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태극기이 누리집은 대한민국 공식 전자정부 누리집입니다.
평면표지(2D 앞표지)
2D 뒤표지

봄 도다리


  • ISBN-13
    978-89-7973-661-8 (03810)
  • 출판사 / 임프린트
    도서출판 전망 / 도서출판 전망
  • 정가
    12,000 원 확정정가
  • 발행일
    2026-02-10
  • 출간상태
    출간
  • 저자
    이상금
  • 번역
    -
  • 메인주제어
  • 추가주제어
    -
  • 키워드
    #시 #바다와 섬에 관한 시
  • 도서유형
    종이책, 무선제본
  • 대상연령
    모든 연령, 성인 일반 단행본
  • 도서상세정보
    125 * 210 mm, 127 Page

책소개

일흔에 펴낸 첫 시집,
칠십 년에 걸려 건져 올린 「손도 죽방렴」이라는 시 한 편,
시적 서정과 감각을 위해 태어난 신조어들,
전국 산하를 내달리며 몸으로 써 내려간 시!

 

『봄 도다리』는 바다와 섬에서 비롯된 시심이 오랜 시간 몸과 마음에 절여졌다가 마침내 언어로 떠오른 시집이다. 전방위로 열린 바다의 공간이 길러낸 상상력과 갯내음, 사철 불어오는 바닷바람은 시인의 일상과 기억 속에 스며들어 조용히 시를 준비해 왔다. 그렇게 숙성된 시심은 일흔의 나이에 이르러 비로소 첫 시집으로 모습을 드러낸다.

  이 시집은 고향과 바다, 계절과 달리기를 따라 네 개의 흐름으로 펼쳐진다. 고향의 얼굴들은 사라지지 않는 서사로 남아 삶의 뿌리를 드러내고, 바다는 갯마을의 속살과 생의 노동을 담담히 보여준다. 계절의 변화 속에서는 눌러두었던 감정이 리듬을 얻어 몸처럼 움직이며, 달리기는 세계를 통과하는 하나의 방식이 되어 시의 호흡을 이끈다. 특히 물씨(꽃씨에 빗댄 말), 짐둥이, 달림이, 달림니, 바다울타리, 먼천달, 해월달 등의 신조어와 더불어, 리듬을 살리기 위한 의태어·의성어 사용에도 세심한 주의를 기울인 시편들이 눈에 띈다.

  『봄 도다리』에서 바다는 배경이 아니라 시간이며, 섬은 고립이 아니라 되돌아보게 하는 자리다. 직접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봄 도다리처럼, 이 시집의 시들은 말보다 기척으로 먼저 다가온다. 맨발로 땅을 달리던 시인은 이제 시로 바다를 건너며, 매 완주마다 새롭게 태어나는 봄의 순간들을 독자에게 건넨다.

목차

시인의 말

 

제1부  산그늘 끝날 그쯤

 

도다리 가족

아버지의 아버지   

사내 녀석

팔순 어머니   

군밤의 꿈

이모

벼메뚜기 들녘

뒷집 할머니

어바리와 짐둥이

영감   

어쩌다

마른 꽃

이발소 그림

풍경 소리   

옥수수 1

옥수수 2

옥수수 3

마라도의 낮달

 

제2부  바다로 바람난 나그네

 

어부의 나라에도 비는 내린다

전어錢魚

태풍과 노모

아방과 어멍

바닷가 마을

오시리아 밤바다

손도 죽방렴竹防簾

바다 하지夏至

선창가 겨울 길

만남은 이별이 있어

바다울타리

뱃고동 소리

갯마을 선창

그리움

바닷길 달리기 1

바닷길 달리기 2

섣달 바다

 

제3부  계절은 다니던 길이 아니면

 

고추잠자리의 오후

하모니카

백무동 산나리

은행나무

하지夏至 1

하지夏至 2   

돌아눕는 가을   

빈자리 만남   

매미

아지랑이 논두렁

외톨이 사내

계절의 배반

고사목枯死木 1

고사목枯死木 2

동지섣달

동지冬至

겨울산

 

제4부  끝 모를 달음박질 길

 

가랑잎 달리기   

마라톤 신발   

달리기 적은 달리기

그는 달린다

달음박질

해맑은 미소

달리는 속마음

밤 달리기 1

밤 달리기 2

허상

해월달 1

해월달 2

달림이 아내

42.195km-42,195km

태풍 ‘매미’

꽃댕기

달려야지

마라톤 모자

 

어촌의 현실 체험에서 생성된 시편_ 김광규(시인)

본문인용

도다리 가족


 


 

 

할애비 때부터 그랬다

쉽게 찢어지는 그물로

봄 도다리 잡아 살아가는 어부

 

바람이 그물에 걸리지 않으니

파도도 그물에 담기지 않는다

새벽안개 두들기기 몇십 년

외톨이 별들만 놀다 가는 바다

 

벌거숭이 아침 맞이할 때마다

배고픈 아낙의 동구 밖 손짓을 좇아

작은 미소로 다가서는 고깃배 사내

 

가을 광어 닮고 싶은 자식이 다섯

서로서로 손길눈길 번갈아 가며

오른쪽 눈과 왼쪽 눈을 맞추는 사이

 

가끔씩 엇갈리는 눈동자들

이따금 커져 가는 웃음소리

 

 

 

 

손도 죽방렴竹防簾

 

 

 

걸친 옷가지 아무렇게나

동산에 벗어던지며 울고 있는 손도* 바다

머리카락 풀어 헤친 채 나뒹굴다가

살색 허벅지 드러내는 쪽빛 길목

밀물과 썰물이 사립문 찾지 못하도록

입구와 출구가 어딘지 알지 못하도록

입춘이 미역을 기르고 참나무 말뚝 박으니

입추는 칠석을 기다려 대나무 발 둘러친다

 

금쪽 같은 몸짓으로 말문 틀어막고

백옥 같은 팔뚝으로 쓸어안으면

덫에 걸려 함정에 빠져 새끼들 낳으니

아이들 파란 아우성으로 젖가슴 파고들며

에미도 모르게 헛바람 든 멸치 떼들은

애비 안부는 사리 조금날에 맡기고

토라진 눈망울로 고향길 빠져나간다

 

끊이지 않는 고함 다투는 파도 소리

흐르는 달빛에 스쳐 젖은 밤바람

발막**의 신음 소리도 들리지 않게

쏜살같이 내닫는 물길따라

죽방렴 아가리 가쁜 숨 몰아쉬면서

가지런히 어금니 드러내면

개불이 갯가 횟집 근처를 기웃거린다

 

진눈깨비 흩날리는 겨울날에도

출렁이는 바위섬으로 뱃길 내는 낮달

파도는 뭍을 향해 층층이 계단 이루고

물결은 미욱스레 그리움 되새김질하며

노을이 비켜서는 가장자리 따라

다듬지도 않은 목덜미 돌려가며

서로 어긋나게 입술과 이빨과

혓바닥을 지금도 맞추고 있다

 

* 경남 남해도 지족과 창선도 지족 사이에 놓인 좁은 바닷길. ‘좁다’는 뜻의 ‘솔다’에서 비롯한 ‘손’과 물결이 쏜살같이 회돌아 내달리는 바다의 길목을 뜻하는 ‘~돌목’이 결합된 것이지만, 이후 어부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면서 오늘날 ‘손도’로 불려지고 있다.

** 이곳 어부들은 옛부터 ‘죽방렴’이라 부르지 않고, 그냥 ‘발’이라 불렀다. 고기를 거두어 처리하기 위해 임시로 기거하는 막사(幕舍)를 일컫는다.

 

 

 

백무동 산나리

 

 

 

  검붉은 반점이 사연이라면, 산허리에 쏟아져 내리는 오뉴월 햇살 속으로 지나가는 녹색 바람은 누구인가. 쓰러져 피맺힌 상처만 남긴 채, 시퍼런 분노 차갑게 식어 작은 못에 담기고, 옥빛 비수가 산을 베어버린 계곡에도 슬픔은 남아돈다. 소용돌이 아픔 내팽개치며 그녀가 전하는 폭풍우 이야기. 소리 높여 밤과 낮을 지워가지만, 해거름은 애써 발걸음을 머뭇거린다.

 

  백무동 기슭 물길따라 이어질 듯 끊어질 듯 들려오는 님의 노래. 굽이굽이 흩어지고 부서져 앓는 소리로 사라지고, 한여름 더위에 타들어 가는 그녀의 갈증. 삭지 않는 울분에 휩싸여 나리나리 산나리 입술에 파묻힌다. 타다가 남은 울음이 풀숲 위 발돋움으로 주변을 응시하는 기다림, 지쳐 숨죽여 어금니 깨문다.

 

  떠나고 스쳐가야 할 인연인가, 더는 붙잡아 둘 수 없는 아쉬움인가, 빛바래는 산나리의 전설인가. 온몸 가다듬어 푸른 물에 씻기는 그녀의 이야기. 이제 다시 억겁을 밝히는 아침. 다시는 만나볼 수 없는 그를 잊으려는 듯 산자락 바람결에 붉은 점박이 얼굴만 흔들린다.

서평

이상금 시인의 시는 어촌과 항도에 대한 기억과 회상 속에서 지난날의 정서를 되살려낸다. 그의 작품은 바다를 삶의 터전으로 살아왔던 유소년 시절의 체험이 바탕을 이루고 있다.

「어부의 나라에도 비가 내린다」는 바닷가에서 이어가는 질박한 삶의 근본 구도를 보여준다. 육지에서 바다를, 바다에서 육지를 바라보며 살아가는 어민들에게는 만남과 헤어짐의 장소도 기차역이나 버스 정류장이 아니라 바닷가 선착장이다. “방파제 등대만 알 수 있는/ 밑바닥 티끌같은 이야기”가 작품마다 스며 있다. 「도다리 가족」과 「아버지의 아버지」는 가난한 어촌에서 대를 이어 살아가는 어민의 일상 생업과 가족사를 담고 있다. 「고추잠자리의 오후」에는 첫사랑의 미련이, 「하모니카」에는 ‘아스라한 추억의 저편’에서 들려오는 소리가 포착된다. 지식인의 교양 체험이 아니라 평범한 어민 가족의 현실 체험이 주조를 이루는 이러한 작품들은 난해한 언어가 난무하는 동시대의 부박한 유행을 넘어서고 있다. _김광규(시인)


 

  이상금 시인의 시가 깊이 뿌리내리고 있는 시적 원천은 바다와 섬이다. 전방위로 열린 무한한 바다 공간이 선사한 상상력과 몸과 마음을 절여온 갯내음과 사철 부는 바닷바람이 그의 시심을 키워온 셈이다. 그런데 이 뿌리 깊은 시심을 그는 오랫동안 마음 깊이 간직하고만 살아왔다. 평생 교육과 연구를 위해 시심은 마음의 창고에 재워두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 그가 첫 시집을 선보이게 되었다. 4부로 짜여진 그의 첫 시집은 1부는 고향, 2부 바다, 3부 계절, 4부 달리기가 주요 이미지로 구성되어 있다. ‘고향’ 부분에서 백발이 된 「뒷집 할머니」의 기가 막힐 사연들은 평생 고향을 지키고 살아온 자들이 공유하고 있는 애달픈 서사의 절구이며, ‘바다’에서는 「손도 죽방렴」을 통해 남해 섬이 품고 있는 갯마을의 속살을 엿보게 한다. ‘계절’에서 「백무동 산나리」는 속 깊이 내장된 감정을 휘몰이로 풀어내는 리듬 감각이 그의 평소의 말빨 이상으로 빼어나다. 그리고 ‘달리기’에서 「태풍 매미」가 내보이는 태풍과 달리기를 잘 버물어 빚어낸 시적 발상은 잘 빚어진 항아리로 자리하고 있다.

  일흔을 넘긴 나이에 첫 시집을 내는 것도 흔치 않은 일이지만, 나이를 무색하게 하는 세계를 자아화 하는 시적 감성과 리듬 의식이 더욱 놀랍다. 맨발의 마라토너로 온 땅과 산을 누비던 그가 이제 ‘맨발의 시인’으로 시로(詩路)를 출발했다. 완주가 끝날 때마다 새롭게 태어날 시의 나라를 기대해 본다. ㅡ남송우(문학평론가)

저자소개

저자 : 이상금
1953년 경남 남해도 금송 출생
2014년 ≪시와시학≫ 봄호 등단
2026년 첫 시집 『봄 도다리』 발간

출판사소개

1992년 설립된 부산 소재 출판사.
* 시, 소설, 수필, 문학평론 등 문학 중심 서적 발간.
* 그 외 문화비평, 인문학, 번역서, 사진집 등 단행본 다수 발간.
* 1999년부터 시전문계간지 <신생> 발간(현재 통권 95호 발행)
상단으로 이동
  • (54866) 전북특별자치도 전주시 덕진구 중동로 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