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독일 화이트 레이븐스 선정작
시간과 함께 걷는 감각을 전하는 그림책!
《산책》은 ‘이야기’를 따라 읽는 책이 아니라 시간의 흐름을 따라 ‘함께 걷는 경험’을 하게 하는 그림책입니다. 시간에 대해 설명하기보다 시간과 함께 걷는 감각으로 시간을 느끼게 한다고나 할까요? 서두르지 않는 시간의 걸음을 따라가다 보면 계절의 변화와 자연의 순환을 저절로 느끼게 됩니다. 시간을 의인화해 어린이 독자들이 시간과 동행하면서 계절의 흐름을 느껴볼 수 있도록 구성했습니다. 시적인 텍스트와 움직이는 풍경 같은 그림이 세계인에게도 공감과 감동을 주어 2025년 화이트 레이븐스에 선정되었습니다.
아이에게는 이야기와 새로운 경험을, 어른에게는 추억을 건네는 그림책
사랑스러운 강아지들과 함께 계절을 느끼며 거닙니다. 곳곳에 등장하는 꽃과 식물들을 감상하다 보면 어느새 《산책》과 함께 봄을 맞이하게 됩니다. 그리고 무심코 흘려보냈던 시간을 더욱 소중히 여겨야겠다는 마음이 생깁니다.
이 책에 등장하는 네 발 달린 친구들 ‘쏘아이, 쌈, 짱, 라’는 작가 후의 반려견입니다. 그러나 현재는 ‘라’만 후의 곁을 지키고 있지요. 후는 말합니다. 자신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 준 두 가지는 사랑과 시간이었고, 이 책에서 사랑은 네 발 달린 친구들의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다고요.
“아주 어릴 적부터 많은 강아지와 고양이들이 제 삶에 들어왔다가 떠나갔습니다. 어떤 이별이든 제 안에는 말로 다 표현하기 어려운 깊은 감정을 남겼지요. 쏘아이와 쌈, 그리고 짱이 떠나는 것을 지켜보고 나서야, 저는 잠시 멈춰 제 안에 흩어져 있던 감정의 조각들을 하나하나 들여다볼 수 있었습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저는 삶과 죽음에 대한 커다란 질문을 품게 되었고, 그 무렵은 제가 부산에서 공부하고 있던 때이기도 했습니다. 제가 사랑하던 세 강아지가 떠난 지 여덟 달쯤 지났을 때, 어느 날 꿈에서 쌈을 다시 만났고, 잠에서 깨자마자 울음을 터뜨렸습니다. 우리 삶에서 사랑하는 존재가 떠나가는 순간, 그 감정을 마주하고 받아들이는 일이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을, 그때 비로소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함께 걸을 수 있었던 그 시간을 이전보다 더욱 소중히 여기게 되었습니다.”
이별과 상실, 그리고 아픔은 그저 감정으로만 남는 것이 아니라, 그 감정들과 우리가 함께할 때 ‘저마다의’ 방식으로 이루어지는 ‘완전함’이 있음을, 이 책은 조용히 이야기해 주고 있습니다.
후는 아이들과 삶과 죽음, 또는 시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일이 꼭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답니다. 아이들뿐만 아니라 우리 자신도 마음속에 자리한 시간의 변화에 대한 깊은 두려움과 대화를 나눌 필요가 있지요.
일러스트레이터 마루도 반려견 둘과 함께 살면서 시간과 함께 살아가는 법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우리 모두는 시간과 함께 걷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두려울 때는 시간이 너무 빠르게 흘러가 붙잡을 수 없다고 느껴지고, 지루할 때는 시간이 더디게 흘러 괴롭기까지 하지요. 그러나 우리가 시간과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운다면, 모든 일들이 지금 이대로 지나가고 있음을 느끼게 됩니다.”
《산책》을 읽고 나서, 여러분도 시간과 친구가 되어, 그 흐름 속에서 변해 가는 아름다운 것들을 누릴 수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