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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은 친정을 간다


  • ISBN-13
    979-11-91604-66-5 (03810)
  • 출판사 / 임프린트
    반달뜨는꽃섬 / 반달뜨는꽃섬
  • 정가
    15,000 원 확정정가
  • 발행일
    2025-12-30
  • 출간상태
    출간
  • 저자
    이순영
  • 번역
    -
  • 메인주제어
  • 추가주제어
    시선집 , 시: 시인별
  • 키워드
    #시 #시선집 #시: 시인별 #고향 #친정 #일상성의서정 #살람의철학 #사라지는것들의기억 #늙어감의존엄
  • 도서유형
    종이책, 무선제본
  • 대상연령
    모든 연령, 성인 일반 단행본
  • 도서상세정보
    128 * 205 mm, 128 Page

책소개

이 시집은 한 사람의 생이 오래된 마을을 지나가듯 흘러가는 여정이다. 어린 시절 뒤안의 대숲과 장독대의 햇살, 공일에 뒤집어 걸린 가마솥 뚜껑 냄새와 장날을 향해 화장하던 엄마의 손끝이 다시 천천히 떠오르고 그 기억 위에 농사짓는 사람들의 뼈마디와 아버지와 할매, 문해학교 만학도들의 고단한 숨이 차곡차곡 얹힌다. 그러다 어느 순간 상주의 들판과 갑장산의 그림자가 길게 드리우고 채석강의 바람과 곶감 말리던 겨울의 손길이 등장하여 삶의 풍경이 자연의 호흡과 맞물려 하나의 계절처럼 이어진다. 그렇게 삶은 언제나 땅의 언어와 공명하며 자라고 여물고 잦아들고 다시 피어났다. 시집 속의 시간들은 모두 멀어진 듯하지만 그 잔향은 지금도 우리 안에서 뚜벅뚜벅 발걸음을 옮긴다. 늙은 친정을 향해 걸어가는 발걸음처럼 잊었다고 믿었던 것들이 문득 되돌아와 어깨에 손을 얹고 떠난 사람들의 목소리가 바람에 스치는 소리로 살짝 되살아나며 오늘의 마음을 조용히 데우는 것이다. 삶의 노동과 슬픔, 봄날의 연둣빛과 노년의 서늘한 긴장, 고향의 냄새와 늦은 깨달음이 모두 한 줄기 길이 되어 이 책 속에서 서로에게 길을 건넨다. 《늙은 친정을 간다》는 지나간 시간을 되짚는 시집이 아니라 시간이 우리를 어떻게 다시 길러내는지 보여주는 한 권의 생애서이다.

목차

목차

서문

1부
어째여 13
구두실 14
공일 16
망종 18
엄마 꽃밭 20
초여름 21
애기똥풀 22
그 해 가을 24
농담 26
서울 반점 28
불발탄 29
콩 고르기 30
수제비 31
지친 시 32
단연코 33

2부
봄바람 37
부정 38
버름하다 40
청리역 42
실겅이 43
물레 혼인 44
혜자 아버지 김길수씨가 여덟 번째 아들을 보기까지 46
외출 48
농학박사 50
오갈미댁  51
무한긍정 52
퇴고 53
노령연금 54
반짝 교실 55
상강 56

3부
청명 무렵 59
2월 60
제비꽃 62
바람이 말을 걸어올 때 64
상주 서곡書谷 66
소만 68
옥수수 69
날구지 70
정들이기  71
곶감철 72
상주 화산동 74
여름 마당 76
채석강 1 77
채석강 2 78
슬픈 노래 80


4부
나도 산 83
그 곳 84
소주 고추장 86
지펠 88
불편하다 90
난 그 곳을 매일 간다 92
경자 94
텃밭 일기1 96
텃밭 일기2 97
텃밭일기3 98
초로 일기 100
우체부 102
각을 잡고 103
등대 104
시를 기다리며 105

해설 가장 지역적인 것이 가장세계적인 것이다 107

본문인용

-

서평

《늙은 친정을 간다》는 한 생의 기억과 땅의 시간이 긴 호흡으로 스며든 시집이다. 문장의 결은 담백하지만 그 안에는 한 세대가 지나온 때와 장소, 노동과 숨결, 가족의 온기와 사라진 풍경이 촘촘히 깔려 있다. 시인은 화려한 수식 없이도 오래된 삶의 결을 있는 그대로 길어 올리며 누구에게나 마음속 깊이 자리한 ‘돌아가고 싶은 자리’를 조용히 환기한다. 이 시집의 세계는 고향이라는 단어 하나로 환원되지 않는다. 뒤안의 연기와 장날의 붉은 소란 겨울 저녁의 아궁이 불빛, 농사와 노동의 리듬, 상주의 들판과 골짜기 이름들, 오래된 어른들의 체온, 그리고 나이를 거듭하며 다시 자기 안으로 걸어 들어가는 마음의 움직임까지—모든 것이 한 생의 풍경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삶의 기억은 단순한 회고가 아니라 ‘몸에 새겨진 시간’으로 되살아나며 자연은 배경이 아니라 화자의 존재를 비추는 거울처럼 작동한다. 특히 이 시집이 남기는 인상은 근원으로 돌아가는 발걸음이다. 늙은 친정을 향해 천천히 걸어가는 마음, 잊혀졌다고 생각했던 순간들이 문득 되살아나는 감각, 사라진 사람들과 사라진 풍경이 바람의 결로 되돌아오는 장면들이 시 전편에 깊은 울림을 만든다. 과거는 회상으로만 머물지 않고 현재의 삶을 다시 부드럽게 길들이는 힘이 된다.


《늙은 친정을 간다》는 한국적 정서, 삶의 의지, 자연의 숨결이 잔잔하게 이어지는 시집이다.
각 편은 고요하지만 결코 약하지 않으며, 사라진 것들을 애도하는 동시에 살아 있는 것들을 따스히 끌어안는다. 한 사람의 생애가 어떻게 땅의 기억과 맞물려 자라고 흔들리고 다시 단단해지는지를 보여주는 이 시집은 읽는 이에게 오래도록 남아 천천히 마음의 온도를 바꾸어 놓는다.

저자소개

저자 : 이순영
경북 상주에서 태어나다
대구경북작가회의 회원이며
느티나무시 동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화려함을 택하기보다는 담백한 관찰과 손에 남는 체온을 믿어왔다. 오래된 풍경과 지금의 시간을 잇는 다리 위를 천천히 건너듯, 시는 독자의 마음을 급히 흔들기보다 서서히 데우는 일이라 생각한다. 『늙은 친정을 간다』는 지나간 생을 되짚기 위한 기록이 아니라, 시간이 한 사람을 어떻게 길러내는지 가만히 바라본 첫 시집이다. 상주에서 자연의 리듬을 가까이 둔다. 땅의 숨결이 하루의 속도를 정하고, 사람들의 기억이 말의 방향을 잡아준다. 그 곁에서 나는 사라지는 것과 남는 것 사이를 오가며, 삶이 남긴 자국을 시의 언어로 적는다. 이 시집은 그 조용한 기록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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