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서평
AI를 잘 쓰는 사람과 AI에 끌려가는 사람은 무엇이 다른가
AI는 이제 특별한 기술이 아니다. 보고서, 기획안, 과제, 글쓰기, 발표 자료, 학습 정리까지 많은 사람이 AI를 일상적으로 활용한다. 그러나 AI를 많이 쓴다고 해서 결과물이 반드시 좋아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더 매끄럽고 더 빠르게 완성된 결과물 안에서, 정작 쓴 사람의 생각과 판단이 사라지는 경우가 많다.
『AI 냄새 지우기』는 바로 그 지점을 파고든다. 이 책이 말하는 'AI 냄새'는 단순히 기계적인 문체나 어색한 표현이 아니다. 그것은 결과물 안에 인간의 문제의식, 우선순위, 판단, 책임이 충분히 들어가지 않았을 때 생기는 빈자리의 흔적이다. 문장은 반듯하고 구조는 깔끔하지만, “그래서 이 사람은 무엇을 판단했는가?”라는 질문에 답하지 못하는 결과물. 이 책은 그런 결과물이 왜 생기는지, 그리고 어떻게 벗어날 수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저자는 AI 사용을 '검색형 사용'과 '탐구형 사용'으로 구분한다. 검색형 사용은 빠르게 답을 얻는 방식이다. 요약하고, 초안을 받고, 자료를 정리하는 데 유용하다. 그러나 판단이 필요한 장면에서조차 검색형 사용에 머물면, AI는 인간의 사고를 돕는 도구가 아니라 사고를 대신하는 장치가 된다. 반대로 탐구형 사용은 AI를 통해 자신의 질문과 판단을 더 날카롭게 만드는 방식이다. AI의 답을 최종본으로 받는 것이 아니라, 검토하고 흔들고 다시 구성하는 출발점으로 삼는다.
이 책의 강점은 추상적인 AI 담론에 머물지 않는다는 데 있다. 맥락 설정, 검증, 문제 정의, 관점 전환, 해상도 조절, 형식 변환, 멀티턴, 학습, 기획, 글쓰기 등 실제 AI 협업에서 필요한 사고 기술을 차례로 다룬다. 단순한 프롬프트 모음집이 아니라, AI와 대화하는 과정에서 인간이 어떻게 중심을 잡고, 자신의 생각을 꺼내고, 판단을 강화할 것인지를 안내하는 실천적 사유 훈련서다.
AI 시대의 격차는 이제 AI를 쓰느냐 쓰지 않느냐에서만 생기지 않는다. 같은 AI를 쓰더라도 어떤 사람은 더 의존적으로 변하고, 어떤 사람은 더 깊이 생각하게 된다. 이 책은 그 차이를 'AI 의존형 사유'와 'AI 증폭형 사유'라는 개념으로 설명한다. AI가 만든 구조 안에서 인간의 개입이 점점 줄어드는 사람이 있는 반면, AI를 사고의 파트너로 삼아 자신의 판단을 더 선명하게 만드는 사람이 있다.
『AI 냄새 지우기』는 AI를 멀리하자는 책이 아니다. 오히려 AI를 제대로 쓰기 위해 인간이 무엇을 더 잘해야 하는지를 묻는 책이다. AI가 강력해질수록 인간에게 더 중요해지는 것은 빠른 사용법이 아니라, 스스로 질문하고 판단하고 마지막에 책임지는 힘이다. 이 책은 AI와 함께 일하고 공부하고 쓰고 기획하는 모든 사람에게, 그 힘을 잃지 않고 오히려 키워가는 방법을 제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