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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


  • ISBN-13
    978-89-6147-494-8 (94200)
  • 출판사 / 임프린트
    (주) 이학사 / (주) 이학사
  • 정가
    18,000 원 확정정가
  • 발행일
    2026-04-10
  • 출간상태
    출간
  • 저자
    Bachelard, Gaston
  • 번역
    김병욱
  • 메인주제어
    철학
  • 추가주제어
    철학: 인식론과 지식론 , 과학철학 , 문학연구: 시, 시인
  • 키워드
    #철학 #철학: 인식론과 지식론 #과학철학 #문학연구: 시, 시인 #프랑스철학
  • 도서유형
    종이책, 무선제본
  • 대상연령
    모든 연령, 성인 일반 단행본
  • 도서상세정보
    140 * 210 mm, 201 Page

책소개

‘시인 가운데 가장 훌륭한 철학자, 철학자 가운데 가장 훌륭한 시인’,

가스통 바슐라르가 임종 일 년 전 마지막으로 남긴 독창적 사유의 정수

 

이 책은 과학철학과 상상력 연구에 일생을 바친 프랑스 철학자 가스통 바슐라르가 임종 일 년 전에 출간한 마지막 저술로, 촛불이 우리에게 불러일으키는 시적 몽상을 탐구한 철학적․문학적 에세이다. 바슐라르가 캄캄한 어둠 속 가물거리는 촛불 같은 생의 끝자락에 이으러 한평생의 연구를 되돌아보며 자신의 독창적 사유의 정수를 담아낸 이 책은 인간 정신의 심연을 비추는 놀라운 통찰과 깊은 여운을 남기는 아름답고 섬세한 문장들로 일찍이 수많은 연구자, 예술가, 시인의 필독서로 자리매김하며 영감의 원천이 되어왔다. 실제로 한강 작가는 한 인터뷰에서 이 책을 자신의 ‘인생의 책’ 중 한 권으로 꼽기도 했다. 

 

『촛불』, 작은 불꽃이 열어주는 거대한 사유의 세계

 

촛불, 불꽃이라는 일상적이고 단순한 이미지를 통해 인간 정신의 깊은 차원과 시적 상상력을 탐구하는 이 책은 바슐라르가 평생 연구해온 물질적 상상력, 특히 불이라는 원초적 이미지에 대한 사유를 가장 응축된 형태로 보여준다. 바슐라르는 『공기와 꿈』, 『물과 꿈』, 『불의 정신분석』, 『대지와 의지의 몽상』 등에서 인간의 상상력을 구성하는 기본 요소로서 공기, 물, 불, 흙을 탐구해왔다. 그 가운데 『촛불』은 불이라는 요소를 가장 미시적이고 친밀한 형태로 다루는 작품이다. 광활한 자연 속의 불이 아니라, 어둠 속에서 홀로 흔들리는 작은 촛불의 이미지에 집중함으로써 그는 인간의 내면과 사유의 움직임을 섬세하게 포착한다.

촛불은 단순한 사물이 아니다. 그것은 고독한 사유의 동반자이며, 침묵 속에서 세계를 비추는 존재이다. 바슐라르는 촛불 앞에 앉은 인간의 모습을 통해 사유가 어떻게 시작되고, 어떻게 깊어지며, 어떻게 이미지로 확장되는지를 탐색한다. 그는 촛불의 미세한 흔들림, 빛과 어둠의 경계, 정상을 향해 타오르는 수직의 역동성, 사라짐과 지속의 역설 속에서 인간존재의 근본적인 조건을 읽어낸다.

목차

머리말

 

제1장 촛불들의 과거

제2장 촛불 몽상가의 고독

제3장 불꽃들의 수직성

제4장 식물의 삶 속 불꽃의 시적 이미지들

제5장 램프의 빛

 

에필로그  나의 램프와 나의 백지

옮긴이 해설  『촛불』, 고독한 몽상의 시학

본문인용

p. 37

사람들이 사유하면서 꿈꾸고 꿈꾸면서 사유하던 시절, 촛불은 영혼의 고요를 재는 압력계일 수 있었고, 결이 고운 평온, 삶의 세세한 부분들까지 스며드는 평온 ― 평화로운 몽상의 흐름을 따라 흐르는 시간에 연속성의 은총을 베푸는 평온 ― 의 척도일 수 있었다. 

평온해지고 싶은가? 조용히 빛의 작업을 수행하는 가벼운 불꽃 앞에서 가만히 숨쉬어보라.

 

p. 89

고독자의 책상 위에 놓인 촛불은 수직성의 온갖 몽상을 준비한다. 불꽃은 굳세고도 취약한 수직선이다. 숨결 하나에도 흐트러지지만 금방 다시 일어선다. 상승하는 힘이 그의 위신을 회복시켜준다.

 

p. 89~90

불꽃은 살아 있는 수직이다. 불꽃 몽상가라면 누구나 불꽃이 살아 있음을 안다. 불꽃은 예민한 반응으로 자신의 수직성을 보호한다. 연소에 문제가 생겨 수직 정점의 도약이 방해를 받으면 불꽃은 즉각 반응한다. 불꽃 앞에서 수직화의 의지를 배우는 몽상가는 자신도 다시 일어서야 한다는 교훈을 얻는다. 높이 타올라, 온 힘을 다해, 열기의 정점까지 가겠다는 의지를 되찾는다. 

 

p. 90~91

그렇다, 불꽃의 줄기는 아주 곧고 아주 가냘파서, 불꽃은 한 송이 꽃이다.

이처럼 이미지와 사물은 자신들의 기운을 주고받는다. 불꽃 몽상가의 방 전체가 수직성의 분위기를 받는다. 부드럽지만 확실한 역동성이 꿈들을 그 정점으로 이끈다. 우리는 심지를 감싸고 도는 내밀한 소용돌이에 관심을 기울일 수도 있고, 불꽃의 뱃속에서 어둠과 빛이 싸우는 소란을 볼 수도 있다. 그러나 모든 불꽃 몽상가는 자신의 꿈을 정점으로 상승시킨다. 거기서 불은 빛이 된다.

 

p. 102

종종 우리 할머니는 검은 벽난로를 따라 천천히 올라오는 연기를, 껍질 벗긴 삼대로 능숙하게 불꽃 위로 다시 피우시곤 했다. 게으른 불은 늘 나무의 모든 정수를 단숨에 태워버리지 않는다. 연기는 빛나는 불꽃을 마지못해 떠나간다. 그 불꽃에겐 아직 태워야 할 것이 많았다. 인생에도 다시 불붙여야 할 것이 많지 않은가!

 

p. 116~117

나무는 자기 존재의 가장 값진 것을 빛을 향해 올려 보내며, 그래서 많은 시에서 과실 달린 나무는 램프 달린 나무이다. 이 이미지는 정원들의 시에서 너무나 자연스럽다. 여름철 무성한 나뭇잎 속의 모든 빛은 불의 양식이다. 디킨스의 작중인물 중 한 명은 자신이 어렸을 때 “새들의 눈이 빛나는 이유가 반짝이는 붉은 열매를 먹기 때문”인 줄로 알았다고 고백한다.

 

p. 135~136

말의 몽상가인 나에게 전구라는 말은 참으로 우습다. 전구는 절대로 소유형용사를 붙일 만큼 친숙해질 수 없다. 오늘날 과연 어떤 사람이, 예전에 사람들이 ‘나의 램프’라고 말하듯 ‘나의 전구’라고 말할 수 있겠는가? 아, 우리가 우리의 물건들과 함께 보낸 나날을 그토록 힘차게 말해주던 그 형용사들, 그 소유형용사들이 쇠망해버린 지금, 어떻게 아직 꿈꿀 수 있단 말인가?

 

p. 141

사물에게 품성을 부여해보라. 진심으로 그 활동적인 존재들에게 그들이 누려 마땅한 권능을 부여해보라. 그러면 온 우주가 찬란하게 빛난다. 좋은 램프, 좋은 심지, 좋은 기름이 있으면, 사람의 마음을 기쁘게 해주는 빛이 나타난다. 아름다운 불꽃을 좋아하는 사람은 좋은 기름을 좋아한다. 그는 이 세계의 물건 하나하나가 저마다 세계의 싹이 되는 그런 우주생성론의 몽상들에 경도된다. 노발리스 같은 몽상가에게 기름은 빛의 질료 그 자체요, 아름다운 노란 기름은 응축된 빛, 팽창되고 싶어하는 응축된 빛이다. 질료 속에 갇혀 있는 그 빛의 힘을 인간이 다가와 가벼운 불꽃으로 해방하는 것이다.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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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no image book
저자 : Bachelard, Gaston
프랑스의 과학철학자, 문학 비평가, 시인으로 프랑스 현대사상사에서 독보적인 존재로 평가된다.
샹파뉴 지방의 한 작은 마을에서 태어난 그는 우체국에서 근무하면서 이과대학 과정을 독학으로 마쳤다.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자신이 다닌 바르쉬르오브중학교의 물리, 화학 교사로 일하던 중 당시 전 세계를 강타한 일반상대성이론의 영향 아래 철학에 깊이 경도된 그는 철학 석사에 이어 학사원상을 수상한 논문 「물리학의 한 문제의 진화에 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후 디종대학의 철학 교수를 거쳐 소르본대학에서 과학사와 과학철학을 강의하였으며, 1960년에 레지옹 도뇌르 훈장을 수여받았고, 1961년에는 국가문학대상을 수상했다.
과학철학에 관한 그의 저작들(『새로운 과학 정신』, 『과학 정신의 형성』, 『부정의 철학』 등)은 영미권 과학인식론과는 다른 프랑스 과학인식론의 기틀을 마련했으며, 특히 그의 '인식론적 단절' 개념은 조르주 캉길렘, 미셸 푸코, 루이 알튀세르, 피에르 부르디외와 같은 후대 철학자들이 사유의 새로운 길을 모색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그리고 전 세계적으로 널리 읽힌 시학에 관한 일련의 저술, 시적 이미지와 상상력에 관한 일련의 연구(『불의 정신분석』, 『물과 꿈』, 『공기와 꿈』, 『대지와 의지의 몽상』, 『대지와 휴식의 몽상』)는 '테마비평'이라는 문학 비평의 새로운 장이 열리는 계기가 되었다.
번역 : 김병욱
불문학자, 번역가. 프랑스의 사부아대학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고 성균관대학에서 학술연구교수로 일했다. 밀란 쿤데라(『불멸』, 『느림』, 『배신당한 유언들』, 『89개의 말』), 앙투안 콩파뇽(『문학의 쓸모』), 피에르 바야르(『읽지 않은 책에 대해 말하는 법』), 로맹 가리 (『게리 쿠퍼여 안녕』), 베르나르 앙리 레비(『아메리칸 버티고』), 미르체아 엘리아데(『요가』) 등 여러 프랑스 저자들의 저술을 우리말로 옮겼고, 가스통 바슐라르와 관련해서는 『불의 정신분석』, 『물과 꿈』 번역 외에 여러 편의 논문(「과학은 발전하는가」, 「질료적 상상력과 탈근대 사회성」, 「바슐라르-뒤랑-마페졸리의 3자 관계에 관한 소고」)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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