탕, 탕, 탕, 갑자기 멀리서 공 튕기는 소리가 들려왔어요. 그리고 잠시 후 웅성웅성 말소리가 들렸지요. 태서는 본능적으로 큼지막한 나무 뒤에 몸을 숨겼어요. 곧이어 농구 코트에 커다란 그림자가 드리웠어요. 이상하게 그림자만 봐도 온몸에 털이 쭈뼛 서는 기분이었어요. 덩치 큰 형들 몇몇이 금세 농구 코트를 가득 채웠어요.
‘코트가 이렇게 큰데 왜 답답한 느낌이 들지? 대체 누구야? 처음 보는 형들인데.’
태서는 형을 따라다니면서 동네에서 농구 잘하는 형들을 많이 만나 봤어요. 하지만 이렇게 덩치가 큰 형들은 처음이었어요. 고개를 빼꼼 내밀어 농구 하는 형들의 모습을 유심히 살폈어요. 어둑어둑해서 얼굴이 제대로 보이지 않았어요. 조금 더 가까이 가고 싶었지만, 왠지 조심스러웠어요.
형들은 모두 쌀쌀해진 날씨에도 아랑곳 않고, 반소매 티셔츠에 반바지 차림이었어요. 반소매 티셔츠를 입어서인지 기다란 팔이 유독 눈에 띄었지요.
‘그러고 보니 다들 팔이 기네.’
농구를 좋아하는 태서로서는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때 마침 가로등에 불이 들어와 형들 모습이 선명하게 보였어요. 그런데 생김새가 조금 이상했어요. 처음에는 분명 사람인 줄 알았는데, 사람과는 얼굴이 좀 달랐어요. 그리고 팔다리에 털이 북슬북슬했어요.
“팔도 길고, 털도 많고…… 꼭 고릴라 같네.”
태서는 저도 모르게 중얼거렸어요.
“잠깐, 고, 고릴라?”
얼떨결에 큰 소리가 튀어나와 얼른 손으로 입을 막았어요.
“무슨 소리 안 들렸어?”
“무슨 소리? 난 모르겠는데.”
태서의 목소리가 들렸는지 고릴라들이 두리번거렸어요. 그러다 한 고릴라가 귀를 후비며 말했어요.
“내가 잘못 들었나 보네.”
태서는 두 눈을 의심했어요. 심장이 갑자기 빠르게 뛰었어요.
‘말도 안 돼. 고릴라가 왜 여기서 농구를 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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