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이스: 난 날마다 혼자 다짐해요. “오늘은 평화로운 날이 될 거야. 말려들지 않을 거야. 열받지도 않고, 성질부리다가 몸 상하는 일도 없을 거야.” 하지만 날마다 교실에만 들어가면 자제력을 잃고는, 우울한 심정으로 나에게 염증을 내며 집으로 돌아와요. 난 내 안에 입력된 지시에 마치 컴퓨터처럼 따라요. “실컷 소리 질러. 히스테리 부려. 미쳐 버려!” 코드화된 명령에 복종하는 거예요.
해럴드: 아이들이 평화를 위해서 일하도록 가르치고 싶어요. 그런데 어떻게 된 영문인지 난 계속해서 아이들과 싸움에 휘말리고 있어요. 나도 이해가 가지 않아요. -17쪽
우린 모두 깊이 실망하고 있어요. 처음 겪은 경험이 우리 예상과 다르기 때문이에요. 가르치는 일은 열대지방의 섬으로 가기로 한 비행기가 극지방에 착륙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예요. 태양을 기대하고 있다가, 길고 추운 극지방의 겨울과 맞닥뜨리면 얼마나 충격이 크겠어요?
클라라: 교육에는 전혀 희망이 없는 걸까요? -26쪽
최선을 다하고자 하는 교사들은 상식적인 방법에 의지한다. 그들은 우월함을 과시하는 행동이 효과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설교나 훈계를 하지 않는다. 죄책감을 안겨 주지 않으며, 약속을 요구하지도 않는다. 사소한 실수를 가지고 꼬치꼬치 그 이유를 파고들지 않으며, 교실에서 사건이 벌어졌을 때, 그 이유를 미주알고주알 캐묻지 않는다. 아이들의 과거 이야기나 먼 미래를 들먹이지 않는다. 현재만 다룬다. 곤란을 겪고 있는 아이의 지금 이 자리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47쪽
남의 감정을 알아내려고 하는 데는 늘 위험이 뒤따른다. 꼬치꼬치 캐묻는 것은 품위 있는 행동이 아니다. 점잖음을 잃지 않으려면 거리를 두어야 한다. 초대나 허락을 받지 않고 사생활을 침해해서는 안 된다. 비밀을 털어놓는 것은 개인이 결정할 문제이며, 당사자에게는 입을 다물 권리가 있다. “너보다 너를 더 잘 알아”라는 말을 아이에게 하는 것은 불법 침입과 비슷한 감정적인 월권행위이다. 분별 있고 간략하게 도와주는 것이 가장 좋다.(“내가 도와줄까?”) 싫다는 데도 계속해서 수다스럽게, 또 큰 소리로 도와주겠다고 나서면 당사자는 당황하게 된다. 그런 행동은 저항과 분노를 불러일으킨다. -56쪽
아이들과 더 좋은 관계를 만들고 싶은 교사들은 습관화된 거절의 언어를 잊어버리고, 새로운 받아들임의 언어를 배워야 한다. 아이의 마음을 얻기 위해서 교사는 아이의 마음을 사로잡아야 한다. 건전한 감정을 느끼기만 하면, 아이는 건전한 생각을 할 수가 있다. -75쪽
어떤 교사는 이렇게 말했다.
“교실에서 아이들이 방어적인 반응을 할까 봐 자극하지 않으려고 마음을 써요. 아이들에게 이야기할 때는 강제적인 표현을 쓰지 않아요. ‘반드시 ~해야 해’, ‘~하는 것이 좋아’, 이렇게 말하지 않아요. 죄책감과 두려움에 의존하지 않고서도 아이들의 협조를 얻고 싶어요. 요구와 지시를 도덕적인 판단으로 바꾸고 싶은 유혹도 느끼지만, 이를 억누르고 있어요.” -90쪽
생산적인 칭찬은 아이의 노력과 성취, 그것에 대한 생각을 사실대로 말해 주는 것이다. 인격을 평가하거나 성격에 대해 판결을 내리지 않는다. 칭찬할 때 가장 중요한 원칙은 평가하지 않고, 사실대로 말하라는 것이다. 즉, 객관적으로 보도하라, 판결을 내리지 말라. 그리고 아이에 대한 평가는 아이 자신에게 맡겨 두라. -134쪽
“존스 부인, 다음에 한 번 더 만나는 게 어떨까요? 전화로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괜찮고요. 지금은 이야기를 듣고 있을 시간이 없거든요. 잘못하면 통근 버스를 놓칠 것 같아서요.”
면담 시간이 마무리되는 단계에는 기분 좋게 헤어질 수 있도록 시간을 주어야 한다. 교사가 서둘러 떠난다거나 갑작스럽게 부모를 나가게 해서 좋은 면담을 마지막 순간에 망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279쪽
유능한 교육자는 훌륭한 음악가처럼 기술을 익히는 데 많은 시간과 노력을 바친다. 기술은 일단 익히면, 눈에 보이지 않는다. 능숙한 바이올린 연주자는 손가락을 쓰는 법이나 활 켜는 법을 동시에 자유롭게 쓰면서 연주한다. 교장이나 교사 또는 부모는 적절한 의사소통을 마치 모국어처럼 능숙하게 써서 유익하게 반응할 수 있다. -286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