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서산과 태안을 어우르는 동인지 《흙빛문학》에 줄곧 수필을 발표해 오더니, 서울을 오르내리며 시 낭송 지도자 과정 및 시 공부를 병행하여 첫 시집 『시절 피는 아침』을 펴내는 것이다. 못내 시를 쓰고 시집을 펴내는 이자영은 이제부터 우리나라 문단에 발을 딛는 어연번듯한 시인인 셈이다.
이자영 시인이 보내온 10여 편의 시를 살펴보면, 이즈막 시단에서 주류를 이루는 난해한 시가 아니라 토착적 순수 서정의 밭에 씨를 뿌리고 가꾸고 있음을 잘 알 수가 있다. 방언 시 「시절 피는 아침」의 시절이 일정한 시기나 때가 아니라 충청도 사투리의 어리석은, 또는 바보라는 뜻이 아닌가. 결단코 낯설게하기와 기교를 부리지 않고 농촌에서 보고 느낀 현실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굳이 돋보이는 작품 한 편을 고르라면, 「바람이 전하는 말」 전문이다.
“개심사 세심동 지나는/ 돌계단 틈 질경이는/ 발자국 온기로 자란다// 낮은 몸으로 공양 올리는/ 풀잎 보살 가벼운 몸짓도/ 구멍 숭숭 뚫린 잎도 빛나는 말씀이다// 하늘도/ 경지에 구름을 내려놓는다”
이를테면 경지란 개심사 연못으로, 주제도 구성도 언어도 마땅하고 마지막 2행 “하늘도/ 개심사 연못에 구름을 내려놓는다”에서는 가슴 또한 뭉클하다.
첫 시집 발간을 마음속 깊이 축하하며, 늘 부족하다고 스스로 낮추는 겸손함으로 보아 언젠가는 분명 가득 채울 수 있으리라고 믿는다.
- 박만진(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