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사랑하지만 마음이 닿지 않는
오늘날의 우리 가족을 위한 이야기
남들에게는 평범한 날이지만, 어떤 아이의 마음속에서는 수없이 많은 일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특히 글자를 읽고 쓰는 일이 또래만큼 쉽지 않은 아이에게 학교와 집은 ‘들키고 싶지 않은 비밀’로 가득한 공간이 되지요. 《코코의 선물》은 그런 아이의 불안과 외로움에서 출발해, 반려동물과의 만남, 가족과 반려동물을 보살피면서 서로 마음을 나누게 되는 과정을 따뜻하게 그립니다.
선우는 초등학교 1학년, 글자 앞에서 자꾸만 작아지는 아이입니다. 읽고 쓰지 못한다는 사실 때문에 주눅 들어 있던 선우 앞에 엄마를 잃은 아기 고양이가 나타납니다. 선우와 형은 아기 고양이에게 ‘코코’라고 이름을 붙여 주고 가족으로 맞이하지요. 코코에게 밥을 주고 함께 놀아 주는 시간이 늘어날수록 선우의 마음에도 온기가 차오릅니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한 일로 코코가 집을 나가고, 온 가족이 나서서 동네를 헤맸지만 코코를 찾지 못했어요. 아빠, 형, 선우는 전단지를 만들기로 했지요. 삐뚤빼뚤한 글씨와 그림으로 완성한 전단지를 붙이며 선우는 작은 용기를 얻고, 마침내 코코를 다시 만났을 때 선우는 자신에게 찾아온 변화가 ‘코코의 선물’이었다는 걸 깨닫습니다.
교실에서 선우를 겁먹게 하던 글자는 집 안에 붙은 낱말이 되고, 코코의 이름이 되고, 간절함을 담아 적는 전단지의 글이 되었습니다. 글자는 더 이상 한 아이를 평가하는 잣대가 아니라, 마음을 건네는 길이 되지요. 그 길을 따라 선우의 마음은 코코에게로, 형에게로, 아빠에게로 이어집니다.
선우가 변화하게 된 배경에는 ‘함께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아빠는 “모르는 글자는 알려 줄게”라고 말하며 선우의 곁을 다정하게 지킵니다. 형도 모처럼 선우와 시간을 보내며 조금씩 마음을 열어 가지요. 기다려 주고, 이끌어 주고, 마음을 나누는 일이 아이의 변화를 만들어 낸다는 작가의 믿음을 이야기 속에서 엿볼 수 있습니다. 어쩌면 코코가 준 가장 큰 선물은 서로에게서 잠시 멀어졌던 가족의 마음을 되찾아 준 것일지도 몰라요.
《코코의 선물》은 성장의 해답을 ‘훈련’이나 ‘정답’이 아니라 ‘관계’에서 찾고 있습니다.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시간은 아이에게 정서적으로 안정감을 주고, 가족에게는 다시 대화하고 손을 맞잡게 하는 계기가 됩니다. 어떻게 하면 아이가 스스로를 믿을 수 있을까요? 홀로 고민하던 아이가 “같이 하자”는 말을 들었을 때, 코코를 정말로 찾고 싶어 전단지를 완성했을 때, 그 작은 성취가 삶을 바꾸는 출발점이 되지 않을까요? 선우에게 찾아온 코코는, 단지 귀여운 고양이가 아니라 새로운 ‘나’로 첫걸음을 내딛게 해 준 소중한 선물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