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태극기이 누리집은 대한민국 공식 전자정부 누리집입니다.
보이지 않지만 볼 수 있는 - 평면표지(2D 앞표지)
보이지 않지만 볼 수 있는 - 입체표지(3D 표지)
보이지 않지만 볼 수 있는 - 2D 뒤표지

보이지 않지만 볼 수 있는


  • ISBN-13
    979-11-89385-68-2 (03600)
  • 출판사 / 임프린트
    도서출판 어떤책 / 도서출판 어떤책
  • 정가
    18,000 원 확정정가
  • 발행일
    2026-06-25
  • 출간상태
    출간
  • 저자
    서수연
  • 번역
    -
  • 메인주제어
    문화, 미디어 연구
  • 추가주제어
    예술: 재정적 측면
  • 키워드
    #문화, 미디어 연구 #예술: 재정적 측면
  • 도서유형
    종이책, 무선제본
  • 대상연령
    모든 연령, 성인 일반 단행본
  • 도서상세정보
    135 * 205 mm, 296 Page

책소개

눈이 보이지 않는 사람은 예술을 감상할 수 없는가?

그렇지 않다는 믿음이 열어 준 가능성의 세계

윤단비‧이다혜‧조승리‧김수정 추천!

 

〈대장금〉, 〈CSI〉, 〈왕의 남자〉, 〈우리들〉, 〈벚꽃동산〉

7,800여 작품의 해설을 쓴 우리나라 1호 음성해설 작가의 책

 

전 세계가 〈오징어 게임〉을 이야기하던 2021년, 그때 시각장애인들은 〈오징어 게임〉을 어떻게 봤을까? 시각장애인이 〈오징어 게임〉을 본다는 것은 가능한 일일까? 만일 〈오징어 게임〉의 소리만 들어야 한다면, 등장인물들의 파편적인 대사와 난투 현장의 효과음으로 이 복잡한 데스게임을 유추할 수 있을까? 

아마도 쉽지 않을 것이다. 그렇지만 시각장애인은 〈오징어 게임〉을 시청하며 드라마의 소리만을 듣지 않는다. 이 드라마의 음성해설(화면해설)을 함께 듣는다. 

 

시각장애인은 알지만 비시각장애인은 모르는

시각장애인은 알지만 비시각장애인은 알기 어려운 사실 중 하나는 우리나라에서 제작되는 드라마나 영화의 일부 작품에 음성해설(화면해설)이 제공된다는 것이다. 그 시작은 2003년 KBS 드라마 〈대추나무 사랑 걸렸네〉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3년 방송통신위원회는 지상파 방송국의 낮 시간대 방송을 일부 허용하고 2005년에는 전면 허용하며 자막 및 화면해설 강화를 권고했다. 시범적으로 제작 편성되던 음성해설 드라마가 이때부터 정규 편성되기 시작했다. 

음성해설audio description(화면해설video description)이란, 시각장애인이 드라마나 영화, 공연, 전시 같은 시청각 작품을 온전히 감상할 수 있도록 상황을 묘사하는 대본을 쓰고 이를 음성으로 제공하는 서비스를 말한다. 그리고 〈오징어 게임〉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중 가장 많은 언어(19개)로 음성해설(화면해설)이 제공된 작품이다. 〈기묘한 이야기Stranger Things〉(17개), 〈브리저튼Bridgerton〉(15개)보다 많다.

 

우리나라 1호 작가의 음성해설 이야기 

서수연 작가는 2003년 〈대추나무 사랑 걸렸네〉 음성해설(화면해설)의 대본을 쓰고 그 대본을 낭독한, 이 일을 직업으로 삼은 우리나라 1호 음성해설 작가이자 음성해설 성우다. 2003년부터 현재까지 드라마, 영화, 예능프로그램, 연극, 뮤지컬, 미술작품, 무용, 마술쇼 등 7,800여 작품의 음성해설을 썼다. 그가 20년 넘게 활동하며 이렇게 많은 작품에 음성해설을 맡을 수 있었던 배경에는 장애인 시청권과 예술 감상권에 대한 아주 느리지만 분명한 사회적 인식 변화가 자리하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국제적인 추세이기도 하다.

 

한 직업인이 이끈 접근성의 세계

《보이지 않지만 볼 수 있는》은 직업인으로서 서수연 작가가 이끈 접근성의 세계를 보여 준다. 음성해설이라는 낯선 영역에 던져져 컴퓨터 앞에서 홀로 작업하던 작가는 마감에 쫓기면서도 선해설, 후해설 등 음성해설 방법론을 개발하고 직업윤리를 세우며 전문성을 만들어 나갔다. 자신의 일에 학문적 근거를 마련하고 싶었던 작가는 접근성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활발하고 방송법상 제작 편수의 10퍼센트 이상을 음성해설로 제작해야 하는 영국으로 유학을 떠났다. 한국으로 돌아와서는 국립극장, 국립극단, 두산아트센터, 아르코‧대학로예술극장의 첫 터치투어(공연 전 시각장애인이나 지체장애인 들이 무대 위로 올라와 무대장치와 소품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하는 접근성 활동)를 성사시켰다. 그의 행보에 따라 그동안은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던 장르에 음성해설이 제공되기 시작했다.

 

화면해설, 음성해설, 큰 글씨, 낮은 위치의 버튼, 진동 의자

음성해설은 이제 화면에만 머물지 않는다. 무용 공연 〈무용수-되기〉에도, 이은결 마술사의 국내 최초 배리어프리 일루션 공연에도 음성해설이 제공됐다. 무용과 마술은 음성해설이 어려울 거라고 여겨졌던 대표적인 장르였다.

노안이 온 중년에게는 큰 글씨 팸플릿을, 키가 작은 어린이에게는 낮은 위치의 버튼을, 시각장애인에게는 만질 수 있는 복제품을, 청각장애인에게는 소리가 진동으로 울리는 의자와 조끼를…… 음성해설의 기반이 되는 접근성의 개념은 장애인도 비장애인도 환대하며 문화예술 현장을 밝히고 있다.

 

모두를 환대하는 문화예술 현장

《보이지 않지만 볼 수 있는》은 시각에만 치우쳐 있던 우리의 감각을 깨워 준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질문들이 고개를 든다. ‘잠깐, 시각장애인은 〈왕과 사는 남자〉를 어떻게 보지?’ 여기 없는 사람이 누구인지, 눈에 보이지 않는 존재를 감각하는 것. 그로부터 환대가 시작되면 좋겠다. 

‘눈이 보이지 않는 사람은 예술작품을 볼 수 없는가?’라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 사람들. 서수연 작가는 그런 사람들 중 한 사람이다. 

 

“눈을 감고 드라마를 들으면 알 수 있다. 음성해설이 왜 존재해야 하는지.

미디어의 화려함 뒤에는 늘 소외된 감각이 웅크리고 있다.”_서수연

 

저자가 낭독한 오디오북 동시 출간

이 책은 오디오북과 동시 출간된다. 서로 다른 감각을 지닌 독자에게 이 책이 같은 시기에 함께 도착하기를 바란다. 낭독은 서수연 작가와 장민혁 성우가 맡았다. 그의 목소리는 시각장애인에게 익숙하다. 음성해설 방송의 초창기 KBS 〈대추나무 사랑 걸렸네〉, SBS 〈작은 아씨들〉, MBC 〈베스트극장〉 등의 음성해설을 서수연 작가가 쓰고 낭독했기 때문이다. 

이 책의 표지에는 제목이 점자로 들어가 있고, 책 날개에는 도드라진 사각형을 두어 시각장애인들이 QR코드를 촉각으로 발견할 수 있도록 했다. QR코드를 통해서는 표지 해설을 들을 수 있다. 표지 해설 또한 서수연 작가가 직접 작성하고 낭독했다. 

목차

(추천의 말) 문화예술 현장에서

(서문) 나는 누구일까?

(일러두기) ‘음성해설’이라고 부르는 이유

1장 보이지 않지만 들을 수 있는

2장 작품 수 7천 800편

3장 영국에서 발견한 번역학

4장 우리가 번역한 세계

5장 접근성, 타인의 몸이 내게 깃들 때

(연표) 서수연 작가 음성해설 대표 작품

본문인용

내가 눈을 감고 드라마를 감상하며 깨달은 바는 명료했다. 보이지 않는 상태로 세상을 온전히 이해하기란 정말 어렵다는 것. 매 순간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들 수밖에 없다. 그리고 미디어의 화려함 뒤에는 늘 소외된 감각이 웅크리고 있다. 〈1장 보이지 않지만 들을 수 있는〉

 

돌이켜보면 〈CSI〉 전 시리즈의 음성해설 대본을 쓰는 시간보다 자료를 조사하는 데 쏟은 시간이 훨씬 길었다. 시청자라면 요원들이 다루는 복잡한 시약이나 전문 장비의 이름을 몰라도 드라마를 즐기는 데 아무런 지장이 없다. 하지만 화면 속 모든 디테일을 낭독문으로 내놓아야 하는 음성해설 작가에게는 소품 하나도 허투루 넘길 수 없는 중요한 단서가 된다. 영상을 수십 번 멈춰 가며 실험대 위의 도구들을 관찰하고, 시약병의 라벨이 스치듯 지나갈 때면 초단위로 화면을 끊어 보며 가장 선명한 프레임을 찾았다. 알아낸 스펠링을 인터넷에 검색하고 국내외 실험도구 판매 사이트와 논문을 이 잡듯 뒤졌다. 마치 내가 사건의 실마리를 좇는 CSI 요원이 된 기분이었다. 〈1장 보이지 않지만 들을 수 있는〉

 

2009년 영화 〈해운대〉의 영상 유출 사건은 음성해설 작업 환경에도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영화 〈쌍화점〉(2008),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2008), 〈김씨 표류기〉(2009)까지만 해도 영상을 CD로 받아 집에서 작업했었다. 그런데 2010년에는 강우석 감독이 연출하고 박해일, 정재영, 유해진 배우가 출연한 영화 〈이끼〉의 대본을 쓰기 위해 사상 처음으로 촬영장 스튜디오에 직접 들어가야만 했다. 목적지는 남양주종합촬영소. 차도 면허도 없던 나는 지하철과 버스를 번갈아 타며 두 시간 넘게 걸려 그곳에 도착했다. 〈2장 작품 수 7천 800편〉

 

2019년, 내가 다시 영국을 찾았을 때, 영화관은 그새 확연히 달라져 있었다. 2016년까지만 해도 특정 회차에만 국한됐던 음성해설이 불과 몇 년 사이 영어로 제작된 모든 영화, 모든 회차로 확대 제공되고 있었다. 음성해설 서비스의 비약적인 성장은 단순히 접근성 콘텐츠의 양적 증가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영국은 짧은 시간 동안 영화 관람의 문턱을 한층 더 낮추고, 영화를 누구에게나 열린 포용적인 매체로 만들어 가고 있었다. 〈3장 영국에서 발견한 번역학〉

 

2층에서 내려다본 터치투어 현장은 경이로웠다. 공연 시작 1시간 30분 전, 무대감독으로 보이는 진행자의 유쾌한 목소리가 극장을 채웠고, 그에 화답하듯 참가자들의 웃음소리가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시각장애 관객들은 물론 휠체어를 탄 지체장애 관객들까지 무대를 거닐며 공간감을 익히고 소품을 만졌다. 진행자는 소품의 질감부터 무대의 구조까지 하나하나 정성스레 설명해 주었다. 손끝으로 연극을 만지고 상상하는 그들의 표정을 지켜보는 내내, 가슴 한구석에서 뜨거운 무언가가 울컥울컥 차올랐다. 〈3장 영국에서 발견한 번역학〉

 

내 논문 제목은 〈영국의 음성해설 가이드라인을 바탕으로 작성하는 폴란스키 감독의 영화 ‘피아니스트’(2001) 음성해설〉이었다. 이 주제를 선택한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무엇보다 음성해설 대본 작성은 한국에서부터 해 오던 본업이었기에, 그것을 영어로 쓴다 해도 두려움이 덜했다. 게다가 BBC와 영국 독립방송위원회 등이 공동개발한 영국의 음성해설 지침에 깊이 파고들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도 했다. 〈3장 영국에서 발견한 번역학〉

 

초창기 음성해설 방송은 늘 “시각장애인을 위한 화면해설 방송”이라는 문구로 시작했다. 이에 대해 한 시각장애 모니터 요원이 “그 표현을 들으면 뭔가 우리만 따로 떼어 놓는 기분이 들어요”라고 말한 적이 있는데, 그 말에 나는 큰 충격을 받았고, 진정한 배려가 무엇인지 생각하게 됐다. ‘누구를 위한’이라는 표현은 친절해 보이지만 동시에 대상을 타자화한다. 그래서 이후 음성해설 방송 대본에서 “시각장애인을 위한”이라는 문구를 삭제했다. 현재 KBS의 경우 화면 상단에 “시각·청각장애인을 위한 화면해설/자막방송”이라고 짧게 자막만 띄울 뿐, 성우가 낭독할 때는 해당 문구를 읽지 않는다. 〈4장 우리가 번역한 세계〉

 

그런데 그날은 달랐다. 슬슬이가 항아리를 떨어뜨렸는데 깨지지 않고 데굴데굴 굴러가더니 한쪽에 똑바로 서 버린 것이다. 찰나의 정적이 흘렀다. 원래 준비된 해설은 “물항아리를 떨어뜨린 슬슬이가 사색이 돼 서 있다. 도삼이 장갑을 끼고 깨진 조각을 치운다”였다. 하지만 항아리는 멀쩡했으니, 해설을 그대로 읽으면 거짓말이 되고, 침묵하면 시각장애 관객이 상황을 파악할 수 없는 진퇴양난의 상황이었다. 나는 “떨어진 항아리가 굴러가 한쪽에 서 있다”라고 즉석에서 해설을 수정해서 낭독했다. 구포댁을 맡은 정경순 배우 역시 노련하게 즉흥적으로 대사를 바꿔 “항아리를 떨어뜨리고 그러냐”라며 상황을 수습했다. 홀로 긴장하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던 그날의 기억은 지금도 생생하다. 〈4장 우리가 번역한 세계〉

 

접근성은 ‘모 아니면 도’가 아니다. 이번 공연의 성격상 자막해설이 가장 중요하다면 자막해설만 제대로 제공하면 된다. 이번 전시에는 음성해설을 QR로, 수어통역을 영상으로 제공하고 싶다면 그렇게 해도 된다. 모든 것을 다 하려다 아무것도 못 하는 것보다, 할 수 있는 것을 확실하게 해내는 것이 낫다.

여기에 바로 용어의 힘이 있다. 무장애가 장애물을 0으로 만들어야 할 것 같은 완벽주의적 부담을 준다면, 접근성은 시작하는 준비 과정부터 실행, 그리고 이후 이용자의 피드백을 수용하는 태도까지 아우르는 유연함을 가진다. 부담감을 내려놓고 과정을 바라보게 하는 힘이 이 단어 안에 있다. 〈5장 접근성, 타인의 몸이 내게 깃들 때〉

 

시각장애 친구들과 메뉴를 고를 일이 많다 보니 어느새 그들만의 안전한 선택이 있다는 걸 알게 됐다. 그들은 짜장면이나 짬뽕, 파스타처럼 그릇 하나에 온전히 담긴 음식들을 선호한다. 도움받는 게 미안해 선택지를 좁히는 것이다. 이를 잘 아는 나는 일부러라도 반찬 가짓수가 많은 한식집으로 친구들을 이끈다. 익숙한 맛 대신 다채로운 미식의 즐거움을 선물하고 싶어서다. 보글거리는 찌개와 여러 접시가 놓인 식탁 앞에서 나는 반찬 접시부터 다닥다닥 붙여 놓는다. 그런 다음 친구의 손을 잡고 젓가락으로 반찬 그릇을 톡톡 건드리며 좌표를 입력해 준다.

“자, 시계 방향으로 시금치, 계란말이, 김치야.” 

그러면 친구들은 공간과 거리감을 기억했다가 젓가락을 뻗어 맛을 즐긴다. 

〈5장 접근성, 타인의 몸이 내게 깃들 때〉

 

서평

-

저자소개

저자 : 서수연
우리나라 첫 음성해설 작가이자 음성해설 성우. 2003년 KBS 드라마 <대추나무 사랑 걸렸네>, 2006년 MBC 외화 를 비롯해 지금까지 7,800여 작품의 음성해설을 썼다. 그가 음성해설을 맡는 장르는 무용 공연, 회화 전시, 미디어아트 전시, 마술쇼 등 무척 다양하다. 현재 국립극장, 국립중앙박물관, 국립현대미술관을 방문하는 시각장애인은 서수연 작가가 쓴 소개 글을 음성으로 듣게 된다.
최근 음성해설을 맡은 작품으로는 넷플릭스 드라마 <은중과 상연>, <이 사랑 통역 되나요?>, 국립극단 연극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 <헤다 가블러>, 모두예술극장 <젤리피쉬>, 국립중앙박물관 전시 <새 나라 새 미술> 등이 있다.
영국 뉴캐슬대학교 미디어저널리즘 석사학위를, 한국외국어대학교 영어번역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한국외국어대학교 영어번역학 대학원에서 음성해설을 주제로 강의한다.
직업인으로서 그의 이야기는 우리나라 접근성의 생생한 현장기이기도 하다. 지금은 널리 알려진 ‘접근성 매니저’라는 직함이 처음 마련되고,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의 행사명이 ‘모두예술주간’이 되고, 두산아트센터, 아르코‧대학로예술극장에서 첫 터치투어가 성사된 현장에 서수연 작가가 있었다.
  • (54866) 전북특별자치도 전주시 덕진구 중동로 63
상단으로 이동 상단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