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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루살렘의 아이히만

악의 평범성에 대한 보고서


  • ISBN-13
    978-89-356-7916-4 (94080)
  • 출판사 / 임프린트
    (주)도서출판 한길사 / (주)도서출판 한길사
  • 정가
    30,000 원 확정정가
  • 발행일
    2026-02-26
  • 출간상태
    출간
  • 저자
    한나 아렌트
  • 번역
    김선욱
  • 메인주제어
    사회, 윤리적 이슈
  • 추가주제어
    -
  • 키워드
    #사회, 윤리적 이슈 #사회과학
  • 도서유형
    종이책, 양장
  • 대상연령
    모든 연령, 성인 일반 단행본
  • 도서상세정보
    152 * 225 mm, 512 Page

책소개

아돌프 아이히만은 나치 친위대에서 유대인 강제이송과 학살의 핵심 실무를 담당했다. 세상은 아이히만이 증오에 빠지고 피에 굶주린 악마일 것이라고 상상했다. 그러나 한나 아렌트가 법정에서 마주한 아이히만은 나치 광신자도, 유대인 혐오자도 아니었다.

아렌트가 이 대목에서 주목한 것은, 학살을 떠받치는 동력이 개인의 증오나 잔혹함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아렌트는 생각하기를 멈추고 규칙에만 따르는 아이히만의 모습에서 ‘악의 평범성’을 발견했다. 아렌트는 이것이야말로 현대사회에서 가장 위험한 악의 형태라고 경고한다.

목차

생각은 늘 살아 있어야 한다 | 개정 번역판을 내면서

아렌트가 분석한 아이히만 | 김선욱

악의 평범성과 타자 중심적 윤리 | 정화열

독자들께 드리는 말씀 | 한나 아렌트

 

제1장 정의의 집

제2장 피고인

제3장 유대인 문제 전문가

제4장 첫 번째 해결책 추방

제5장 두 번째 해결책 수용

제6장 최종 해결책 학살

제7장 반제회의 혹은 본디오 빌라도

제8장 법을 준수하는 시민의 의무

제9장 제국에서의 추방 독일, 오스트리아 및 보호령

제10장 서유럽에서의 추방 프랑스, 벨기에, 네덜란드, 덴마크, 이탈리아

제11장 발칸 지역에서의 추방 유고슬라비아, 불가리아, 그리스, 루마니아

제12장 중부 유럽에서의 추방 헝가리, 슬로바키아

제13장 동부의 학살센터들

제14장 증거와 증인들

제15장 판결, 항소, 처형

 

에필로그

후기

참고문헌

찾아보기

본문인용

116쪽

여섯 명의 정신과 의사가 그를 “정상”으로 판정했다. 그들 중 한 명은 아이히만의 상태가 “그를 검진한 후의 나보다 더 정상”이라고 탄식했다고 한다.

 

162쪽

그는 “그들을 존중했고, 동등하게 대했으며”, 그들의 모든 “요구와 불평과 지원 요청을” 경청했고, 자신의 “약속”을 가능한 한 지켰다. “사람들은 이제 잊어버렸지만” 말이다. 아이히만 그가 아니었다면 누가 몇십만의 유대인을 구했겠는가?

 

206쪽

“거기서 저는 충분히 봤습니다. 저는 완전히 끝장났습니다. 거기 있던 흰옷을 입은 의사 한 명이 제게 구멍을 통해 트럭 안을 들여다보라고 말한 것만 기억납니다. 저는 거부했습니다. 할 수가 없었죠. 저는 자리를 떠나야 했습니다.”

이 일 직후에 아이히만은 더 끔찍한 것을 보게 되었다.

 

271쪽

이것이 현실이었고, 이것이 총통의 명령에 기초한 국가의 새로운 법이었다. 그가 이해하는 한, 그가 행한 모든 일은 법을 준수하는 시민으로서 행한 것이었다.

 

293쪽

아이히만은 거대한 체계 안에서 가장 중요한 컨베이어 벨트와 같았다. 얼마나 많은 유대인이 어떤 특정한 지역에서 수송될 수 있고 또 수송되어야 하는지 결정하는 것은 항상 그와 부하들의 일이었기 때문이다.

 

341쪽

그는 이 일이 어차피 이루어져야 했다면 질서정연하게 이루어지는 것이 더 나았다고 주장했다. 재판 기간에는 아무도, 심지어 피고 측 변호인도 이 주장에 전혀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다.

 

384쪽

“없는 죄까지 다 불어버리겠다”고 협박하기도 했고, 또 한 번은 자기를 “스테이크 익히듯 달달 볶았다”고 불평하기도 했다. 그러나 대체로 그는 아주 침착했고, 더는 질문에 답하지 않겠다고 협박할 때도 진지하게 말한 것은 아니었다.

 

423쪽

마지막 순간에, 아이히만은 인간의 사악함 가운데 이루어진 이 오랜 과정이 우리에게 가르쳐준 교훈을 요약하는 듯했다. 두려운 교훈, 즉 말과 생각을 허용하지 않는 악의 평범성을.

서평

“출세를 위해 비범한 근면함을 보인 것을 제외하고,

아이히만에게는 어떠한 동기도 없었다.

 

아이히만이 이해하는 한, 그가 행한 모든 일은

법을 준수하는 시민으로서 행한 것이었다.

그는 의무를, 명령과 법을 준수했다.”

 

■ 재판을 보러 간 철학자

한나 아렌트는 독일에서 출생한 유대인 철학자다. 나치의 억압이 심해지자 미국으로 망명한 아렌트는 자신이 직접 경험한 폭력정치를 분석했고, 『전체주의의 기원』 『예루살렘의 아이히만』 『공화국의 위기』 등 20세기를 대표하는 정치사상서를 펴냈다.

유대인 학살의 실무 책임자 아돌프 아이히만이 예루살렘에서 재판받는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아렌트는 직접 법정으로 향했다. 『뉴요커』지의 특파원 자격으로 쓴 재판 참관기가 바로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이다.

 

■ 평범한 인간인가, 극악무도한 악마인가

아이히만은 나치 친위대에서 유대인 강제이송과 학살의 핵심 실무를 담당했다. 1942년 ‘최종 해결책’(대량학살) 계획에서 병참과 행정 절차를 책임지며, 전 유럽에서 유대인을 집결시켜 죽음의 수용소로 이송했다. 세상은 아이히만이 증오에 빠지고 피에 굶주린 악마일 것이라고 상상했다.

그러나 아렌트가 법정에서 마주한 아이히만은 나치 광신자도, 유대인 혐오자도 아니었다. 아이히만은 유대인 친척 덕분에 일자리를 얻은 적이 있었고, 유대인 지도자인 테오도어 헤르츨을 존경해 추모 행사에 참석하기도 했다. 그는 시온주의(유대인 국가 건설 운동) 지지자를 자칭했으며 한때 “유대인의 발밑에 단단한 지반을” 놓아주기 위해 애썼다.

아렌트가 이 대목에서 주목한 것은, 학살을 떠받치는 동력이 개인의 증오나 잔혹함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자기 손으로 사람 한 명 죽여본 적 없는 아이히만은 유대인 학살을 책임지는 유능한 행정가 역할을 해냈다. 체제와 명령에 무비판적으로 순응한 결과였다.

 

■ 살인 기계의 톱니바퀴가 된 아이히만

아이히만의 증언은 상투적 단어로 가득했다. 아이히만은 타인의 고통에 놀랍도록 무감각했으며, “필요하다면 아버지마저도 죽음으로” 보낼 수 있다고 장담했다. 아렌트는 이런 판단 능력의 결핍이 아이히만을 살인 기계의 톱니바퀴로 만들었다고 본다.

전쟁이 끝난 후 아이히만은 자신이 의무라고 여겼던 행위가 범죄로 규정되는 상황을 목격했다. 그렇다고 반성한 것은 아니었다. 자신의 판단 기준을 새로운 규칙으로 갈아 끼웠을 뿐이다. 아렌트는 생각하기를 멈추고 규칙에만 따르는 아이히만의 모습에서 ‘악의 평범성’을 발견했다. 아렌트는 이것이야말로 현대사회에서 가장 위험한 악의 형태라고 경고한다.

 

■ 평범한 당신도 악이 될 수 있다

스스로를 책임 없는 행정가로 여긴 아이히만의 모습은 2024년 12월 3일 밤 비상계엄 상황에서 재현되었다. 위헌적인 지시를 생각 없이 따른 관료와 군 관계자들의 모습이 아이히만과 겹쳐진다. 사회 구성원들이 도덕적 판단을 포기하고 조직의 톱니바퀴로 전락할 때 민주주의와 법치주의의 근간은 흔들린다.

 

“이 도구들이 히틀러의 가스실을 사악한 아이의 어설픈 장난감처럼 보이게 한다는 점은 우리를 전율케 한다.” (에필로그)

 

아렌트가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을 통해 남긴 경고는 이 연재가 『뉴요커』지에 처음 실렸을 때보다 지금 더 유효하다. 더 연결되고 더 발전한 인간은 이제 더 적은 노력으로 더 거대한 파괴를 저지를 수 있다. 그럴수록 절대악에 복종하는 대가는 더 커진다. 아렌트는 ‘의무’와 ‘법’ 뒤에 숨은 복종이 결코 책임을 면제하지 못한다고 경고한다.

 

■ 2026 전면개정판의 변화

이번 전면개정판은 초판 출간으로부터 20년 만에 번역과 편집을 전면적으로 손질해 읽기의 장벽을 낮추는 데 초점을 맞췄다. 원문의 긴 문장과 문단 구성, 반어와 풍자를 통해 전개되는 문체는 한국어 독자에게 특히 낯선 면이 있었다. 개정판에서는 문맥에 맞춰 문장과 문단을 과감하게 나눴고, 반어법임을 분명하게 알 수 있게 번역을 다듬었다. 직접인용문은 가능한 한 대화처럼 읽히게 정리해 재판 증언의 생동감을 살렸다.

또한 이번 개정판은 고유명사 표기와 개념어 번역을 재검토하고 인명, 지명, 기관명 표기 기준을 통일했다. 재판과 전후 유럽 정치의 맥락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각주를 보강했고, 화보 자료를 추가해 사건을 더 분명하게 제시했다. 그 결과 개정판의 본문 분량은 기존 424쪽에서 512쪽으로 늘었다.

저자소개

저자 : 한나 아렌트
한나 아렌트 Hannah Arendt, 1906~75
독일 하노버에서 태어났다. 철학과 신학에 관심이 많았던 아렌트는 마르부르크 대학으로 가 불트만과 하이데거에게 배운다. 거기서 하이데거와 사랑에 빠졌던 아렌트는 곧 그를 떠나 하이델베르크의 야스퍼스를 찾아 그의 지도로 「아우구스티누스의 사랑 개념」이란 주제로 철학박사 학위를 받는다.
이후 아렌트는 정치적 억압과 유대인 박해가 점차 심해지던 독일에서 시온주의자들을 위해 활동하다 체포되어 심문을 받은 뒤, 1933년에 프랑스로 망명하고 또 거기서 수용소에 갇혔다가 결국 탈출하여 1941년에 미국으로 망명한다.
첫 번째 주저인 『전체주의의 기원』(1951)의 발간과 더불어 아렌트는 본격적인 정치사상가의 길을 걷는다. 이후 『라헬 파른하겐』(1957), 『인간의 조건』(1958), 『과거와 미래 사이』(1961), 『예루살렘의 아이히만』(1963), 『혁명론』(1963), 『공화국의 위기』(1972) 등 중요 저작들을 연이어 출간했다.
특히 유대인 학살의 핵심 책임자 아이히만이 아르헨티나에서 체포되고 예루살렘으로 압송되어 재판을 받자 아렌트는 예루살렘에 머물면서 그 재판에 대한 보고서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을 쓰게 된다. 이 책을 통해 설명한 악의 평범성 개념은 수많은 논쟁을 낳았다.
이 경험을 바탕으로 아렌트는 정치적 악을 유발하는 정신의 문제에 집중하여 『정신의 삶』(1978)을 남긴다. 아렌트의 판단이론의 강의내용을 담은 『칸트의 정치철학』(1982)이 아렌트 사후에 출간되었고, 또 유고를 정리해 『이해에 대한 에세이』1(994), 『정치의 약속』(2005), 『판단과 책임』(2005), 『난간 없이 사유하기』(2023) 등이 출간되었다.
번역 : 김선욱
옮긴이
김선욱 金善郁, 1960~
숭실대학교 철학과 명예교수, 국제철학연맹(FISP) 운영위원, 제8회 세계인문학포럼 운영위원장, 국가교육위원회 인문사회특위 위원. 뉴욕주립대 버펄로대학에서 철학박사를 취득했고, 뉴스쿨과 UC 어바인(Irvine)에서 풀브라이트 연구교수를 지냈다. 숭실대학교 학사부총장을 역임했고, 한국아렌트학회 회장 및 제55대 한국철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지은 책으로는 『칸트 수업』 『한나 아렌트와 차 한잔』 『한나 아렌트의 생각』 등 다수의 저서 및 공저가 있고, 옮긴 책으로는 『공화국의 위기』 『정치의 약속』 『우리는 왜 한나 아렌트를 읽는가』 등이 있다. 마이클 샌델과 『마이클 샌델과의 대화』를 공저했고, 그의 저서 번역본 대부분을 감수하거나 공역했다.
JTBC, 3ProTV 등에서 사유의 문제, 정치철학의 주제 등을 강의한 다수 영상이 유튜브에 탑재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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