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판사 서평
“자전거를 타고 풍경 속을 달려가는 서정주의자, 그가 풀어내는 풍경 인문학”
시집에서 자전거는 이동 수단이 아닌 삶의 은유다. 넘어질 듯 일어서던 유년의 기억, 부지런히 중심을 잡기 위해 땀을 쥐던 시간, 구불거리던 길을 지나 다시 일어서야 하는 순간들이 자전거의 바퀴와 손잡이, 안장 위에 고스란히 새겨져 있다.
삶이라는 자전거를 타고 바라보는 풍경, 그 안에서 자연이 들려주는 친절한 속삭임에 귀를 기울이고, 그것을 받아 적는다. 강물, 들꽃, 새, 나무, 봄비, 노을, 바다와 숲처럼 우리 곁에 가까이 있는 자연의 풍경 안에 스며 있는 시간의 흔적, 그리움의 결, 생명의 움직임을 맑고 단정한 언어로 길어 올린다.
멈춘 자전거가 다시 길을 꿈꾸듯, 지나온 시간을 후회로만 남겨두지 않고 아직 오지 않은 길을 향해 다시 페달을 밟아야 한다는 것. 『길을 꿈꾸는 자전거』는 그 깨달음을 독자의 마음속에 오래 남기는 시집이다.
임홍택 시인은 자연이 은근하고 친절한 대사로 속삭이는 연극에 동참하는 서정주의자이다. 시인은 자연의 신전이 제공하는 풍경의 열쇳말을 사랑, 무소유, 자유, 겸허, 영혼, 생명, 감사 등으로 풀이한다. 시인은 자아존재가 더욱 맑고 높고 순수해지길 수련하는 구도자의 풍모가 보인다. 자연이 함의하는 풍경의 비밀을 해독하여 쓰는 그의 시는 구도를 향하여 나아가는 싹싹하고 정다운 도반의 역할을 수행한다.
- 양병호(시인, 전북대 국문과 명예교수) 시 해설 「'맑고 높은 인생’을 포착하는 풍경의 시학」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