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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장 난 영혼


  • ISBN-13
    978-89-92055-83-3 (03840)
  • 출판사 / 임프린트
    도서출판 아고라 / 도서출판 아고라
  • 정가
    15,000 원 확정정가
  • 발행일
    2026-01-02
  • 출간상태
    출간
  • 저자
    조지 엘리엇
  • 번역
    박희원
  • 메인주제어
    고전소설
  • 추가주제어
    소설: 일반 및 문학
  • 키워드
    #고전소설 #소설: 일반 및 문학
  • 도서유형
    종이책, 무선제본
  • 대상연령
    모든 연령, 성인 일반 단행본
  • 도서상세정보
    118 * 188 mm, 208 Page

책소개

영문학을 대표하는 ‘여자 셰익스피어’,

심리적 리얼리즘의 대가,

조지 엘리엇이 파헤친 인간 내면의 심연

 

조지 엘리엇은 영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로서 ‘여자 셰익스피어’라 불린다. 인간 심리에 대한 탁월한 통찰과 섬세하고 사실적인 묘사로 영문학을 한 단계 더 격상시켰던 조지 엘리엇의 작품 가운데, 비뚤어진 욕망과 기이한 정신을 지닌 인물들의 이야기를 담은 중편 두 편이 『고장 난 영혼』이라는 제목으로 엮였다. 이 책에 수록된 「벗겨진 베일」과 「제이컵 형」은 인간의 탐욕과 위선, 허영을 폭로하는 동시에, 사회적 규범이 인간의 욕망을 어떻게 옥조이고 개인들의 운명에 명암을 드리우는지를 보여준다.

 

「벗겨진 베일」은 조지 엘리엇이 쓴 유일한 고딕 소설로, 골상학과 투시 능력, 죽은 사람을 다시 살리는 수혈 요법 등의 소재가 등장하는 독특한 작품이다. 이 소설의 주인공은 타인의 마음을 꿰뚫어보고 미래를 내다보는 불행한 능력을 타고났다. 자신이 언제, 어떻게 죽는지까지도 낱낱이 예지하고 있는 그는 형의 약혼녀에게 마음을 빼앗기게 되는데, 그가 그녀에게 매혹된 것은 오직 그녀의 마음만이 들여다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예민한 기질, 시인의 천성을 지닌 그와 간교한 정신의 소유자인 그녀는 비참한 결말을 향해 함께 치닫는다.

「벗겨진 베일」의 주인공 래티머가 원치 않은 능력 때문에 괴로워하는 반면, 「제이컵 형」의 주인공인 데이비드 포는 자신이 가질 수 없는 능력과 조건을 탐하는 탓에 점점 더 운명의 실타래가 엉켜버린다.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빵 만드는 기술을 배우고 있던 포는 자신은 이런 “좁은 운명”에 걸맞지 않으며 마땅히 “최상의 자리”에 올라서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꿈을 이룰 ‘신세계’로 떠나기 위해 그는 기꺼이 가족을 배신한다. 그런 그를 막아서고 파국을 선사하는 인물은 아무것도 모르고 오직 먹는 것에만 집착하는 바보 형이다. 「제이컵 형」은 인습과 가부장적인 질서가 지배하는 전통 사회에서 상업자본주의 도시로 변모하는 중인 마을을 배경으로 하여, 신분 상승 욕구와 가치 충돌이 빚어내는 다양한 갈등을 펼쳐 보여준다.

조지 엘리엇은 “서양 문학사에서 가장 중요한 작가 중 한 명”(해럴드 블룸)이라는 평가를 받을 만큼 뛰어난 재능을 지니고 놀라운 업적을 이뤘지만, 한 인간으로서는 결코 평탄한 삶을 살지 못했다. 그가 살았던 빅토리아 시대는 여성에게 어울리는 일이란 아이를 키우는 것이나 가사노동이지 글을 쓰는 것이 아니라 생각했기에 자신의 본명을 숨기고 ‘조지 엘리엇’이라는 필명을 사용해야 했고, 못생긴 외모 때문에 조롱당해야 했다. 또한 유부남이었던 헨리 루이스와의 사랑이 당대의 도덕 관념에 위배되었던 탓에 가족에게 의절당하고 고립된 삶을 살았다. 사회적 관념이 용인하지 않는 능력과 이상, 열정을 갖고 있었던 조지 엘리엇 또한 또 한 명의 ‘고장 난 영혼’이었던 것이다.

1856년 《웨스트민스터 리뷰》에서 “예술의 위대한 기능”은 “공감의 확대”와 “동료 인간들과의 접촉을 확대하는 것”이라 썼던 조지 엘리엇은 이 책 『고장 난 영혼』에 수록된 작품들에서 욕망하고, 갈등하고, 좌절하는 인간들의 내면을 예리하게 파헤치는 동시에 그들에 대한 깊은 연민을 보여준다. 운명이라는 굴레에 갇혀 발버둥치는 모순된 인간들의 갈등과 고독을 입체적으로 그려낸 이 이야기들을 통해 우리는 인간이라는 존재와 그 근원적 괴로움을 다시 돌아보게 될 것이다.

목차

벗겨진 베일

제이컵 형

해설 고장 난 영혼, 그 깊은 심연을 들여다보다

본문인용

오래된 이야기다. 먼 훗날에나 치를 대가에는 아랑곳없이 인간이 유혹자에게 자신을 팔아넘기고 피의 계약을 맺는 것. 인간의 주위에는 늘 어두운 그림자가 있기에, 그 계약을 맺고도 여전히 사나운 충동으로 영혼의 갈증을 채우고자 허겁지겁 악마의 잔을 들이키는 것. 지혜에 이르는 지름길이란, 특허받은 전찻길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수세기에 걸친 발명과 발견이 있었음에도 영혼의 길은 가시 돋친 황야에 펼쳐져 있어 여전히 과거와 같이 혼자서, 피 흘리는 발로, 도와달라 흐느끼며 걸어야 한다.

   ㅡ52쪽

 

그 순간 내가 어떻게 보였는지 안다. 버사가 매서운 회색 눈을 들어 나를 바라봤을 때 그녀의 머릿속에 떠오른 내 모습을 봤으므로. 유령이나 보는 딱한 인간, 한낮에도 혼령에 둘러싸여 있어 나뭇잎도 움직이지 않는 산들바람에 벌벌 떨고 인간이 일반적으로 욕망하는 대상에는 관심이 없으면서 달빛에 애달파하는 인간. 우리는 서로를 마주보며 서로를 재단했다. 완벽한 조명이 모든 것을 밝히는 지독한 순간이 닥치자 나는 어둠이 내게 숨겼던 풍경은 다른 것이 아니라 오직 텅 비고 범속한 벽뿐이었음을 이해하게 되었다.

   ㅡ76쪽

 

버사와 이 여자 사이의 비밀은 무엇이었나? 나는 통찰력이 돌아와 사랑 없는 두 여자의 심장에서 무엇이 자라났는지 강제로 보게 될 것이 끔찍이도 두려워 버사에게서 눈을 돌렸다. 버사가 자신의 비밀에 봉인을 찍을 이 죽음의 순간을 기다려왔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 비밀이 내게 계속 봉인되어 있음에 나는 신께 감사했다.

   ㅡ96쪽

 

“쉿!” 데이비드가 속삭임치고는 큰 소리로 말했다.

“아무한테도 말하지 마, 전부 형 거니까, 쉬이이잇! 기니 금화를 구덩이에 넣으면, 이렇게 변하는 거야!”

더 똑똑히 가르쳐주고자 데이비드는 기니 금화를 집은 손을 구덩이 안으로 내렸다. “이렇게 넣어.” 이어서 마지막 남은 로젠지 사탕을 꺼냈다. “그럼 이렇게 나와.” 그러고는 넙죽 열린 제이컵의 입에 사탕을 넣어줬다.

ㅡ123쪽

 

여성의 매력과 미덕이란 영역에서 최고라 하기에 모자람이 없어야 서인도 제도의 무성하고 찬란한 아름다움에 익숙해진 에드워드 프릴리 씨의 열정에 불을 붙일 수 있었다. 디저트 장수가 더 높은 신분의 사람에게서나 보일 법한 생각과 대화를 했다는 것이 믿기 어려워 보일 수 있겠으나, 그가 외국에 다녀온 것은 물론이고 오 다리와 누런 낯빛, 옹졸한 이목구비의 소유자로서 여성을 깐깐하게 평가하는 감식가로 자연의 인증을 받은 이였음을 명심해야 한다.

ㅡ154쪽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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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저자 : 조지 엘리엇
19세기 영국의 소설가이자 시인, 편집자, 번역자였으며, 빅토리아 시대의 가장 위대한 작가로 꼽힌다. 그가 쓴 『미들마치』는 2015년 ‘BBC가 뽑은 최고의 영국 소설’ 1위, 2020년 ‘데일리 텔레그래프 선정 최고의 소설’ 1위를 기록했으며, 문학 평론가 해럴드 블룸은 조지 엘리엇을 “서양 문학사에서 가장 중요한 작가 중 한 명”이라고 극찬했다.
1819년 영국 워릭셔에서 태어났다. 본명은 메리 앤 에번스지만, 여성에게 가해지는 제약과 편견을 피하고자 ‘조지 엘리엇’이라는 남성 필명을 사용했다. 1857년 『성직 생활의 단면』을 출간한 후, 『애덤 비드』, 『플로스강의 물방앗간』, 『사일러스 마너』, 『미들마치』, 『다니엘 데론다』 등을 펴냈다. 이 책 『고장 난 영혼』에는 예리한 심리 묘사와 탁월한 통찰을 통해 인간의 탐욕과 위선, 허영을 폭로한 두 편의 중편소설 「벗겨진 베일」과 「제이컵 형」이 수록되어 있다. 1880년 12월에 사망해 하이게이트 공동묘지에 묻혔다.
번역 : 박희원
이야기를 만지며 살고 싶어 번역 세계에 뛰어들었다. 바른번역 소속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무법의 바다』, 『사물의 표면 아래』, 『나는 바보다』, 『에이스』, 『낭만적 우정과 무가치한 연애』 등이 있다.
해설 : 김선옥
서울대학교 영어영문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현재 원광대학교 영어교육과 교수로 현대 영미 문학을 연구하고 강의하고 있다.

출판사소개

도서출판 아고라입니다.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고, 어제를 통해 오늘과 내일을 생각하게 하며, 인간과 세상을 둘러싼 깨달음을 전하는 책들을 만들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습니다.
'아고라'는 고대 그리스 폴리스의 중심에 있던 광장으로, 정치와 사상의 토론장이자 물건을 사고파는 시장이었습니다. '아크로폴리스'가 신들과 귀족들의 무대였다면, 아고라는 평범한 시민들의 일상 생활의 중심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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