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태극기이 누리집은 대한민국 공식 전자정부 누리집입니다.
평면표지(2D 앞표지)
입체표지(3D 표지)
2D 뒤표지

안 비도 있지, 있구말구

청도 감나무골 어르신들의 평생이 가서 닿은 그림 이야기


  • ISBN-13
    979-11-5854-618-2 (03810)
  • 출판사 / 임프린트
    도서출판 학이사 / 도서출판 학이사
  • 정가
    20,000 원 확정정가
  • 발행일
    2026-05-08
  • 출간상태
    출간
  • 저자
    영담 스님
  • 번역
    -
  • 메인주제어
    에세이, 문학에세이
  • 추가주제어
    말년
  • 키워드
    #에세이, 문학에세이 #말년 #그림에세이 #인생 #청도 #감나무 #첫사랑
  • 도서유형
    종이책, 무선제본
  • 대상연령
    모든 연령, 성인 일반 단행본
  • 도서상세정보
    185 * 225 mm, 232 Page

책소개

 

연세가 많은 어르신들의 마음속엔 무슨 기억이 남아있을까?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언제였을까?

마음속에 잊지 못할 추억은 있을까?

있다면 어떤 사연, 어떤 그림일까?

지금 이 순간, 무슨 생각을 하고 계실까?

 

이 책은 이런 궁금증에서 시작되었다. 청도에서 한지미술관을 운영하는 영담 스님은 답을 찾기 위해 일터에서 은퇴한 어르신들에게 한지를 들고 찾아가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 그렇게 감나무골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잊지 못할 순간이 글과 그림으로 옮겨졌다. 연필 한 번 잡아본 적 없는 구순 할머니의 그림부터 이제는 유품이 된 할아버지의 그림까지 어르신들의 마음 깊은 곳에 머물던, 소박하고도 진정성 있는 추억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책이다.

 

목차

 

1부_가지 끝마다 탐스러운 홍시

 

동네 오빠야가 꺾어준 감나무 가지 _ 허연자

언니 언니, 우리 언니야 _ 박영숙

자식을 기다리는 마음 _ 이득분

청도 씨 없는 반시 _ 전필이

곶감 _ 황선분

자랑스러운 우리 맏아들 _ 이태순

감나무 덕을 잊지 말거라 _ 김말녀

무심경지 _ 황필분

 

 

2부_아, 그리운 아버지, 우리 어머니!

 

장한 어머니 상을 받으신 우리 어머니 _ 박정식

엄마의 치맛자락 _ 곽지숙

봉선화보다 곱던 어머니 _ 이영림

대구로 유학 가던 날 _ 박영신

우리 엄마 이상분 여사님 _ 현순덕

두레반 밥상과 엄마 목소리 _ 최현자

엄마의 버터 간장밥 _ 이금자

막걸리 심부름 _ 류월연

엄마의 뒷모습 _ 장태춘

 

 

3부_가슴에 묻은 못다 한 사랑

 

언제나 가슴에 까까머리로 남아있는 아들 _ 이손득

할머니의 보배 장손자 _ 최외분

금숙아, 감같이 어여쁜 내 새끼야 _ 박임선

아들을 위한 기도 _ 전득이

보고 싶은 오빠 _ 박잠분

잊을 수 없는 할아버지 사랑 _ 안동화

나무를 닮은 든든한 두 아들 _ 정덕금

내 집을 처음 갖던 날 _ 허연회

굴뚝 연기가 피어오르면 _ 권경애

자식의 행복이 나의 행복 _ 최태이

신발 한 켤레로 남은 할머니 _ 박순화

 

 

4부_그리운 내 고향

 

물속에 잠긴 내 고향 _ 박문현

눈에 보이지 않아도 다 있다 _ 한동순

아, 그리운 동창천 _ 이말숙

가장 행복했던 시절 _ 전병인

이제 이 농사를 누가 지을까… _ 김수화

유년의 꿈이 자란 기차방구 _ 장명호

단발머리 소녀 _ 황순태

소싸움 하던 그 시절 _ 예봉수

윷판의 추억 _ 최영자

엄마랑 빨래하러 가던 날 _ 최순화

운문골 친구들 _ 조영옥

부귀도 영화도 뜬구름 같은 것 _ 박이수

몸서리치게 하던 다림질 _ 김성자

친구와 홍시 세 알 _ 유금경

내가 가꾼 내 인생 _ 이분자

 

 

5부_인생이란 무엇인가

 

둥글둥글 서로 같이 살아야 _ 이계분

우주가 담긴 그림 한 장 _ 이용술

오락가락하는 인생 _ 김일중

진정한 불자이고 싶습니다 _ 홍천기

지난 시절의 고난을 딛고 _ 추남숙

자연의 변화가 주는 아름다움 _ 이춘옥

숨 가빴던 내 인생 _ 박경인

 

추천사 _ 평생이 가서 닿은 그림들 _ 장미진

 

본문인용

 

[머리말]

 

 청도에 위치한 영담한지미술관 관장으로서 지역 어르신들 삶의 추억을 책으로 엮게 되어 보람을 느낍니다. 4년여 동안 청도 마을 마을을 찾아다니며 어르신 400여 분을 뵙고 인터뷰하다 보니 그분들이 살아오신 시대와 그 세대의 문화와 정서를 고스란히 그림으로 담아낼 수 있었습니다.

 어르신들을 찾아뵙는 동안 참으로 많이 배우고, 웃고 울며 행복했습니다. 어르신 한 분 한 분의 삶이 한 송이 꽃처럼 아름다웠습니다.

 

 

[책 속 내용]

 

할머니는 얼마 전까지 연필을 잡아본 적이 없으셨답니다.

자신의 이름자도 쓸 줄 모르다가

늦게 한글을 배워서 이름자와 주소를 쓸 줄 알고,

한글을 조금은 읽을 줄 알게 되셨습니다.

할머니에게 연필은

자식들의 성공이 달린 도깨비방망이 같은 것입니다.

자신이 손에 쥐고 글씨를 쓴다는 생각은

꿈에조차 못 하셨다고 합니다.

 

그런 할머니가 망설임 끝에

연필을 잡고 그림을 그리셨습니다.

천천히 힘주어 선을 긋고 동그란 열매를 그리셨습니다.

 

힘 있고 정직한 선(線)과 몇 알의 감

그리고 바닥에 그려진 타원형 동그라미는

떨어진 감잎일까요?

할머니의 선은 의외로 단단하고 거침이 없습니다.

 

이파리 다 떨구고 까치밥 몇 알 남은 감나무 나목은

줄 것 다 주고 버릴 것 다 버린

할머니의 무심경지 아닐까요?

 

어쩌면 할머니는 다음 생을 위해 동면(冬眠)에 들듯

또다시 깨어날 봄을 준비하시는지도 모르겠습니다.

 

-p. 43, ‘무심경지_황필분’

 

 

“잊지 못할 추억을 그려보라꼬예? 잊지 못할….”

 

할머니는 한동안 종이를 들여다보며 말이 없으셨습니다.

한참 만에 붓을 들어 물감을 찍더니 동그라미 하나 그리셨습니다.

동그라미 안에는 고운 눈썹, 눈동자,

입술에는 빨간 루주도 칠하고…

 

“예쁜 얼굴, 누구예요?”

“음, 죽은 우리 딸… 금숙이!”

 

할머니는 금방 눈시울이 뜨거워지는지

손등으로 눈가를 훔치셨습니다.

 

딸 얼굴을 최대한 공들여 그리고

그 옆에 감나무 한 그루를 그리셨습니다.

감나무에는 가지마다 감이 빽빽하게 달렸습니다.

 

우리 딸에게 주고 싶은 감,

감알조차 동생들에게 늘 양보했던 착한 맏딸,

 

“금숙아, 금숙아, 감알같이 어여쁜 내 새끼야!”

 

할머니는 세월이 아무리 가도 그 딸을 잊지 못하십니다.

 

-p. 95, ‘금숙아, 감같이 어여쁜 내 새끼야_박임선’

 

 

할머니는 어려서부터 총기가 있고

말 표현력이 좋기로 소문이 났다고 합니다.

학교는 문턱에도 안 다녔는데

셈도 빠르고 기억력이 좋아

한 번 들은 소리는 잊어먹지 않아

동네 역사를 다 꿰고 남의 집 제삿날도 다 기억하셨다 합니다.

색연필을 고르고 잡는 품새도 야무지고 분명하십니다.

감나무를 그리며 나무의 뿌리까지 그리는 꼼꼼함이 돋보입니다.

 

“할머니요, 뿌리가 눈에 보입니까?”

“안 비도 있지, 있구말구!”

 

할머니 그림 속의 감나무는 모두 뿌리가 있습니다.

소천 생미에서 태어나

섶마로 시집와서 아들 셋, 딸 셋을 두시고

옛날 시집올 때 그 집 그 터에서 여전히 살고 계십니다.

총기가 가득한 초롱한 눈으로 저를 바라보시며 말씀하십니다.

 

“시님요, 요새는 부처님한테 통 못 가 미안합니더.”

 

할머니는 인심 좋고 동네 궂은일 도맡아 하기로 유명합니다.

 

“할머니의 그 마음 씀이 부처님 마음이요, 그 마음자리가 법당이니

절에 안 가셔도 부처님이 다 아실 겁니다.”

 

“고맙습니다. 부처님이 지 맘 다 아실 테지라, 핫,핫,하.”

 

-p. 139, ‘눈에 보이지 않아도 다 있다_한동순’

 

 

할머니의 추억 속에는 두루마기와 숯불 다리미가

특이하게 두 개나 그려져 있습니다.

할머니에게 물었습니다.

 

“옛날에 다리미질을 많이 하셨나 봐요?”

“이그, 지긋지긋했어요, 풀해서 발로 밟아가지고 시어머니와

두루마기를 마주 잡고 당기면서 그 위를 문질러 다림질을 하는데,

이때 뜨거운 다리미로 단번에 습기를 말리면서 다려야

풀도 서고 곱게 다려지거든,

다림질 하는 속도가 기막히게 적당해야지,

서두르다 보면 숯불의 불똥이 튀어서 옷감이 타기도 하는데,

그런 적이 여러 번 있었어요.

그때마다 시어머니에게 죽시로 꾸지람을 들었지요.”

 

당시 시아버님이 계시고 위에 시할아버님도 계셨기에

할머니는 두루마기 다림질을 늘 하셔야 했답니다.

그때 생각하면 지금도 몸서리친다시네요.

 

-p. 189, ‘몸서리치게 하던 다림질_김성자’ 중에서

 

서평

 

청도 감나무골 어르신들의

평생이 가서 닿은 그림 이야기

 

경상북도 청도는 씨 없는 감이 특산품이다. 감나무로 가득한 마을을 지나다니다 보면 나무 그늘에 놓인 평상에서 쉬고 있는 어르신들을 자주 볼 수 있다. 밭일이나 논일, 과수원일 같은 현장에서 은퇴하신 분들이다. 이번 생에 할 일을 다 마친 어르신들! 그분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은 무엇일까? 한지미술관을 운영하는 영담 스님은 어르신들의 마음속에 무슨 기억이 남아있을지 궁금해져 직접 한지를 챙겨 나섰다.

 

 

“그림예? 그림은 못 그립니더. 그려본 적 한 번도 없심다.

어떻게 그리나, 연필 잡아본 적도 없어라예!”

 

영담 스님은 4년여 동안 청도 마을 마을을 찾아다니며 어르신 400여 분을 만나 인터뷰를 이어갔다. 연필 잡아본 적도 없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손에 붓과 색연필을 쥐기까지 약간의 실랑이가 있었으나, 막상 그리기 시작하면 그 옛날 문종이로 쓰던 한지의 질감을 느끼며 당신들이 살아온 시대의 문화와 정서를 고스란히 담아냈다.

 

책에 수록된 50편의 그림은 70대부터 90대까지의 어르신들이 직접 그렸다. 91세의 할아버지는 살아온 집과 소달구지, 헛간과 식구들을 자세히 그려 이름을 써넣고 지도로 집 방향까지 표시한 그림을 남겨놓고 돌아가셨다. 한평생 잊지 못할 죽은 딸 아들의 얼굴을 그린 할머니와 할아버지, 젊은 시절 늘 어른들 두루마기를 다림질하던 숯불 다리미를 그려놓은 할머니, 운문댐에 수몰된 옛집을 그려놓고 집 주소와 가족, 이웃마을 절친들의 이름을 기록해 놓은 할아버지, 초가집과 양옥집, 집 앞 개울과 유년의 꽃밭, 빨래터 나들이 가던 날과 마을을 뒤집어 놓은 윷놀이 등 많은 순간이 사라지지 않고 어르신들의 기억 속에 남아있었다.

 

청도 감나무골에서 살아온 어르신들의 추억 속에서 감나무를 빼놓을 수 없다. 감나무 가지를 그린 할머니는 아흔이 넘은 지금까지 잊을 수 없는 기억을 간직하고 있었다. 풍성한 감이 열린 가지를 잘라 선물했던 동네 오빠야, 하지만 서로 가슴속에 품은 말 한마디 하지 못하고 각자 부모님이 정해주신 다른 사람에게 시집 장가를 가게 되었다는 애틋한 사랑 이야기다. 제사상에 올릴 곶감을 몰래 빼먹던 철부지 시절, 감 하나 따면 엄마 반쪽 나 반쪽 나눠주던 착한 언니야, 아이들 생각에 고된 줄도 모르고 감을 이고 지고 날라 장에 내다 팔던 날, 굴뚝 연기 피어오르면 동생 손 잡고 뛰어들던 사립문 옆에도 당연하게 감나무가 서있다.

 

 

“할머니요, 뿌리가 눈에 보입니까?”

“안 비도 있지, 있구말구!”

 

영담 스님은 한 분 한 분의 삶이 한 송이 꽃처럼 아름다웠다고, 어르신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많이 배우고, 웃고 울며 행복했다고 말한다. 할머니 할아버지의 못 잊을 추억에는 부모님과 형제들이 함께 지내던 어린 시절이 있었다. 젊은 부모님이 계시고, 형제자매와 일가친척 그리고 친구들이 있는 고향마을이다. 세상 근심 걱정 없는 철부지로 부모님 슬하에 있던 시절, 결국 평화롭고 안전한 그 시절의 내가 그리운 것이다. 이런 기억은 눈에 보이지 않을지라도 감나무를 곧게 세우는 뿌리처럼 우리를 단단히 붙잡아 준다.

 

『안 비도 있지, 있구말구』에는 그릴 기회가 없었다면 각자의 마음속에 사장되어 버렸을 유일무이한 세계가 펼쳐진다. 소박하지만 진정성 있는 그림 속에는 청도 감나무골 할머니 할아버지의 삶이 들어있다. 장미진 미술평론가는 그림이란 잘 그리고 못 그리고를 떠나 기억의 보물창고에서 무엇을 끌어내 시각화하느냐가 관건이라 말한다. 그림 속에 녹아난 평생의 희로애락을 통해 어르신들의 지극히 평범하면서도 은은하게 빛나는 순간을 함께 경험해 보자. 우리가 놓치기 쉬운 일상의 아름다움을 되찾는 동시에 내 존재의 본향을 되돌아보게 될 것이다.

 

저자소개

저자 : 영담 스님
운문사 승가대학 및 대학원을 졸업하고, 닥나무에서 종이가 되기까지 전통한지를 45년간 연구했다. 현재는 영담한지미술관 관장으로 있다.
1954년 대구에서 창립한 종합출판사.
문학·인문·사회·교양·아동·실용 등 모든 장르의 종이책과 전자책을 출간한다. 학이사(學而思)는 ‘배우기만 하고 생각하지 않으면 어둡고, 생각만 하고 배우지 않으면 위태롭다(學而不思則罔 思而不學則殆-《論語》)’에서 따온 이름으로, 이 말을 기업 정신으로 삼는다.
제37회 ‘한국출판학회상–기획·편집’ 부문을 수상했으며, 아동도서 브랜드 학이사어린이가 있다. 지역독서운동을 위해 학이사독서아카데미와 책으로 노는 사람들, 전국 지역출판사 책을 대상으로 하는 서평쓰기 대회 사랑모아독서대상을 운영한다.
상단으로 이동
  • (54866) 전북특별자치도 전주시 덕진구 중동로 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