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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카, 시간을 누비다

세계의 식탁에서 만난 이야기


  • ISBN-13
    979-11-94428-07-7 (03810)
  • 출판사 / 임프린트
    (주)파롤앤 / (주)파롤앤
  • 정가
    18,000 원 확정정가
  • 발행일
    2026-05-01
  • 출간상태
    출간
  • 저자
    리카
  • 번역
    -
  • 메인주제어
    에세이, 문학에세이
  • 추가주제어
    요리 / 식음료 등 , 요리법 일반
  • 키워드
    #에세이, 문학에세이 #요리 / 식음료 등 #요리법 일반 #요리에세이 #음식과위로
  • 도서유형
    종이책, 무선제본
  • 대상연령
    모든 연령, 성인 일반 단행본
  • 도서상세정보
    140 * 210 mm, 240 Page

책소개

세상을 누비고 시간을 누벼 짓는 리카의 K-밥상 이야기

“내 인생의 맛은 내가 결정하는 겁니다.” 도쿄, 오사카, 빅토리아, 시카고, 런던, 싱가포르 등 여러 나라와 도시를 누비고 살았다. 지역마다 다른 식재료, 문화, 무엇보다 사람을 만났고 요리를 배웠다. 운 좋게도 돌아가신 엄마와 할머니의 손맛을 이어받았다. 이 모든 경험이 리카의 일이 되고 그의 ‘집밥’이 되었다. 리카는 오늘 하루, 봄, 여름, 가을, 겨울을 ‘선물’처럼 만끽하며 ‘홈메이드’로 세계를 밥상에 담는다. 급변의 시기, 그래도 느리게 자연에 순응하며 나와 가족이 먹는 것에 ‘마음’을 담는 일. 그것이 리카에게 ‘시간을 누비는’ 일일 터이다.

『리카, 시간을 누비다』, 요리를 위한 레시피를 소개하기보다는 세계 곳곳에서 인생의 시간을 보낸 작가가 잠시 잠시 만났던 향기와 맛, 그리고 그 맛을 둘러싼 감각들을 이야기하는 책이다. 이 감각은 시간 속에서 우리의 삶이 행복한 싹을 돋우는 순간들을 일깨운다. 나른한 봄날의 쑥과 미나리의 향기, 일의 의욕이 나지 않는 날의 애프터눈 티의 향기, 그리고 마음 안 좋은 날 맛보는 메로나 아이스크림의 향기는, 작은 순간들을 누벼서 차린 삶이라는 소박한 밥상 위에 얹힌 색동 상보처럼 우리의 일상에 색을 입힌다. 누군가를 위해 만드는 샌드위치 안에 하나라도 더 먹이고 싶어 재료를 꾹꾹 넣다 보면, 그것이 사랑임을 깨닫듯이, 이 책은 삶 속에서 굳이 나누고 싶은 삶에 대한 사랑의 고백들이다.

 

목차

프롤로그

 

1장 ☆ 리카 데이즈

하루를 시작하는 법

RIKA니까

햇볕에 행주를 말리면서

세월이 켜켜이 쌓인 주방 물건과 나의 그릇들

선물 같은 시간

바흐와 함께 된장찌개를

간장은 요술쟁이

드라마 〈폭군의 셰프〉 ‘시금치 된장 파스타’

집밥의 힘

밥 한 그릇

 

2장 ☆ 리카의 봄 여름 가을 겨울

면역력엔 버섯

늦가을 단호박 치즈케이크

11월,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밤수프 만들기

뿌리채소가 좋아

신이 내린 보물 생강

스튜를 보글보글 끓여서

설날 사골 떡국은 사랑이었습니다

겨울 시금치

봄이 오는 속삭임, 냉이와 달래

선비의 밥상에는 덕이 있는 채소 미나리

도다리쑥국

이팝나무가 바람에 흔들리던 봄날 밥상

인생은 장밋빛

비 오는 날 위로의 야채수프

갓 구운 고로케 정식이 먹고 싶은 날

수국이 핀 날 반찬 만들기

8월의 샌드위치

당근 라페

여름날의 선물 토마토와 가지

지금 내가 먹고 있는 것에 마음 가져다 놓기

 

3장 ☆ 세상을 누비다

사시스세소

가쓰오부시가 있는 부엌

도쿄의 설날

코스파 최고, 츠지한 니혼바시 카이센동

1948년 만들어진 도쿄 킷사텐, 미카도 커피

400년 역사, 교토의 부엌 니시키

일본 백년 가게 츠지리의 말차

400년 노포 티하우스, 야마모토야마 후지에 사보

런던 피카딜리 181번지의 추억, 포트넘앤메이슨

대영 박물관 애프터눈 티

해로즈 그린, 그리고 차 이야기

리버티 백화점

빅토리아 앨버트 박물관 당근 케이크

캐나다의 아름다운 도시 빅토리아

하쿠나마타타, 케냐식 밀크티

예술의 도시 시카고

내 마음속에 빛나는 또 하나 도시 싱가포르

여름철 타이 요리의 멋

 

4장 ☆ 삶을 잇다

걸을 수 있다는 것에 대하여

어디선가 슬픈 소리가 난다

내 인생의 레시피

인생을 바꾼 한마디 조언

마음이 안 좋은 날 ‘메로나’

얼그레이 오렌지 펀치

능소화 핀 날 콩국수

주부의 하루 20분

리카 피클

노란빛 추억 오므라이스

오사카에서의 추억

고고로 바카리

일본 친구 딸의 결혼식

엄마가 달린 날

이북 음식과 나의 아버지

할머니의 자주색 요리책

40년 지기 친구들

 

에필로그

본문인용

하루하루가 바빠서 글을 쓸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었는데, 여러 나라에서 살아온 이야기를 조금씩 꺼내 누비고 짓다 보니 하나의 흐름으로 묶이는 걸 보면서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흩어져 있던 시간을 조각조각 모으며 제 삶을 다시 한번 돌아보게 됩니다. 앞으로도 계속 이어 갈 시간의 누비입니다.(프롤로그, 9쪽)

 

기분을 고쳐 보고 싶었어요. 그럴 때면 전 뭔가를 만듭니다. 먼저, 바흐의 〈미뉴에트〉를 틀어 공간을 음악으로 채웁니다. 냉장고를 뒤적거려 파를 꺼내요. 이런, 일주일 정도 요리를 안 했더니 시들어 있습니다. 시든 파의 누런 부분을 다 잘라내고 깨끗하게 씻습니다. 볼을 꺼내 달걀을 깨뜨려 젓습니다. 탁탁탁 달걀 젓

는 소리, 파를 송송송 써는 소리가 바흐의 미뉴에트와 어울려 조금 흥미로운 기분이 됩니다. 이런 기분, 오늘 하루 종일 느끼지 못했어요. 어디에 넣어도 맛있는 ‘노도구로 시오’를 참 좋아합니다. 하지만 오늘은 초록 상자에서 말돈 소금을 꺼내 손가락으로 비벼 넣었습니다. 얇게 썬 파도 넣고 노릇노릇 맛있게 달걀말이를 합니다. 된장국도 보글보글 끓여 주었어요.(바흐와 함께 된장찌개를, 48쪽)

 

갓 지은 밥, 공기에 한 숟갈이라도 좀 더 얹어 다독이면서 예쁘게 담고, 국이나 찌개를 떠도 좋은 고기 한

점이라도 더 담아 주려고 하죠. 생선을 구워도 더 노릇하니 맛나게 굽겠다고 불 옆에 붙어서 타이밍 맞추려 노력하고 나물도 깨끗하게 씻어 집 양념 맛, 손맛 넣어 정성스레 무치고요. 고소한 참기름도 아끼지 않고 조르륵 넣어 봅니다.(집밥의 힘, 58쪽)

 

모두 손질을 끝내서 말끔히 단장한 달래를 보면 기분이 좋아집니다. 가지런히 손가락에 감아 모양을 잡고 중간에 새우를 넣어 예쁘게 부칩니다. 위에 빨간 고추를 얹으니 시간 걸렸던 거 다 잊히고 완성된 새우 달래전이 그저 곱기만 해요. 남은 달래는 송송 썰어 달래장을 만듭니다. 이 달래장만 있으면 밥을 비벼 먹어도 좋고, 곱창 김을 싸 먹으면 맛이 기가 막히죠. 정성스럽게 유리병에 담고 나면 모든 게 그냥 너무 뿌듯해집니다. 밖은 아직 겨울이어도 제 마음엔 이미 봄이 찾아왔어요.(봄이 오는 속삭임, 냉이와 달래, 94쪽)

 

장바구니 안에는 신선한 채소들이 가득합니다. 채소를 씻을 때부터 좋은 에너지가 전해져 옵니다. 붉은 토마토, 초록빛 브로콜리, 셀러리 듬뿍, 양파, 양배추, 버섯 등 있는 채소를 이것저것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 다 넣어 줍니다. 약간 큰 냄비에 채소가 잠길 정도만 물을 부어서 스톡을 넣고 끓입니다. 특별한 기술은 없어요. 자연에서 자란 채소들이 뭉근히 익으면서 건강하고 깊은 맛을 선물해 줍니다. 페페론치노 대신 한창 나오고 있는 청양고추를 넣습니다. 채소에서 우러나온 감칠맛 있는 육수와 칼칼한 청양고추가 어우러져 맛이 제법 근사합니다. 소금, 후추로 간 맞추고 좋아하는 치즈를 듬뿍 넣어서 먹으면 맛도 좋고 몸이 힐링되면서 해독되는 느낌입니다.(비 오는 날 위로의 야채수프, 108쪽)

 

초여름 단백질을 맛있게 섭취할 수 있는 닭가슴살 장을 만들어 볼까 합니다. 만들어서 냉장고에 넣어 두면 반찬 걱정이 없습니다. 밥 한 그릇이 뚝딱입니다. 깻잎이나 김에 싸 먹어도 좋고 밥에 비벼 먹어도 좋습니다. 국수 고명으로 넣어도 맛있습니다. 엄마가 반찬 담을 때 사용하시던 수국 그림이 있는 그릇에 담아 봤습니다.(수국이 핀 날 반찬 만들기, 112쪽)

 

뭐든지 타이밍이란 게 있는 것 같습니다. 남들과 내가 다 같은 시간 속에 똑같을 수는 없습니다. 아무개가 20대에 집을 사고, 재산을 많이 모았다고 한들 ‘내 시간’과는 다릅니다. 요리도 타이밍이 중요합니다. 불을 줄여야 할 때 줄이고 세게 해야 할 때 강하게 해야 하고, 튀김도 기름 온도가 알맞을 때 넣어야 바삭하지요. 김치도 정성껏 만들어 적당한 온도에서 시간을 가지고 잘 숙성되었을 때 가장 훌륭한 맛을 냅니다. ‘나만의 조리법’ ‘나만의 레시피’로 자신의 삶을 맛있고 풍요롭게 만들어 가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내 인생의 맛은 내가 결정하는 겁니다.(내 인생의 레시피, 199쪽)

 

아무리 바쁘더라도 하루 20분 정도는 꼭,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하는 시간으로 정해 놓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운동, 바느질, 책 읽기, 음악 듣기, 그림 그리기… 어떤 것이라도 좋습니다. 그 20분 시간이 긴 세월 쌓이면 당신에게 어떤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주부들 마음속에 숨어 있는 작은 꿈들을 응원합니다.(주부의 하루 20분, 211쪽)

 

피클링 스파이스라는 멋진 향신료 믹스를 알게 된 건 오래전 어느 날이었어요. 코리앤더, 딜 시드, 겨자씨, 정향, 후추 등이 잘 섞여 있는 피클링 스파이스. (…) 각기 다른 향을 가지고 있지만 피클링 스파이스는 사이좋게 어우러져 피클에 화려하게 맛과 생기를 더해 줍니다. 월계수 잎과 피클링 스파이스가 피클 주스 안에서 동동 떠서 무도회를 하듯이 춤을 춥니다. 음악이 끝나고 모두 체에 거르면 맛있는 향기만 남아서 계절채소와 만납니다. 형태는 없지만 그 향이 오래 머뭅니다. 저도 피클링 스파이스처럼 나만의 독특한 향과 색을 간직하고 싶습니다. 우리는 이 세상에서 어떤 향으로 살며, 삶 속에 어떤 향기를 남기고 있을까요?(리카 피클, 212쪽)

 

곧 설도 다가옵니다. 나라가 달라도 복을 바라는 마음은 같은 것 같아요. “나쁜 기운들은 모두 떠나가고, 좋은 기운만 가득한 계절이 되기를!” 오늘도 작지만 내게 어울리는 아름다운 행복이 찾아올 거라 믿으며 조용히 마음을 다독여 봅니다.(고고로 바카리, 219쪽)

서평

‘내가 지금 왜 이걸 하고 있지?’ 보랏빛 양배추와 딜로 사워크라우트를 만들다가도, 흙 묻은 달래를 가닥가닥 다듬다가도, 사골국을 끓이다가도 문득, 리카는 생각한다. 그래, 엄마가, 할머니가 우리를 먹이려 늘 하셨던 일이다. 요리를 시작하면서 부엌의 온기가 오르면 회색빛 기분은 절로 보랏빛으로, 싱그러운 초록빛으로, 장밋빛으로 젖는다. 엄마는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세계 곳곳을 누비고 살아라”고 말씀해 주셨다. 그 덕인지 세계 여러 나라에서 살았다. 아들이 여섯 나라에서 학교를 다녔을 정도다. 그중 제일 오래 살았던 일본에서 추억이 많다. 일본 친구들과 음식을 통해 나누는 소소한 정도 깊다. 

요리 연구가, 푸드 스타일리스트, F&B 전문 디렉터, 외식 브랜드 총괄 디렉터로 일하며 늘 착용했고, 최근에 CJ 드라마 〈폭군의 셰프〉와 함께 외국인 대상 공식 쿠킹클래스를 진행하면서도 했던 검정 앞치마, 캐나다 상점에서 우연히 샀다. 자신의 이름이 ‘리카’라서 가슴에 크게 ‘R’자가 있는 앞치마를 샀을 뿐, 그 앞치마를 하고 일을 하게 될 줄은 당시엔 생각도 못 했다. 알지 못했던 사소한 것들이 현재의 행복을 만들었다.

고단했던 리카의 젊은 날은 오늘이라는 ‘선물’이 되었다. 하루 또 하루가 새롭기만 하다. 리카는 그런 시간을 허투루 보내고 싶지 않다. 급류처럼 빠르게 흐르고 변하는 세상이지만 조금 불편해도 느리고 자연에 가까운 것들에 관심을 기울이려 한다. 바쁘다는 이유로 끼니를 대충 때우고, 상황과 기분에 내맡기듯 먹어 버리기보다 지금 내가 먹고 있는 것에 마음을 가져다 놓는 것이다. 엄마가 챙겨 주시던, 시금치, 당근, 특히 콩으로 만든 발효 음식들 안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시간과 보살핌이 깃들어 있다. 정성껏 곤 사골 국물로 끓인 떡국은 사랑이었다. 꾹꾹 재료를 눌러 담아 샌드위치를 만들면서 ‘사랑’이라는 단어를 떠올린다. 소박한 상에 한 술이라도 더해 따뜻한 밥 한 공기 담아내는 마음이 바로 ‘엄마의 마음’이라 생각한다는 리카는 자신에게 시간을 선물하는 법도 알고 있다. 오후 3~4시경 갖는 애프터눈 티 타임이 그것이다. 

‘예쁜 꽃들과 여리여리 어린 풀빛이 바람에 흔들리는 모습이 너무도 아름다운 봄날’이다. 이팝나무꽃이 흐드러지면, 능소화, 수국이 피면, 때로 비가 오고 눈발이 날리면 리카가 만들어 먹고 마음을 다독이던 음식들이 하나둘 떠오를지 모르겠다. 리카처럼 앞치마를 두르고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나를 위해 톡톡톡, 부엌을 소리로, 온기로, 무엇보다 고운 빛깔로 채워 보자.

저자소개

저자 : 리카
우리가 음식을 먹는 일은 또한 시간을 담는 일이라고 믿습니다. 손수 만든 한 끼와 집밥에는 사람을 위로하고 이어 주는 깊은 힘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인으로 살아온 집밥의 기억과 일본, 영국, 캐나다, 싱가포르 등 여러 나라에 살면서 접한 문화와 음식의 추억이 있습니다. 이 소중한 경험을 토대로 15년 넘게 요리 연구가이자 푸드 스타일리스트, F&B 전문 디렉터, 다수 외식 브랜드 총괄 디렉터로 일해 왔습니다. 흩어져 있던 시간을 조각조각 모으며 삶을 돌이켜 보니 지금 우리는 K-푸드가 세계의 일상이 되는 시대를 살고 있음을 느낍니다. 최근에는 CJ와 함께 <폭군의 셰프> 공식 쿠킹클래스를 외국인을 대상으로 진행했습니다. 앞으로도 우리나라의 음식과 전통, 그리고 K-푸드를 더 널리 알리고 싶은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지은 책으로 『그 맛을 따라 할 순 없어도』(2024)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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