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물로 읽는 한국 한자의 역사》는 금석문, 목간, 비문 등 261점의 역사적 유물을 바탕으로 한국에서의 한자 사용 역사를 생생하게 재구성한 책이다. 저자는 한국 한자가 중국에서 수입된 단순한 문자 체계를 넘어 우리의 언어와 문화에 맞게 창조적으로 변용되고 발전해온 독특한 역사를 가지고 있음을 강조했다. 특히 이 책은 향찰, 이두, 구결 등 한국만의 고유한 문자 사용 방식을 실증적인 유물 자료를 통해 명확히 제시하고, 한글 창제 이후 한자와 한글 간의 치열한 문자 헤게모니 경쟁을 새롭게 조명했다.
아울러 중국 중심의 기존 한자 문명사 서술에서 벗어나, 한국 한자 문화가 독자적인 특성을 형성했음을 객관적 자료와 역사적 맥락을 통해 증명하고 있다. 통시적 관점에서 고대부터 근현대에 이르는 한국 한자 사용의 흐름을 조망하면서, 정치·사회·종교·예술 등 다양한 분야와 한자의 밀접한 관계를 탐구했다.
또한 한국, 중국, 일본 등 동아시아 한자문화권 국가들의 문자 발전 양상을 비교 분석하여 한국 한자의 특수성을 보다 명확히 부각하며, 동아시아 차원에서 한국 한자의 위치를 다시 설정하고자 했다. 이 과정에서 한국 한자 사용이 ‘K-문자’라는 개념으로 정의되고, 오늘날 세계적 관심을 받는 K-문화 현상의 근본적 토대 중 하나로 자리매김 됨을 밝혔다.
마지막으로 4차 산업혁명과 인공지능(AI) 시대라는 새로운 역사적 맥락에서, 한자와 같은 표의 문자 데이터가 갖는 전략적 의미와 ‘문자 주권’의 미래적 중요성을 강조하여 한국 한자 연구의 현재적 가치와 미래적 전망도 함께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