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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해방


  • ISBN-13
    979-11-94996-18-7 (03330)
  • 출판사 / 임프린트
    복복서가 주식회사 / 복복서가 주식회사
  • 정가
    19,000 원 확정정가
  • 발행일
    2026-05-12
  • 출간상태
    출간
  • 저자
    에이먼 돌런
  • 번역
    김은지
  • 메인주제어
    심리학
  • 추가주제어
    -
  • 키워드
    #사회학: 가족, 인간관계 #어린이, 청소년 개인, 사회문제: 가족, 가족문제 #심리학
  • 도서유형
    종이책, 무선제본
  • 대상연령
    모든 연령, 성인 일반 단행본
  • 도서상세정보
    140 * 200 mm, 376 Page

책소개

“『가족 해방』은 가족학, 평화학의 고전으로 남을 책이다.”

_정희진(여성학자, 『아주 친밀한 폭력』 저자)

 

“『가족 해방』이 아직까지 학대의 원인을 본인에게서 찾거나 문제가족과의 절연을 주저하는 어떤 이에게 가족 해방의 힘으로 가닿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_김순남(가족구성권연구소 기획운영위원, 『가족을 구성할 권리』 저자)

 

가족문제의 유일한 해법은 화해다?

책으로 사회통념에 맞서온 한 편집자의 전복적 글쓰기

과학계와 종교계에 격렬한 논쟁을 일으킨 리처드 도킨스의 『만들어진 신』, 패스트푸드 산업의 민낯을 드러낸 『패스트푸드의 제국』 등 논란을 불러일으키며 패러다임을 뒤집는 도서를 만들어온 미국의 베테랑 편집자, 에이먼 돌런의 첫 책이 출간된다. 성역에 도전하는 논픽션을 기획하고 편집해온 그가 저자로서 정면으로 다룬 주제는 바로 가족 절연이다.

에이먼 돌런은 자신과 형제자매를 학대한 어머니와 단호히 절연했다. 어머니와 자신 사이 마지막 다리를 무너뜨린 순간, 돌런은 마흔이 넘은 나이에 “키마저 자란 기분”을 느꼈다고 밝힌다. 하지만 이런 절연이 주는 ‘힘’은 자주 논의되지 않는다. 사회는 절연을 대개 비극 혹은 불운으로 다룬다. 피해자가 학대에서 벗어나도록 돕기보다 화해와 용서만을 해답으로 제시한다. 이것이 돌런이 『가족 해방』을 펴내고자 한 이유다. 폭력적인 관계를 끝내는 일에 기쁨과 해방감이 따른다는 사실을 알리기 위해.

돌런이 처음부터 저술을 결심한 것은 아니었다. 삼십 년이 넘는 편집 경력에 따르는 방대한 인맥을 활용해 자신과 같은 관점으로 책을 써줄 전문가를 삼 년이나 찾아다녔다. 하지만 가족 간 절연을 둘러싼 연구는 불충분했고, 돌런은 결국 자신이 저자가 되기로 마음먹었다. 수십 년간 이어진 학대를 절연으로 극복한 경험에서 비롯된 당사자성, 훌륭한 저널리스트의 책을 편집하며 쌓아온 보도와 집필 역량까지, 그는 처음부터 『가족 해방』의 적임자였다.

개인적 고백과 정신의학·심리학·사회학 이론, 생존자들과의 심층 인터뷰가 정교하게 직조된 이 책은 우리 사회가 지금까지 이야기하지 않은 절연의 힘에 대한 과학적 분석이자 실용적 선언문이다.

 

생존자의 입을 막는 사회와

위선적인 긍정 신화에 맞서는 지적 투쟁

인류 역사상 신체적·성적·정서적 학대의 가장 큰 가해자는 언제나 가족이었다. 그 결과, 미국 인구의 사분의 일이 친족과 절연했고, 2015년 케임브리지대학 가족연구센터의 연구에 따르면 친족과 결별한 사람 중 80퍼센트가 삶이 긍정적으로 변했다고 답했다. 하지만 사회는 지금껏 가정 내 학대 피해자에게 화해만을 강요하며 절연의 힘에 대해 이야기하길 꺼려왔다. 많은 이의 삶을 파괴한 가족이라는 거짓 우상에 대해 제대로 연구하지 않은 것이다.

심리치료사들은 가족구성원 간의 화해를 이끌어내는 다양한 기법은 배우지만, 내담자가 해로운 가족과 안전하게 결별할 수 있도록 돕는 법은 배우지 않는다. 정신의학계 역시 학대 예방을 위한 연구도, 학대가 아동 개인에게 미치는 위험을 예측하는 분석 도구도 제대로 마련하지 못한 실정이다. 에이먼 돌런이 어린 시절 학대의 영향으로 가장 주목하는 것은 ‘복합 PTSD’다. 뇌의 해마와 전전두엽 구조를 변형시키는 복합 PTSD는 우리에게 상대적으로 잘 알려진 PTSD와 다르게 정체성을 무너뜨리고 타인과의 관계를 변화시킨다. 트라우마 연구의 대가로 꼽히는 주디스 허먼과 베셀 판데르콜크 모두 복합 PTSD를 유년기 학대로 인한 가장 흔한 질환으로 지목했고, 공신력 있는 정신질환 개요서인 DSM에 그 내용을 포함시키려 애썼지만 실패했다. 판데르콜크는 이러한 배제가 정확한 진단을 막고, 적절한 치료법 개발을 지연시켜왔다고 탄식했다. 한국의 정신의학계 역시 DSM의 기준을 사실상 표준으로 삼아 따르고 있다.

생존자들은 문화적으로도 지지를 받지 못했다. 책과 유튜브, 소셜미디어를 가리지 않고 콘텐츠를 생성하며 몸집을 불려가는 자기계발 산업은 시종일관 우리에게 좋은 생각을 통해 내면의 긍정성을 끌어내라고 촉구한다. 이러한 긍정 압박은 학대 피해자에게 특히 해롭다. 생존자로 하여금 자신의 감정을 무시하고 고통을 억누르게 하는 한편, 억지 용서와 화해를 강권하여 문제를 일으킨 학대자와 사회는 보호하기 때문이다. 에이먼 돌런은 이를 ‘유해한 긍정성’이라 칭하며, 생존자들이 자신의 학대 경험과 고통을 들여다보고 논의하는 과정을 가로막는다고 지적한다.

돌런은 이 외에도 법률과 드라마 등 다양한 전문분야와 대중문화를 분석하며 사회가 학대 생존자의 입을 막아온 방식을 폭로한다. 물론 거기서 그치지 않는다. 학대로부터 살아남은 생존자가 상처를 치유하는 방법 또한 구체적이고 실질적으로 제안한다.

 

우리는 가족에게 빚지지 않았다

피의 유대를 넘어 선택의 연대로

저자는 세간의 오해와 다르게 절연이 단번에 이루어지는 극단적이고 돌발적인 과정이 아니라고 설명한다. 절연은 점진적이고 세심한 과정이며, 잠재중인 관계 회복의 가능성을 파악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돌런은 문제가족과의 안전한 절연을 위해 몇 가지 지침을 제시한다. 절연의 전 과정에서 돌런이 가장 강조하는 수단은 학대자와 생존자 사이에 규칙을 정하는 일이다. 규칙은 세 가지 놀라운 변화를 불러온다. 첫째, 이전과 달리 생존자가 자신의 요구를 우선시할 수 있다. 둘째, 학대자가 규칙을 따른다면 그와 화해할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 학대자와 생존자 사이 힘의 균형을 바꿈으로써 생존자의 자존감을 회복할 수 있다. 규칙을 만들고 알리고 실행하는 과정을 통해 생존자는 ‘혹시 내가 너무 독선적으로 판단한 건 아닐까?’ 하는 염려를 지운다. 돌런은 규칙 세우기 외에도 어린 시절 받아 마땅했던 방식으로 스스로를 돌보는 ‘재양육’과 학대의 증상과 영향을 추상적 개념이 아닌 구체적인 현실로 자각시키는 ‘목록화’ 등 생존자의 치유를 위해 다양한 수단을 제시한다.

생존자는 절연 과정에서 다양한 부담을 느낀다. 특히 부당한 죄책감을 느끼는 생존자가 많다. 양육자는 피치 못할 상황이 아니면 자녀에게 의식주와 교육, 의료서비스를 마땅히 제공해야 한다. 당연한 권리인데도 많은 생존자가 자신이 빚을 졌다는 생각에 괴로워한다. 돌런은 단호히 선언한다. 우리는 가족에게 진 빚이 없다고. 오히려 빚을 진 쪽은 학대자라며 ‘배상’ 개념을 제시하기도 한다. 생존자가 학대자에게 받은 지원은 모두 생존자가 받은 고통에 대한 최소한의 배상일 뿐이다. 그간 받아온 고통에 비하면 그들이 제공한 보상은 너무나도 변변찮다.

절연에 대한 오해와 죄책감에서 벗어나도 생존자는 슬픔을 느낄 수 있다. 사회가 우리에게 다른 어떤 관계도 원가족과의 특별한 유대 관계에 비할 수 없다는 그릇된 관념을 심어놓았기 때문이다. 돌런은 이때 가족의 개념을 재정립하길 권한다. 생존자에게 학대 가족은 필요 없을 지라도 유대감을 나눌 공동체는 필요하기 때문이다. 소설가 아미스테드 모핀은 자신의 회고록에서 생물학적 가족을 가리키는 바이올로지컬 패밀리를 변형한 ‘로지컬 패밀리’ 개념을 제시한다. 로지컬 패밀리는 혈연 가족이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을 때, 나와 걸맞은 사람들을 직접 선택해 꾸린 공동체를 뜻한다. 돌런 역시 유전자에 기반하지 않고도 깊은 유대를 맺은 ‘선택 가족’이 많다고 밝힌다. 많은 피해자가 가족과 절연하면 유대 관계를 잃고 혼자가 될까봐 두려워하지만, 우리에게는 새로운 공동체를 형성할 힘이 있다.

 

학대가 사회에 만연해진 배경부터 절연의 과정과 절연 이후의 삶까지, 『가족 해방』은 가족문제에 관심을 기울이는 모두를 위한 책이다. 특히 가정 내 학대 생존자를 위한 책이며 더 많은 생존자를 만들고 연결한 책이다. 에이먼 돌런은 『가족 해방』이 생명을 구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저자의 뜻대로 분명 많은 이의 삶을 구원할 책이다.

목차

서문

1부 근원으로의 여정

2부 통과의 여정

3부 회복의 여정

4부 해방의 여정

 

감사의 말

 

추천의 글 1 | 정희진

추천의 글 2 | 김순남

본문인용

세계보건기구를 비롯한 여러 기관은 학대에 네 가지 주요 유형이 있다는 데 동의하는데, 신체적 학대, 심리적 학대, 성적 학대, 방임이 그것이다. 그러나 동의는 여기서 끝난다. 신체적 폭력이나 방임이 학대 수준인지 판단할 기준이 거의 전무하기 때문이다. 아이를 얼마나 자주 때려야 학대가 될까? 얼마나 자주 저녁을 거르고 잠자리에 들어야 방임이 될까? 아버지가 얼마나 자주 딸아이의 외모를 모욕해야 범죄가 될까? 회초리 세일을 두고 조소 띤 농담을 얼마나 자주 해야 정신적 고문이라 할 수 있을까?  _23쪽

 

우리는 어린 시절 내가 진짜 심한 학대를 당했는지 혹은 가끔 거친 대우를 받았을 뿐인지에 골몰하기보다 내가 자신의 동기를 얼마나 의심하는지, 얼마나 쉽게 자신의 감정과 능력에 의문을 품

는지, 자신에 대한 다른 사람의 의도를 얼마나 수상쩍어하는지, 얼마나 자주 다른 사람들의 눈치를 살피는지 헤아려 자신이 생존자인지를 확인해야 한다. 이러한 행동은 전부 학대 생존자에게 흔히 나타나는 결과다. 이 인과관계를 받아들이고 나면, 이제 학대를 인식하고 극복하는 과정을 시작할 수 있다. _69쪽

 

주디스 허먼에 따르면 “고립, 비밀 엄수, 배신을 통해 다른 모든 경쟁 관계를 망가뜨리는 것”은 부모나 파트너, 납치범, 사이비 종교 지도자 등 가해자가 흔히 쓰는 유효한 전략이다. 가해자는 피해자를 고립시켜 다른 사람들이 학대 사실을 알아채지 못하게 함으로써 피해자에 대한 자신의 힘을 강화하고 집중시킨다.

이러한 영향은 단기적으로나 장기적으로나 아동에게 특히 해롭다. 허먼은 “아동은 성인에 비해 훨씬 더 취약하다. 이처럼 위압적인 분위기에서 자란 아이들은 자신을 학대하고 무시하는 사람에게 병적인 애착을 갖게 되며 자신의 행복과 현실, 삶을 희생해서라도 그 애착을 유지하려고 애쓴다”라고 설명한다. _76쪽

 

"당신이 상대방에게 얻는 게 아무것도 없다면 그 관계를 계속 유지할지 생각해봐야 해요. 아무것도 얻을 게 없는 관계를 지속하는 사람은 없어요."

결별을 향한 내 여정은 그날 그녀가 던진 질문에서 시작되었다. 이는 절연이 자신을 위한 최선의 선택인지 알아볼 때 누구에게나 믿을 만한 출발점이다. 모든 관계의 핵심은 상호성이어야 한다. 즉 양쪽 모두 서로 필요하거나 원하는 것을 줄 수 있어야 한다. 이 기준은 단순하게 들리겠지만, 내가 그랬듯 다른 기준을 잘못 적용하면 놓치기 쉽다. 기본적으로 나는 동생 제리에 대한 사랑, 부담을 공평하게 나눠야 한다는 생각, 부모를 버리는 것에 대한 뿌리 깊은 금기 때문에 어머니와의 연락을 유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아무리 칭찬할 만한 일이라고 해도 그러한 동기는 잘못된 것이다. 왜냐하면 모든 인간관계는 서로에게 직접적으로 이득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_150쪽

 

나를 어머니의 궤도에 붙잡아두는 것은 일견 거래 같기도 한 의무감이었다. 어머니는 그 지출의 대가로 내가 어머니에게 충성심을 갖도록 부추겼다. 빚을 졌다는 마음은 어머니와 결별하고 난 뒤에도 내 양심을 괴롭혔다. 이 주제에 관한 린지 깁슨의 지혜로운 발언을 내가 몇 년만 일찍 알았더라면. "아이의 신체적·경제적 필요를 충족시켜주는 것과 정서적 필요를 충족시켜주는 것은 다른 문제다.” 내가 어머니에게 받은 것이 무엇이든, 어머니가 나를 그토록 천대하며 진 정신적 빚에 비하면 한참 부족하다. _157쪽

 

카를라의 아버지 프레드는 혼란스러운 신호를 주는 데 능숙했다. 카를라의 폭력적인 남편이 그녀를 폭행하자 프레드는 “네가 돈을 벌면” 남편을 떠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결국 프레드는 딸에게 변호사 선임 비용을 대주었다. 카를라가 아들의 중독으로 힘들어할 때는 모른 척해놓고 나중에는 손

자가 있는 재활시설에 방문하기 위해 전국을 누볐다.

프레드는 딸을 트라우마 유대에 걸려들게 한 것이다. 그는 카를라를 요요처럼 다루었다. 어떤 때는 괴롭고 심지어 상처까지 주는 거절로 그녀를 밀어내다가도, 이내 실을 감아 그녀에게 결국 위기 상황에서는 아버지가 가장 든든한 지원군이라는 희망을 품도록 했다. 그녀는 아버지의 회피 성향이 치료되지 않은 트라우마에서 기인한 것임을 알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의 비일관성과 공감 부족이 남긴 상처가 아물지는 않았다. 그녀가 지금껏 찾아낸 유일한 해결책은 아버지가 그녀에게 해주지 않았던 방식으로 자기 아이들 곁을 지키는 것이다. 카를라는 저널리스트로서 쌓은 분석력 덕에 이러한 평생의 패턴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_167~168쪽

 

내면을 근본적으로 재정비할 때 가장 큰 변화를 일으키는 핵심은 우리 내면의 목소리, 어린 시절 주입되어 우리를 끊임없이 질책하고 비난하는 메시지를 반복 재생해온 테이프를 어떻게 다루는지에 달려 있다. 자기도취와 자기돌봄을 혼동하듯 우리는 이 내면의 목소리를 양심으로 착각할 수 있다. 둘의 가장 큰 차이는, 내면의 목소리가 가진 고집스럽고 자기강박적인 부정적 성향이다. 우리의 양심은 우리에게 진실을 말하고,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돕고, 지역사회에 받은 것을 돌려주고, 바리스타가 보고 있지 않아도 팁을 남기라고 말한다. 반면 내면의 목소리는 이렇게 묻는다. “넌 대체 문제가 뭐야?” “그 남자는 네 헛소리를 듣고 싶어하지 않아.” “정말 꼴불견이야. 형편없어 보여.” 혹은 “그만 징징대고 한 번만이라도 남자답게 굴어.”

린지 깁슨이 경고하듯 장기적으로 “지속되는 부정적인 메시지의 존재는 부모보다 더 큰 해를 입힐 수 있다". 이 테이프는 의식 바로 아래 혹은 그 경계에서 작동하기 때문에 이를 온전히 듣는데도 많은 노력이 들고 해악을 끼치는 메시지를 차단하는 데는 더 큰 노력이 든다. 일단 해당 주파수를 맞춘 뒤 반대행동을 취하면 이를 차단하는 과정을 간소화할 수 있다. 생존자는 내면의 목소리가 전하는 비판적인 메시지를 사실상 학대자의 목소리라 여기고 거부하는 것이 안전하다. _202~203쪽

 

서문에서 우리는 2015년 케임브리지대학 가족연구센터에서 진행한 절연의 영향에 대한 연구를 살펴보았다. 이는 이 주제에 관한 몇 안 되는 대규모 범위의 연구 중 하나로 가족과 절연한 팔백칠 명을 대상으로 한 것이었다. 응답자 중 80퍼센트가 긍정적인 결과를 보고했는데, “더 자유롭고 더 독립적이고 더 강한 사람이 된 기분이다” “행복해지고 스트레스가 적어졌으며 좀더 평안해졌다” “더 깊은 통찰력 혹은 이해심을 얻었다” 등의 답변이 대부분이었다.

또 응답자들은 절연 후 삶을 해방, 축하, 안도 같은 단어로 묘사했다. 한 응답자는 자기만의 신체적·감정적·심리적 공간을 갖게 되어 기뻐했고, 또다른 응답자는 “자존감이 높아지고 마음이 더 편해졌다”고 했다. 다른 이는 이렇게 말했다. “전부 내 탓이 아니었고 나는 형편없는 사람이 아니었다. 내가 원하는 것과 필요한 것을 우선시하는 삶을 살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건 놀라운 경험이었고, 그후로 많은 것을 성취할 수 있었다.” 또 누군가는 말했다. “그건 내 삶을 구했다…… 절연은 내게 축복 자체였다”

내게도 그렇다. _235~236쪽

 

생존자 베카 블랜드는 관계를 끊는 데서 오는 슬픔을 “현재 진행중인 상실”이라고 일컫는다. 이 표현은 우리의 슬픔을 다른 슬픔과 구분하는 요소를 정확하게 포착한다. 왜냐하면 학대자는 여전히 살아 있고, 관계는 변할 수 있으며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완전히 절연했다 해도 우리는 다른 가족의 결혼식이나 장례식 등에서 그들을 만날 수 있다. 또 여전히 학대자와 연락을 유지하는 가족이나 우리의 선택에 대해 판단할 권리가 있다고 착각하는 다른 누군가에게 느끼는 불편함이나 경멸감도 헤쳐나가야 한다. _256쪽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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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저자 : 에이먼 돌런
에이먼 돌런은 현재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편집자 중 한 사람이다. 창조론의 허울을 예리하게 논증해 과학계와 종교계에 뜨거운 논쟁을 일으킨 리처드 도킨스의 『만들어진 신』, 맥도널드로 대표되는 미국식 먹거리 산업의 부조리와 위험성을 파헤쳐 건강한 식생활 운동의 전환점을 제공한 『패스트푸드의 제국』 등 그가 편집한 도서들은 논란의 중심에서 통념과 맞서며 사회와 독자 대중의 사고 변화를 가져왔다. 『만들어진 신』 출간 이후 도킨스로부터 ‘책의 주제를 깊이, 지적으로 이해하면서도 비판과 조언의 완벽한 조화를 보여준 편집자’라는 감사의 인사를 받기도 했다.
『가족 해방』은 돌런의 첫 저서로, 자신과 같은 문제의식을 품은 저자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다가 본인이 직접 집필한 책이다. 성역에 도전하는 지적 논픽션을 기획하고 편집하는 데 탁월한 능력을 발휘해온 그가 이번에는 가족관계를 정면으로 다룬다. 심리학이자 사회학이며 통렬한 자기고백이기도 한 이 독특한 형식의 책은 관계를 맺고 나를 지키는 방법을 근본적으로 바꿀 것을
제안한다.
돌런은 하퍼콜린스에서 경력을 쌓기 시작해, 펭귄프레스, 호턴미플린하커트 등 미국의 대표적인 출판사에서 30여 년 동안 편집자로 일했고, 자신의 이름을 딴 임프린트 에이먼 돌런 북스를 운영하기도 했다. 현재는 사이먼앤드슈스터에서 부사장 겸 편집국장을 맡고 있다.
번역 : 김은지
고려대학교 화학과를 졸업하고 대기업 해외영업팀에서 13년간 근무했다. 늘 본 것을 전하는 일을 해왔다. 어린 시절부터 책을 사랑해 번역가가 되었다. 옮긴 책으로 『유아차』 『그들의 슬픔을 껴안을 수밖에』 『트루 비즈』 ‘퍼트리샤 하이스미스: 일기와 노트 1941-1995’ 세트 ‘레드 수도원 연대기’ 시리즈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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