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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


  • ISBN-13
    979-11-5854-616-8 (03810)
  • 출판사 / 임프린트
    도서출판 학이사 / 도서출판 학이사
  • 정가
    19,000 원 확정정가
  • 발행일
    2026-05-15
  • 출간상태
    출간
  • 저자
    최영실
  • 번역
    -
  • 메인주제어
    에세이, 문학에세이
  • 추가주제어
    -
  • 키워드
    #에세이, 문학에세이 #사진에세이 #풍경 #철학 #여행
  • 도서유형
    종이책, 무선제본
  • 대상연령
    모든 연령, 성인 일반 단행본
  • 도서상세정보
    150 * 200 mm, 216 Page

책소개

 

SNS가 사랑하는 에세이스트 최영실의 신작 사진산문집

소소한 길 위에서 발견한 철학적 단상과 찰나의 이미지

 

SNS를 통해 시적인 산문과 따뜻한 문체로 많은 사랑을 받아온 에세이스트 최영실 작가가 두 번째 신작 『산책』을 발간한다. 이번 신간은 목적지를 두지 않는 길 위의 시간, 혹은 소소한 일상의 머무름 속에서 느끼는 사유와 시선을 글과 이미지로 풀어낸 사진 산문집이다.

 

목차

 

1 하나의 꽃이 지고 하나의 꽃이 핀다

 

보고 싶으면 사랑하고 혹은 울고

여기는 루강의 옛 거리

들다, 섬

의심하지 않기로 한다

표를 예약했다

각래관세간 유여몽중사却來觀世間 猶如夢中事

행운이 점쳐지지 않나

청록빛 노을이 진다

나무는 자라고 나는 작아진다

애절양哀絶陽 남포에서

그런 가만한 응시의 눈빛이란

하나의 꽃이 지고 하나의 꽃이 핀다

그래도 나는, 아무 말도 못 하고 서서

하얀 밤을 건넜었던가

無住, 어디에도 머물지 말라

의심 없는 아름다움이란

우울의 연대

지나가는, 모든

나는 견딜 만해, 아프지 마 너는

하나 둘, 다시 하나

꽃이 피면 꽃이 피었다고

새뜰마을

가을이 갈 때까지

보성여관 가는 길

레미니슨스

어디 가지 마, 어디 가지 말고 거기에

돌연한 향기

도도한 사랑이 발자국을 지우며 간다

 

 

2 다시 향이 채워지고 나는 아직 살아있다

 

때가 되면 날아와 유영하는 바람은 영원하리니

멀리서 아름다운

그래도 아득한 바다에서

다시 물이 밀려온다

그네를 탔다

밀려나는 먼바다뿐이잖아

풀을 환대하라

그러니까 빈집 빈집 빈집, 하고 노래를 하면

사랑해바다, 라고

기다리는 꽃섬 花島가 있다

그해 무섬

가지런한, 마음

눈물이 콧물이

바라보다, 창

La Foret, 숲에서

숲이 운다

비 내리는 사려니숲

다시 향이 채워지고 나는 아직 살아있다

삿포로의 밤

다시 붉은 가을을 걷고 싶어

오늘 우리는, 섬으로 간다

바다 위의 기도

그림들, 순간들

달 산책

서쪽, 매일 밀려오는 하루의 노을만큼만 무심히

부서지다, 모든

겨울 배웅

덕유의 雪

 

 

3 그것이 신이든, 사랑이든, 삶이든

 

잠이 먼저 올까 눈이 먼저 올까

꽃, 지다

그냥

흠이 난 자리, 상흔

혁명광장, 블라디보스토크

에어로로 탐미할 것

순긋해변에서

그런 멘트는 절대 하지 말고

의심 없이 온당하다

파랑과 초록 사이 나무 아래

강물, 흐르다

외씨버선길, 13.9km

오늘은 가만히 뜬 온달

참 와닿지 않느냐고

돌아가고 싶을 때가 있다

고향 바다였을까

그것이 신이든, 사랑이든, 삶이든,

말리는 일이란

파랑을 보았다

덕천 마을, 마을터 돌

하서리 바다에서

공소시효가 지난 어느 봄날을 고백하며

무지몽매 중생의 기록

참 쓸쓸한 일이 아닌가

차 안, 긴 정적은 흐르고

묻지 않기로 한다

두근거렸다

 

가을 연가 - 세 모녀의 강진 7일 여행기

 

본문인용

 

[머리말]

 

나의 마음이 가장 고요할 때,

주변의 모든 자연과 생명이 깨어있음을 쉽게 알아차린다.

내가 아닌 당신의 존재를 비로소 긍정하며 걷는 소요의 시간

오래 걸었다고 생각했는데 다시 그 자리,

봄이다.

 

 

[책 속으로]

 

다녀간 흔적 없이 바람과 달과 별과 함께 흐르다 멈추는 곳에서 이 별을 영원히 떠날 거야, 그랬더니 흔적이 사라질 리가, 음성의 진동은 대기에 오랫동안 남아있어서 기술만 좋으면 몇백 년 전 것도 그대로 복원할 수 있어, 그런다.

보이지 않는 사람의 목소리가 영원할 수 있다니

 

빼곡하게 공기를 채우며 내리는 무음의 백색 세상, 마치 다시 고백할 순간이 오지 않는다는 듯 두 손을 모아 서로에게 무언가를 고백하는 사람들.

 

눈은 그치지 않고,

돌아갈 발자국은 지워지고,

 

-p. 41, ‘그래도 나는, 아무 말도 못 하고 서서’

 

 

 

너는 비가 와서 보고 싶다고 했지만 나는 누군가 보고 싶을 때 내리는 것이 비라고 했다. 목련이 피면 꽃보다 환한 달 아래 만나자 약속한 당신과 너무 늦지 않게 술잔을 기울이고 돌아온 비 긋던 봄밤, 책을 읽다 열망이란 단어가 멸망으로 보이는 건 기분 탓일까. 눈을 비빌 때 당도한 꽃 사진에 흔들리는 밤을 건넌다.

 

한 겹 한 겹 손을 이끄는 바람은 온당하고 봄바람은 불온해. 비틀어진 세상 적시는 비는 온당하고 흩날리는 봄비는 불온해. 겨우내 벗은 몸 심장을 밀어 올려 유혹하니 꽃은 온당하고 흔들리는 꽃잎은 불온해.

 

“꽃잎은 바람결에 떨어져 강물을 따라 흘러가는데 떠나간 그 사람은 지금은 어디쯤 가고 있을까.”

 

입술에 달라붙은 노래를 흥얼거리며 들어선 숲,

다들 어디쯤 가고 있는 걸까.

온산, 먼산, 천지산, 불온방창 꽃잎의 춤.

 

그러니까 소식 전하는 거 잊지 말아 우리,

 

-p. 60, ‘꽃이 피면 꽃이 피었다고’

 

 

 

모래. 시린. 너. 물안개. 섬. 아늑. 술. 잠. 허공. 술래. 이마. 아무도 찾을 수 없을 것만 같은 낯선 주소에 헝클어진 단어를 걸어 놓았던 섬. 밤을 건너 푸른 새벽이 오면 강물 위로 상한 영혼들의 하얀 숨이 피어올랐다. 길이 열리고 빛이 내리면 마치 이제껏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흩어지던 숨, 숨, 숨들.

 

-p. 101, ‘그해 무섬’

 

 

 

그녀는 숲에 살고 나는 바다에 산다. 숲에 살면 바다를 그리워하고 바다에 살면 숲을 부러워할 것 같지만 늘 그러하진 않다. 숲에 사는 그녀는 숲 이야기를, 바다에 사는 나는 바다 이야기 하는 것을 더 좋아한다. 서로 닮은 듯 여행 산책자들이지만 뿌리를 내린 정주자로서 일상을 공유하는 동지이기도 하다. 연두의 지극한 찬란을 함께 목격한 어느 봄 이후, 우리는 지금까지 서신을 주고받고 있다. 몇 번의 꽃이 피고 지었다.

 

장 그르니에의 편지를 받고 골목에 숨어서 펼쳐보던 카뮈의 떨림까지는 아니어도 ‘시리에게’로 시작되는 서신을 읽자면 내 청춘 시절, 사랑을 유혹하며 썼던 편지도 문득 떠오른다. 바다에서 숲으로, 숲에서 바다로, 여자에게서 여자에게로 향하는 유혹. 바다에서 숲으로 물고기가 가고 숲에서 바다로 풀들이 온다.

 

100년 후 개봉될 소설을 한강 작가가 노르웨이 오슬로의 어느 숲에 묻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우리의 서신도 함께 다니던 숲에 묻어두면 어떨까. 십 년쯤 뒤 누군가 산책길에 발견이 될까. 백 년 후가 될까, 아니면 영원히 눈에 띄지 않는 흙이 될 수도. 우리의 은밀한 비밀은,

 

-p. 160, ‘파랑과 초록 사이 나무 아래’

 

 

 

금을 팔아서 카메라를 샀다.

세상에 가장 값진 것을 팔아 금방 고물이 되는 디지털 제품을 샀다고 면박을 하는 사람에게 내게는 가장 쓸모없는 금으로 꿈을 산 것이라고 큰소리를 쳤다.

 

세상과 불화해서 홀로, 영원히 숲으로 떠났다는 L의 소식을 들었다. 십 년 전쯤 내가 카메라를 사고 첫 산책으로 그와 함께 나무 사이를 걷던 날이 생각난다. 도시에 사는 새의 발자국 소리를 옥탑방 지붕에서 처음 듣던 때만큼 궁금한 것이 많던 날이었다.

묻지 않아도 알 수 있는 것들이 많아진다는 것은,

 

-p. 192, ‘참 쓸쓸한 일이 아닌가’

 

서평

 

SNS가 사랑하는 에세이스트 최영실의 신작 사진산문집

소소한 길 위에서 발견한 철학적 단상과 찰나의 이미지

인공지능 시대, 광속의 세상에 던지는 ‘우아한 저항’

 

SNS를 통해 시적인 산문과 따뜻한 문체로 많은 사랑을 받아온 에세이스트 최영실 작가가 두 번째 신작 『산책』을 발간한다. 이번 신간은 목적지를 두지 않는 길 위의 시간, 혹은 소소한 일상의 머무름 속에서 느끼는 사유와 시선을 글과 이미지로 풀어낸 사진 산문집이다.

 

마음이 고요해야 주변의 모든 자연과 생명이 깨어있음을 쉽게 알아차릴 수 있다. 존재를 긍정하며 걸은 소요의 시간을 통해 작가는 삶을, 사랑을 사색한다. 그에게 여행이란 인간에 대한 연민과 자연에 대한 경의를 잃지 않고 스며드는 산책과 같다. 뷰파인더를 통해 포착된 찰나의 순간은 그 모든 감정이 담겨 깊은 울림을 준다.

 

작가는 책을 통해 “인공지능이 0과 1 사이를 광속으로 가로지를 때, 인간은 여전히 한 걸음과 다음 걸음 사이에 머무르는 온기를 감각할 수 있는 존재로서의 품격을 가진다”고 전하며, 각자의 속도를 잃지 말아야 한다는 묵직한 메시지를 던진다. 평소 유려한 문체와 깊이 있는 시선을 보여준 최영실 작가의 문장은 점점 빨라지는 세상을 향해 던지는 우아한 저항으로 읽힌다.

 

한편, 최영실 작가는 일간지 문화예술에 관련된 기고 칼럼과 여행 에세이 연재 활동 등 활발한 집필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또한 사진 초대전 《호모 비아토르》 외 다수의 사진 단체전과 기획에 참여하며 글과 사진을 아우르는 작업에 집중하고 있다. 저서로는 여행 산문집 『지금 바다로 가는 버스를 탈 수 있을까』가 있다.

 

저자소개

저자 : 최영실
에세이스트이자 칼럼니스트. 문화 예술을 다루는 ‘최영실의 소소살롱’과 여행 에세이 ‘훌훌훨훨’을 매체에 연재하고 있다. 초대 사진전 《호모 비아토르》를 시작으로 다수의 사진전을 개최하였다. 저서로는 여행 산문집 『지금 바다로 가는 버스를 탈 수 있을까』가 있다.
1954년 대구에서 창립한 종합출판사.
문학·인문·사회·교양·아동·실용 등 모든 장르의 종이책과 전자책을 출간한다. 학이사(學而思)는 ‘배우기만 하고 생각하지 않으면 어둡고, 생각만 하고 배우지 않으면 위태롭다(學而不思則罔 思而不學則殆-《論語》)’에서 따온 이름으로, 이 말을 기업 정신으로 삼는다.
제37회 ‘한국출판학회상–기획·편집’ 부문을 수상했으며, 아동도서 브랜드 학이사어린이가 있다. 지역독서운동을 위해 학이사독서아카데미와 책으로 노는 사람들, 전국 지역출판사 책을 대상으로 하는 서평쓰기 대회 사랑모아독서대상을 운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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