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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가 가해자에게

이 대화는 가능할까?


  • ISBN-13
    979-11-6909-484-9 (03300)
  • 출판사 / 임프린트
    주식회사 글항아리 / 주식회사 글항아리
  • 정가
    19,000 원 확정정가
  • 발행일
    2026-01-15
  • 출간상태
    출간
  • 저자
    사이토 아키요시 , 니노미야 사오리
  • 번역
    조지혜
  • 메인주제어
    사회, 윤리적 이슈
  • 추가주제어
    -
  • 키워드
    #사회, 윤리적 이슈 #가해자임상 #성폭력
  • 도서유형
    종이책, 무선제본
  • 대상연령
    모든 연령, 성인 일반 단행본
  • 도서상세정보
    120 * 185 mm, 336 Page

책소개

2017년부터 이어져온 피해자와 가해자의 왕복 서신

말하고 쓰며 책임을 언어화하는, 전대미문의 회복적 대화

 

가해행위의 책임을 마주하기 위해서는

피해의 실태와 피해자가 처한 ‘그 뒤’를 알아야 한다

 

답을 구하는 쪽은 언제나 피해자다. 성폭력 피해 당사자인 니노미야 사오리는 오랫동안 질문해왔다. ‘왜 나였을까?’ ‘나여야만 했던 걸까?’ 사회가 이렇게 틀 지어졌기 때문이다. ‘짧은 옷을 입었어?’ ‘여지를 준 건 아니야?’ 그러나 그녀 안에서 답을 찾기란 불가능하다. 이 질문에는 피해자가 아닌 가해자가 답해야 한다. 이 책은 바로 이런 진실 위에 서 있다. 피해자와 가해자의 대화를 시작하기에 앞서, 이들이 겪는 사건 ‘그 뒤’의 시간이 결코 같을 수 없다는 진실. 그러므로 이 대화는 시작도 전에 수없는 실패를 전제한다. 가해자가 피해자를 모르듯이 피해자 역시 가해자를 알지 못하며, 우리 또한 가해자와 피해자 모두 알지 못한다. 니노미야는 그녀가 품어온 질문에 실제 성폭력 가해를 한 사람이 답한다면 비로소 괴로운 의문의 소용돌이로부터 벗어날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그 같은 결단에 힘입어 피해자와 가해자 간의 전대미문의 대화가 시작된다. 그녀가 감행하기로 한 것은 가해자에게 확성기를 쥐여준다거나 그들의 호소를 감안해보자는 식의 감정적 배려와는 무관하다. 그보다 오히려 누구나 피해자-가해자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냉정히 받아들임으로써 피해-가해라는 도식과 증오의 고리를 끊어내겠다는 결기이다.

사이토 아키요시는 3000여 명의 가해자를 만나온 가해자 임상 전문가로, 의존증 치료 시설 에노모토클리닉을 운영하며 회복적 사법이란 기치를 내걸고 재범 방지 치료 프로그램을 운영해왔다. 니노미야는 2017년부터 이에 동참해, ‘회복적 대화’라는 특수한 임상 치료로서 한 달에 한 번 참가자와 같은 장소에 모여 이야기 나누는 대면 프로그램과 그녀가 편지를 쓰면 참가자가 답장하는 왕복 서신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사이토 아키요시는 지금껏 가해자 임상에 종사하면서도 본 적 없던 표정, 들은 적 없던 말을 몇 번이나 보고 듣는다. 그리고 가해자 측의 의식이나 행동이 변모하려는 낌새를 알아차리기도 하고, 니노미야가 힘겹게 꺼낸 말들이 가해자들의 머리 위로 공허하게 스쳐 지나가는 것을 보기도 한다. 참가자 역시 프로그램에 꾸준히 오는 이가 있는 반면, 중도에 재범해 교도소에 들어간 이도 있다.

이곳에는 명백히 피해자와 가해자가 있다. 두 존재의 양식을 무화하지 않는 엄격함 위에서, 이들은 대화할 수 있을까. 대화를 밀어붙임으로써 성폭력 가해자가 변화할 수 있을까. 물론 대화만으로 행동 변화를 촉진할 수는 없다. 이를 사이토도 니노미야도 알고 있다. 그러나 변화의 요인을 탐지하고 개발하며, 끄집어지지 않은 가해자성을 해부하는 일은, 실패한 대화조차 무용하지 않다는 믿음 위에서 이어진다. 타인과의 대화는 필연적으로 존재를 다시 쓰는 일이다. 이 또한 이 책에 도사리는 진실이다.

 

가해자성-남성성-인간성 

가해자 존재 양식을 해부하기

 

사이토와 니노미야가 고심한 질문은 이렇다. ‘왜 가해 기억은 망각되고, 피해 기억은 지속될까.’ ‘왜 성을 이용한 폭력이어야만 했을까.’ ‘앞으로의 인생, 가해자인 채로 살아가도 괜찮은가.’ 특정 대답을 유도하지 않고, 진솔하게 답할 것을 요청한다. 그렇다고 아무렇게나 지껄여 가해를 반복해도 된다는 뜻은 아니다. 가해자 중에는 오히려 그럴싸한 모범 답안을 써내버리고 답을 찾는 지난한 과정을 일축하는 사람이 많다. 또는 이른바 ‘달걀귀신 현상’이 관찰된다. 니노미야가 말을 마치면, 가해자들의 표정이 일시에 삭제된다. 그들은 사건 현장에서뿐만 아니라 그들의 가해행위와 죄로부터 도망쳐왔다. 그렇기에 이 대화는 그들이 저지른 일이 무엇인지 직시하기부터 시작해야 한다. 『책임의 생성』 저자이자 당사자 연구자인 고쿠분 고이치로, 구마가야 신이치로는 “과거와 단절하는 의지보다 과거에서 지금으로 이어지는 흐름”을 스스로 끌어안으며 살겠다고 각오할 때 책임이 생겨난다고 말한다. 즉 그 자신을 과거 행적으로부터 유리시키지 않으며 범행의 잔인한 여파마저 감당할 때 책임이 모색된다. 니노미야는 온몸으로 과거와 현재가 한순간도 끊어진 적 없음을 증명한다. 트라우마에 의한 자해 상흔을 가리지 않은 몸, 여전히 불시에 찾아오는 해리성 장애로 상처 입은 몸이다. 가해자들은 그녀에게서 그들이 과거에 두고 온 피해자의 그림자를 본다. 과거 앞에 달걀귀신처럼 표정을 지우며 도망치던 이들에게 니노미야의 존재는 거부하지도 못하고 부정할 수도 없게끔 들이닥친다.

에노모토클리닉에서 집중하는 과제는 재범 방지다. 공공장소에서의 성행위, 여성 신체 불법 촬영 등을 거듭하는 행위는 알코올이나 도박에 중독된 의존증 장애와 유사한 점이 있다. 사이토는 의존증 치료 모델을 심화한 행동 치료를 적용해, 기술적 관점에서 가해자로 하여금 의존증 행위를 유발하는 위험 요인 및 트리거를 스스로 감지하고 그에 걸맞은 대처법을 익혀나가도록 학습시킨다. 다만 그는 이것만으로 충분할지 의심하며, 피해자에 대해 알지도 못하고 알려들지도 않는 가해자가 자기 행위를 바로 인지한 뒤 대처할 수는 없다고 판단한다. 설령 그리한다 한들 기술적인 대처 능력을 습득하는 것과 성 가해를 저지르던 그때로부터 진정 변화하는 것은 차원이 다른 일이다. 여기서도 대화의 과제가 설정된다. 대화는 가해자성과 얽혀 있는 남성성, 그 아래의 인간성까지 파고드는 일이 되어야만 한다. 즉 가해자성-남성성-인간성의 변증법을 파헤치고 자기 서사와 자기 이론을 다시 정립할 필요다. 그렇게 해야지만 ‘앞으로의 인생, 가해자인 채로 살아도 괜찮’냐는 니노미야의 질문에 답할 수 있다.

타자를 모욕하고 공격하는 가해자성은 왜곡된 인지에서 비롯한다. 가해자 임상 현장에서 인지 왜곡이 얼마나 불가해하고 교묘하며 강력한지를 통감하는 일은 빈번하게 일어난다. 많은 가해자는 ‘원래 나야말로 피해자’라고 여기는 경향을 보인다. 이때 프로그램에서는 ‘자기 대화’로써 반복되는 대표적인 인지 왜곡을 스스로 검증하고 깨부수는 훈련을 시킨다. 하지만 가해행위를 정당화해온 기제를 깨트리는 일은, 자기 대화를 수차 거듭해도 불현듯 비뚤어진 사고방식이 튀어나오는 패턴을 그린다. 이에 더해 가해자는 습관적으로 여성성을 시기하면서도 멸시하는 태도를 보인다. ‘교활한 여자’ ‘얼굴이 예쁘거나, 남자를 내세우고 집에 들어앉으면 되는 여자’ ‘힘쓰는 일은 피하고 편한 일만 골라 하는 여자’ 등, 여성관이 드러나는 대목에서 그들이 공유하는 비뚤어진 남성성이 돌출한다. 성 가해를 저지른 이들 중 압도적으로 남성이 많기에, 그들이 타깃으로 삼은 대상이 여성인 이유를 밝히는 일은 가해의 조건을 탐색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구축하는 데 필수적이다. 사이토와 니노미야는 거북할 만큼 적나라한 가해자성 속으로 손을 집어넣고, 타인을 굴종시킴으로써 쾌감을 취하는 행위의 기저를 더듬는다. 그리고 그 아래에서 마주치는 것은 취약한 인간성이다. 자기 트라우마를 제대로 마주하지 못한 채, 인정받고 승인받고 싶다는 욕망을 기형으로 키운 인간성이다. 외부로부터 충족되지 않은 열망이 변질되고 누적된 인간은 타인을 해치는 식으로 자기를 추켜세운다. 참가자들은 질문에 답하면서 마침내 자기 서사와 이론을 언어화하고 그 자신을 정직하게 고백한다. 추잡하고 비틀어진 인간성일지언정 존재의 핵을 끄집어내 갈고닦아야만 가해를 저지르지 않고도 타인과 관계 맺을 수 있는 인간으로 거듭날 수 있다.

 

성폭력 가해를 저지른 당신

쉽게 용서받으리라 생각지 마라

 

내 행위를 낱낱이, 빠짐없이, 끈질기게 참회하기란 굳이 성 가해자에게 이입하지 않더라도 결코 쉬운 일이 아님을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명백한 피해 앞에 주어진 유일한 선택지는 가해행위의 죗값을 떠안으며 사는 것이다. 다만 분명히 할 점은 참회한다 해도 용서가 응당한 보상처럼 주어지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사죄와 용서는 한 묶음이 아니며, 세상에는 용서할 수 없는 일이 있다. 사이토는 성폭력은 틀림없이 후자에 속한다고 못 박는다. 용서받고 싶다는 마음 역시 그 기원을 탐색해야 마땅하다. 니노미야가 단호히 말하길 용서는 끝이 아니며, 가해자가 할 일은 “교정이 아니라, 갱생”이다. 다시 말해 가해행위를 반복해온 인격, 낮은 자존감과 높은 자존심을 휘두르고 폭력적인 승인 욕구를 강요하던 인격을 바꿔야 한다. 참가자 중 한 사람은 니노미야에게 보낸 답신에서 “‘행복해지기’로 결심했다”고 썼다. 이때의 행복은 자신이 한 일을 없었던 셈 치고 그 뒤의 인생을 즐기겠다는 뜻이 아니다. 가해행위를 통해 만족을 꾀하던 자신으로는 본질적으로 다시 태어날 수 없기에, 삶을 긍정하는 태도를 다시 익히고 자긍심을 되돌리겠다는 결심이다.

가해자가 인격을 다시 쓸 수 있을까, 이로써 피해자와 가해자가 대화할 수 있을까. 이 질문에 간단히 답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대화가 불가피한 세계에 살고 있음은 자명하다. 우리는 가해자를 단죄하겠다고 칼을 휘두를 수 없고, 성인을 자처해 대속할 수도 없다. 피해-가해의 도식에 연루된 우리는 계속 갈등해야 하며, 책임을 평생 짊어진다는 함의를 가죽을 씹어서 연하게 만들 때처럼 숙고해야 한다. 다만, 취약한 우리 인간에게 희망이랄 게 있다면, 언어로써 구조를 희구할 수 있다는 것, 우리 존재를 조정해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니노미야와 사이토가 열어젖힌 영역은 시도와 실패의 땅이다. 그 지대는 더 많은 시도와 실패로 넓어져야 한다.

목차

1장 피해자의 ‘그 뒤’를 이야기하는 대화 프로그램

‘잊을 수 없어서’ 괴롭다

자신의 가해행위를 과소평가하는 가해자

가해자는 피해자를 모른다

가해자 임상 현장도 사회도 피해자를 모른다

피해자의 ‘그 뒤’를 이야기하는 대화 프로그램

피해자와 가해자가 보내는 시간의 차이

피해자의 ‘그 뒤’는 언제까지나 계속된다

가해자가 짊어져야 할 세 가지 책임

피해자에게 엄습하는 ‘기념일 반응’

피해자와 가해자에게 일어나는 공통 현상

피해자도 가해자를 알게 된다

자신이 한 짓과 대면하지 못하는 가해자

언제까지 도망치면 되는 건가

대화하지 않으면 도달하지 못하는 장소가 있다

회복이 혼자서는 불가능한 이유

가해자에게도 ‘해리’가 있는가?

피해자가 생겼다는 사실을 외면하고 싶다

 

2장 성 가해를 자기 언어로 말하는 어려움

당신의 ‘나약한 소리’가 동료들에게는 힘이 된다

말하지 않고 숨죽이는 가해자

자신을 속일 수 없는 ‘글쓰기’

가해자도 가해자를 모른다

성 가해에 경중이 있는가

기껏해야 불법 촬영일 뿐?

피해에 우열을 매기는 데 의미는 없다

피해자도 피해를 상대화한다

 

3장 ‘인지 왜곡’을 이해하기 위해

강간 신화는 누가 만드는가

답을 구하는 쪽은 언제나 피해자

자신이야말로 피해자라고 생각하는 가해자

가해자 사이의 서로 닮은 인지 왜곡

사람을 대상화하는 자동 사고

사람으로 취급되지 못했던 경험이 물건 취급을 낳는다

‘남자다움’을 강요당하다

자신들의 트라우마를 깨닫지 못하는 가해자

약한 모습을 보이지 않다가는 고립된다

SOS를 보내지 못하는 것이 문제 행동으로 이어진다

낮은 자존감, 높은 자존심

승인 욕구는 왜 성 가해로 이어지는가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선택지를 착각한다

피해는 없었던 일이 되지 않는다

자신에게도 타인에게도 가치가 있다는 건강한 사고

여성을 부러워하는 심리

여성을 질투하면서도 멸시하는 ‘약자 남성’

여성에게 당연히 인기가 있어야 한다고 여기게 만드는 사회

 

4장 성폭력 가해자가 된 그대여, 쉽게 용서받으리라 생각지 마라

사죄라는 퍼포먼스

용서받을 것을 전제로 하는 오만함

용서한다, 용서하지 않는다

가해자에게는 회복을 위해 노력할 책임이 있다

편지라는 대화가 아니면 할 수 없는 것

회복의 형태는 한 가지가 아니다

피해자로 살아가는 괴로움 

가해자로 살아가는 안전함 

 

대담 니노미야 사오리×사이토 아키요시

본문인용

피해를 입은 지 20년 가까이 지났는데도 니노미야씨의 마음속에서는 ‘왜 나였을까?’ ‘나여야만 했던 걸까?’ 하는 의문이 끊임없이 소용돌이치고 있었습니다. 실제로 성폭력을 저지른 사람들의 입으로 듣지 않고서는 그 답을 얻지 못하는 게 아닐까, 계속 고민한 끝에 내린 결론이 ‘가해자와의 대화’였다고 합니다. 여기까지 듣고도 제 놀라움은 사그라들지 않았습니다._10쪽

 

가해자가 가해 기억을 망각하는 것은 자신의 가해행위를, 심지어 피해자의 피해를 가볍게 여기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 배경에 또 다른 중요한 사실이 숨어 있다고 봅니다. 가해자는 피해자를 ‘모른다’라는 점입니다.

이는 가해자 자신의 문제임과 동시에, 가해자 임상이 안고 있는 과제이기도 합니다. 성폭력 가해자 대상의 재범 방지 프로그램은 기본적으로 과학적 증거에 기초한 재발 방지relapse prevention 모델을 기반으로 하는 ‘인지행동요법’에 따라 진행됩니다._33쪽

 

‘설명의 책임’입니다. 왜 자신은 이토록 심각한 짓을 했을까. 왜 성을 매개로 한 폭력이어야만 했을까. 자신이 저지른 짓임에도 그들은 놀라울 정도로 그에 대해 말할 언어를 지니고 있지 않습니다. 프로그램에 다니면서 같은 문제로 씨름하는 동료들과 함께 언어를 획득해, 이전의 가해행위를 되돌아보고 자신의 언어로 다른 사람이 이해할 수 있도록 이야기한다…… 그렇게 되기까지 몇 번이나 ‘변화의 단계에서 생기는 고통’을 극복해야 합니다. 그들에게는 그렇게 해야만 할 책임이 있습니다._51쪽

 

물론 성폭력 가해로 존엄을 짓밟은 사람이 없다면 피해자는 생겨나지 않았을 겁니다. 공통 현상이 있다고 할지라도 그 함의에 따라 취해야 할 대책까지 모두 같아서는 결코 안 됩니다. 하지만 저는 이들의 공통점을 보며, ‘성폭력’이라는 상황 자체를 둘러싼 문제는 피해자나 가해자 개인이 아니라, 사회에 그 뿌리를 내리고서 발생한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습니다._62쪽

 

혼자서 막다른 데까지 밀어붙이며 다시 바라보고, 반성하고, 언어로 표현하는 건 누구에게라도 어렵지 않을까요. 저도 능숙하게 해낼 자신이 없습니다. 게다가 성 가해행위를 멈추려는 목적으로 클리닉에 다니는 사람들은 자신에 대해 말하기를 무척이나 어려워합니다. 특히 자신의 약하고 부끄러운 부분을 언어로 드러내는 경험을 그때까지 인생에서 회피해왔습니다. 가해행위를 한 사람들뿐만 아니라 남성 전반에 해당하는 경향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자신과 대면할 수 있을까요. 누군가에게 하소연을 늘어놓다가 자신이 한 말에서 스스로 ‘아, 이런 식으로 생각해볼 부분도 있구나’ ‘내게도 잘못된 점이 좀 있었을지 모른다’라고 깨달았던 경험, 여러분에게는 없나요?_81쪽

 

‘말하기’와 ‘쓰기’는 모두 언어화와 외재화라고 불리는 작업입니다. 다양한 접근법이 있지만, 대화 프로그램에서는 니노미야씨와 제가 고안한 질문에 답하기 위해, 또는 니노미야씨에게 자기 생각을 전하기 위해, 자기 내면을 탐구하고 이를 언어로 만드는 작업을 반복합니다. ‘전하기’ 위해 말하고 쓰는 것입니다._102쪽

 

대화 프로그램의 목적에는 ‘가해자가 피해자를 안다’가 있고, 그에 대해서는 1장에서 설명했습니다. 이와 맞물려 양 날개를 이루는 것이 ‘가해자를 안다’입니다. 성폭력을 저질러온 가해자가 자신을 아는 것은 물론, 니노미야씨가 그들을 안다는 의미도 포함합니다.

가해자란 어떤 인격을 지니고 있는지, 어떤 삶의 방식을 지속해왔고, 무슨 생각으로 성을 매개로 한 폭력을 선택했는지를 알고 싶은 것입니다. 뒤집어보면 성폭력 자체를 이해하려는 노력이기도 합니다._118~119쪽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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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저자 : 사이토 아키요시
지은이 사이토 아키요시

정신보건복지사 겸 사회복지사, 에노모토클리닉 정신보건복지부장이다. 일본 최대 규모의 의존증 치료 시설인 에노모토클리닉에서 사회복지사로 근무하며 다양한 의존증 임상에 관여해왔다. 전문 분야는 가해자 임상으로, 현재까지 3000명 넘는 성범죄자를 만나 치료에 임했다. 또한 초등학교 및 중학교에서는 약물 남용 예방 교육을, 대학교에서는 조기 의존증 예방 교육을 적극적으로 펼치며, 강연, 방송 출연 등 폭넓은 활동을 하고 있다. 저서로는 『소아성애라는 병小児性愛という病』 『남자가 치한이 되는 이유男が痴漢になる理由』 『불법 촬영을 멈추지 못하는 남자들盗撮をやめられない男たち』 『남존여비 의존사회男尊女卑依存症社会』 『아동에 대한 성 가해子どもへの性加害』 등이 있다.
저자 : 니노미야 사오리
지은이 니노미야 사오리

1995년 1월 성폭력 피해를 입었고, 같은 해 12월 자발적으로 입원한 이래 현재까지 통원 및 진찰, 상담을 받고 있다. 2017년 7월부터 에노모토클리닉에서 성폭력 가해자들과 회복적 대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1997년 처음 카메라를 손에 들었고 독학으로 흑백사진을 익혔다. 2001년부터 연 1회, 도쿄도 구니타치시의 찻집 ‘쇼칸슈書簡集’, 도쿄 요요기의 카페 ‘누크nook’에서 개인전을 열고 있다. 제6회 앙코르사진축제의 아시아 여성 작가 쇼케이스 2010에서 「그곳에서あの場所から」를 상영했고, 2015년까지는 성범죄 피해자 지원 전화 ‘목소리를 들려줘声を聞かせて’ 활동에도 참여했다. 2020년부터 NPO법인 요코하마 의존증 회복 옹호 네트워크 ‘요코하마 리커버리 커뮤니티YRC’에서 미술치료 강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번역 : 조지혜
옮긴이 조지혜

대학에서 건축학을 전공한 뒤, 여성, 청소년, 인권 분야 단체 및 기관에서 오랫동안 일했다. 또 하나의 문화 편집장으로 일하면서 책의 세계를 좀더 본격적으로 경험했고, 현재는 일본어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전쟁과 디자인』 『알츠하이머 기록자』 『실패 없는 젠더 표현 가이드북』 『가족과 국가는 공모한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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