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며 마주하는 삶, 그 반짝임에 관하여
옅은 바람에도 마음이 휘청일 때가 있다. 시집 『파도보다 오래 흔들리는 중입니다』는 마음의 갈피를 잡지 못하고 흔들리는 이에게 다정한 손을 내민다.
송현희 시인은 시집으로 통해 사랑과 이별을 비롯한 여러 관계에서 겪는 상처를 어루만지며 차근히 회복의 길로 안내한다. “단맛은 오래 앓은 입속에서 나온다는 걸 알았습니다”(70p. 「석류」 중에서). 또한 일상에서 마주하는 것들에 상처를 빗대어보며 독자에게 남아있는 감정에 머물 시간을 선사한다. 시는 어떠한 결과에 도달하지 않은 채, 묵묵히 상황을 응시하는 한편, 답은 독자 안에 머물러 있다는 사실을 은유적으로 전한다.
“버틴다는 건 마르지 않으려 조금씩 안쪽을 찌르는 일” (49p. 「선인장」 중에서). 시인은 자연의 모습을 통해 독자의 마음에 안부를 전하기도 한다. 스스로를 다그치고 있지는 않으냐고, 마음 깊은 곳에 품은 가시의 존재를 우리 한번 들여다보자고. 얼핏 시인의 사적인 독백처럼 보이는 문장이기에 그 문장에 머무는 것도, 문장을 지나치는 것도 결국 독자의 몫이 된다. 다만 시인은 잠시라도 문장에 머무는 이가 있다면 그에게 단정한 손길을 내밀 뿐이다.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없듯, 누구나 흔들리며 나아간다. 외려 흔들리기에 부러지지 않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 터. 마음이 고달플 땐 시인이 오랜 시간 벼려 온 시집 안에서 쉼을 청하면 좋겠다. 단단하고 따스해서 한동안은 아무렴 흔들려도 괜찮다는 생각에 마음이 한없이 느슨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