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 농사에 열심인 두더지, 상상하기 좋아하는 오리, 시를 사랑하는 달팽이…
부족함이 서로의 틈을 채울 때 비로소 완성되는 우정!
평화로운 어느 날, 두더지와 오리, 달팽이가 모여 앉아 따뜻한 차 한 잔과 함께 소풍을 즐깁니다. “만약 내가 오리가 아니었다면 어땠을까?”라는 오리의 엉뚱한 질문을 시작으로, 세 친구는 마음속 깊이 간직했던 이야기를 하나둘 꺼내 놓습니다. 감자 캐는 일에 진심인 두더지, 상상의 나래를 펼치기를 좋아하는 오리, 조용히 시를 읽는 달팽이까지. 저마다의 취향과 속도가 어우러지며 대화는 깊어 갑니다.
즐거운 시간도 잠시, 두더지의 알람 소리가 울리며 분위기는 금세 바뀌고 맙니다. 정해진 계획을 지키지 못하면 모든 게 엉망이 될까 봐 발을 동동 구르는 두더지. 불안해하는 두더지에게 오리는 “조금 달라질 뿐, 엉망이 되는 건 아니야”라며 다정하게 다독이지요. 하지만 결국 자책하며 좌절에 빠진 두더지에게 달팽이는 진심 어린 조언을 건넵니다. 두더지가 친구들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듯, 자기 스스로에게도 조금 더 다정해졌으면 좋겠다고 말이죠.
세 친구는 골짜기 숲으로 산책을 나섭니다. 한 번도 보지 못한 뱀이 두려워 망설이는 오리에게는 용기를 건네고, 너무 느려 폐를 끼칠까 걱정하는 달팽이에게는 스스로 결정할 때까지 충분한 시간을 내어 줍니다. 서로의 속도가 다르기에 조금 늦어지기도 하지만, 두더지와 오리는 기꺼이 되돌아가 달팽이의 발걸음에 보폭을 맞추어 걷습니다. 해 질 녘 언덕에 나란히 앉은 세 친구는 깨닫습니다. 서로가 곁에 있었기에 오늘이 이토록 눈부시게 빛났다는 것을요.
“우리의 오늘은 충분히 빛났어. 내일도 그럴 거야.”
“당신의 ‘감자’는 무엇인가요?”
“누구에게나 자신만의 감자가 있어.”
《내일도 그럴 거야》는 우리 마음속 깊은 곳에 자리 잡은 작고 섬세한 감정들을 들여다보고, 서로의 빈틈을 채워 주는 따뜻한 우정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주인공인 두더지와 오리, 그리고 달팽이는 두려움과 우울함, 완벽해지고 싶은 마음, 스스로를 탓하는 속상함까지 다양한 감정을 숨기지 않고 솔직하게 꺼내 보입니다.
이 이야기에서 가장 눈에 띄는 상징은 바로 ‘감자’입니다. 여기서 감자는 단순한 먹거리가 아니라, 각자의 삶에서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가치이자 나다운 모습 그 자체입니다. 두더지에게는 성실함이 담긴 ‘단단한 감자’가, 오리에게는 ‘끝없는 상상’이, 달팽이에게는 ‘마음을 적시는 시’가 저마다의 소중한 감자가 되어 줍니다. 이 그림책은 누구의 감자가 더 멋진지 비교하거나 순서를 매기지 않습니다. 오히려 서로의 부족함을 있는 그대로 인정할 때, 우리의 관계가 얼마나 풍성해지는지를 보여 줍니다. “너라서 좋아, 지금 그대로도 괜찮아”라고 말해 주는 다정한 응원은 세 친구를 단단하게 묶어주는 큰 힘이 됩니다. 독자들은 《내일도 그럴 거야》를 통해 자신을 따뜻하게 돌아보는 법을 배우게 됩니다. 자, 이제 한번 생각해 보세요.
“당신에게 소중한 ‘감자’는 무엇인가요?”
★제1회 길벗어린이 민들레그림책상 대상 수상작!★
나현정 작가가 빚어낸 아름다운 그림과 감동적인 서사의 완벽한 조화
길벗어린이 출판사 창사 30주년을 기념해 열린 ‘제1회 민들레그림책상’의 첫 대상작으로 《내일도 그럴 거야》가 선정되었습니다. 심사위원들의 만장일치로 당선된 이 작품은 “일상의 불확실성과 감정의 복잡성을 세 친구의 대화를 통해 섬세하고 따뜻하게 풀어냈다”는 평을 받으며 작품성을 인정받았습니다.
《내일도 그럴 거야》 속 세 친구는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나누며 서로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줍니다. 나현정 작가는 아크릴 잉크를 사용한 수채화 기법으로 이 다정한 세계를 그려 냈습니다. 자칫 어둡게 느껴질 수 있는 ‘우울’과 ‘불안’이라는 감정을 형광 분홍과 형광 노랑 같은 밝고 과감한 색깔로 표현한 점이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이 빛나는 색들은 현실과 판타지의 경계를 부드럽게 허물며, 세 친구의 내면을 한층 더 생생하게 보여 줍니다.
또한 이 그림책은 칸을 나누고 말풍선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그래픽 노블 형식을 빌어, 독자들은 세 친구의 대화를 따라가며 표정과 몸짓, 감정의 미세한 변화를 더 깊이 들여다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연출 덕분에 독자는 주인공들의 감정에 충분히 머물고, 자신의 경험을 책 속에 자연스럽게 겹쳐 보는 여유를 갖게 됩니다.
탄탄한 이야기와 실험적인 형식, 아름다운 그림이 멋지게 어우러진 《내일도 그럴 거야》는 보는 즐거움과 깊은 울림을 동시에 선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