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 Ra, 그런데… 영어 못하는 환자한테 그냥 구글 번역기 쓰면 안되나요?”
-9P
어르신은 질문에 직접 대답하지 않으셨다. 대신 이렇게 말씀하셨다.
“이제 나는 죽어도 한이 없지.”
나는 숨을 멈췄다.
“자식들 다 장성하고, 손주들도 다 대학 갔는데, 내가 죽어야 다들 편하지. 나는 지금 죽어도 괜찮지 뭐.” 어르신은 계속 말씀하셨다. “이 정도면 호상이라고 하는데.”
나는 고민에 빠졌다. 이걸 어떻게 통역하지?
-27P
“밑이 빠질 것 같고요.”
환자분이 조심스럽게 말씀하셨다. 나는 잠시 멈췄다.
밑? 의사가 나를 보았다. 통역을 기다리며.
‘밑’을 어떻게 영어로?
“The bottom…feels like it’s falling out?”
말하면서도 이상했다. 의사가 이해할 수 있을까?
-93P
요즘 학생들이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은 다르다.
“AI가 다 해 주는데 제가 과연 통역 공부를 할 필요가 있을까요?”
-152P
AI 시대의 통역사는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까?
AI는 인간의 언어를 어떻게 통역할까?
이 책을 통해 AI 시대에 더 선명해진 인간 언어의 순간들과 AI가 놓치는 인간 소통의 비밀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