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 환경이 복잡해질수록 질문은 더 중요해진다
조직심리학의 대가가 말하는 성공하는 리더의 핵심 도구
2013년 미국에서 처음 출간된 《리더의 질문법》은 리더십의 고전으로 자리 잡았지만, 일하는 환경은 그사이 크게 달라졌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비대면 협업이 일상이 되었고, 세대와 직무를 넘어 다양한 방식으로 함께 일하는 조직이 늘었다. AI의 도입으로 의사결정의 속도는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 얼굴을 마주하는 시간이 줄어든 만큼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서로의 의도를 이해하기는 어려워졌고, 즉각적인 결과물과 성과를 요구하는 문화는 구성원들이 질문보다 충고와 명령을 선택하도록 만들었다.
이번 개정판은 이러한 변화를 반영해 오늘날의 조직 환경에서 겸손한 질문이 왜 더욱 중요해졌는지를 새롭게 조명한다. 피터 샤인은 실리콘밸리에서 30여 년간 조직 혁신과 제품 개발을 이끌어온 경험을 바탕으로, 급변하는 업무 환경 속에서 리더가 어떻게 신뢰를 만들고 협력을 이끌어낼 수 있는지를 보완했다. 단순히 “질문하라”고 말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비대면 회의에서는 모든 참석자가 동등하게 발언할 수 있도록 질문의 순서와 방식을 설계하고, 때로는 회의실을 벗어나 함께 걸으며 대화하는 워킹 미팅을 통해 더 자연스럽고 솔직한 의견을 끌어내는 등 상황에 맞는 소통 방식을 제안한다. 질문은 더 이상 회의에서 던지는 한마디가 아니라, 협업의 환경 자체를 설계하는 리더의 역할이다.
《리더의 질문법》은 전 세계 17개국 출간, 미국에서만 20만 부 넘게 팔린 리더십 고전이다. 찰스 핸디, 존 밴 매넌 등 세계적인 경영 석학들 또한 이 책에 극찬을 보냈으며, 국내에서도 리더십 교육과 조직 문화 분야의 필독서로 꾸준히 읽혀왔다. 애플, 디지털이퀴프먼트코퍼레이션, 시티은행, PG&E, 휴렛팩커드, 셸, BP, 싱가포르 정부, 국제원자력기구 등 수많은 조직이 에드거 샤인의 컨설팅을 거쳤다. 한국어판 출간 이후에는 국내에서도 베스트셀러로 자리하며 여러 리더와 인사 관련 전문가, 코칭 전문가들에게 영감을 주었다. “리더의 질문력을 높이는 데 도움을 주는 책” “겸손한 질문은 기업이 문화 정체성을 형성하는 데 필수요소”라는 평가를 받으며 리더십의 교과서로 자리했다.
그렇다면 새로운 시대 리더들이 장착해야 할 질문법은 무엇일까? 샤인은 그 답을 ‘겸손한 질문’, 즉 답을 알지 못하는 문제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세련된 기술에서 찾았다. 겸손한 질문이야말로 불확실성과 협업의 가능성이 커진 시점에 인간관계를 개선하고 일상의 상호작용에서 생기는 문제들을 더 슬기롭게 해결할 조직의 필수 전략이라는 것이다. 《리더의 질문법》은 질문보다 단언에 치우치기 쉬운 리더들이 ‘겸손한 질문’을 통해 진솔함과 신뢰를 쌓아 협력의 조직문화를 만들 수 있도록 돕는 가이드가 되어줄 것이다.
조직의 위기 대응은 답이 아니라 ‘질문’에서 시작된다
신뢰를 만드는 마지막 경쟁력, 겸손한 질문
오늘날 조직이 직면한 문제는 정보 부족이 아니라 정보 과잉이다. 이에 따라 더 많은 답이 아니라 서로 다른 관점을 연결하고 맥락을 이해하는 질문이 더욱 필요해졌다. 최근 기업과 조직에서는 충분히 막을 수 있었던 의사결정 실패가 뒤늦게 논란이 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결과가 나온 뒤에는 “왜 아무도 문제를 말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이 따라붙지만, 더 중요한 질문은 따로 있다. 정말 아무도 의문을 품지 않았던 것일까. 의문을 입 밖에 낼 수 없는 조직 문화가 배경에 자리했던 것은 아닐까.
에드거 샤인은 조직의 문화를 이해하려면 ‘상향 커뮤니케이션’을 살펴보라고 말했다. 현장에서 발견한 문제와 의문이 자연스럽게 위로 전달되는 조직인지, 아니면 구성원들이 침묵을 선택하는 조직인지가 그 조직의 진짜 문화를 보여준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구성원들에게 “더 솔직하게 말하라”고 요구하는 대신, 리더가 먼저 질문을 던져야 한다고 제안한다.
위기가 발생한 뒤 “왜 보고하지 않았나”를 추궁하거나 “앞으로는 반드시 보고하라”고 지시하는 리더 아래에서는 누구도 쉽게 입을 열지 않는다. 반대로 “여러분이 현장에서 느낀 문제를 편하게 이야기하려면 무엇을 바꿔야 할까요?”라고 묻는 리더 앞에서는 조직의 침묵이 깨지기 시작한다. 리더의 질문 하나가 구성원들의 심리적 안전감을 만들고, 그것이 더 나은 의사결정과 조직의 경쟁력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AI는 정답을 제시할 수 있지만, 사람들이 침묵하는 이유를 알아차리고, 서로 다른 생각을 연결하며, 신뢰를 바탕으로 함께 더 나은 답을 찾아가는 일은 여전히 사람만이 할 수 있다. 《리더의 질문법》은 질문을 단순한 커뮤니케이션 기술이 아니라 신뢰를 만들고 조직을 움직이는 리더십의 본질로 다시 정의하며, AI 시대에도 변하지 않을 리더의 가장 중요한 역할이 무엇인지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
AI 시대를 맞아 새롭게 정의하는 리더십
생성형 AI가 누구보다 빠르게 정답을 내놓는 시대다. 넘쳐나는 정보 사이에서 답을 찾는 일은 쉬워졌지만, 조직은 오히려 더 복잡해졌다. 여러 팀이 협업하여 일정이 촉박한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등 다양한 형태의 업무 방식이 도입되고 있다. 갈수록 유동적으로 변해가는 이러한 업무 환경에서도 서로 다른 관점을 조율하고 신뢰를 쌓으며 구성원들의 잠재력을 끌어내는 일은 여전히 인간의 몫이다.
흔히 방향을 정확히 제시하고 즉각적으로 답을 알려주는 리더가 실력 있는 리더라고 말한다. 하지만 에드거 샤인은 지금과 같이 변화의 속도가 빠르고 업무 환경이 끊임없이 달라지는 불확실성의 시대에는 지시하고 단언하는 리더보다 허심탄회하게 질문하는 리더가 이끄는 조직의 성장 가능성이 더 높다고 말한다. 위, 아래, 주변을 망라하여 긍정적이고 허심탄회하고 신뢰할 수 있는 관계를 맺으며 소통해야 수많은 요소가 맞물려 돌아가는 정교한 과제를 해결하고, 효과적으로 임무를 완수해 혁신을 도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샤인은 리더십의 본질은 사람들에게 답을 주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스스로 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있다고 말한다. 리더가 먼저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고 귀 기울일 때 구성원은 심리적 안전감을 느끼고, 필요한 정보를 숨기지 않으며, 더 적극적으로 의견을 제시한다. 결국 조직의 경쟁력은 리더 혼자 얼마나 뛰어난가가 아니라, 구성원 모두의 지혜를 얼마나 끌어낼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
이 책은 권위에 대한 통념도 새롭게 뒤집는다. 많은 리더가 명령하고 설명하고 통제해야 권위를 얻는다고 믿지만, 샤인은 질문하고 경청하고 배우고 적응하는 사람에게 진정한 권위가 쌓인다고 말한다. 리더가 언제나 정답을 말해야 한다는 믿음은 한 번의 실패로 쉽게 무너지고 만다. 그러나 함께 질문하고 사실을 확인하며 신뢰를 쌓은 조직은 불확실한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다.
지역적인 차원에서 지정학적 차원까지 현대의 가장 위대한 리더들은 겸손한 질문으로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타인이 아는 것을 허심탄회한 태도로 배우고 상호 신뢰에 기꺼이 참여하는 것이 설득하고 명령하고 통제하는 것보다 효과적임을 알게 되었다. 우리는 리더가 사람들을 오도하고 기만하여 뻔한 거짓을 믿게 만드는 광경을 너무 많이 보았다. 리더가 타인이 믿는 것에 대해 질문하거나 귀 기울이지 않고 설득이나 강요로 타인이 자신을 믿게 만들어 권력을 얻을 수 있다는 생각은 환상이다. (238~239쪽)
타당한 정보와 거짓 정보가 뒤섞이고, 예측하기 어려운 문제가 끊임없이 등장하는 시대일수록 필요한 것은 더 많은 단언이 아니다. 무엇이 중요한지 함께 묻고, 맥락을 이해하며, 서로에게서 배우려는 태도다. 《리더의 질문법》은 ‘겸손한 질문’을 통해 신뢰를 쌓고 협력을 이끌어내는 것이야말로 오늘날 가장 강력한 리더십이라고 새롭게 정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