미 진창에 잠겨 있다. 슬픔은 밀려 들어온다기보다는 차오르고 있다. 그런데 그들은 그 사실을 모른 채 목젖이 보이도록 크게 웃고 있다.
 -23p

 

* 우리는 밑바닥에 아무것도 없는 사람들이잖아.

아내는 가끔 그에게 그런 말을 건네곤 했다. 아내가 즐겨 보는 미국 TV 드라마에서 주인공의 남자친구가 주인공에게 하는 대사라고 했다. (……) 

아내는 그 대사가 그들 부부의 가치관을 잘 설명해준다고 여겼다.

마음 가장 깊은 곳에서는 아무것도 믿지 않는 사람들, 그게 우리잖아.

-61-62

 

* 머리가 좋은 소시오패스라면 겉으로는 공감 능력이 있고 정의를 지지하는 선량한 사람인 척 연기를 해야 한다. 그런 유의 소시오패스는 다른 사람의 기분을 잘 살피는 관찰력과 그들의 반응을 예상하는 시뮬레이션 능력, 그리고 자신도 그들처럼 보이게끔 행동하는 연기력을 갖춰야 한다. 그가 판단하기에는 그 자신이 바로 그런 일을 성공적으로 해내는 소시오패스였다.

-75-76p

 

* 악성종양인가요.

“물어보셨으니까 말씀드릴게요. 양성일 가능성 높지 않습니다. 그런데 뇌종양은 종류가 다양해서, 악성 뇌종양 중에서도 얼마나 악성일지는 조직 검사 결과를 봐야 합니다.”

종양이 언제부터 생겼는지도 짐작할 수 있나요. 

“5, 6년씩 되지는 않았을 거예요. 그렇게 오래된 거 같지는 않아요.”

이게 스트레스 때문에 생기는 건가요.

“환자분이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셨나요?”

제가 스트레스를 많이 줬습니다.

“뇌종양은 원인을 모릅니다. 왜 생기는지 저희가 알 수 없어요. 그냥 생깁니다.”

-187-188p

 

* 무서워. 너무 무서워. 못 걷겠어. 머릿속에서 목소리가 말했다. 그는 어린아이처럼 엉엉 울었다. 고개를 숙이고 울면서 서성이고, 서성이며 울었다. 왜 태어나서 다른 사람을 사랑하다 잃고 병에 걸리고 고통을 받고 죽어야 하는가. 인간은 고통을 받으려고 태어나는 걸까. 사람이 뭘 통제할 수 있고 무슨 책임을 질 수 있단 말인가.

―213-214P

 

* 아니, 아니, 나는 이 고통을 기록해둘 거야. 이 희생을 치르고 내가 얻어야 할 성장 같은 건 없다고, 나는 누구의 뇌종양에도 결코 감사하지 않으며 신경교종이 존재하는 세상을 찬성하지도 않는다고 정확히 써놓을 거야. 그는 문학과 저널리즘에 종사한 이야기꾼이었기 때문에 세상에 의미를 부여하는 이야기들이 얼마나 기만적인지 잘 알았다. 고통을 통해 성장한다니, 그 얼마나 대단한 나르시시즘이냐. 그냥 몸부림쳐라. 배를 움켜쥐고 데굴데굴 굴러라. 먹은 걸 다 게워 낼 때까지 토하고 울어라…… 고통을 통해 성장한다는 합리화보다는 우리가 이해할 수 없는 이유로 욥을 괴롭힌 신의 이야기가 차라리 더 낫다. 부조리한 사건을 하찮은 이성으로 납득하려 들지 마라. 차라리 다른 부조리에 의지해라, 세상에 부조리가 꼭 한 종류는 아닐지도 모르니까. 거대한 부조리에 맞설 수 있는 것은 그보다 더 거대한 부조리일지도 모르니까.

―215P

 

* 그는 그 하늘 아래서 몸을 비틀며 펑펑 울었다. 다른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천변 도로에 우두커니 선 채로 눈물을 줄줄 흘리며 자신의 신, 고통의 신께 기도를 올렸다. 아내가 의식을 되찾게 해달라고, 예전의 총명함과 활기와 기억을 회복하게 해달라고, 아내가 건강하게 오래 살게 해달라고, 그보다 더 건강하게, 더 오래 살게 해달라고. 하지만 고통의 신은 그런 은총은 베풀지 않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통의 신은 기복을 거부하는 신인지도 몰랐고, 반평생을 무신론자로 살아온 주제에 이제 와서 복을 비는 것도 부끄러웠다. 그는 다른 것, 복이 아닌 것을 빌었다. 욥이 걸렸던 피부병 대신 신경교종에 걸리기를 빌었다. 자기 뇌에서 종양이 자라나기를 바랐다.

-224-225p

   

서평

-

저자소개

저자 : 장강명
1975년 서울에서 태어나 2011년 <한겨레문학상>을 받으며 등단했다. 소설집 『당신이 보고 싶어하는 세상』, 연작소설 『뤼미에르 피플』 『산 자들』, 장편소설 『표백』 『열광금지, 에바로드』 『호모도미난스』 『한국이 싫어서』 『그믐, 또는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 『댓글부대』 『우리의 소원은 전쟁』 『재수사』 등이 있다. <한겨레문학상> <문학동네작가상> <오늘의작가상> 등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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