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가 무서운 게 아니라, 실패한 나를 마주하는 게 무서웠다”
독보적인 감도로 브랜드 씬을 장악한
Oth, 창업자이자 브랜드 디렉터가 털어놓는 가장 솔직한 고백
실패는 하나의 결과일 뿐이지만, 그 이면에는 무너진 뒤의 내 얼굴을, 기대에 미치지 못한 자신을 마주해야 한다는 두려움이 숨어 있다. 실패보다 ‘실패한 나’가 더 무서워 우리는 수많은 시도와 선택을 멈추는 것은 아닐까. 저자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다 어느 날 문득 깨달았다. 도망치는 동안에도 삶은 멈추지 않았다는 것을, 허투루 피어난 하루가 단 하루도 없었다는 것을.
‘Oth,’는 론칭과 동시에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누구나 부러워할 성공을 등에 업고, 그저 발을 뻗어 앞으로만 가면 되었다. 그러나 등에 딱 달라붙어 있을 것 같던 성공이 사라졌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초라한 민낯을 마주해야 했다.
도망치듯 자주 여행을 떠났고, 새벽마다 일기장을 꺼내 민낯을 드러냈다. 불면의 밤이 지속되면 아무 말 없이 곁을 내주던 반려견의 털을 만졌다. 카약을 타고, 나무를 깎고, 꽃을 만지며 거창한 목표 없이 그저 시간을 견디고 흘려보냈다. 그렇게 시간이 쌓이고 나서야 알게 되었다. ‘성공은 내가 걸어가야 할 길이 아니라, 걷다 보면 스치는 하나의 풍경’이었다는 것을.
이 책은 화려한 성공을 담은 이야기가 아니다. 한 브랜드를 만든 창업자가 자신의 삶을 되찾아가는 이야기다. 그 과정에서 건져 올린 문장들은 잘하고 싶어서 오히려 아무것도 시작하지 못하는 사람에게, 남들 눈엔 괜찮아 보이지만 속으론 조용히 길을 잃은 사람에게 빛이 될 것이다. 지금 당신이 멈춰 선 이유가 실패가 무서워서라면, 무서운 게 당연하다고. 그래도 괜찮다며 오늘을 살아낼 수 있는 작은 응원 또한 보낼 것이다. ‘결국에는 넌 해낼 거야’라고.
“하나의 작품으로 기억될 섬세하고 정밀한 사진과 문장”
책장을 넘길 때마다 느껴지는 삶과 계절의 냄새
읽는 것을 넘어 감상하는 책
어떤 책은 마지막 책장을 넘긴 후에도 쉽사리 손에서 내려놓지 못하기도 한다. 《완벽보다 완결》은 한 권의 책이라기보다 누군가가 정성 들여 꾸미고 쓴 일기장을 들여다보는 것 같다. 주홍빛 윤슬과 짙은 초록의 풍경, 하얀 설산의 핀란드 사진, 색색의 압화, 직접 손으로 쓴 메모는 활자와는 다른 감흥을 준다. 속 깊은 문장들은 담담하게 읽는 이의 시선을 빼앗는다. 이쯤 되면 작품을 보는 것 같다.
팔랑팔랑 책장을 넘기다 보면 새가 지저귀는 한적한 숲에 온 기분에 휩싸인다. 삶은 자연과 같다는 저자의 마음을 전달하기 위한 장치 때문에 그렇다. 목차는 자연의 섭리에 맞춰 씨앗, 새싹, 개화, 낙화, 개화의 방으로 나뉜다. ‘씨앗’ 성공의 시기가 개화에 있을 거라는 편견을 깨고, 이 책은 성공을 거머쥔 순간에서 시작된다. 철저히 실패를 딛고 성장하는 과정으로 엮인 이야기의 출발점이다. ‘새싹’ ‘개화’ ‘낙화’에는 실패 후 무너진 자리에서 천천히 나를 찾아 헤매는 시간이 돋아난다. 마지막 ‘개화의 방’은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가족과 사람이라고 말한다.
누군가 잘 꾸민 정원에서 실컷 울고 웃다 보면 날 서있던 마음은 어느새 뭉툭해져 있을 것이다. 그리고 신발을 신고 산책을 하며 오늘 주어진 하루를 기쁘게 보내고 싶다는 마음이 들 것이다.
“나를 일으켜 세운 건 성공이 아닌 오로지 사랑뿐이었다.”
가족, 친구, 그리고 반려동물을 통한
갈등, 화해, 그리고 사랑의 이야기
저자는 어린 시절 가난과 가족과의 불화, 순탄치 않은 관계 속에서 성장했다. 그것은 성공에 집착하게 만든 콤플렉스로 작용했다. 가족과의 깊은 갈등은 긴 시간을 돌아 다정한 화해와 묵묵한 지지로 끝을 맺었다. 흔들리는 순간마다 묵묵히 곁을 지켜준 남편, 말 한마디 없이도 온몸으로 위로를 건네던 반려견과 반려묘. 이 책에는 그 모든 사랑의 얼굴들이 담겨 있다.
그중에서도 반려견 ‘도현’은 얼마 전 강아지별로 긴 여행을 떠났다. ‘예진문’이란 사람을 알리게 한, 사진을 가르쳐 준 삼촌도 병으로 먼저 보내야 했다. 가장 많은 것을 주고 떠난 존재들. 그 빈자리가 얼마나 크고 깊었는지 조용히 털어놓는다. 그들은 떠나기 전까지 원망도, 조건도, 기대도 없이 그저 사랑만 남기고 갔다. 저자는 뒤를 이어 자신도 사랑만 남기는 삶을 살겠노라고 말한다.
독자는 책을 읽는 동안 지금 내 곁에 있어 준 사람, 온기를 나눠 준 사람이 생각나 어느 순간 눈물이 핑 돌고, 깊은 여운에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한다. 그 정적 속에서 책은 묻는다. 당신의 삶을 버티게 한 것이 무엇이냐고. 독자는 아마 망설임 없이 답할 수 있지 않을까. 나 또한 사랑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