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는 1897년 근대와 함께 태어났고 성장했다가 조락했다. 그런 만큼 사연과 곡절의 시간을 걸어왔다. 여기서 태어난 나 또한 그 시간 속에 자라서 살고 있다.-5쪽
나는 토박이지만 이방인이기도 하다. 표면보다 이면에 끌리는 오기가 창창한 성정 때문이기도 하고 주류나 다수파에 속한 적이 거의 없는 변두리 기질인 탓이다.-5쪽
본래 목포는 소비도시이고, 섬과 육지가 소통하는 항만과 철도의 플랫폼이다. 그래서 멋과 맛이 있고, 약간은 데카당스한 문화가 꽃핀 지역이었다. … 목포는 온갖 잡놈이 모여들어 난장이 서는 혼종과 퓨전의 허브 도시가 알맞다.-8쪽
목포는 이주자들이 만든 도시다. 목포는 타향과 타인이 모여서 만들어진 도시였다. 이주자를 환대하는 개방된 도시가 갈 길이다.-8쪽
이 책에서 다룬 목포 역사는 공식적인 정사(正史)가 아닌 야사에, 도시전설 또는 동네 소문에 가깝다. 거칠고 투박할 수는 있지만 거짓은 없다. 골목과 광장의 한 귀퉁이에서 보고 들은 사람들 이야기로 목포를 재해석하고 싶었다. … 기존 주류적인 시각과는 다소 거리가 있을 수도 있을 것이다. 향토 개붕가의 문제제기라고 보면 될 것이다.-10쪽
목포는 … 비전, 전략, 희망 미래설계 등이 보이지 않는다. 물론 비수도권 지방이 직면한 공통된 현실이기도 하다. 그런 목포의 맨얼굴은 무엇일까? 지치고 푸석한 무표정한 얼굴일까, 아니면 격정과 환희에 차서 창공으로 도약하는 몸짓일까.-22쪽
목포의 전성기는 1930~40년대였다. … 계획적으로 건설한 식민도시였던 목포는 토박이가 거의 없는 이주자의 도시였고, 처음부터 자본주의 질서가 지배하는 개척도시였다.-25쪽
목포는 급속하게 부상해서 비교적 짧은 전성기를 누리다가 해방과 고도 성장기에는 급속하게 쇠락의 길을 걸었다. … 영광은 짧았고 쇠락과 침체는 길다.-28쪽
근대유산의 대부분이 식민지시대 흔적들인데 … 역사와 문화유산은 열린 서사와 다양한 재해석이 바탕이 돼야 지속가능한 산업으로 존재·발전할 수 있다.-51쪽
목포는 음식 인심이 후한 도시다. 인근 다도해에서 온갖 신선한 수산물과 해조류가 집산되고, 객지 사람들이 오가는 길목이다 보니 요식업과 음식문화가 발달했기 때문이다.-102쪽
오늘날 목포가 홍어의 고향으로 인식된 데는 호남에 대한 비하와 더불어 김대중에 대한 조롱의 코드가 숨겨져 있는 측면도 있다.125쪽
이제는 사투리도 옅어지고 사라져간다, 저출산 고령화라는 인구 경제적 대격변이 지방부터 소멸시킨다. 지역이 소멸하면 당연히 말도 사라지기 마련이다.-129쪽
지겹도록 익숙하지만 유달산은 올 때마다 새로운 사람들과 사연을 들려준다. 엄마돼지 젖꼭지마다 꼬물꼬물 들어붙어서 최후의 한 방울까지 빨아먹는 새끼들처럼 지금도 유달산은 목포 그 자체다.-132쪽
식민지시대에 일본인이 경영하는 목화농장이 즐겁고 신나는 직장일 수는 없었을 것이다. 식민지는 본질적으로 슬프고 잔혹하고 야만적인 법이다.-176쪽
지금 전남의 섬들은 태양광, 풍력으로 신재생 에너지를 생산하는 전기공장이 되고 있다. … 무엇보다 농어촌의 기본 터전을 밀어버리고 공장으로 전용하는 게 과연 옳은지 근본적으로 따져봐야 한다.-189쪽
현실적으로 외국인 노동자를 싼 맛에 부려먹는 ‘국제 머슴’이 아니라 영주민으로 공동체에 받아들이고, … 포용하는 글로벌 플랫폼시티에 해답이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334쪽
목포의 태생은 항구다. 지금도 모두 네 곳의 크고 작은 항만이 있다. 항구는 개방과 포용성이 근본이다.-337쪽
여기는 ‘노마드’(nomad)의 도시이니까. 목포 바닥에서 오가다가 그리운 얼굴을 만나서 운저리 회판에 막걸리라도 걸치면 더 좋고. 목포는 항구다잉.-338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