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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시옷미음이응

여름의 번아웃을 건너는 식물원 산책기


  • ISBN-13
    979-11-994633-5-6 (02810)
  • 출판사 / 임프린트
    초면 / 초면
  • 정가
    15,000 원 확정정가
  • 발행일
    2026-04-01
  • 출간상태
    출간
  • 저자
    천얼굴
  • 번역
    -
  • 메인주제어
    에세이, 문학에세이
  • 추가주제어
    나무, 야생화, 식물: 취미일반
  • 키워드
    #에세이, 문학에세이 #식물 #산책 #식물원 #수목원 #마음 회복 #나무, 야생화, 식물: 취미일반
  • 도서유형
    종이책, 무선제본
  • 대상연령
    모든 연령, 성인 일반 단행본
  • 도서상세정보
    122 * 171 mm, 180 Page

책소개

“애초에 표류가 나쁜가? 떠다니면서도 꽃은 잘만 피는데?”
도심 속 여덟 곳의 식물원을 걸어 다닌 마음들. 자신의 마음을 식물 옆에 나란히 두고 들여다본 회복의 시간. 식물의 이름은 잘 모르지만, 그들이 건네는 위로를 다 알아채는 당신에게 보내는 가장 투명하고 씩씩한 여름의 기록. 
불안과 우울, 번아웃과 자기 정체성 사이에서 흔들리는 날이면 운동화 끈을 바짝 묶고 나만의 ‘시옷미음이응’으로 가 보자. 

목차

프롤로그 | 흙을 뿌리친 뿌리 - 04
입장하기 전에 – 09

PART Ⅰ. 숨 고르는 ㅅㅁㅇ
불안의 사우나 | 서울식물원 - 14
우울 박멸 트레킹 | 남산 야외식물원 - 31
걷는 마음, 멈춰 선 여름 | 구로 푸른수목원 – 47

PART Ⅱ. 마주하는 ㅅㅁㅇ
시련의 숲 | 홍릉시험림 - 62
나를 숨겨줘 | 인천수목원 - 80
내가 나라서 | 부천호수식물원 수피아 – 93

PART Ⅲ. 안아주는 ㅅㅁㅇ
행운과 불운, 한 삐끗 차이 | 일월수목원 - 110
무궁화꽃이 밤에 피었습니다 | 국립세종수목원(Night)- 124
무궁화꽃이 발목에도 피었습니다 | 국립세종수목원(Day) - 133
안아주는 우산이 되어 | 다시 만난 서울식물원 – 154

에필로그  | 땡볕을 견디며 기어이 자라나는 - 170
COOKIE | 여름이 지나고 - 174
출판사 초면입니다 - 177

본문인용

오늘 말이야. 서울식물원에서 사 온 삼색달개비¨가 화분 안에서 과습으로 죽어가는 걸 본 거야. 이러다 식물 하나 죽이는 건가. 쓰레기통에 냉큼 버릴까 하다가, 흙이 뿌리를 꽉 덮고 있는 게 힘들어 보이더라고. 물러지고 시든 부분을 떼어내 뿌리를 씻고, 유리병에 담가 수경재배를 하기로 했어. 속이 다 시원하더라. 살면서 너무 숨 막히고 힘든 때에 망했다고 포기하기보다, 토양을 바꿔보는 것도 방법이잖아. 어떻게든 뿌리를 내려보려 버둥거렸는데, 어쩌면 한 번은 뿌리를 씻어야 할 때인지도 몰라. 나, 이런 시원한 얘기를 책에 담아볼까 싶네. 시들어 가는 생명을 물에 담근 순간처럼, 나의 이야기도 여기서부터 투명하게 자라났으면 좋겠다. (p.4)

 

숲 해설의 첫 번째 코스인 약용식물원에서 가장 먼저 시선을 끈 것은 다름 아닌 도루박이¨. 나는 평소 듣도 보도 못했던 식물명에 바로 꽂혔다. 숲 해설가 아저씨의 구수한 발음 그대로 조루박이라고 초록 창에 입력했더니만 ‘지루박’이 튀어나와 혼자 빵 터졌다. 아무튼, 도루박이는 줄기가 최대한 길쭉하게 자라다 그 끝이 땅에 닿으면 뿌리와 새순이 자라나는 습지 식물이다. 긴 줄기 끝을 땅에 ‘도루 박은’ 그 자리에서 새 뿌리가 자라난다니 볼수록 기괴하다. 보법이 다르다는 게 이런 건가. (p.66)

 

땅에 머리를 박은 바로 그 자리에서 새로운 뿌리를 내리는 도루박이, 20년을 죽도록 버티고 나서야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를 알게 되는 은행나무, 습설에 가지가 부러지면서도 꼿꼿이 자리를 지키고 선 소나무의 버팀을 복기해 본다. 버팀 그 이상의 ‘재생과 회복’이다. 결국, 숲을 이루는 건 상처 하나 없는 나무가 아니라 상처를 안고도 끝까지 살아남은 나무들이다. (p.74)

 

온실 안팎이 어둑어둑해지고 있다. 한낮의 자연광에서 보는 초록을 워낙에 사랑하지만, 야광 조명 아래 번뜩이는 밤 초록의 색감에도 깊이 반하고 만다. 외부의 캄캄함 속에서 내부의 빛을 꺼내놓는 식물들이 말도 못 하게 아름답고 신비롭다. 식물의 빛과 결은, 지금 이대로도 충분하다며, ‘있는 그대로의 나’를 긍정하게 해주는 힘이 있다. 그래서 나는 모든 초록 앞에서 마음이 쉽게 풀어지는 사람, 초록의 색감을 통해 본래 내가 누군지를 확인하는 사람일 수밖에 없나 보다. (p.104)

 

식물의 뿌리는 잘도 덮어주면서 나의 미숙함을 덮어주고 시작을 응원하는 일은 여전히 어렵다. 나를 멀칭하는 법은 어디에 가면 배울 수 있으려나. 작은 잎사귀 하나에 나무 전체의 우주가 담겨 있듯, 1년 차 에세이 작가인 나에게도 19년 차 방송작가의 내공이 프랙털처럼 촘촘히 박혀있음을 믿어주고 싶다. 인간은 누구나 부족한 ‘부분’이 아니라, 완성되어 가는 ‘전체’일 테니. (p.165)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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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저자 : 천얼굴
천얼굴
뭐든 글로 다듬어 온 19년 차 방송작가. 일터에선 챌린저, 일상에선 산책러. 예능과 드라마를 이종격투기 선수처럼 오가며 사람의 이야기를 놓치지 않으려 애써왔다. 식물 앞에 서면 유독 솔직해지는 자신을 발견하며, 숲과 마음 사이를 걷고 기록한다. 현재 1인 출판사 초면을 운영하며 비슷한 보폭의 독자들을 만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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