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문학동네』 신인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한 변윤제의 세 번째 시집 『다들 시를 뭐라고 생각하는 걸까』가 타이피스트 시인선 014번으로 출간되었다. 첫 시집 『저는 내년에도 사랑스러울 예정입니다』와 『반국가세력』 등을 통해 현실과 환상, 비애와 유머가 뒤섞인 독창적인 감각의 세계를 구축해온 변윤제는 이번 시집에서 인간 중심의 감정 구조를 서서히 해체해나간다. 인간만이 슬픔을 독점하지 않는 세계, 모든 존재가 서로의 외로움을 나누어 갖는 세계. 그것은 이번 시집이 끝내 도달하고자 하는 가장 아름다운 풍경 중 하나일 것이다.
『다들 시를 뭐라고 생각하는 걸까』에서 변윤제는 감정을 단순히 설명하지 않는다. 대신 냄새와 기척, 곡물의 온기 같은 구체적인 감각들 속에서 인간의 감정이 몸 안에서 어떻게 살아 움직이는지를 집요하게 따라간다. 그의 시는 비극 앞에서도 지나치게 비장해지지 않으며, 죽음의 한가운데에서도 인간 존재의 시시하고 평등한 감각을 발견한다.
인간과 벌레, 나무와 귀신 같은 존재들까지 서로의 외로움과 감각을 공유하며 살아 움직이는 이 세계 속에서, 변윤제는 ‘시란 무엇인가’를 끊임없이 질문한다. 설명할 수 없는 삶 앞에서 오래 중얼거리는 마음의 언어로서, 그는 웃음과 슬픔, 현실과 환상이 뒤섞인 한국시의 독특하고 생생한 감각을 보여 준다. 또한 이번 시집에는 포엠매거진과 진행한 인터뷰가 함께 수록되어, 시인의 창작 세계를 더욱 깊이 들여다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