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가루나 메밀, 쌀가루 반죽이 가느다란 ‘선(線)’이 되어 그릇에 담기는 순간, 면요리는 단순한 끼니를 넘어 하나의 예술이 된다. 면요리의 미학은 입안에 닿는 촉감, 국물과의 조화, 그리고 그 안에 담긴 시간의 깊이에서 완성된다. 가장 단순한 재료인 ‘가루와 물’로 시작해, 인간의 손기술과 불의 감각을 거쳐 가장 화려한 식감을 만들어내는 미식의 압축판이다. - 15쪽
국수 한 그릇은 면과 소스(혹은 국물)가 나누는 긴밀한 대화와 같다. 라면의 꼬불꼬불한 면발이나 파스타의 거친 표면은 국물과 소스를 온전히 묻혀 올리기 위한 구조적 장치이다. 면을 후루룩 들이켜는 순간, 면발 사이사이에 고인 국물이 입안 가득 퍼지는 흡착의 조화가 일품이다. 면요리에 없어서는 안 될 고명(토핑)은 저마다의 텍스처를 뽐내며 면과의 완벽한 균형을 이뤄 미각적·시각적 정점을 찍어준다. - 16쪽
조선시대에도 대부분의 국수는 메밀로 만들었고 밀로 국수를 만드는 경우는 흔치 않았다. 최초의 한글 조리서로서 조선 후기 장계향이 저술한 『음식디미방』에서 알 수 있듯 양반가에서도 밀가루와 메밀가루를 섞어 칼국수를 만들었고, 남부지방에서도 안동건진국수처럼 귀한 밀가루에 콩가루를 섞어 국수를 만들었으며 왕실에서도 메밀가루로 만든 국수를 먹었다. - 19쪽
면요리를 건강하게 먹으려면 면을 완전히 끊기보다, 면의 종류를 바꾸고 단백질·식이섬유를 함께 구성하는 방식이 현실적이다. 특히 포화지방(크림·버터·돼지기름) 조합을 줄이고, 채소·해조류·불포화지방(올리브유·들기름)을 더하면 혈당·체지방 부담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 그리고 밀가루 면 대신 식감은 살리면서 식이섬유와 단백질을 채울 수 있는 대체 면을 활용하도록 한다. 포만감·혈당 안정은 두부면·곤약면, 익숙한 맛은 통밀면, 식습관 전환은 현미국수처럼 목적별로 고른다. 라면을 먹어야 할 경우 가급적 유탕면보다는 건면을 선택하도록 한다. - 27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