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있었다. 옆자리에는 시험공부를 하는 대학생이 앉아 있었고, 맞은편 테이블에서는 젊은 커플이 조용한 목소리로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그중 한 사람이 “그러니까 결국 우리가 원하는 건 뭘까?”라고 물었다. 상대방이 대답하기 전에 나는 상상해 보았다. 아마 사랑, 안정, 혹은 따뜻한 라테 한 잔 정도? 하지만 그 대답은 들을 수 없었다. 노이즈 캔슬링 이어폰을 끼고 있었으므로.
본문 96p 토요일 오후의 스타벅스 중에서
고갱은 끝없는 갈증 속에서 타히티로 갔다. 그러나 그는 결국 타히티에서도 갈증을 해소하지 못했다. 마치 양갱이 입 안에서 천천히 녹아 사라지는 것처럼, 그의 꿈도 그의 생도 결국 서서히 녹아내렸다. 하지만 그가 남긴 그림들은 여전히 강렬한 원색으로 우리를 응시한다. 그리고 나는 양갱을 씹으며 생각한다. 우리는 과연 어디로 가야 하는가. 그리고 그 끝에서 우리는 무엇을 발견할 것인가.
본문 131p 고갱과 양갱 중에서
어쩌면 인생이란, 보온밥솥과 고양이 같은 것인지도 모른다. 하나는 변함없는 온기를 유지하며 늘 나를 기다리고 있고, 다른 하나는 언제든 떠날 수 있는 자유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 둘은 절묘한 균형 속에서 내 하루를 이루고 있다. 나는 오늘도 밥솥의 뚜껑을 열며, 고양이가 곁에 있는지 확인한다. 그리고 그 온기 속에서, 삶의 작은 확실한 행복을 발견한다.
본문 153p 고양이와 보온밥솥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의 테마곡은 단순하면서도 결코 질리지 않는다. 오히려 오래 남는다. 짧은 코드 진행과 반복되는 리듬 속에서, 우리는 기억을 소환하고 새로운 추억을 쌓는다. 이 곡은 재즈로 편곡되기도 하고, 록으로 변주되기도 하며, 오케스트라 연주로 웅장하게 재해석되기도 한다. 심지어 빌보드 벨소리 차트에도 오른 적이 있다. 그러나 어떤 방식으로 변주되든,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 언제 어디서든 이 곡을 들으면, 우리는 다시 1985년의 여름으로 돌아가게 된다.
본문 268p 슈퍼 마리오 중에서
많이 먹다 보니, 결국 나도 떡볶이를 평가할 수 있는 사람이 되었다. 사람은 그런 존재다. 별 관심 없던 것들도 반복적으로 경험하다 보면 어느새 자기 나름의 기준을 갖게 된다. 좋은 떡볶이는 떡의 질감과 양념의 조화가 균형을 이뤄야 한다. 국물이 많으면 떡이 적당히 양념을 머금을 수 있어야 하고, 너무 졸아들면 떡이 지나치게 끈적거리거나 딱딱해진다. 양념은 단맛과 매운맛의 비율이 중요하고, 매운맛이 강하더라도 단맛이 받쳐주지 않으면 맛이 금방 질린다. 이런 식으로 떡볶이를 분석하는 나 자신을 문득 발견할 때면, 웃음이 나온다. 결국, 좋아하지 않는 것에도 기준이 생기는 것이다.
본문 296p 떡볶이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