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350년 ‘왜구 시대’를 고발한 6부작 왜란 이야기 가운데 제2권이다. 1555년 을묘왜란 이후부터 1592년 임진왜란 전야까지 다룬 것이다.
정해왜란은 1587년 오도·평호도 왜인들이 전라도 손죽도, 청산도, 완도 일원을 습격하여 사람을 납치해 가며 시작되었다. 이는 33년 전 을묘왜란 이후 최대의 왜인 침략으로 전란이 일어났던 전라도 전역은 물론이고 조선 정국 및 조일 외교에 큰 영향을 미쳤다.
이때 전라 좌수군은 왜적에게 크게 패했지만, 녹도만호 이대원이 전투 중 용전하다 순국하여 지역민에게 흠모의 대상이 되었다. 그리고 대왜 경각심을 고조시켜 수군 전력 증강과 민간 자위단 출현의 계기가 되었다.
또한 정해왜란은 이후 전개되는 정여립 사건(1589), 통신사 파견(1590), 이순신의 전라좌수사 임명(1591), 임진왜란(1592) 등 한국사상의 굵직한 사건과 연관되었다. 특히 왜란 때 양산된 납치자의 송환은 통신사 협상의 지렛대였고, 그들이 송환 후 전한 왜정은 정치적 파급력을 배가시키면서 방비책을 강화하게 했다.
전라도 지역사회와 조선 정국 및 조일 외교와 임진왜란에까지 큰 영향을 미친 사건이지만, 아직 깊이 있게 연구된 적이 없어 본서에서 다룬 것이다. 특히 이 정해왜란이 민족사의 최대 비극 임진왜란의 서곡이었던 점과 그것을 막지 못했던 점을 일본의 사정과 조선의 내정 속에서 찾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