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말
사실 모리 교수님은 매우 겸손한 분입니다. 하지만 방송 출연으로 보람 있는 일을 할 수 있다면 참 아름다운 마무리가 될 것이라 생각하고 용기를 냈습니다. 그 일은 바로 우리가 흔히 꺼리고 쉬쉬하는 죽음이란 주제를 많은 사람 앞에 공공연히 드러내는 것이었죠. 병들고 나이 드는 것에 관해, 그리고 누구나 맞이하는 생의 마지막에 관해 우리 모두가 솔직하게 터놓고 이야기 나누도록 돕는 일이었습니다.
모리 교수님은 이렇게 썼습니다.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배우면 어떻게 죽어야 할지를 알 수 있고, 어떻게 죽어야 할지를 배우면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알 수 있습니다.”
교수님의 메시지는 환자들과 그들을 돌보는 사람들뿐 아니라 건강한 사람들을 위한 것이기도 했습니다. _〈본문 13쪽〉
루게릭병은 근육에 신호를 보내는 신경이 완전히 파괴되는 질병입니다. 그러면 근육이 쇠약해지면서 온몸이 굳는 마비 증상이 찾아옵니다. 모리 교수님은 이 증상이 다리부터 시작되었죠. 그런 다음에는? 예, 맞습니다. 죽음에 이르게 됩니다.
그런데 이 사형선고에 모리 교수님이 내놓은 반응은 참으로 놀라웠습니다. 생명과 활기로 넘쳐나는 추도식을 열려고 했어요. 우울한 추도식이 아니라 즐겁기 그지없는 추도식을요.
교수님은 코미디 그룹인 마르크스 형제Marx Brothers의 영화에 푹 빠져 유머를 즐겼습니다. 친구들에게는 자기를 찾아와주면 좋겠다고 알렸습니다. 그리고 이 책의 핵심을 이루는 아포리즘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어떻게 하면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열정적이면서도 담담하게 살아갈 수 있는가에 대한 모리 교수님의 유언이자 마지막 증언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근육이 말을 듣지 않으면서 글 쓰는 속도는 느려지고 글씨는 비뚤거렸죠. 그렇지만 그럴수록 교수님은 더욱 확고한 신념으로 아포리즘을 써나갔습니다. _〈본문 14~15쪽〉
모리 교수님에게 삶이란 다른 이들을 향해, 세상을 향해, 요컨대 우리 자신보다 더 큰 뭔가를 향해 다정하게 스스로를 열어가는 과정이었습니다. 그랬기에 모리 교수님의 삶은 마지막 순간까지 경이로움과 기쁨으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교수님이 마지막 해를 살아낸 방식은 그 자체로 이 위대한 스승이 우리에게 베푼 마지막 수업이었습니다. _〈본문 16쪽〉
Chapter 1 언젠가는 내 몸에 한계가 찾아옴을 기억하자
걷기나 말하기 같은 능력을 잃든, 이전보다 정신이 흐려지든, 더 많은 상실을 예측하고 대비하십시오. 그럴수록 적응하기가 훨씬 더 쉬워질 것입니다. _〈본문 31~32쪽〉
그는 이렇게 지적합니다. 사람들은 자기 몸이 늘 완벽하다고 믿거나, 적어도 늘 최상의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고 믿는다고요. 그렇지 않으면 몸에 배신감을 느낀다는 겁니다. 마치 자신이 항상 건강할 것이고 몸은 언제나 적절하게 반응할 것이라는 신의 계시라도 받은 것처럼 말이죠.
왜 이런 터무니없는 믿음에 사로잡혀 있는 걸까요? 내 생각에는 스스로를 병이나 죽음과는 멀리 떨어진 존재, 언제까지나 젊음과 건강을 누릴 수 있는 존재인 양 착각하기 때문 아닐까 싶습니다.
사람들은 자신이 나약한 존재, 실제로 언제든 쓰러질 수 있는 존재, 결국에는 죽을 수밖에 없는 존재라는 생각을 애써 외면하거나 쉽사리 인정하지 못합니다. _〈본문 36~37쪽〉
다른 방법을 찾고 선택하는 능력, 이 정신의 유연성을 우리 모두는 길러야 합니다. _〈본문 42쪽〉
우리는 몸을 다치면 마치 자아가 상처 입은 것처럼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몸은 나 자신의 일부일 뿐이라는 사실을 분명히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리는 각 신체 부위를 전부 합친 것보다 훨씬 더 위대한 존재입니다. _〈본문 53쪽〉
Chapter 2 절망이 나를 뒤흔들어도 꿈을 잃지 말자
언젠가 내가 원하는 대로 다가갈 수 없고, 이룰 수 없고, 닿을 수 없는 날이 올 겁니다. 그때 너무 좌절하거나 분노하지 마십시오. 혹시 하더라도 짧게 끝내십시오. _〈본문 57쪽〉
원하는 것을 지금 당장 갖겠다는 마음을 내려놓으십시오. 그러면 좌절감이 줄어들고 결국에는 원하는 것을 이룰 수 있게 됩니다. _〈본문 60쪽〉
심하게 좌절하거나 너무 화가 날 때는 감정을 그대로 표출하십시오. 항상 좋은 사람일 필요는 없습니다. 대체로 좋은 사람이면 됩니다. _〈본문 73쪽〉
춤출 때 듣던 음악이 나오면 지금도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신나게 춤추고 싶습니다. 그러다 팔다리 근육이 너무 약해져서 이젠 발을 까딱이거나 손가락을 두드리지조차 못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면 절망감이 밀려듭니다.
하지만 비록 춤을 출 수는 없어도 음악은 여전히 들을 수 있죠. 난 그것만으로도 행복합니다. _〈본문 80~81쪽〉
Chapter 3 내게 닥친 상실을 마음껏 슬퍼하자
나와 남과 세상을 위해 마음껏 슬퍼하고 가슴 아파하자. _〈본문 85쪽〉
이런 식으로 마음껏 슬퍼하고 나면 하루를 마주하기가 훨씬 쉬워집니다. 가족, 친구들과 함께 해야 할 일을 하기가 한결 수월해집니다. 어떤 일이든 기꺼이 받아들이고 좋아하며 즐기게 됩니다. _〈본문 91쪽〉
나는 사랑하는 사람들을 잃는 것을 슬퍼합니다. 바로 이런 상실에 대한 슬픔과 애도가 유한한 삶의 본질을 잘 드러내 보여줍니다.
슬픔으로 이런 삶에 경의를 표하고 나면 내가 빼앗긴 것에 대해 곱씹기를 멈출 수 있습니다. 그리고 나를 돕는 사람들과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들을 비롯해 내가 지금 가진 것에 소중함과 감사함을 느끼게 됩니다. _〈본문 108쪽〉
Chapter 4 있는 그대로 나를 받아들이자
내가 언젠가는 장애와 죽음에 이른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자. _〈본문 111쪽〉
“도움을 그냥 받아들이는 데 그치지 말고 만끽해보자. 남에게 의지하는 즐거움을 누려보는 거야.” _〈본문 114쪽〉
가끔은 삶을 포기하고 싶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점은 늘 그런 기분이 들지는 않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_〈본문 124쪽〉
받아들임은 타고난 재능이 아닙니다. 이것은 학습으로 터득하는 ‘대응’입니다. 나의 명상 스승님은 반응과 대응의 차이를 명쾌하게 알려주었죠. 뭔가에 대한 최초의 반응은 우리가 통제할 수 없지만 이후 어떻게 대응할지는 우리가 결정할 수 있다고요. _〈본문 135쪽〉
Chapter 5 나의 과거를 떠나보내자
과거를 부정하거나 지우지 말고 그냥 과거로 받아들이십시오. 과거를 회상하되 과거에 머물지는 마십시오. 과거로부터 배우되 자책하거나 두고두고 후회하지는 마십시오. 과거에 얽매이지 마십시오. _〈본문 139쪽〉
많은 사람이 이루지 못한 일, 해야만 했던 일을 두고 자신에게 너무 가혹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첫 번째 단계는 해야만 했던 일을 하지 않는 자신, 해서는 안 될 일을 저지른 자신을 용서하는 것입니다. 이런 죄책감에서 벗어나십시오. 부정적인 감정은 이로울 게 전혀 없기 때문입니다. 부정적인 감정을 다스리는 길은 나와 남을 용서하는 것입니다. _〈본문 146쪽〉
과거를 활용하는 것과 과거 속에서 헤매는 것은 완전히 다릅니다. _〈본문 152쪽〉
Chapter 6 삶의 열정을 불사르자
인생을 마치 꿈속을 거닐 듯 아무런 열정 없이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 대부분은 그렇지 않습니다. 나는 누구나 뭔가에 열정적으로 몰두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녔다고 믿습니다. _〈본문 160쪽〉
아프다고 해서 목표를 가질 수 없다고 생각하지 마십시오. 목표를 세우고 이루기 위해 노력하십시오. 아무리 보잘것없어 보이는 목표라도 상관없습니다. 언젠가는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순간이 올 테니까요. _〈본문 167쪽〉
사람들과 더불어 살고,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줄 기회는 얼마든지 있습니다.
힘든 하루를 보내고 있는 누군가에게 미소로써 격려하는 것만으로도 그 사람에게 영감을 선사할 수 있습니다. _〈본문 175쪽〉
행복하기로 마음먹으면 어떤 상황에서든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 _〈본문 177쪽〉
Chapter 7 따뜻한 관계를 꿈꾸자
더 너그럽고 친절하고 다정한 사람이 되기에 너무 늦은 때란 없다. _〈본문 183쪽〉
당신의 변화에 다른 사람이 어떻게 반응하든, 변화의 노력이 얼마나 성공을 거두든 너무 개의치 마십시오. 노력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 당신은 이미 더 나은 사람이 되어 있을 것입니다. _〈본문 187쪽〉
Chapter 8 나 자신과 친구가 되자
나를 사랑하고, 나에게 정을 베풀고, 나를 따뜻하게 대하십시오. 자신과 친구가 되십시오. 자신을 비하하거나 자꾸 비난하지 마십시오. _〈본문 219쪽〉
인생의 마지막 해라도 자신이 되고자 하는 사람이 될 수 있다. _〈본문 229쪽〉
Chapter 9 내 마음과 감정을 다스리자
감정에 압도되지 말고 감정을 선택하거나 바꾸는 힘을 기르자. _〈본문 235쪽〉
화나고, 좌절하고, 혐오스럽고, 분개하고, 절망스럽다면 그것이 무엇이든 그대로 느끼도록 내버려두십시오. 그런 다음 감정과 거리를 둔 채 자신을 바라볼 수 있어야 합니다. _〈본문 247쪽〉
Chapter 10 내 영혼을 가꾸고 연결하자
아플 때는 삶과 죽음의 신비, 존재의 의미를 탐구하기 좋은 시간이다. _〈본문 276쪽〉
Chapter 11 죽음과 기꺼이 마주하자
태어난 모든 것은 죽는다는 단순하지만 심오한 진리를 받아들이자. _〈본문 283쪽〉
우리는 서로를 책임져야 합니다.
이 진리를 깨달으십시오. 이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사랑스러운 행위입니다. _〈본문 290쪽〉
우리는 부서져 소멸하는 파도가 아니라 드넓은 바다의 일부로 살아간다. _〈본문 299쪽〉