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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과 선, 양버즘나무


  • ISBN-13
    979-11-7457-367-4 (03810)
  • 출판사 / 임프린트
    한국학술정보 / 그늘
  • 정가
    15,000 원 확정정가
  • 발행일
    2026-02-27
  • 출간상태
    출간
  • 저자
    김시홍
  • 번역
    -
  • 메인주제어
    소설: 일반 및 문학
  • 추가주제어
    -
  • 키워드
    #소설: 일반 및 문학
  • 도서유형
    종이책, 양장
  • 대상연령
    모든 연령, 성인 일반 단행본
  • 도서상세정보
    105 * 180 mm, 124 Page

책소개

오늘날 우리 문단에서 주목받는 작가들의 반짝이는 작품을 모아 그늘 중·단편선을 선보인다. 그중에서도 그늘 중편선 시리즈는 장편소설이 지닌 강렬한 서사와 단편소설이 가진 밀도의 매력을 오늘의 문학 속으로 동시에 되불러 재해석하기 위해 기획되었다.

중편선의 세 번째 주자, 《물과 선, 양버즘나무》는 각자의 속도로 성장하는 ‘유진’과 ‘이준’의 이야기를 교차하며 풀어낸다. 작은 동네에서 자라며 늘 속으로만 골몰하던 유진은 자기를 극복하고 더 큰 세상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순간 가장 의지하던 대상과 이별하게 된다. 그러나 삶의 중심축이 바뀌고 세상이 기우는 시절에는 새로운 만남과 변화도 있다. 예상하지 못한 방식으로 다가오는 새로운 삶의 풍경에 적응하며 유진은 비로소 혼자 있게 되었다.

같은 시절을 보낸 이준은 그런 유진의 마음을 모두 헤아릴 수 없었다. 누구보다 자주 만나고 많이 개입하면서도 결코 가닿지 못했던 세계가 있음을 깨닫는 것은 시간이 오래 흐른 뒤의 일이다. 그제야 이준은 비로소 유진이 걸었던 이별과 변화의 국면을 맞이한다. 어쩌면 반드시 헤어져야만 깨달을 수 있던 것이다. 우리는 모두 자기만의 세계에서 성장을 시작한다. 유일하게 내 마음을 이해하거나 영원히 이어지는 타인은 없다. 그럼에도 우리는 어쩔 수 없이 타인을 갈망한다. 

본 작품은 2025 그늘 소설 원고 모집 중편 부문 선정작이다. 평론 부문으로 등단한 김시홍 작가가 보이는 첫 번째 소설이자 우리의 청춘과 미성숙했던 시간을 말하는 작품이다. 서정적인 묘사와 심리 서술로 독자의 마음속에 있는 청춘의 기억을 끌어올린다. 문학의 본질은 이야기에 비추어 현실을 사유하게 하는 것인데 그와 가장 잘 맞닿아 있는 소설이라고 평가해 선정하게 되었다.

목차

열여덟, 유진

스물넷, 이준

스물넷, 유진

스물여섯, 이준 

 

작가의 말

본문인용

“진짜?”

“진짜.”

성원의 얼굴을 바라보니 여전히 빛이 났다. 다른 사람은 따라 할 수 없는 생기가 그 얼굴에서 퍼져 나왔다. 

- 21쪽

 

“늙으면 뭐든 힘들어.”

“뭐가 힘든데?”

“사람들이 나를 보고 늙었다고 생각하고 행동하는 게 귀찮아.”

- 30쪽

 

유진의 눈이 충혈되어 있었다. 밥을 먹지는 않고 애꿎은 해장국만 숟가락으로 휘휘 저었다. 뚝배기 안의 국물이 규칙적으로 일렁였다. 나는 다시 잔을 드는 유진을 따라 급하게 같이 마셨다. 새벽 거리에는 사람이 없었다. 

- 57쪽

 

여름에도 찬란한 빛을 쏟아내는 나무와 새들도 깃털을 흘리지 않는 깨끗한 호수 풍경, 그리고 풍성함을 잃지 않는 커피 향…. 그 속에서 유진을 마주쳤다. 유진은 노트북을 덮어 놓고 휴대폰을 만지고 있었다. 어딘가에 열중하는 표정이었다. 눈이 마주친 순간 설명할 수 없는 후회가 밀려왔다. 

- 67쪽

 

병실은 늘 비슷했다. 공기와 온도, 창에 햇빛이 드는 시간, 심지어 커튼 앞에 먼지가 떠다니는 것까지 매일 일정했다. 나는 그 시간에 멈춰있는 것 같았다. 할머니도 그대로였다. 할머니와 대화나 산책을 할 수 있는 것도 아닌데 눈을 감고 있는 할머니의 숨소리를 듣는 것이 작은 위안이 됐다. 

- 74쪽

 

살고 싶어서 절박한 나는 이준에게 늘 조급한 사람으로 보였다. 절박함에서 오는 불안함을 이준은 열심히 위로하려고 했다. 매번 내 마음에 와닿지 않았다. 차라리 이준이 더 나은 사람이 되면, 그러니까 자기를 완전히 극복한 사람이 되면 위로가 될 것 같았다. 이렇게 생각하면서도 늘 같은 자리에 머무르는 이준을 참을 수 없었다. 

- 84쪽

 

우리는 만나면 말을 잘 안 했다. 둘이 있으면 주제가 없는 연극을 하다가 준비된 것이 끝나면 말없이 다시 사색에 잠기는 패턴이었다. 무의식에서 터져 나온 말을 아무렇게나 주고받고 그것을 서로가 수용한다는 것에 안정을 느꼈다. 말하지 않아도 통하는 사이라고 생각했고 그것이 우리만의 특별한 배려와 연애 방식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보니 우리가 공유한 것이 과연 무엇이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말하지 않고도 알게 되는 것이 과연 있을까?

- 97쪽

 

많은 이들이 가진 그늘진 낯빛이 없었다. 불안이나 조급함 같은 것도 찾아볼 수 없고 외로워 보이지도 않았다. 그 자체로 반짝거리는 사람이었다. 사람들이 말하는 건강함이란 이런 걸까 생각했다. 나는 그 빛나는 얼굴에 대고 싫은 소리를 했다.

뉴스 화면에서 타오르는 나뭇잎을 보며 공포를 느꼈다. 완벽이라는 게 가능할까. 흠 없이 좋은 것이 과연 있을까. 

- 117쪽

서평

그늘 중편선 003 《물과 선, 양버즘나무》

스릴러, 판타지, SF, 미스터리, 순수 문학을 고루 다뤄 오던 소설 브랜드 ‘그늘’에서 국내 소설 중편선을 기획했다. 우리 문단에서 주목받는 작가들의 반짝이는 작품을 모아 차례로 선보인다. 세상의 모습을 담은 문학이라는 거울은 우리를 비춘다. 그리고 이내 새로운 세상을 여는 밝은 길잡이로 독자의 마음에 자리를 잡는다. 저마다 에너지를 가진 젊은 작가들이 삶을 꺼내 만든 이야기가 여기에 있다. 

장르에 상관없이 세상의 목소리를 내는 작품이라면 무엇이든 모았다. 한 손에 들어오는 이 책은 언제 어디에서든 펼칠 수 있다. 이야기가 일상에 스며드는 동안 작은 파동이 독자들에게 전해지기를 바라며 소설을 가로지르는 다정한 통찰을 책의 등에 담았다. 시리즈 도서를 책장에 모아 꽂으면 힘이 있는 각각의 서사들이 모여 하나의 세계를 짓게 된다. 기본에 충실한 흑백의 이미지는 독자들의 내면에서 조화를 이룬다.

그늘 중편선 시리즈는 장편소설이 지닌 강렬한 서사와 단편소설이 가진 밀도의 매력을 오늘의 문학 속으로 동시에 되불러 재해석하기 위해 기획되었다. 단숨에 읽을 정도로 짧지만 짜임새 있고, 단편소설보다는 길기에 훨씬 정교한 서사를 선사한다. 한 호흡으로 이어가는 서사의 힘, 이야기의 응축된 의미가 독자에게 닿아 짧지만 오래 남는 울림을 전할 것이다. 마음을 흔드는 아름다운 이야기가 꼭 맞는 언어를 기다리는 독자들에게 무사히 가닿기를 바란다. 

 

서정적인 풍경 안에서 쉬는 마음

시간이 지나 비로소 발화할 수 있는 것들

 

열여덟, 새로운 세상을 기대하는 이들의 일상은 눈이 부시다. 하지만 지금과 다른 세계에 발을 들이는 일이란 이전에 가지고 있던 생각이 완전히 분해되는 경험을 하는 것과도 같다. 유진이 어떻게 삶의 권태를 견디고 스스로와 화해했는지. 함께 있어도 늘 외롭던 이준이 타인을 어떻게 받아들였는지, 자기 힘으로 모든 것을 헤쳐 나가던 태승이 어떻게 도움을 주고받는지 소설은 섬세한 언어로 조심스럽게 들여다본다. 

시기와 동경 사이에서 서로를 헤아리던 아이들은 찬란한 이십 대가 된다. 그런 과정을 읽는 동안 독자는 젊은 날에 느꼈던, 그때는 미처 설명할 수 없었던 내면의 꿈틀거림을 감지한다. 초라하고 부족하다고 느끼던 그 시절이 얼마나 따뜻하고 충만했는지 떠올린다. 작가는 청춘의 유약함과 강함을 다양한 인물의 언어로 동시에 풀어냈다.

《물과 선, 양버즘나무》는 자극적인 이야기들 사이에서 잔잔한 풍경과 여백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소설이다. 각자의 서사 속에서 변화하는 입체적인 캐릭터들이 시간에 따른 자연의 모습 안에 녹아 있다. 청량한 봄과 여름의 싱그러움, 무르익는 가을과 차가운 겨울의 풍경 속에서 감정의 풍요를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처음 타인을 이해하게 되는 순간

우리를 성장하게 하는 사랑

 

기예적 평론 비판으로 문단에 등장한 김시홍 평론가가 시적 사유가 가득한 이야기를 내밀며 새로운 모습으로 소설의 세계에 도전한다. 젊은 날의 서투른 인간관계와 개인으로서 경험하는 시행착오를 모두 회고한 작품이라고도 할 수 있는 이 소설은 최초로 타인을 이해해 보고자 하는 시도이며 동시에 누군가의 얼굴을 떠올리게 하는 매개이다.

인생의 방향을 정할 때마다 반복되던 답이 달라지고 헷갈리던 것들이 다시 해석되며 명료해지는 순간, 우리는 그것을 성장이라고 부른다. 나를 구성하는 세계의 요소들은 시간에 따라 달라진다. 누군가와 함께 시간을 보낸다고 해서 성장 또한 같은 속도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헤어지게 된다. 

이 소설은 연애 소설이자 이별 소설이다. 우리는 달라진 자아를 가진 채로 지나온 시간을 복기한다. 성장한 사람은 찬란하던 시간의 고통을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다. 그 시절을 아직 맞이하지 않았다면 감히 기대하라고 말하는 소설, 김시홍의 세계에서 빛나는 젊음을 향유하기를 권한다. 

저자소개

저자 : 김시홍
1994년 충청도 출생. 건국대학교 화장품공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2024년 문학뉴스 & 시산맥 신춘문예 평론 부문에 당선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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