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서평
‘난 I라서…’, 하지만 매번 신경 쓰인다
요즘은 뭐든 MBTI로 설명한다. 사람 많은 자리가 힘들면 “난 I라서…”, 말이 많은 상사는 “역시 E네” 하고 웃어넘긴다. 그런데 정말 그렇게 가볍게 넘길 수 있을까?
단톡방에서 내 메시지만 답이 늦으면 괜히 마음이 철렁한다. 회식 자리에서 괜히 한마디 했다가 분위기 싸해진 것 같아 집에 와서 다시 곱씹는다. 상사의 한마디가 머릿속에서 계속 재생된다. SNS를 보다가 ‘나는 왜 이렇게 사는 걸까’ 하고 갑자기 우울해진다. 이건 단순히 I라서가 아니라, 생각의 방향이 늘 나를 향해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많은 자기계발서는 말한다.
‘신경 쓰지 마라’, ‘당당해져라’, ‘멘탈을 단련하라’
하지만 이 책은 다르게 말한다. 신경 쓰이는 건 이상한 게 아니며, 분위기를 살피는 건 능력이라고. 문제는 ‘과도하게’ 자신을 억누르는 습관이라고….
‘읽씹’을 당했을 때 ‘나를 무시하나?’ 대신 ‘지금 바쁠 수도 있지’라고 생각해보는 것, 상사의 기분이 나빠 보일 때 ‘내 탓인가?’ 대신 ‘오늘은 저 사람 저기압이네’라고 거리 두는 것, 남과 비교를 멈추기 어렵다면, 나에게 유리한 비교를 해보는 것…. 그것이 바로 정신과 전문의 ‘멘탈 닥터 시도’의 처방전이다.
소심함은 성격이 아니라 ‘사고습관’의 문제다
‘다른 사람은 신경 쓰지 말라’는 말은 쉽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우리는 타인의 반응 속에서 살아가며, 관계 속에서 기쁨도 상처도 경험한다.
저자는 소심함을 단순한 성격 문제가 아니라 반복되어 굳어진 사고습관의 문제로 바라본다. 건강하지 못한 식습관이 몸을 망치듯, 왜곡된 사고방식이 지속되면 마음도 병들 수 있다고 말한다. 눈에 보이지 않는 마음의 피로를 방치하면 자책과 위축, 불안이 습관이 된다. 이 책은 그 지점에서 브레이크를 거는 방법을 제시한다.
70가지 고민에 대한 구체적인 ‘생각 전환 훈련’
‘늘 분위기를 먼저 살핀다’, ‘화가 나도 참고 넘긴다’, ‘남과 비교하며 스스로를 깎아내린다’, ‘무슨 일이든 내 탓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우리가 일상에서 실제로 겪는 70가지 고민을 정면으로 다룬다. 그리고 무조건 참으라거나 강해지라고 말하지 않는다. 대신 이렇게 묻는다.
정말 모든 사람에게 호감을 사야 할까?
타인의 기분이 정말 내 책임일까?
비교를 완전히 멈출 수 없다면, ‘나에게 유리한 비교’는 가능하지 않을까?
저자가 제안하는 방식은 거창하지 않다. 화가 나면 감정을 억누르기보다 “지금 저는 화가 납니다”라고 말하는 연습. 상처받았을 때 그 생각을 다른 방식으로 해석해보는 연습. 나를 힘들게 하는 사람에게서 물러나는 연습, 이것이 저자의 코칭이다. 작지만 실천 가능한 사고 전환을 반복하는 것이 핵심이다.
멘탈은 ‘강해지는 것’이 아니라 ‘유연해지는 것’
우리는 멘탈이 강한 사람이 되고 싶어 한다. 아무 말에도 흔들리지 않는 사람이 되고 싶다. 하지만 저자는 말한다. 멘탈이 강하다는 건 흔들리지 않는 게 아니라, ‘흔들려도 빠져나올 길을 많이 만들어두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외부의 공격에 전혀 흔들리지 않는 사람이 되기보다는, 흔들려도 다시 중심을 찾는 사람으로 성장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 책은 독자에게 완벽한 사람이 되라고 요구하지 않는다. 당신을 E로 바꾸려 하지도 않는다. 대신, I여도 괜찮은 상태로 만들어준다. 사람 때문에 지치던 하루가 조금 덜 피곤해지도록 도와준다.
저자는 또 자신에게 맞지 않는 조언은 억지로 받아들이지 않아도 된다고 말한다. 중요한 것은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구나’라는 작은 인식의 전환이다. 그 전환이 쌓이면, 인간관계와 일상은 지금보다 분명 편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