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성운의 바로 등 뒤에서 아빠라는 호칭이 들렸지만, 지금 그의 주변에는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문득 성운은 소녀가 도대체 어딜 보고 아빠를 찾은 것인지 궁금해졌다.
그는 소녀의 시선을 확인하고자 고개를 돌려 다시 플랫폼 한가운데 있는 벤치를 쳐다보았다. 그런데 소녀는 여전히 성운을 뚫어지게 지켜보고 있었다. 마치 처음부터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시선을 거두지 않은 사람처럼 말이다.
_19~20쪽
“아니. 나는 별이 아니야. 별이 되지 못했어. 모든 원시성이 별이 되는 것은 아니야.”
“그게 무슨 말이야?”
“내가 있는 곳 NGC-1947 은하는 이곳 부모별 사람들이 ‘죽어가는 은하’라고 불러.”
“죽어가는 은하?”
“죽어가는 은하는 지구에서 ‘태어나지 못하는 아이들’이 있는 곳이야. 그곳은 말 그대로 죽어가는 곳이거든.”
_32쪽
성운의 코끝에 어린아이의 보드라운 숨이 훅 스쳐 갔다. 품 안의 체온, 앙증맞은 발가락의 꼼지락거림, 왼쪽 뺨을 간질이는 솜털까지… 그는 지금, 이 순간 느껴지는 모든 오감이 꿈인지, 환각인지 구분조차 할 수 없었다.
하지만 한 가지는 확실히 알 수 있었다. 이것은 그가 선택할 수도 있는 미래였다.
_95쪽
“아니지. 너 내 이름이 뭔지 알아? 나 태성운이야, 태성운! 그럼 너는 태은하가 되는 거지.”
“그게 뭐 어쨌다고.”
“넌 죽어가는 은하가 아니라, 태어나는 은하인 거야.”
_107쪽
그는 미래의 딸을 위해 조금씩 차근차근 나아갔다. 그렇다고 해서 막상 대단한 무언가를 한 것은 아니다. 그저 ‘평범하게’ 살기 위해 노력했다. 지하철 1호선의 수많은 사람처럼 말이다.
_202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